중국, 물량공세로 2027년 완공 목표
미국, 매년 7억 달러 투자·민간 활발
유럽, 주요 7개국 참여 ITER 건설중
한국, KSTAR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

태양을 모방한 청정 핵융합에너지 이른바 ‘인공태양’기술 패권을 선점하기 위해 해외 주요국들도 대형 실증로 개발과 민간 협력을 통해 불꽃 튀는 상용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세계적으로 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국이 핵융합 발전 프로젝트를 빠르게 추진하고 있으며, 각국마다 상용화 핵심기술 실증과 민간 투자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핵융합 상용화에 가장 가까이 간 나라는 2대 패권국인 중국과 미국으로 꼽힌다.
중국 신화통신 등 현지 매체들은 최근 ‘버닝 플라스마 실험 초전도체 토카막(BEST)’로 이름 지어진 새로운 핵융합로가 중국 중부 안후이(安徽)성에 2027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이 BEST를 비롯한 대규모 국비 지원 핵융합로 건설 프로젝트(CRAFT)에 중국과학원 플라즈마 물리연구소 등 5개 연구소를 집중 참여시켜 건설 공기를 최대한 앞당기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기준 연방정부가 핵융합 연구에 연간 7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있고, 민간 자본 유입도 활발하다. 프린스턴 대학의 플라즈마 물리학 연구소(PPPL)가 핵융합 연구를 주도하고 있고, 민간 기업인 커먼웰스퓨전시스템(CFS)이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상온 핵융합 발전소 ‘SPARC’의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PARC는 중국 BEST보다 규모가 작지만 더 강력한 자석을 사용해 투입 에너지 대비 최소 2배에서 10배까지 생산에너지가 늘어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미국 정부 산하 로럴스리버모어국립연구소(LLNL)도 2022년 세계 최초로 핵융합 점화에 성공하고, 이듬해 두번째 점화도 성공했다.
유럽에서는 한국과 미국, 중국을 포함한 주요 7개국이 자금을 투입하고 33개국이 협력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가 프랑스 카다라슈에 건설 중이다. 당초는 올해 완공 및 첫 플라즈마 시험을 목표로 했으나,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문제와 부품 결함 등으로 완공 시기가 최소 2033년 이후로 연기됐다. 첫 플라즈마 점화 목표도 2035년으로 미뤄졌다.
ITER은 2만3천톤 규모의 거대 핵융합장치로, 플라즈마를 400초 이상 유지하는 것을 중장기 목표로 하고 있다. 회원국 간 협력을 통해 자금(2024년 기준 약 50억 유로)과 기술을 공유하며, 대규모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재 ITER 조립이 80% 이상 완료되며, 실용화 로드맵이 가시화하고 있다. 영국은 JET(Joint European Torus) 실험을 통해 세계 최장 플라스마 유지 기록(2024년 62초)을 세웠다.
우리나라도 2003년부터 이 ITER사업에 참여해 핵융합 핵심 부품과 장비 조달에 기여하는 주요국 가운데 하나다. 한국은 KSTAR(Korea Superconducting Tokamak Advanced Research)를 비롯해 핵융합 관련 원천기술과 장기간 운전 성과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췄다. 2024년 4월에는 1억℃ 초고온 플라즈마를 48초 동안 운전하는 데 성공하는 등 당시 세계 최고 수준의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는 핵융합 상용화의 핵심 조건 중 하나인 고온 장시간 운전 능력을 선도하는 성과로 평가받는다. 정부와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이 주도하며, 두산에너빌리티 등 민간 기업이 열 차폐체 등 핵심 기술 개발에 동참하고 있다.
/박형주 기자 hispen@namdo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