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해 책임자 부주의 확인
해경 "형사 처벌 검토 중"

 

탑승객들이 구조되고 있는 모습. /목포해경 제공

전남 신안군 인근 해상에서 제주를 출발해 목포로 향하던 대형 여객선이 무인도에 좌초한 사고와 관련해, 항해 책임자가 휴대전화를 보느라 조타를 소홀히 한 사실이 해경 초기 수사에서 드러났다.

20일 해경 등에 따르면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는 전날 오후 8시16분께 신안군 장산면 족도(무인도) 인근 협수로를 지나는 과정에서 섬에 절반가량 걸터앉는 형태로 좌초했다. 해당 선박에는 승객 246명과 승무원 21명 등 총 267명이 탑승해 있었다.

해경이 주요 승무원을 상대로 실시한 1차 조사 결과, 사고는 수동 운항이 필요한 협수로 구간에서 항해 책임자가 휴대전화를 보며 자동항법장치(오토파일럿)에 의존한 것이 원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선박은 변침(방향 전환) 시기를 놓쳐 그대로 무인도 방향으로 돌진했다는 것이다.

신안 장산도 인근 해역은 연안 여객선 항로가 촘촘히 모여 있는 협수로로, 평소 조타수들이 자동항법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수동 운항으로 안전 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해경은 "운항 과실이 드러난 만큼 관련자들을 형사 처분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좌초 직후 신고를 받은 해경과 소방당국은 즉시 공동 대응에 나섰고, 사고 발생 22분 뒤인 오후 8시38분께 해경 경비정이 현장에 도착했다. 장산119지역대 구급차도 장산면사무소에 배치돼 유사시 대응에 나설 준비를 갖췄다.

이번 사고로 통증 등을 호소한 승객 27명이 병원에 분산 이송됐지만, 대부분 경상으로 확인됐다. 큰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경 관계자는 "항해 기록장치 분석 등을 통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경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이날 오전 11시 1차 브리핑, 오후 4시 2차 브리핑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태훈 기자 th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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