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품질과 상생으로 위탁 생산 전문기업 ‘우뚝’
소비자 신뢰 얻고·최고의 품질 양산차 지속해야
지역민·출향인, 내 고장 차 사주기 캠페인 절실

 

광주글로벌모터스 생산공장에서 ‘광주형 일자리’ 첫 번재 완성차인 ‘캐스퍼’가 조립 라인을 거쳐가는 모습.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신생 회사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한국 자동차 생태계 판을 뒤흔들고 있다. 공장 설립 논의 과정에서 쪽박을 찰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양산 첫 차인 현대자동차 ‘캐스퍼’가 사전 계약에서 대박을 터트렸다.

현대차는 이달 29일 출시 예정인 캐스퍼의 주요 사양과 내장 디자인, 가격을 공개하고 본격적인 양산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부터 온라인 사전계약을 시작했다. 온라인 사전계약은 시작하자 마자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계약 신청이 폭주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사전 계약 첫날 GGM의 올해 생산 목표치 1만2천대를 넘겼고 자정 무렵에는 1만9천대를 돌파하는 등 2만대는 무난하게 넘길 전망이다. 폭발적인 사전 계약에 현대차도 깜짝 놀라는 분위기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온라인으로 캐스퍼 사전계약에 참가하며 힘을 보탰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에 정상적으로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 생산 인력을 추가 투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GGM이 인건비를 줄이는 데 성공했기 때문에 합리적인 가격과 뛰어난 성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내다본다. 캐스퍼 판매 방식도 첫 실험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온라인으로 차량을 판매한 적은 없다. 온라인 판매는 영업 지점 축소 등 불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자연스럽게 차량 가격이 내려가 소비자에게도 이득이다.

GGM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유연성과 친환경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이다.

현재는 내연기관의 엔트리 SUV를 생산할 계획이지만, 시장 상황의 변화에 따라 전기차나 수소차 등 친환경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 확보하고 있다. 새로운 라인을 설치하지 않고도 다른 차종을 생산할 수 있는 유연성도 갖추고 있다.

GGM 양산 1호 차인 엔트리 SUV ‘캐스퍼’ 생산의 의미와 과정 등을 되짚어 본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4월 30일 ‘상생의 일터 무재해 성공양산’ 출범식을 가졌다. 광주글로벌모터스 임직원들이 ‘상생의 일터’ 상징 표지석 제막식을 하고 있다. /광주글로벌모터스 제공

◇지역 경제 활성화 통한 동반성장 기틀 마련

GGM은 지난 2019년 1월 ‘광주형 일자리’를 만들어 광주의 아들·딸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 경제 발전에 공헌하기 위한 취지로 출발했다.

▲적정 임금 ▲적정 노동 시간 ▲협력업체 간 동반성장 및 상생협력 ▲소통·투명 경영 실현을 기치로 내걸었다.

대한민국에서 23년 만에 건설되는 완성차 공장을 향한 관심은 뜨거웠다.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사회통합형 노사 상생 모델이라는 점에서다.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마침내 GGM공장이 착공되면서 광주가 명실 공히 자동차산업의 메카로 발돋움하고 지역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통한 동반성장의 기틀이 마련될 것이란 기대감도 한 껏 높아졌다.

올해 2월 설비 설치 공사를 사실상 마무리하고 시 운전을 시작했다. 이어 지난 4월 5일 차체 공장을 시작으로 12일 도장공장, 15일 조립공장 순으로 시험생산에 들어갔다. 같은 날 오후에는 광주경제자유구역청으로부터 건축물 사용승인서를 받았으며 드디어 4월 29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역사적인 준공식을 열었다.
 

광주글로벌모터스 생산 직원들이 ‘캐스퍼’를 조립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지역 인재 채용·업체와 동반 성장

GGM은 공장 설립 이래 꾸준히 지역 인재를 채용해 설립 목표였던 지역 일자리 창출에 앞장섰다.

