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도 국힘도 ‘외면’…전국 주목 못받아
이재명 대표·한동훈 위원장 ‘패싱’
수도권·부울경·충청권 당력 집중
22대 국회서도 ‘존재감 약화’ 우려

3~5선 중진 탄생 지도부 입성 기대
당선인들 “호남정치 복원 한목소리”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사무총장이 10일 국회 의원회관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상황실에서 당선 의원의 이름 옆에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연합뉴스

4월 총선에서 광주ㆍ전남 또 다시 더불어민주당이 18개 지역구 의석을 모두 휩쓸었다. 민주당 지지기반임을 재확인했다. 지난해만 해도 호남 민심은 싸늘했다. 수도권 정당으로 변모를 꾀하는 민주당의 호남 의존도는 줄어들었다. 호남정치가 중앙무대에서 밀려나 변방화가 가속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총선 이후 호남 정치력 복원을 바라는 지역민들의 기대가 충족될 수 있을지 지역 정치권의 관심은 크다. 이번 총선 결과를 토대로 호남정치의 나아갈 방향을 세차례에 걸쳐 진단한다.

◇외면 받은 광주·전남

이번 4·10 총선 과정을 되짚어보면 광주·전남은 선거기간 내내 전국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지역이었다. 민주당의 경우 예선이 곧 본선이라는 인식이 강해 선거결과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다. 여권인 국민의힘은 불모지여서 외면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총선을 통해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도부의 ‘호남 무관심’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3일의 공식 선거 운동 기간 동안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66곳,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전국 136곳을 누볐다.

광주와 전남은 단 한 차례도 찾지 않았다. 민주당은 이른바 ‘집토끼’ 단속보다 수도권·부울경(부산·울산·경남)·충청권에 화력을 집중했다. 민주당의 일당 독식 구도가 만들어낸 ‘호남 패싱’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심지어 본선이 열리기도 전에 일부 후보는 벌써 승리에 취한 오만한 행태를 보였다.

국민의힘의 ‘서진 정책’도 공염불이나 다름없었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15일 광주와 전남을 한 차례 순회한 것 외에는 더이상 찾지 않았다. 16년 만에 광주·전남 모든 선거구에서 후보를 냈으면서도 열세 지역인 탓에 관심 밖이었다.

◇21대 이어 22대도 새얼굴 다수

총선 공천 과정에서 광주와 전남 현역 국회의원들은 대거 물갈이됐다. 새로운 인물 발굴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정치력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광주ㆍ전남 지역 의원들의 정치력 부족 문제는 18명 중 13명이 초선이었던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꾸준히 제기됐다. 중앙 정치 무대에서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것은 물론 민주당에서 호남 몫으로 여겨졌던 최소 1석의 최고위원 자리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

지역 국회의원들은 호남의 정치적 대표성을 실현해야 하는데 의석수만 채울 뿐이었다. 중앙무대서 지역을 대표하는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기본적인 능력 자질 부족이라기보다 당 지도부의 눈치를 보느라 의원들 스스로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역이 외면 당하는 악순환을 자초했다. 결국 민주당 경선에서 광주는 8개 지역구 중 1곳을 뺀 7곳, 전남은 10개 선거구 4곳 등 11명의 신인들이 공천장을 받았고 모두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민주당의 압승으로 막을 내린 이번 총선에서 광주ㆍ전남 유권자들은 또 압도적 지지를 몰아줬다.

그러나 초선이 많은 탓에 호남 정치력 복원이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당선인들은 이를 의식해서 호남 정치 복원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11일 광주지역 8명 당선인들은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자리에서 “민주당의 심장부 이곳 광주에서부터 민주당의 변화와 혁신에 앞장서겠다”면서 “해야 할 말은 꼭 하는 당당한 정치, 나라의 미래를 이끄는 큰 정치로 호남의 자존심을 다시 살리겠다”고 말했다.

큰절 올리는 광주 당선인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광주 지역구 8석을 모두 석권한 더불어민주당 당선인들이 11일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광주 시민을 향해 큰절을 올리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중진 역할론 기대

다행인 점은 3~5선의 다선 국회의원이 배출된 점이다. ‘호남 정치 복원’에 대한 기대감을 낳게 하는 대목이다. 해남·완도·진도 박지원 당선인은 최다선인 5선 원로급에 올랐다. 담양·함평·영광·장성의 이개호 당선인은 4선에 성공했다. 3선 중진급은 나주·화순의 신정훈, 영암·무안·신안의 서삼석 등 2명이다.

3선 이상은 의정활동의 꽃이라고 하는 상임위원회 위원장, 국회 당론의 사령탑인 원내대표, 정당의 정책 방향을 계획하는 정책위 의장, 당 사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을 맡을 수 있다. 국회 관례상 계파색이 강하지 않을 경우 4~5선은 국회부의장을 맡을 수도 있다. 재선은 목포 김원이, 여수갑 주철현, 광산을 민형배 등이 있다. 재선 의원은 원내 수석부대표, 정책위 수석부의장, 상임위원회 간사 등의 직위를 수행한다.

무엇보다도 민주당 내 지도부에 광주·전남 지역구 의원들이 어느정도 포진되느냐도 관심이다. 민주당은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당 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를 선출한다. 그동안 당 대표에는 광주·전남 지역구 의원이 전무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광주전남 정치 무대를 떠난 뒤에 민주당 대표에 올랐다. 선출직 최고위원에 서삼석·송갑석 의원 등이 나섰으나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박지원 당선인은 “지역발전과 호남 정치복원, 정권교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정치 선배로서 22대 국회가 국민을 위한 생산적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대화의 정치를 복원하는데 저의 경험과 경륜을 쏟겠다”고 말했다.
/노정훈 기자 hun7334@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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