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장 내리 4선 무소속, 여수 전남 최저 투표율 까지
‘민주당공천≠당선’… “유권자 후보자 경험·자질 중시”

 

2일 노관규 무소속 순천시장 후보가 2일 당선이 확실시되자,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사진촬영하고 있다./노관규 선거사수소 제공
정인화 무소속 전남 광양시장 후보가 2일 당선이 확실시되자, 가족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정인화 선거사무소 제공

전남 동부권 주요 도시인 순천시·광양시에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민주당 소속 당선자를 배출한 여수시장 역시 전남에서 역대 최저 투표율을 보이면서 정치에 대한 무관심도 극에 달하고 있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일 실시된 순천시장 선거에서 무소속 노관규 후보는 6만 9천855표(55.77%)를 득표해 5만2천478표(41.90%)를 얻는데 그친 민주당 오하근 후보를 꺾었다.

현 시장의 출마포기로 무주공산이던 광양시장 선거도 무소속 정인화 후보가 3만7천5표(54.59%)를 얻어, 2만7천670표(40.82%)에 그친 민주당 김재무 후보를 누르고 민선 8기 광양시장 당선자에 오르는 영예를 얻었다.

기초의원도 여수시의 경우 23명 가운데 무소속 당선자는 4명이 나왔으며, 순천시도 진보당 2명, 무소속 2명 등 4명이 당선됐다. 광양시 역시 12명 가운데 2명이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특히 순천시의회의는 기초비례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는 첫 사례도 나왔다.

전남의 다른 지역보다는 무소속의 선전이 두드러지는 이유는 민주당 공천과정에서의 잡음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순천시장에 당선된 노관규 후보는 당초 민주당 경선에 참여했다가 배제되면서 재심을 신청했다. 이에 민주당 중앙당 재심위원회는 노 후보의 재심신청을 인용했지만 비상대책위원회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경선에 참여하지 못했다. 결국 노 후보는 순천시민들의 평가를 직접 받겠다며 민주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최근 치러진 4번의 순천시장 선거에서 3번이 무소속으로 당선되는 일이 벌어졌다.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선 통합진보당 김선동 후보가 당선됐으며, 19대 보궐선거와 20대 선거에선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되는 등 민주당의 아성이 무너지고 있다.

광양시장 선거 민주당 경선 역시 탈락한 후보와 민주당 지역위원회가 마찰을 빚으면서 경선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민주당 경선 당시 김재무, 이용재, 문양오 3명의 예비후보가 경쟁을 벌여 김재무 예비후보가 공천장을 받았다. 하지만 경선에 패하자 이용재 예비후보는 지역위원회에 권리당원 명부 유출에 대한 의혹이 있다며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다. 지역위원회는 이런 요구에 성명서까지 발표하며 근거 없는 의혹 제기라고 몰아세우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성명에 대해 이 예비후보 측은 사실관계를 확인해달라는 요청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다며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 때문에 이용재 예비후보가 선거일까지 잠적하면서 민주당이 내세운 경선후보 간 원팀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사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던 민주당 김재무 후보와 무소속 정인화 후보는 초접전이 예상됐지만 개표 시작과 함께 득표율이 갈리기 시작하면서 끝내 민주당 후보가 고배를 마셨다.

특히 역대 4번(5대 6대 7대 8대) 광양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공천이 당선’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무소속 후보가 모두 승리함으로써 민주당의 ‘텃밭’이 무너지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공식이 적어도 전남 동부권에서는 깨지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비교적 무난하게 당선을 확정지은 여수시장 선거도 역대 전남 단체장 선거 사상 최저 투표율로 뒷말이 나오고 있다.

여수시장 선거에서는 예상대로 더불어민주당 정기명 후보가 7만6천504표(72.21%)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이에 반해 투표율은 전남에서 가장 낮은 46.1%에 불과했다. 이는 역대 전남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40%대 투표율은 3번만 있었는데 이 가운데서도 가장 낮은 투표율이다. 여수시의 투표율이 40%대로 떨어진 것도 이번이 처음이어서 치열했던 경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본선은 무관심했다는 지적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유권자들이 정당을 보고 후보자를 선택하기 보다는 경험이나 경력, 자질을 중요하게 생각할 정도로 수준이 높아졌다”며 민주당은 앞으로 “전남에선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오만한 생각을 버리고 능력과 자질을 갖춘 후보자를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취재본부/최연수·신건호 기자 karma4@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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