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의 자존심
정일근
뭉쳐놓은 듯 버려놓은 듯 땅에 바짝 엎드려
꽃자루 없이 앉은뱅이 꽃 피우는 노랑 민들레
흔해서 보이지 않고 흔해서 짓밟히는 꽃이 제 씨앗
은빛으로 둥글게 빚는 바로 그 순간
하늘로 꽃대 단숨에 쑥쑥 밀어 올리는
꽃의 마지막 자존심이 있다
11월 13일은 수능시험일이다. 국무회의에서 통과되고, 비행기도 안 뜨는 강력한 시험, 17개 시도교육청이 동일한 지침으로 동일하게 시행하는 시험.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 모두 같은 날, 같은 시간에, 같은 수능시험을 치른다.
시험 한 번, 오직 단 한판으로 합격과 불합격이 결정되는 입시는 최소화되면 좋겠다. 고등학교 3년의 학교생활과 학업역량이 오롯이 반영되는 입시를 원한다.
수능시험이 끝나면 면접과 논술이 시작된다. 서울 어느 곳으로 많은 수험생들이 몰려갈텐데, 사교육이 공교육을 불편하게 하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
하늘로 꽃대 단숨에 쑥쑥 밀어 올리는 민들레의 마지막 자존심이 있듯이, 우리 공교육도 자존심과 자긍심이 높다. 그러니 잘 지켜주기 바란다.
정훈탁/광주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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