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3주기 추모식
姜 시장 "안전한 도시 ‘광주’ 만들 것"
"많은 참사…안타까운 죽음 기억해야"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 3주기 추모식이 지난 11일 ‘기억하지 않으면 참사는 반복됩니다’ 주제로 열렸다.
희생자가족협의회는 이날 오후 3시 사고현장인 아이파크 2단지 내 지하 7번 게이트 안쪽에서 추모식을 가졌다. 분향소는 오후 1시부터 개방됐다.
올해 추모식은 지난해 말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애도하기 위해 규모를 축소해 진행됐다.
이날 강기정 광주시장과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 조인철·정준호·민형배 국회의원, 김이강 서구청장, 신수정 광주시의회 의장과 시의원들, 전승일 서구의장과 구의원들 등 참석했다.
추모식은 ▲희생자 추모묵념 ▲유가족·내빈 소개 ▲추모사 ▲해체공사 완료보고 및 향후계획 발표 ▲‘우리 사회에 바라는 메시지’발표 ▲유가족·초청 인사·시민 헌화 등 순으로 진행됐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추모사에서 "해체 공사가 완료됐고 올해 1월부터 재시공에 들어가는데 안전사고 없는, 빈틈 없는 시공을 부탁 드린다"며 "새롭게 공사가 시작되면 이날이 추모식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겠지만 희생된 고인들을 애도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그 마음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분들(희생자)의 희생이 남긴 것을 기억하고 함께 치유하며 애도 해야 한다"며 "다시는 사회 안전사고가 발생해선 안된다. 참사 없는 사회, 더욱 안전한 도시 광주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이강 서구청장도 "벌써 3년이 지난 가운데 아픔의 현장에 무거운 마음으로 다시 섰다. 안전하게 지켜내지 못한 현장, 그 안에서 안타깝게 돌아가신 희생자들, 그리고 남겨진 가족들의 아픔을 기억하고 또 기억하겠다"며 "공직자로서 ‘기억’, ‘약속’, ‘실천’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기며 ‘적극행정’, ‘소통행정’, ‘현장 중심의 행정’을 펼치겠다. 이를 통해 더욱 촘촘하고 단단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해 ‘안전 일번지’ 서구를 실현하며 시민들의 소중한 삶을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안정호 유가족 대표는 ‘우리 사회에 바라는 메시지’를 통해 최근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안전을 강조했다.
안 대표는 "이 나라에서는 수많은 참사가 계속 되고 있는데, 안타까운 죽음을, 그 희생을 기억해야 한다"며 "나라 지키고 공적인일 하는 것만 희생이 아니다. 편리한 세상을 만들어 가기 위해 산업현장에서 땀 흘리다 돌아가신 분들도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영웅이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많은 이들이 현산에 강력한 처벌을 바라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본다. 하지만 현산은 본인들의 잘못을 제대로 단죄 받지 못하더라도 안심하지 말고 스스로 채찍질 하기 바란다"며 "또 윤석열 정부와 집권 여당은 국민생명 존중에 관심이 없다는 걸 보여준다. 2년 반 동안 수많은 참사가 있었고 그때마다 책임지기는 커녕 제대로 된 사과 한번 없는 모습에 참사 유가족으로서 분노했다. 모든 참사를 막을 수는 없지만 최소한 그 죽음에 대해 우리는 더럽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무안 제주공항 참사를 보면서 저는 무너져 내렸고, 잊혀가던 트라우마가 다시 찾아 왔다"며 "우리 사회은 아직도 참사가 일어나면 당사자 가족들은 답답하고 외롭고 막막하다. 슬픔도 힘든데 다른 것 들과 싸워야 한다"고 답답한 속내를 밝혔다.
끝으로 "우리 유가족회는 여섯분의 추모의 완성은 온전한 재건과 행복한 아파트의 모습이며 추모비, 추모공원 그 어떤 것도 원하는 건 없다. 다만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이 사고 현장은 기억 속에 사라지고 숭고한 희생의 가치는 지워질 것"이라며 "어려운 문제지만 결국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저희는 아파트가 분양되는 그날까지 미력하게나마 감시자의 역할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22년 1월 11일 오후 3시 36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201동 23~39층 외벽이 굉음과 함께 무너져 내렸다. 이 사고로 잔해에 깔린 인부 6명은 모두 숨졌다. /박준호 기자 bjh@namdo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