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공항 이전 등 현안 놓고 갈등 ‘점철’
최악의 가뭄 위기 지역민 헌신 극복

코로나엔데믹 3년만 일상 회복 불구
대유위니아 법정관리 등 경제 ‘신음’

미래차산단 지정 등 성장 동력 마련
풍암호수 등 소통으로 갈등 해소도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광주·전남에서는 올해도 희노애락이 교차하는 무수한 사건과 사고, 일들로 점철된 한 해였다. 코로나 19 엔데믹으로 3년여만에 온전한 일상을 회복했는가 하면, 각종 현안을 놓고 상생과는 거리가 먼 날들을 보냈다. 대화와 타협으로 갈등을 조정하는 정치를 찾기 힘들었다. 또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소통과 상생, 협력으로 새로운 희망을 설계했다. 올 한 해 광주·전남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남도일보가 연중 기획보도한 <이슈 포커스>를 중심으로 되돌아본다.
 

광주·전남에서는 올해도 희노애락이 교차하는 무수한 사건과 사고, 일들로 점철된 한 해였다. 코로나 19 엔데믹으로 3년여만에 온전한 일상을 회복했는가 하면, 각종 현안을 놓고 상생과는 거리가 먼 날들을 보냈다. 대화와 타협으로 갈등을 조정하는 정치를 찾기 힘들었다. 또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소통과 상생, 협력으로 새로운 희망을 설계했다./임문철 기자

◇고유가 등 여파로 불안한 출발

2023년 새해를 맞은 광주·전남 지역민들의 새로운 기대감과 희망은 잠시였다. 3년간 지속된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인한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로 소상공인은 물론 영끌족 등 서민들의 경제 사정 악화로 걱정이 앞섰다. 새해 벽두부터 공공요금을 비롯한 LPG, 식음료, 택배, 학원비 등 각종 물가 인상이 러시를 이루면서 서민 살림살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우려는 곧장 현실로 다가왔다. 시·도민의 발인 ‘마을버스’가 연료비·인건비 등 운영비 상승으로 여기 저기서 멈춰섰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40년만의 최악 가뭄은 더욱 시름을 깊게 했다. 광주는 식수원이 고갈 위기에 처하면서 초유의 제한 급수 위기에 처했다. 전남의 도서지역은 더 심각해 식수와 생활용수를 선박으로 공급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광주 용연정수장 수돗물 유출사고는 물아껴쓰기 운동에 동참하던 시민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정수장 관리부실로 금쪽같은 식수가 길바닥 에버려졌다. 총체적 부실로 민낯을 드러낸 광주 상수도 행정에 질타가 쏟아지는 건 당연했다.

시·도민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물 위기는 최악을 피했다. 하지만 극한 폭염과 폭우, 추위 등 기후변화에 대비한 만반의 준비과 대책이 시급하다는 숙제를 안아야 했다.

올해 대한민국 사회를 흔든 이슈는 지역에도 그대로 투영됐다. 일본 후쿠시만 원전 오염수 방류 논란으로 소금, 생선 사재기 일어났는가 하면, 지역 곳곳에서 반대시위가 일어났다. 수산업계와 수산물을 취급하는 식당과 소상공인들은 큰 타격을 입어야 했다.

◇역량 결집 미래발전 기틀 확보

‘5·18 용서와 화해’는 멀고도 험한 길이란 걸 새삼 확인했다. 5·18부상자회와 특전사동지회의 5·18민주묘지 참배를 놓고 지역사회가 분열됐다. 반목·불신을 극복하고 화합으로 나아가야 할 좋은 기회임에도 지역사회의 공감대 없이추진된 결과였다.

역사 문제에 대한 갈등은 정율성 생가 복원과 천년사 발간에서도 불거졌다. 정율성 논란은 역대 정부의 기념사업(행사) 추진 및 지원에도 아랑곳없이 ‘갑툭튀’되면서 이념 대결 양상까지 보였다. 전라도 천년사는 식민사관 논란이 지속되면서 책을 만들어놓고도 배포조차 못하는 등 후유증이 계속되고 있다.

지역 현안도 예외가 아니었다. 광주 군공항이전 문제가 대표적이다. 시·도간 군공항 이전 논의는 강기정 시장과 김영록지사는 5월 10일 전격 회동을 갖고 ‘군공항 이전관련 합의문’을 발표했지만 ‘따로 따로’ 행보를 하면서 ‘되돌이표’가 되고 말았다. 현안에 대한 시·도간 대립은 ‘효천역 경유’를 둘러싼 광주~나주 광역철도 노선조정에서도 또 한번 표출됐다.

연초부터 어려움을 겪던 경제는 급기야 대유위니아 법정관리 사태로 이어졌다. 특히 지역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의 경우, 대유위니아 사태 이후 업황이 더욱 악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힘들고 어려운 일만 있는 게 아니었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필요한 청신호를 쏘아올렸고, 소통과 협력으로 현안을 풀어내기도 했다.

국내 유일 우주 발사장인 고흥 나로호센에서는 누리호 3차 발사를 성공시켜 지역민들의 자긍심을 높였다. 이어 고흥은 우주발사체 국가산단으로 지정돼 대한민국 우주산업 메카 입지를 다질 수 있게 됐다.

광주는 ‘100만평 미래차 신규 국가산단 유치 및 220만평 미래차 소부장 특화단지 지정’으로 미래차 중심도시로 도약할 기틀을 마련했다. 시·도 행정기관의 도전에 지역민들이 역량을 결집한 성과였다.

◇소통·협력으로 현안 해결 본보기도

광주 쓰레기소각장 건립 추진과 풍암호수 수질 개선 갈등 해소는 소통과 협력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웠다.

광주시는 대표적인 님비시설인 쓰레기소각장 건립을 추진하면서 시민과 적극적인 대화화 소통을 통해 6곳에서 유치 신청을 할 만큼 유치 시설로 전환시켜 전국적인 본보보기 됐다. 오랜기간 주민간, 주민-행정기관 갈등을 빚었던 풍암호수 수질 개선 문제도 대화와 타협의 좋은 사례로 꼽힌다.

지역의 문화·예술과 자연을 세계속에 각인시키기는 한 해이기도 했다. 순천만정원박람회는 국내외 관람객 980만명이 입장하는 대박을 터트렸다. 광주비엔날레와 광주디자인비엔날레도, 전남수묵비엔날레도 독창적인 콘텐츠를 선보이며 세계적인 미술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제104회 전국체육대회와 제32회 전국 장애인체전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지역의 숙원인 전남 의과대학 유치는 정부와 의사단체의 대립으로 기대를 총족시키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역에서는 전남 동부권과 서부권이 서로 자기 지역 유치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다원화된 사회에서 지역간, 계층간, 단체간 이해관계에 따른 충돌은 불가피하다. 올 한 해 광주·전남을 돌이켜보면 이해관계에 따른 대립과 어느때보다 증폭됐다”며 “이럴수록 갈등 조정 능력, 즉 정치의 역할이 중요한데 군공항 이전 문제에서 보듯 주요 현안에 대해 정치는 없었다. 자기 주장만 강조하는 정치인과 행정기관이 오히려 갈등의 요소가 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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