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평균 대출 3억4천200만원
저소득·저신용 차주 연체율 11% 넘어
내수부진…소득 감소·취약 차주 증가

 

/게티이미지뱅크

대출금리 고공행진과 경기 부진 여파로 자영업자들이 빚의 늪에 빠지고 있다. 자영업자 1인당 평균 대출이 3억4천만원에 달하는 가운데, 취약 자영업자의 연체율이 두 자릿수를 넘어서면서 경고등이 켜졌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비은행과 취약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67%로 집계됐다. 자영업자 연체 차주가 2022년 하반기 이후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대출 연체율도 코로나19 이전의 장기 평균 수준(2012~2019년 평균 1.68%)에 가까워진 상황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비은행권(3.43%)과 저신용·저소득 취약 자영업자 연체율(11.16%)이 전체 연체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은 연체율 상승의 원인으로 높은 대출금리와 서비스업 경기 부진으로 인한 소득 감소를 꼽았다.

지난 2021~2022년에는 대출금리 상승에도 정부의 코로나19 피해 자영업자 원리금 상환 유예, 팬데믹 종료 후 서비스업의 빠른 회복 등의 영향으로 낮은 연체율을 유지했다.

이어 2023년 중반 이후 대출금리가 내리기 시작했으나, 서비스업 경기 부진이 지속됨에 따라 연체율이 상승했다.

자영업자 평균 소득은 2022년 말 4천131만원에서 지난해 말 4천157만원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여전히 2019년(4천242만원)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특히 연체 중인 자영업자의 경우 소득은 줄고 대출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평균 소득은 3천736만원, 평균 대출은 2억2천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자영업자 수는 감소했지만, 취약 자영업자 수는 오히려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취약 자영업자 차주는 42만7천명으로, 전체의 13.7%를 차지했다. 다중 채무자는 줄었지만, 저소득과 저신용 차주가 각각 2만1천명, 4만7천명 늘며 취약 차주도 3만1천명 증가했다.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천64조2천억원으로 전년보다 11조원 증가했다. 차주 수가 줄면서 1인당 평균 대출은 3억4천200만원으로 확대됐다.

한은은 "자영업자 소득 회복이 지연되면서 대출 연체율이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며 "자영업자 지원 정책은 개별 자영업자의 상환 능력과 의지에 따라 금융지원, 채무조정, 재기 지원 등을 차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연체·폐업 차주에게는 새출발기금을 통한 채무조정을, 재기 희망 자영업자에게는 취업·재창업 지원 등의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서영 기자 d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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