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 만점 목이버섯 키우는 재미 쏠쏠해요”
3년간 자체 실증재배 연구…‘목이버섯’ 국산화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 중국산과 비교자체 불허

 

윤영숙 완도 꿈꾸는 돌멩이 대표가 자신이 정성스레 키운 목이버섯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전남도농업기술원 제공

“국내산 목이버섯이 흔하지 않으니 승산있어서 시작했는데 대만족입니다.”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목이버섯에 빠져 시골살이를 하고 있는 이가 있다. 주인공은 전남 완도군 군외면 불목길 3에서 ‘꿈꾸는 돌멩이’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윤영숙(55) 대표다.

윤 대표는 고향인 경남 하동에서 살다가 친구와 완도로 한번 놀러왔다가 완전히 반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완도로 자리를 옮겨 목이버섯을 키우며 제2의 인생살이에 몰두하고 있다.

우연히 접하게 된 목이버섯에 매력을 느껴 완도농업기술센터, 마이스터 대학에서 교육을 받고 3년간의 자체 실증재배 연구 끝에 목이버섯 농사전문가로 손꼽히고 있다.
 

완도를 선택한 건 탁월했지만 그의 시골살이는 남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작목은 선택하지 않고 덜컥 땅부터 산 게 화근이었다. 나무를 키우겠다고 산 땅이 논이었다. 나무를 심으려면 복토를 해야만 했다. 복토를 끝낸 밭은 돌밭이 돼 있었다.

윤 대표는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어요. 후회도 많았고요. 돌멩이에 대한 집착이 생길 정도였죠. 오죽했으면 주민들이 돌멩이농장으로 부르더라고요. 주민들의 놀림에도 단단한 돌멩이에 꿈을 불어넣어보자는 뜻에서 농장이름을 ‘꿈꾸는 돌멩이’로 지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농사에 문외한이었던 터라 완도군농업기술센터 문을 두드렸다. 센터를 매일 출근하다시피하며 농사 교육을 받았다.

초기 투자비용이 적게 들고, 연중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적이었으며 성장이 빠른 것도 맘에 들었다.

하우스를 짓고 종균회사로부터 키우는 방법을 배워 시험 삼아 배지 500개를 넣었다. 물 관리만 신경 쓰면 잘 자랐다. 키우는 재미가 쏠쏠했다. 나름 수확도 괜찮았다.
 

흑목이버섯의 생육 온도는 15~25도. 온도가 낮으면 생육이 더디고, 높으면 잡균 발생량이 늘어난다. 물의 양이 많으면 빠르게 자라지만 모양이 불량하고 곰팡이가 쉽게 생긴다. 성장기에는 많은 산소가 필요해 환기도 자주 해줘야 한다.

윤씨는 배지를 봄과 늦여름, 두 차례 넣는다. 무더운 한여름에는 키우지 않는다. 수확은 배지를 넣은 후 20일부터 가능하다. 성장속도가 빠른 덕이다. 생산량은 3t에 달한다. 수확한 버섯은 생버섯으로도, 말려서도 판다. 말린 버섯에는 비타민D가 풍부하다. 대부분 단골 직거래로 나간다. 전화로 주문할 수 있다.

윤 대표의 ‘목이버섯’에 대한 평가도 좋다. 지난달 전남도농업기술원은 서울 가락농산물도매시장에서 도매시장 유통 관계자 등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목이버섯 신품종 3종에 대한 시장평가회를 농촌진흥청과 공동으로 열었다. 이번 평가회는 자체 개발한 목이버섯 용아, 새얀, 건이 3품종을 도매시장 중도매인과 경매사에게 소개하고, 평가받는 자리로 진행됐다. 특히 용아는 중국산과 타 도 품종과 비교하는 블라인드 테스트까지 진행됐다.

귀농하시는 분들에게 조언도 마다하지 않았다.

윤 대표는 “귀농 선배들의 말을 많이 들어보는 것이 좋다. 처음에 무턱대고 완제품을 만들었다가 안 팔려 고생한 경험이 있는 분들을 많이 봤다”며 “시장조사를 철저히 해야하고 시장을 파악해서 제품 생산 전략을 정하고 소매가 아닌 도매로 전환해야 한다. 판로를 예상하고 남들이 안하는 것을 특화시키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윤 대표는 꿈꾸는 돌멩이의 최종 목표는 아직 고민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하나 명확한 목표가 있다면 오늘 최선을 다하고 내일 후회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채워 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윤 대표는 앞으로 계획에 대해 “창업을 시작한다면 사업적 성공의 목표와 함께 내가 결국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결국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며 “현재의 저는 좋은 제품으로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그로 얻는 기쁨을 통해 노력하고 성장해 가는 제 자신을 보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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