현재 1교대 기준 운영인력인 539명을 채용했다. 광주·전남 지역 인재가 498명으로 93.4%를 차지하고 있다. 20대가 51%인 275명에 이르는 등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했다.

지역 업체와의 상생을 통한 동반성장을 실천한 부분도 돋보였다.

공장 건설에 투입된 44개 장비업체 가운데 광주·전남지역 업체의 참여율이 98%에 달했다.

건축, 토목, 전기, 기계 등에 참여한 54개 업체 중 지역 업체가 30개였으며 하도급 대상 공사금액(직접공사비)의 62.8%가 지역 업체에 지급됐다. 구내식당 인력 역시 최소 70% 이상을 지역민으로 채용했다.
 

광주글로벌모터스 첫 완성차인 ‘캐스퍼’./현대차 제공

◇공공부문 의무구매제, 지역 실정에 맞춰 유연성 발휘해야

캐스퍼의 안정적인 판매를 위해서는 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관용차 시장’ 진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환경부가 지난해부터 경유차 감축과 친환경차 보급 확대를 위해 공공기관의 새로 구입하는 관용차는 100% 저공해차로 구입하도록 고시했다. 대상은 관용차 10대 이상을 보유 중인 전국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이다.

이들 단체와 기관은 새차의 100%를 저공해 자동차로 구매하거나 임차해야 하며 위반 시에는 과태료를 부과한다.

여기에 현행 80%인 공공부문의 전기·수소차 신규 의무 구매비율을 오는 2023년부터는 100%까지 상향키로 해 GGM의 관용차 시장 진출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차량 판매 실적에 따라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성패가 걸려 있다는 점에서 그 어느 지역보다 광주시를 비롯해 산하 각 구청과 공공기관들은 앞장서서 구매에 나서야 될 처지이지만 ‘공공부문 저공해차 의무구매제’가 복병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에 지역민과 출향인 등이 내 고장 차 사주기 캠페인도 필요한 상황이다.

광주지역 부품업체 관계자는 “GGM이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공공부문에서 적극 신차를 구매해 줘야 한다”며 “캐스퍼가 경차이고 디젤(경유)차도 아닌 만큼 ‘공공부문 저공해차 의무구매제’를 지역 실정에 맞춰 유연성을 발휘해 주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15일 오전 10시 본사 조립공장에서 역사적인 양산 1호 차 생산 기념식을 가졌다.

◇소비자 신뢰·노사 상생 지속 돼야

GGM은 15일 첫 차 생산을 시작으로 올해 1만 2천 대, 내년 7만 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전 계약 첫날 올해 목표치는 달성했다. 뜨거운 반응 속에 첫 출발은 대박이었지만 소비자들로부터 지속적인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최고의 품질이라는 찬사를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또 하나는 노사 상생이다.

현재 노동조합이 결성되지 않고 상생협의회를 통해 근로자 대표와 회사 측 대표가 머리를 맞대고 현안을 논의하고 해답을 구하는 구조를 갖추고 노사 상생을 철저하게 실천하고 있다.

다만 앞으로도 노사가 분쟁이나 파업 없이 상호 존중하면서 상생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두 가지가 갖춰지면 GGM은 세계 최고의 자동차 위탁 생산 전문기업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광태 대표이사는 “그동안 직원들과 HMC지원단 등 많은 분들의 노력과 광주시민들의 열렬한 성원으로 마침내 역사적인 양산에 돌입해 무한한 감격과 함께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상생을 바탕으로 모든 임직원이 열정을 쏟아 시장의 신뢰를 받고 광주시민과 국민들의 박수를 받을 수 있는 최고 품질의 자동차를 생산해 반드시 세계 최고의 자동차 위탁 생산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이사는 이어 “자동차 양산은 이제부터 냉정한 시장의 평가를 받는다는 의미로 더욱더 신발 끈을 동여매고 최고 품질 확보와 상생을 실천해 반드시 모든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들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노정훈 기자 hun7334@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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