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게시판 댓글 온통 "창피" "답답" .... 단체장 디테일 해법 없이 딴 소리만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광주시민·전남도민과 타운홀미팅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처음에는 답답했고, 토론이 진행되면서 실망을 넘어 창피했다. 그러다가 어느 쯤에는 처참했고, 부끄러웠다.  정녕 부끄러움은 호남의 몫이 돼 버렸다.  취임 22일 된 이재명 대통령만 홀로 빛났다.

지난 25일 광주에서 진행된 이 대통령과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도지사와의 타운홀 미팅 이후 인터넷 게시판이 단 한 문장으로 도배되고 있다. "답답하고 부끄럽다"

"광주시는 도대체 뭐 하는 건지 오늘 라이브 보면서 광주시 강기정 시장님 수준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창피 하지도 않는가요"(@박재성-z5q)

"대통령 빼면 다들 우찌 저리도 시원찮노? 참 깝깝하데이" (@성진강-g1c)
 

광주광역시 내부게시판. 독자 제공

광주시청 공무원들의 평가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대통령 주재 토론회 보고자료를 만들었던 공무원들의 참담함은 더 했다. 

"대통령과의 토론…. 저만 답답하나요?"라는 게시글에 무려 3천730명이 읽었다.

"어쩌다 이꼴이 됐는지…. 입에 떠먹여줘도 못먹는다는 말 나오네"

왜 이런 사태, 참변이 일어난 걸까.

첫째, 이재명 스타일 학습 부족이다. 이 대통령은 김대중 같은 정치 지도자 보다 탁월한 행정가에 가깝다. 정치는 명분과 방향성이다. 반면, 행정은 숫자와 속도다. 행정은 정책으로, 정책은 예산으로, 예산으로 숫자로 표기된다.

대충 ‘이비어천가’부르고 "호남이 몰표 줬으니 큰 선물하나 주세요"라는 방식은 안 통한다. 그는 플래카드 들고 단체사진 찍을 때 한쪽이 기울면 보기 싫다고 직접 나서 바로잡는 스타일이다. 디테일의 한 사례로 경험했었다.

둘째, 시도 자체 해법의 부재다. 시도지사의 준비 부족이 아니다. 대통령과 토론하는데, 시도 공무원들이 자료를 허술하게 만들었을까. 문제는 디테일한 대통령을 설득하려면 더 디테일한 현황과 전개과정, 자체 해법, 정부지원 사항을 꼼꼼하게, 3~5년 전 자료가 아닌 오늘의 통계로 준비했어야 했다.

이 대통령은 "공항 근처야 반대한다해도 뭔 곳 주민들이 모두 반대한 이유가 뭔가"라고 물었다. 상식적인 물음이지만, 이미 무안의 대응이 정치적이라는 밑자락이 깔린 질문이었다.

이 대통령은 "산단 만들면 기업이 저절로 오냐"고 질의했다. 기업은 수익논리인데, 시도는 너무 비경제적이라는 무언의 질타였다. 국가산단만 만들면 정말 기업이 줄 서서 올까. 대통령의 지적에 공감한다. 1조원 수익도 명확하지 못했다. 탄약고 부지가 몇 만평인지도 잘 모른데서야….

광주 군 공항은 광주시의 최대 숙원사업이다. 어제 오늘 갑자기 떨어진 사안이 아니다.  대통령 행사의 통보 시간이 짧아서 준비가 미흡했다는 건 핑계도 변명도 아니다.  거의 12년째 매일 같이 시민과 언론에 오르내리는 이슈 아닌가. 
 

셋째, 호남의 토론문화 실종이다. 광주시장과 전남도지사가 시도민들 앞에서 2시간 동안 갈등 현안을 놓고 토론 한 적이 있었던가. 하다 못해 민주당의 시도지사 경선을 앞두고 순회 토론회라도 열었나.

그저 권리당원, 지역구 국회의원, 중앙당 실세 찾아다닌게 호남 지방자치의 민낯 아니었나. 토론을 하면 토론자의 수준도 드러난다. 그러면 여론이 만들어진다. 바꾸자고.

최영태 전남대 명예교수는 SNS를 통해 "시장과 도지사가 3년과 7년의 근무 경력을 고려한다면 이들에게 솔직하게 말해 ‘무능한 지자체장들’이라고 표현해야 정확한 것 같다"고 총평했다.

시장, 도지사 타운홀 미팅 성적표을 매긴다. 광주시장 60점, 전남지사 75점…대통령만 100점이었다.  시장 점수가 박하다고? 광주시 주도 사업 아닌가.

시도 지사에 10점 더 주고 덜 준다한들….

/이건상 기자 lgs@namdonews.com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