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의 쌀 최대생산지인 동강면 장동 간척지 농민들이 매년 침수피해를 입은 것은 한국농어촌공사의 인근 배수로 관리 소홀 탓이어서 농어촌공사 존재 이유를 의심케 하고 있다.
본보 취재 종합 결과, 나주시 동강면 장동 간척지 526㏊(159만1천여 평)의 벼논 중 30~40%에 달하는 180㏊(54만4천여 평) 이상이 해마다 장마철이면 물에 잠겨 농민들을 애타게 하고 있다. 벼논 침수는 간척지를 둘러싼 약 8㎞ 구간의 배수로에 수초와 쓰레기 등이 쌓여 물 흐름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간척지 농민들은 “30여 년 동안 간척지 농사를 지으면서 매년 침수 피해 대책을 요구했으나 농어촌공사가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김경숙 동강면장도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농민들의 민원이 쏟아져 농어촌공사에 질의·확인한 결과, 관련 예산이 없어 배수로 준설공사가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본보 취재진에 밝혔다. 게다가 농어촌공사가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임대해 준 5.43㏊(1만6천여 평) 규모의 하천부지 작물 때문에 중장비를 활용한 하천준설 작업에 지장을 초래해 해당 부지에 대한 임대차 계약 취소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농어촌공사 측은 해마다 배수로 준설작업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으나 주먹구구식 간척지 관리로 인해 애먼 간척지 벼농사 농민만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지나온 100년·미래로 100년, 농어촌의 행복을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는 농어촌공사의 외침이 공허한 메아리로 들릴 뿐이다.
동강 간척지에서 생산한 ‘으뜸쌀’은 미국에 수출될 정도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간척지 농민들이 더 좋은 품질의 쌀을 생산할 수 있도록 상습 침수농지 주변 배수펌프장 설치, 하천부지 임대차 계약 취소 등 농민들의 요구사항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