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광주시장 후보 선거 유세현장
새벽 출근 일터 찾아 초심 새겨
“명당 잡아라” 자리 쟁탈전도
출정식 열고 지방선거 승리 다짐

지역일꾼을 선택하는 ‘6·1 지방선거’ 공식 선거 운동 첫날인 19일 이른 새벽부터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 위한 출마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했다.
이날부터는 선거운동을 위한 유세차와 로고송, 선거운동원이 등장하는 등 이전보다 활발하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선거 열기가 곳곳에서 뜨거웠다.
특히 후보들은 새벽을 가장 먼저 시작하는 시민들의 일터를 찾아 초심을 다짐하고 지지를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 강기정 광주시장 후보는 이날 오전 5시 30분 광주미화를 방문해 선거운동의 시작을 알렸다.
남구 지역 쓰레기봉투 수거를 담당하는 생활환경 미화원들을 만나 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노고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미화차량이 쓰레기 수거를 위해 출발하자 그는 남광주 해뜨는 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시장 안으로 향한 그는 시장 상인들을 만나자 “많이 파십시오, 어째 아침부터 장사가 잘돼요, 안돼요”라며 친숙하게 다가갔다.
평소 혼자 방문해 장을 보곤 한다는 그는 콩, 마늘, 미나리, 파김치, 바지락 등을 구매하기도 했다. 전남 고흥 출신인 강 후보는 ‘고흥상회’라는 상점명을 보고 반가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강 후보는 시장 국밥집에서 뜨끈한 국밥 한 그릇으로 아침 식사를 해결하고 출근길 아침인사를 위해 황급히 자리를 옮겼다.

비슷한 시각인 오전 6시, 국민의힘 주기환 광주시장 후보도 각화동 농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며 첫 공식 일정을 스타트했다.
주 후보는 첫 선거운동을 시작한 장소를 시장으로 선정한 데 대해 “삶이 살아 숨 쉬는 도매시장이다”며 “이곳은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윤석열 대통령이 광주에서 지낼 때 자주 찾았던 장소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주 후보는 망에 쌓인 양파를 옮기고, 배추를 손질하는 상인들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단순히 악수를 하고 명함을 건네기 보다는 상가 한곳 한 곳을 들르며 상인들의 목소리를 경청했다.
그는 시장 상인들에게 자세를 낮추며 “광주에 대해 잘 알고 있으니 이번엔 1번이 아닌 2번을 선택해 달라”며 “광주에 변화를 한 번 만들어보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민주당 텃밭인 광주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대하는 시민들의 마음은 얼어붙은 듯 했다.
선거운동에 나서는 주 후보를 향해 “국민의 짐당이다”, “아무리 미워도 민주당이지”, , “인사 안하셔도 됩니다. 명함도 주실 필요 없어요”라는 냉소적 반응이 터져 나왔다.
굴하지 않고 인사를 건네는 주 후보의 모습에 “세상이 바뀌었다. 2번을 밀어줘도 되겠다”, “윤석열 대통령까지 당선됐으니 광주에도 변화를 한 번 만들어달라”고 일부 시민의 응원도 간간이 이어졌다.
주 후보는 “바닥 민심을 제대로 알고 새로운 정부와 저의 생각을 상인들께 알려 진정성을 갖고 지역을 위해 일할 사람이 누구인지 판단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선거운동에 적합한 ‘명당’을 놓고 치열한 경쟁도 벌어졌다. 오전 유동인구가 많은 남광주사거리는 선거운동 최적 장소로 입소문이 나 출근길 인사를 하려는 여러 후보들과 선거운동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 때문에 해뜨는 시장을 거쳐 남광주 사거리에서 출근길인사를 계획한 강기정 후보는 마땅한 자리를 찾지 못하고 계림오거리로 이동해야만 했다.
광주시장 후보 출정식도 잇따라 열렸다. 특히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선거유세차량이 처음으로 등장하고 로고송이 틀어지면서 분위기를 후끈 달궜다.
이날 국민의힘 주기환 후보, 민주당 강기정 후보, 정의당 장연주 후보, 진보당 김주업 후보 등이 선대위 출정식을 열고 승리를 다짐했다.
전남에서도 국민의힘 이정현·민주당 김영록·진보당 민점기 전남지사 후보 등이 첫 유세를 시작으로 본격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박정석·박건우 수습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