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KS 전적 4승 1패…7년 만에 축포
1987년 이후 37년만에 홈구장 우승
부임 첫해 우승 이끈 이범호 감독 리더십

프로야구 KIA타이거즈가 운명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삼성을 꺾고 37년 만에 광주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KIA는 지난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KBO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5차전 경기에서 7-5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KIA는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KS 우승을 확정했다. 안방에서 열린 1, 2차전을 내리 이긴 KIA는 대구 원정으로 펼쳐진 3차전을 내줬지만, 4차전에 이어 5차전도 이기며 우승 기쁨을 누렸다. KIA는 통산 12번째((1983·1986·1987·1988·1989·1991·1993·1996·1997·2009·2017·2024)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뤄냄과 동시에 2017년 이후 7년 만에 통합 우승을 달성하는 기쁨을 누렸다.
특히 이번 한국리시즈에서는 광주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2014년 개장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맛보는 최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만들어냈다. 통합우승 전까지 KIA가 해태 시절을 포함해 연고지 광주에서 우승한 것은 1987년 단 한 번 뿐이다.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영예는 KIA 김선빈에게 돌아갔다.
이번 시리즈에서 타율 0.588(17타수 10안타) 활약을 펼친 김선빈은 기자단 투표 99표 중 46표(46.5%)를 얻어 45표(45.5%)를 받은 팀 동료 김태군을 1표 차로 제치고 MVP를 거머쥐었다.
이번 한국시리즈 우승은 모두가 제 몫을 해내며 일궈낸 성과이기 때문에 더욱 값지다.
올 시즌 KIA의 간판 타자로 떠오른 김도영은 올해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를 작성했다. 홈런 2개가 부족해 국내 선수 최초의 40홈런-40도루 달성은 실패했지만 최연소 30홈런-30도루를 작성하며 잠재력을 터뜨렸다. 김도영은 KS 2차전에서도 결승 타점을 올리고, 홈런을 날리는 등 생애 첫 KS를 누볐다.
지난 8월 강습 타구에 맞아 턱 관절 골절 부상을 입은 외인 제임스 네일은 복귀 의지를 놓지 않았고, KS무대에 돌아왔다. 그는 1차전과 4차전 역투를 펼치며 팀에 승리를 선사해 에이스의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줬다.
주목을 받지 못했던 KIA 안방마님 김태군도 투수들과 찰떡 호흡을 자랑하며 삼성 타선을 묶어놨다. 4차전에선 데뷔 후 첫 만루 홈런을 터뜨리며 활짝 웃었다. 시리즈의 흐름이 KIA로 완전히 넘어온 순간이기도 했다.

KIA 선수들이 이범호 감독을 헹가래 치며 우승을 만끽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올 시즌 KIA의 지휘봉을 잡은 이범호 KIA 감독은 초보 감독답지 않은 특유의 리더십을 앞세워 7년 만의 통합 우승을 일궜다.
이 감독은 수장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1981년생인 이 감독은 KBO리그 최초의 1980년대생 수장이다.
이범호 감독은 정규시즌에서 ‘형님 리더십’과 탁월한 소통 능력을 앞세워 선수단 전체를 포용했다. 감독의 권위를 앞세우지 않고 선수들과 호흡하면서 팀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었고, 팀 운영에 있어서 선수들의 의견을 존중하며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막강한 전력을 뽐낸 KIA는 올 시즌 독주 체제를 굳히며 조기에 정규시즌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하며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팀을 맡은 후 힘든 시기도, 좋은 시기도 있었는데 좋은 상황에서 우승할 수 있어 감사하다. 광주에서 우승을 이루고 싶었는데 목표를 달성해 기쁘다"며 "우승했지만 다시 시작이다. 내년에도 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박건우 기자 pgw@namdo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