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역사 기반 서기를 참고했을 뿐” 해명
“전라도 일본 지배설 힘 실어주는 꼴”지적
패널 사이 언성 높아지는 등 긴장 상황 연출
일부시민 토론장 찾아와 ‘거짓역사’항의도

전라도천년사 왜곡 논쟁 토론회가 열린 27일 남도일보 1층 회의실. 토론회엔 지병문 전 전남대총장을 좌장으로 찬성(조법종 우석대 교수·박중환 전 국립나주박물관장·강봉룡 목포대 교수), 반대(나간채 전남대 명예교수·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 소장·정현애 바른역사시민연대 공동대표)입장 패널 6명이 참여해 전라도천년사에 기술된 역사들의 배경과 출처 이에 따른 오류와 해명이 서로 뒤 엉켜 치열한 찬반 토론전이 전개됐다.
이들은 전라도천년사와 관련, ‘고조선 역사 축소’, ‘삼국사기 역사 해석 논란’, ‘가야 및 마한 멸망 시기’, ‘백제 설립 초기 역사 배경’ 등에 대한 주제에 대해 토론회 초반부터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갔다. 특히 전라도천년사 속 배경이 된 일본서기 속 전라도 지명(기문 남원의 일본식 기술, 대사 순천의 지명 기술 등)이 사용된 배경 등을 놓고는 대립각을 세웠다.
책에 내용대로라면 일본의 전라도 지배설 중 하나인 임나일본부설에 힘을 실어줄 수 있기 때문.
찬성쪽 패널들은 “한국과 중국 역사 사료의 오류를 일본서기 속 내용을 참고해 올바른 역사로 이끌었다”는 논리를 펼쳤다.
반면 반대쪽 패널들은 “일본식역사관에 투과돼 전라도 고대 역사의 발자취가 퇴색됐다”며 반론을 이어갔다.
전문가 패널들은 각자의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 역사 해석의 근간이 된 고대 지도 등이 담긴 팻말을 준비해 설명을 이어갔다. 각자 토론시간이 1분으로 제한돼 있음에도 각자 의견을 발표할 때마다 시간 연장 요구가 계속됐다.
찬성쪽과 반대쪽 의견이 맞지 않을 땐 상대 토론에 대한 답변이 채 끝나기도 전 말을 가로채는 등 감정이 극도로 악화되는 상황도 연출됐다.
일부 반대 패널은 찬성쪽 전문가들을 향해 식민사학적 해명이라며 항의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찬성쪽 전문가들은 일본 사기 뿐 아니라 중국, 한국사 등 여러 고대사 사료를 종합적으로 연구해 나온 결과물들이라며 맞섰다.
토론이 격화되면서 좌장을 맡은 지병문 전 전남대 총장이 직접 나서 ‘매너 있는 토론을 하자’며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토론회 끝자락엔 전라도천년사 발간 및 배포 문제를 놓고 한바탕 언쟁이 펼쳐졌다.
지난해 12월 21일 3만 4천여권의 책 인쇄 절차가 마무리되고 배포만 남은 상황이란 사실이 알려지자 반대쪽 일부 패널들은 강력한 항의와 함께 ‘전라도민의 자긍심이 무너지는 처사’라며 강한 비판을 했다.
유튜브로 상황을 지켜보던 시청자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각자의 역사적 소견에 따라 댓글에 의견을 게재했다.
한 시청자는 “시도민들이 예산을 주고 자랑스런 역사서를 만들라 했더니 땅 팔아먹는 주장으로 일관하니 어허 참” 이라며 반대쪽 패널들의 의견에 동조했다.
또 다른 시청자도 “일본서기는 1천년이나 연도를 끌어올린 역사서다. 삼국사기 잣대를 일본서기에 적용하느냐”고 꼬집기도 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장 밖에서 유튜브로 지켜보던 한 시민은 토론이 끝나자마자 찬성쪽 패널들을 향해 거짓으로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