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미 (더심플&양파컴퍼니 대표이사)

다시 가을이다. 남도일보 독자들이 더 행복하고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일상에서 나의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방법 3가지를 줄리아 카메론의 저서 ‘아티스트 웨이’를 통해 소개한다.
첫번 째로 내 의식을 구석구석 쓸어주는 작은 솔, ‘모닝 페이지’다. 아티스트 웨이에서 가장 중요하게 소개하는 도구 중 모닝 페이지. 모닝 페이지란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자신의 의식의 흐름대로 3페이지 분량의 글을 쓰는 습관을 말한다. 중요한 것은 글의 내용이 아니라 아무런 필터없이 생각나는 대로 써내려가는 것이 핵심이다. 글을 잘 쓰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1도’ 없고, 논리적 구조를 갖추려는 시도역시 필요하지 않다. 그저 내면에서 올라오는 생각들을 그대로 종이 위에 떨어뜨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내면에 억눌려 있던 감정, 욕구, 불안 등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고 한다. 모닝 페이지는 내면의 진솔한 목소리를 깨우고, 평소 무의식적으로 억누르던 것들을 직면하게 만든다. 나는 스타벅스 이연 디자이너의 모닝 페이지 스토리를 듣고 어느 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모닝 페이지를 쓰기 시작했다. 무슨 말을 쓸까? ‘쓸 말이 없다’로 시작한 첫 줄은 다른 문장들을 줄줄이 불러왔다. 얼마 후 나는 외면하고 지내던 지인에게 먼저 연락을 했고, 화해까지 하게 되었다. 한참 후에야 그것이 모닝 페이지 쓰기 덕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원망과 분노로 쓰기시작한 그 날의 글은 3번째 페이지에 이르자 그녀와 화해하는 내용이 지렁이처럼 휘갈겨져 있었다. 모닝 페이지 쓰기는 결국 그녀와 화해하고 싶었지만 두려웠던 나의 진짜 내면의 소리를 명확하게 듣도록 도와준 것이다.
두번 째는 창조적 내면과의 만남, ‘아티스트 데이트’다. 매주 한 번, 최소 2시간 동안 자신과 오롯이 노는 시간을 말한다. 이 시간엔 오로지 자신이 좋아하는 것, 즐거움을 느끼는 것에 홀로 몰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 우리는 창의력을 충전하고, 잃어버렸던 열정을 되찾을 수 있다. 내가 해본 아티스트 데이트로는 혼자 영화 보기, 식물원가기, 디로딩여행가기, 독서워크숍, 전통시장 걷기 등이다. 나는 나의 내면의 목소리를 더욱 명확하게 듣고, 그것을 따르는 법도 배우게 된 것다. ‘홀로 고요해져라’, ‘몸을 돌보라’…
마지막으로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게 하는 나만의 고민 상담 라디오, ‘아티스트 걷기’다. 걸을 때 우리는 주변의 모습과 소리에 집중하며 내 몸에 감각들이 깨어난다. 걷기는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도록 나를 도와준다. 여러분도 많이 느껴보자?
‘걷기’는 또한 내면의 비판자를 극복하도록 도와준다. 내면의 비판자는 우리가 창조적인 활동을 시작하려 할 때마다 "너는 충분히 재능이 없어", "이건 아무 가치도 없어" 같은 말을 내뱉으며 우리를 주저하게 만든다. 카메론은 이 내면의 비판자를 의식적으로 인식하고, 그 목소리를 무시하는 훈련을 강조한다. 모닝 페이지나 아티스트 데이트와 같은 도구를 활용해 자신의 내면을 이해하고 신뢰하게 될수록, 우리는 이 비판자의 목소리에 휘둘리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내면의 목소리를 들으며 걷는 길, 아티스트 웨이는 단순히 창조성을 회복하는 것을 넘어, 진정한 내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그것에 따라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게 해준다.
모닝 페이지 쓰기로 무의식적인 흐름을 기록하고 아티스트 데이트를 통해 창의력을 발휘하고, 고요 속에 홀로 하는 걷기로 우리를 보다 진실한 내 자신과 연결시켜 보자. 바쁘지만 분명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시간의 틈 속에 하루 1분 소리를 차단하는 연습을 하고 그 틈으로 올 가을, 우리 모두 각자의 나를 만나보면 어떨까?
※외부 칼럼·기고·독자투고 내용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