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생명 걸렸다”…당 대표 출신 3人 ‘운명의 날’
잘못 씌워진 ‘대선 악마화’로 시민들 냉랭
‘마지막 불씨’ 호소에도 원내 입성 힘들 듯
국회의원·전남도지사 선거 7회 전승 무색
낙선할 경우 정치생명·대권가도에 빨간불

약 7년 만에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호남에 돌아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출마로 정치적 승부수를 띄운 이낙연 새로운미래 광주 광산구을 후보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이낙연 후보는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군에서 민주당 소속 4선 국회의원을 역임하고 전남도지사를 재선한 뒤 호남을 떠나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승승장구했다. 퇴임 이후 서울 종로구 국회의원에 당선, 민주당 대표를 지내다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을 위해 1년 4개월 만에 자리를 내어놓았다.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재명 현 민주당 대표에게 패한 뒤 이재명 후보의 대선후보 캠프에서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지냈고, 대선이 끝난 뒤 조지워싱턴대 방문연구원 자격으로 미국으로 출국했다가 1년 만인 지난해 6월 귀국했다. 이어 지난 1월 24년간 몸담았던 민주당을 떠나 창당한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로 호남을 찾아 그동안의 정치 행보 중 비판을 받은 지점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이 후보는 “민주당을 떠나는 것은 참으로 고통스러운 일이었다”면서 “민주당이 못하는 정권심판과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대선후보 경선에서 실패해 상심하신 모든 분께 죄송하다”며 “지난 대선 때 저는 후보보다 더 많이 유세하며 노력했으나 결국 패배해 미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제가 민주당을 나와 당원 여러분께 걱정을 드린 것이 몹시 송구스럽다”고 했다.
이 후보는 당초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가 광주 광산을 지역구 출마로 선회했다. 그는 “심청이가 아버지를 위해서 인당수에 몸을 던진 심정으로 광주에 왔다”면서 “광주와 호남의 미래를 위해 큰 정치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이재명 사당화’ ‘친명 패권주의’를 비판하는 이 후보에 잘못 씌워진 ‘대선 악마화’로 인해 시민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523개 단체를 총괄하는 광주시민사회단체총연합, 375개 교회가 속한 광산구 기독교 교단협의회, 광주·전남 전·현직 대학 교수 236명, 호남 전직 국회의원 15명 등이 잇따라 이 후보 지지 선언을 했지만 일반 시민들의 표심은 민주당으로 쏠렸다. 남도일보와 광주매일신문, 광남일보, 전남매일, 뉴스1 광주·전남취재본부가 지난달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 16.5%, 민형배 민주당 후보 59.8% 였다.
이 후보는 24년간 입었던 ‘파란색’이 아닌 ‘민트색’ 옷을 입고 ‘마지막 불씨’를 호소했지만 원내 입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권 가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의원 선거 5번과 광역단체장 선거 2번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고 모두 이겼던 이 후보가 이번 총선에서 낙선할 경우 정치 생명이 위기로 내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윤종채 기자 yjc@namdo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