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된 테마파크 하나 없는 ‘광주’
여가문화 집약체 테마파크 전무
30년 째 그대로…북구 우치공원
타 지자체 “경제 효과” 유치 희망
사업자에 ‘통 큰’ 지원 내놓기도

 

1992년 광주 북구 생용동에 문을 연 우치공원은 개장 당시 호남 유일의 동물원과 놀이공원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현재 우치공원의 동물원을 비롯한 놀이시설들은 현 시대 흐름의 변화와 시민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해 방향성과 정체성을 잃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017년 75만5천명이던 우치공원 방문객은 지난해 56만4천29명으로 25% 이상 감소세를 보였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복합관광시설이자 여가 문화의 집약체인 테마파크에 대한 지역민의 열망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광주에서는 제대로 된 테마파크의 부재로 인해 젊은이들이 서울의 롯데월드, 경기도 용인의 에버랜드, 부산 기장 롯데월드 어드벤처, 경북 경주의 경주월드 등으로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는 사이 ‘원조 테마파크’로 꼽히는 광주의 우치공원은 노후화 등을 이유로 시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어 대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0년 째 그대로…광주 유일 놀이공원

1992년 광주 북구 생용동에 문을 연 우치공원은 개장 당시 호남 유일의 동물원과 놀이공원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현재 우치공원의 동물원을 비롯한 놀이시설들은 현 시대 흐름의 변화와 시민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해 방향성과 정체성을 잃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지난 2017년 75만5천명이던 우치공원 방문객은 지난해 56만4천29명으로 25% 이상 감소세를 보였다.

국내 대기업에서도 우치공원 투자에 뛰어들지 않는 모양새다.

롯데그룹은 복합쇼핑몰 바람이 불었던 지난 2022년 패밀리랜드를 롯데월드로 리뉴얼하고 복합쇼핑몰까지 세우자는 광주시 제안에 현지 실사까지 했지만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참여 의사를 접었다. 당시 롯데는 광주시가 우치공원 활성화를 위한 타당성조사 및 기본구상 용역 중간보고를 통해 근린공원으로 등록된 우치공원의 시설률을 40%에서 시설률 제한이 없는 주제공원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내놨음에도 싸늘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이유로 관련 업계는 수익성을 꼽은다.

테마파크 운영을 위해서는 놀이기구를 포함한 시설 투자 및 유지 비용이 매년 수백 억 원에 달하는 실정이다. 때문에 인기 테마파크로 꼽히는 서울 롯데월드나 용인 에버랜드, 부산 롯데월드 등은 수익창출보다는 사회공헌을 위한 성격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테마파크를 유치한 지자체들은 투자 기업유치를 위해 사업자들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실제 부산시와 부산도시공사는 오시리아 관광단지 개발 당시 사업자에게 테마파크 개발 부지를 10년간 무상으로 임대해주고, 자연녹지인 테마파크 부지를 유원지로 용도 전환 하는 등의 당근책을 내놓기도 했다. 이 결과 현재 부산은 막대한 고용 유발과 건설 투자 등 경제적 파급효과를 얻게 됐다.

◇우치공원, 트렌드 맞는 변신 필요성

최근 추진되는 대규모 테마파크는 규모의 경제를 위해 테마파크 단독이 아닌 다양한 상업시설과 주거시설 등을 융·복합화해 수익성을 올리는 추세다. 부산 기장의 오시리아 관광단지 내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 춘천 레고랜드 등도 상업시설과 호텔 등이 어우러져 있는 복합 관광단지로 개발되고 있다.

현재 광주에서는 지난 2022년 ‘우치공원 활성화를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 구상 용역’을 통해 도출한 결과를 바탕으로 우치공원 활성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용역 결과에선 광주시 주도 사업으로는 동물원 관람 동선 정비, 관람 편의를 위한 전기 카트 운행, 가족 쉼터 조성, 대야제 수변 둘레길 조성, 진입 매표소 리모델링, 동물캐릭터 조형물 설치 등이 제시됐다. 민자유치 사업으로는 카라반 야영장 확대와 수상 안전 체험장 및 전천후 수영장·수상 레포츠장 조성, 미래지향적 놀이시설 교체 등의 방안이 거론됐다. 광주시와 민간 공동 사업으로는 루지 체험장, 디지털 사파리, 숲길 체험공간, 롤러코스터 산책로 조성 그리고 호텔 건립 방안 등이 언급됐다.

또 시는 40% 시설률 제한이 있는 ‘근린공원’인 우치공원을 시설률 제한이 없는 ‘주제공원’으로 변경하는 방안도 내놨다. 현재 시는 이를 위한 관리계획변경 절차를 밟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치공원 활성화와 테마파크의 유치를 위해서는 사업자들을 위한 통 큰 지원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광주 지역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테마파크 자체가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은 적자 사업이다. 때문에 사업자들이 사업적으로 메리트를 느끼기 위해서는 부산 기장 오시리아 관광단지 사례처럼 통 큰 지원을 약속해야 한다”며 “우치공원을 주제공원으로 바꿔 시설률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사업자들에게 메리트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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