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음식을 브랜딩하고 부가가치 높이는 게 소망”
‘해남향토요리’ 책자 발간 주도
녹우당종가음식보존연구회 출범

“향토음식을 보다 쉽고 편리하게 맛보이는 게 소망입니다.”
전남 해남에서 전통향토음식을 연구하고 이를 지역민들에게 전수하며 살아가고 있는 이가 있다. 주인공은 생활개선해남군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윤영덕(60)씨다.
해남군 옥천면 옥천로 571에서 ‘맛뜨락영농조합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윤영덕 회장은 지역특산물 등을 활용한 전통식품 연구에 매진해 오고 있다.
남도일보 취재팀이 방문한 지난 4일 윤 회장은 해남군농업기술센터에서 회원들을 대상으로 떡만들기 강의를 위해 준비가 한창이었다.
법인 이름이 궁금해 질문을 하자 일손을 잠깐 멈춘 윤 회장은 “특별한 의미는 없어요. 해남군농업기술센터에서 이름 공모를 해서 우리해남에서 나는 농특산물로 맛있는 맛을 내는 뜨락이라는 이름으로 지었다”고 말했다.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았던 윤 회장은 지난 1998년 본격적인 지역 향토음식 연구에 뛰어들어 2000년부터 7년간 해남군농업기술센터 우리맛사랑회 회장을 맡으면서 해남 음식 연구·개발과 상품화에 노력을 기울여왔으며 ‘해남향토요리’ 책자를 발간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해남윤씨 집안인 윤 회장은 고산 녹우당 종가음식을 전수받았고 지난 2016년 12월부터는 맛뜨락영농조합을 만들어 활동해오고 있다.
윤 회장은 한식을 최근 식문화에 맞게 발전시키는 동시에 전통의 맛을 전승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배움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한식·중식·양식조리기능사, 전통요리지도사 등 다양한 자격증은 물론 관련 대학에 입학해 배움을 쌓았다.
또 윤 회장은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목포과학대학교 호텔조리영양학과에서 조리영양사까지 자격증만 7개를 땄다. 이후 남부대학교에 편입했지만 집하고 너무 멀어서 그만두고 이후 광주대학교에서 호텔조리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윤 회장은 해남의 식문화 발전을 위해 오랜 기간 준비한 녹우당종가음식보존연구회를 지난해 출범시키고 다양한 활동중이다.
그는 코로나19 시절 남들은 일을 그만두고 쉬는 게 다반사였지만 해남기술센터에서 자서전 쓰는 과정이 있어 등록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 쉬면서 자서전 쓰기에 몰두했다.
윤 회장은 지역 어르신들이 영양 불균형에 따른 건강문제가 심해져 균형있는 식생활 교육·실습을 준비중이다.
그는 “현재 마을 할머니들이 80세 후반이 넘어가신다”며 “노인의 영양 상태는 ‘잘 먹는 것’에 달렸는데 얼마나 제 시간에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배 농업인으로서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젊은층들이 늘어가고 있는 것에 대해 자기자본금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그냥 막연히 고향이니까 옛날처럼 농사지으려 오면 다 실패한다”며 “정부자금만 가지고 집 한채 지으면 남는 게 없어서 다시 도시로 가는 사람들을 많이 봐서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윤 회장은 “65세까지 전통음식을 연구하며 집 앞에 가공교육장을 지어 후계양성을 하면서 젊은이들에게 길을 터주는 게 선배의 입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해남에서 생산된 농수산물들을 활용해 지역 향토요리를 세련된 모습으로 브랜딩하고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 바람이다”고 덧붙였다.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