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프로야구 전반기 KIA 타이거즈는 4위다. 함평 타이거즈가 ‘잇몸야구’로 버텨 낸 성적이다. 이달에는 찰나지만 2위도 터치했다. 팀은 선전했지만, 관중수는 리그 6위로 곤두박질쳤다. 선수는 이 악물고 뛰었는데, 정작 응원은 부족했다.
KIA 월별 관중수는 ▲3월=8만6천121명(4위) ▲4월=18만8천718명(6위) ▲5월=20만1천766명(8위) ▲6월=15만540명(9위)을 보였다. (7월5일 기준)
타이거즈 리그 순위는 지난 4월 10일 8위로 밀려난 뒤 5월24일에는 5할 승률이 무너졌다. 5월 27일 김도영 마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밑바닥을 헤맸다.
관중 수와 성적은 정비례했다. 5월 관중수와 성적이 같은 8위다.
광주 팬들은 냉정하나? 성적이 나쁘면 야구장에 가지 않았다. 올 시즌 유일하게 관중이 감소한 구단이 타이거즈다. 타 구단이 최소 3%에서 최대 48% 올랐지만, KIA는 되레 6% 줄었다.
지난해 잘 나갈 때 홈 평균 관중 수와 비교하면 금세 알 수 있다.
작년 3월에는 1만2천167명에 불과했지만, 성적이 오르자 4월 1만7천109명, 5월 1만8천872명, 6월에도 1만8천412명을 기록했다. 반면에 올해는 뚝 떨어진다. 3월에는 올해도 원픽 우승팀의 기대감이 작용해 1만7천224명이 들어왔다.
하지만 성적이 하위권인 4월에는 작년보다 2천여명이 적은 1만5천727명, 6월에는 1만6천727명을 보였다. 기아가 상승세를 탄 7월에야 겨우 지난해와 비슷한 1만 5천 여명 수준.
챔피언스필드에서 일하는 지인은 "타이거즈 성적이 나쁘면 광주사람들은 정말로 냉정하다" 면서 "마치 모든 팬들이 '이렇게 야구하면 확~안가‘라고 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총선거를 보는 광주의 정치적 태도도 야구와 유사하다. "확~ 바꿔"
전국 17개 시도에서 단 1명만 빼고 전원 물갈이한 곳은 광주가 유일하다. 21대에 이어 22대 총선에서도 똑같이 재현됐다. 광주는 8년째 재선 1명에 초선 7명이다.
국민의힘 텃밭인 대구는 전혀 다르다. 12개 선거구 가운데 초선 4명, 재선 4명, 3선 1명, 4선 2명, 6선 1명이다. 적절하다 못해 교묘할 정도로 선수가 다양하다. 21, 22대 총선 물갈이 비율이 33% 정도다.
전북도 광주와 차이가 있다. 민주당 텃밭이지만, 초선 2명, 재선 3명, 3선 3명, 4선 1명, 5선 1명이다. 22대에는 20%, 21대에는 30%가 바뀌었다.
국회의원층이 두텁다 보니,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자 정동영(5선·통일), 안규백(4선·국방), 김윤덕(3선·국토) 의원이 장관으로 발탁됐다. 알게 모르게 호남 정치중심이 전북으로 이동하고 있다.
광주는 역대 총선 마다 물갈이를 외쳤다. 물갈이 폭이 87.5%다. 정말로 "확~, 확끈하게" 바꿔버렸다. 그러다 보니 정권을 잡아도 장관으로 갈 자원이 부족하다는 말이 나온다. 물갈이의 역습, 개혁공천의 부메랑인가. 물론 초선의원을 발탁할 수도 있을 테지만 말이다.
KIA 타이거즈 성적이 바닥이라도 더 응원하고, 더 진득하게 사람을 키우는 광주를 희망한다. "안 간다, 다 바꿔"가 결코 능사는 아니다. 싹을 자르면 나무는 없다. 신록의 잎새(재선), 무성한 녹음(3~4선), 아름다운 단풍(5~6선)도 결코 볼 수 없다.
KIA 타이거즈는 곧 치고 올라갈 것이다.
광주 정치인들도 눈부신 역량을 보여줬으면 한다 . 모두 함께 응원하기를…
/이건상 기자 lgs@namdo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