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 농수로 절반 이상이 자연재해에 취약한 흙수로인 것으로 나타나 국비 지원을 통한 구조화 사업 확대가 시급하다.
남도일보 취재 종합 결과, 전남지역 전체 농수로 3만9천863㎞ 가운데 콘크리트 구조물로 보강된 농수로는 1만7천483㎞(44%)에 불과하다. 나머지 56%는 태풍·집중 호우·지진 등 자연재해 발생 시 매우 위험한 흙수로다.
흙수로는 폭우 땐 쌓인 수초와 쓰레기 더미 등이 물 흐름을 막아 침수피해 등을 유발한다. 가뭄 시에는 빗물 상당량을 흡수해 물 이용 효율을 떨어뜨리고 있다. 실제 나주시 동강면 장동에 위치한 한 간척지는 장마철에 약 8㎞ 길이의 흙수로에 수초와 쓰레기가 쌓여 해마다 침수피해로 간척지 농민들의 고통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흙수로 피해가 늘면서 전남도내 친환경 소재 콘크리트를 활용한 흙수로 구조물화 사업비도 최근 5년 새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2018년 31억5천만 원(도비 기준) 수준이던 사업비가 2020년 44억 원, 2021년 58억 원, 작년과 올해 각각 73억 원 상당으로 급증했다. 올해 목포시를 제외한 21개 시·군이 도비 73억 원을 포함해 총 91억2천만 원 상당을 투입, 흙수로 구조물화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한해 구조물화로 개선된 흙수로가 수십㎞에 그쳐 관련 예산을 더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열악한 지방 재정 여건을 감안해 국비 지원 확대도 필수적이란 주장이다.
지난달 29일 함평에서 농수로 수문 관리원이 폭우에 휩쓸려 숨진 채 발견되는 등 도내에서 농수로 관련 사망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재해 대응에도 매우 효과적인 흙수로 구조화 사업 국비 지원을 현행 20%에서 50%까지 늘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재해 예방과 안정적인 농업용수 확보를 통해 영농에 불편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