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기 남도일보 K포럼 특별강연
카지노 딜러에서 가수로 변신 스토리
“태진아·송대관 도움 잊을 수 없어”
26년 트로트 철학·6남매 일상 공개
‘빈손’·‘나의 영토’ 등 히트곡 열창
트로트 가수 현진우가 K포럼 원우들에게 감동과 힐링의 시간을 선사했다.
현진우는 지난 4일 광주광역시 서구 데일리웨딩컨벤션에서 ‘내멋에 사는 인생’이라는 주제로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줬다.
카지노 딜러로 일하다가 1997년 전국노래자랑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뒤 가요계에 발을 디딘 현진우는 각종 밤무대를 다니면서 무명시절을 겪어오다가 2집 ‘고로해서’가 인기를 끌면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게 됐다.
최근에는 ‘어디 여자가 함부로 주방에 들어오려고 해~’라는 파격적인 가사로 화제가 된 2022년 발표곡 ‘나의 영토’가 역주행하면서 다시 한번 사랑을 받고 있다. 또 가요무대, 아침마당 등에 가족과 함께 출연해 다둥이 아빠의 가정적인 삶을 공개하며 큰 응원도 받고 있다.
현진우는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신안군 압해면의 한 섬에서 태어난 뒤 목포로 전학을 가 학창 시절을 보냈다”며 “고향 대선배인 남진 같은 스타가 되겠다는 가수 지망생이었지만 가수로 성공하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잠시 꿈을 접고, 제주도 관광대학교 특수관광산업학과(카지노)를 가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졸업 후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제주 KAL호텔 카지노에 입사해 딜러 생활을 시작했다. 신입사원 교육에서 1등을 차지하며 학교 다닐 때에도 받아보지 못한 트로피를 처음 받아봤다”며 “하지만 가수의 꿈을 버릴 수 없었고, 어느 날 전국노래자랑에 나가 최우수상을 받으면서 본격적인 가수의 길을 걷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해 카지노 퇴직금 등 1천500만원을 들고 무작정 상경해 수원 팔달문 근처에 있던 카바레 무대에 오르기 시작했다”며 “밤무대에 서려면 꼭 필요한 편곡 악보를 구하기 위해 태진아 선배에게 찾아갔다. 태진아 선배는 귀중한 악보를 아낌없이 줬고, 그 힘으로 지금까지도 버틸 수 있었다. 송대관 선배가 무대복 두벌을 내준 일도 평생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현진우는 “무명시절이었지만 노래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기쁘고 행복했다”며 “하지만 인생은 녹록지 않았다. 아내와의 갈등으로 이혼하면서 아이 셋을 혼자 키우며 활동했다. 그렇게 8년 동안 싱글대디 생활을 하다가 지금의 아내인 후배 여가수 온희정을 만나 2015년 재혼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미혼이었던 아내와의 결혼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깊은 신뢰와 사랑, 아이들에 대한 책임감으로 결혼을 결심했고, 이후 세 아이가 더 태어나 6남매의 부모가 됐다”면서 “벌써 셋째 딸이 고3인데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3년간 2천600만원을 모았다. 마음이 아팠지만 딸은 ‘너무 행복하다’고 장사를 할 거라며 벌써 가게 이름까지 지어놨다”고 대견해했다.

현진우는 강의 중간중간 자신의 히트곡인 ‘빈손’, ‘나의 영토’, ‘나불도연가’를 비롯해 신곡 발표 예정인 ‘찐친’을 선보이며 원우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현진우는 “세상이 바뀌고, 트렌드가 바뀌었다. 공부를 잘한다고 해서 인생을 잘 산다고 할 수는 없다”며 “이제는 가수가 노래도 잘하고 강연도 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멋에 사는 인생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많다”며 “포기하지 않고 수많은 도전을 이어나간다면 자신이 원하는 길을 걸으면서 각자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고 강조하며 이날 강의를 마무리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