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발전·국가 과제 실행에 적극 역할 해야”
광주·전남 의원 ‘원팀 체제’ 급선무
광주 군공항 이전·전남 의대 설립 등
현안 해결·지역 발전에 한목소리 중요
유권자도 큰 정치인 키우는 노력 필요

제22대 국회에 입성하게 된 더불어민주당 광주·전남 당선인들에게 ‘호남 정치 복원’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민주 진영의 심장이었던 광주·전남 정치권은 중앙 정치 무대에서 철저한 변방에 머물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 광주·전남의 입지도 갈수록 좁아질 위기에 처했다. 민주당 독점 정치구도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던 광주·전남 국회의원들은 그동안 국회에서 존재감은 미미했고 전국적인 인물로 성장 가능성도 보여주지 못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향후 4년간 국회에서 광주·전남 국회의원들이 ‘원팀 체제’로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초선(11명)과 재선(3명), 중진(4명) 의원들이 신구조화를 이뤄 광주 군공항 이전, 전남 국립 의과대학 설립 등 산적한 현안 해결과 지역 발전을 위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민원 전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17일 남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호남 국회의원들이 지역의 큰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하지 않았다”며 “국회의원들이 지역 문제를 모아 연구하고 해결책을 도출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전 원장은 “지역 최대 현안인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만 보더라도 지역 국회의원들의 입장이 제각각”이라며 “호남 정치가 중앙 정치에서 종속성을 탈피하려면 지역 문제에 대해선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현 위민연구원장도 광주·전남 국회의원들의 원팀을 구성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지역 국회의원들이 팀워크를 견고하게 쌓아야 한다”며 “각자의 목소리를 낼 것이 아니라 지역들을 함께 논의하고 밀어붙이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 때만 원팀을 강조하지 말고 선거 이후에도 원팀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치개혁과 광주·전남 국회의원 개개인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진단도 나왔다.
지병근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원내 3당에 오른 조국혁신당 후보자 중 22명이 수도권 거주자”라며 “다른 정당들의 비례대표들도 수도권 집중 현상이 굉장히 강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비례의석 증원을 전제로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한다. 이제 정치개혁 노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또 지 교수는 “호남의 정치적 대표성이 내용적으로 실현될 필요가 있다”면서 “호남인들이 뽑은 국회의원들이 지역 발전에만 국한되지 않고 국가적인 과제를 실행하는데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에서도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기우식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사무처장은 “호남 정치의 힘은 5·18민주화운동을 비롯한 광주의 역사가 간직하고 있는 민주주의 정신에 있다”며 “이 가치를 보다 선명하고 명확하게 드러낸다면 호남 정치 복원은 실현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기 사무처장은 “호남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는 다선 의원들이 출현해야 한다”며 “이제 호남 유권자들이 정치의 다양한 측면에서 훌륭한 정치인들을 선발하고 키워나가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주섭 광주경실련 사무처장은 “국회의원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하며 더 큰 정치를 하기 위해선 누구보다 더 공부하고 토론하는 등 노력하는 과정들을 거쳐야 하는데, 공천만 받으면 당선 되는 구조는 결국 광주·전남지역에서 큰 정치인이 나올 수 없는 구조가 된다”며 “지역에서는 그저 금배지만 달려고 하는 목적만 가진 정치인들만 있게 되고 지역사회는 더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큰 인물이 나올 수 없게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