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8억원을 들여 지난해 12월 준공한 전남 여수 ‘조명연합수군 테마 역사공원’이 1년도 안 돼 총체적 부실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정기명 여수시장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할 정도로 부실 투성이로 드러나면서 철저한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 책임자 문책 등이 이뤄져야 한다.
남도일보 취재 종합 결과, 이 역사공원은 임진왜란 당시 조명(朝明)연합 수군 주둔지였던 여수시 묘도동 도독마을 일대에 조성됐다. 도독마을은 명나라 진린 도독이 주둔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공원의 1차 사업은 지난해 12월 마무리됐다. 당초 여수시는 역사공원을 묘도동 이순신대교와 홍보관, 봉화산 전망공원과 연계해 여수만의 역사와 아름다운 경관을 살린 특색 있는 관광자원으로 개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1차 사업이 준공된 지 1년도 되지 않아 진입로 비탈면이 두 차례나 붕괴되고, 산책로 바닥은 갈라졌다. 나무데크와 난간도 곳곳이 고정되지 않아 흔들려 보행을 위협하고 있다. 조경수 상당수는 이미 고사됐다.
여기에다 이순신대교 전망대에서 내려와 급경사지를 지나 도보로 한참 걸어야 공원에 도착할 수 있어 연계 관광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뚜렷한 콘텐츠도 없는 실정이다. 여수시민들이 대표적인 예산 낭비 사례라고 지적할 만큼 ‘조명연합수군 테마 역사공원’은 자칫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놓여 있다.
송하진 여수시의원도 최근 열린 제240회 여수시의회 임시회에서 "여수시는 진입로 비탈면 2차 붕괴가 일어난 지난 5월에야 뒤늦게 사면 안정성 검토를 실시했다"고 지적했다. 여수시가 절개지에 대한 사면 안정성 검토조차 시행하지 않은 채 마구잡이식 공사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는 게 송 의원의 주장이다.
정 시장이 잘못을 인정하고 문제점 등을 보완해 2단계 사업 때 반영·복구하겠다고 답변했으나 총체적 부실에 대한 책임소재는 반드시 가려져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