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길수(전남도의원·더불어민주당·무안1)

 

정길수 전라남도의회 의원

11월 1일부터 ‘제3회 무안 갯벌 낙지 축제’가 열리는 전남 무안군은 오래전부터 ‘낙지의 고장’으로 불려 왔고, ‘무안 세발낙지’로도 전국적으로 알려져 있다. 낙지는 단순한 수산물이 아니라, 지역민의 삶은 물론 무안 경제의 뿌리로 자리매김했으며, 매년 열리는 낙지축제는 이런 자부심을 함께 나누는 대표적인 지역 축제이자 무안의 얼굴이다.

그러나 최근 개최되고 있는 축제에 안타까운 수식어가 붙었다. 바로 ‘낙지 없는 낙지축제’다. 이는 낙지 자원 감소라는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는 상징적인 표현이라 할 것이다.

낙지 생산량 감소는 단순히 해양 생태의 변화가 아니다. 지역 어민의 생계와 전남 수산업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된 문제다. 2024년 기준 전남의 낙지 생산량은 3천409t으로 전국 생산량의 약 58%를 차지하고 있으나, 어획량은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무안의 ‘낙지 명성’뿐 아니라 지역 경제의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라남도 해양수산과학원은 과학적 자원 회복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16일 무안군 현경면 홀통해역에서 열린 ‘어린 낙지 방류 행사’도 그 노력의 일환이다. 필자 역시 지역 도의원으로서 이번 행사에 함께 참여해 지역민, 어업인, 관계자들과 1만 마리의 어린 낙지를 바다 품에 넣는 뜻깊은 자리에 함께했다. 이 작은 손길 하나하나가 우리 바다를 되살리는 실천이며, 어민의 삶을 지키는 출발점이라고 믿는다.

이번에 방류된 낙지는 해양수산과학원 자원조성연구소에서 6개월 이상 사육된 건강한 개체로, 먹이 공급과 수온 관리가 안정적으로 이뤄진 낙지다. 전남도는 2014년부터 순천시, 함평군, 신안군 등 주요 해역에 총 17만 8천 마리의 어린 낙지를 도내 해역에 방류했다. 이는 단순히 숫자의 의미를 넘어 자원 회복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물이다.

그러나 방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낙지 자원 회복을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사후관리와 제도적 뒷받침이 함께 가야 한다. 어획 시기 조절, 보호 구역 확대, 어업 질서 확립 등 지속 가능한 자원 관리 체계 구축이 절실하다. 동시에 지자체와 연구기관, 어업인이 긴밀히 협력하고, 지역 주민의 참여와 인식 개선이 함께할 때 그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도의회 역시 이러한 민·관·연 협력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수산자원 보호와 어업 기반 강화를 위한 입법과 예산 지원, 정책 제언 활동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낙지 자원 회복은 단순한 지역 이슈가 아니라 전남 수산업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며,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다.

무안의 낙지는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다. 무안의 역사이자 자부심이며, 우리 어민들의 삶 그 자체다. ‘낙지 없는 낙지축제’라는 말이 다시는 나오지 않도록 생태가 살아나고 바다가 풍성해지는 무안을 만들기 위해 도의회도 끊임없이 현장에서 주민들과 함께할 것이다.

올해 낙지축제가 다시 한번 무안의 자부심을 되새기는 멋진 축제가 되길 바란다. ‘낙지의 고장 무안’이라는 이름이 오래도록 이어질 수 있도록 도민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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