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돌리기’ 수법 허위매출 시도 정황
2017년 이후 작년까지 매출 19배 성장
특정업체간 구매·판매 비율 45% 넘겨
연구과제 선정 등 이익 노린 수법 의심

 

전기차 부품 R&D 업체 ㈜피티지가 대표이사의 인건비 횡령 의혹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이번엔 피티지가 분식회계 보고를 했던지, 아니면 광주시가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가지고 인건비 횡령 의혹이 있는 업체의 홍보맨 역할을 자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광산구 평동산단 ㈜피티지 모습.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속보]540억 거짓·과장 매출 논란<남도일보 4월 21일·26일·27일자 1면, 5월 2일·3일자 1면>에 휩싸인 전기차 부품 R&D 업체 ㈜피티지가 ‘매출 부풀리기’를 했단 주장이 나왔다.

양산제품이 사실상 거의 없는 피티지가 최근 5년간 수십배에 달하는 매출 급등 모습을 보였는데 이 과정에서 ‘매출’을 조작하는데 흔히 사용되는 수법인 ‘돌리기(특정 업체 몇군데와 짜고 거짓 거래 계약을 맺는 방식)’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7일 남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세청 자료에 근거한 피티지 공식 매출액은 지난 2017년 5억을 시작으로 2018년 20억, 2019년 68억, 2020년 81억 2021년 96억 2022년 9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영업이익도 2018년 -6억5천여만원에서 2019년 3억5천여만원, 2020년 4억2천여만원, 2021년 6억5천여만원, 2022년 7억으로 껑충 뛰었다.

최저 매출과 최고 매출을 기록한 2017년과 2021년을 비교하면 약 19배란 기형적 성장이 눈에 띈다. 해당 기간은 피티지가 10억원대 이상 대형 국가과제를 맡은 본격적인 시기와 겹친다.

피티지 핵심 관계자는 “연구과제를 따내기 위해 매출 부풀리기가 시도됐다”고 폭로했다.

그는 피티지 대표 공모씨가 자신과 친분이 있거나 가족관계인 회사들과 짜고 세금거래서를 작성해 매출을 뻥튀기 했다고 강조했다.

남도일보가 확보한 피티지 주요 거래처 현황 자료는 내부 직원의 폭로에 신빙성을 더해준다.

2022년(7월 기준)피티지 주요 거래 내역을 살펴보면 구매처는 A사(거래비중 18%), B사(거래비중 15%), C사(8%) 였다. 이상한 점은 판매처도 A사(거래 비중 17%), B사(거래 비중 13%), C사(거래 비중 15%)였단 사실이다.

구매처와 판매처가 A, B, C사에 집중돼 있는데 전체 거래액 대비 40%가 훌쩍 넘겼다. A·C사는 오랜기간 피티지와 거래를 해 왔다. B사는 피티지의 실질적 자회사로 알려졌다. B사 대표가 피티지 대표 공씨와 가족관계인 것으로 전해진다. B사는 과거 광주 테크노파크 입주기업이었다.

이같은 이상한 거래는 해년마다 1, 2개 회사만 달라졌을 뿐 지난 2016년 이후 최근까지 이어졌단 것이 피티지 관계자 설명이다.

특정업체끼리 거짓 거래를 통해 세금계산서를 주고 받아 매출액을 늘리는 관행인 ‘돌리기’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일부 동종업계 관계자들도 ‘돌리기’는 실적이 적은 업계에선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매출 조작 방식이라면 목소리를 높혔다.

벤처기업 육성을 담당하는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피티지의 경우 이미 업계에선 돌리기 의혹을 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다”며 “매출이 상식 밖으로 급성장했는데 이는 벤처 및 스타트업 기업 등 소규모 R&D 업체에선 없다고 보면 된다. 이러한 부정행위가 지역에서 공공연하게 빚어지고 있어 쉬쉬 했을 뿐이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어 “현행 국가연구과제 수행 업체로 선정되기 위해선 회사 내 연구원 수, 시설기반 등 기본적인 요인들도 물론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매출이 가장 비중이 크다”며 “R&D기업이 매출을 늘리는 것은 결국 규모가 큰 국가과제를 따내기 위해서이거나 관련 투자를 받기 위한 용도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피티지 대표 공모씨는 “현재 제기된 의혹들은 음해세력들의 모함일 뿐이다”라며 “매출 조작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광주지방경찰청은 피티지 대표를 최근 인건비 횡령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으며 이와 관련한 여러 의혹들에 대해 수사 중이다.
/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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