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역 불일치, 오기도 다수 발견 ‘신뢰 추락’
산건위, 광주 TP 감사 중단…일정도 연기
관광공사·도시공사·영어방송 등도 문제
의원들 "기만하는 행위·행정 느슨" 격앙

광주광역시 출자·출연 기관 등에 대한 광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부실한 자료 및 허위 자료 제출이 잇따르자 감사가 중단되는 등 파행이 빚어졌다.
기관장들은 직원들의 단순한 오타 또는 오기 실수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조작이 의심되거나 고의로 누락했을 가능성이 높은 자료가 비일비재해 행정사무감사에 임하는 기관들의 태도에 시의원들은 격앙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광주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5일 광주테크노파크(광주TP)의 현황 보고 자료 부실을 이유로 행정사무감사를 중단했다.
이날 산업건설위원들은 광주TP가 전년도에 제출한 자료와 올해 자료가 불일치하거나 오기한 내용이 다수 확인됐다고 질타했다.
강수훈 의원은 "행정에 대한 시민 신뢰도를 확연히 떨어뜨리고 있다"며 "다른 상임위원회에서도 부실한 자료 제출이 이어져 민선 8기 들어 전체적으로 얼마나 행정을 느슨하게 하고 있는지 심각성을 보여준다"고 질타했다.
강 의원이 이날 행정감사에서 지적한 자료를 보면 광주TP가 제출한 2023년 직급별 급여 내역의 경우 임원·단장·본부장 합산액이 2억5천500만원이었으나 올해는 2023년 기준 5천600만원만 지급했다고 축소 보고했다. 또한 6급 급여 수치는 14억원에서 21억원, 7급은 8억6천만원에서 13억원으로 크게 달라져 있으며 공무직 급여 현황은 아예 누락했다.
중소벤처기업 매출과 폐업 현황도 2023년에는 6천651억원으로 보고했다가 올해 제출한 자료에는 3천909억원 기재되는 등 1년 사이 2천600억원이 넘은 차이를 보였다.
광주TP가 제출한 자료에는 장비 활용 관련 자료도 수치가 바뀌었고 공사 입찰과 계약 목록 중 일부 업체가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테크노파크 측은 "담당자의 실수로 보이며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송구하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광주TP측에 다시 요구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했고 행정감사 일정도 연기했다.
박필순 산업건설위원장은 "요구 자료 오기 및 자료 불일치가 다소 발견되는 등 자료 미비 등으로 감사를 더 이상 진행 할 수 없어 감사를 중단하고 추후 일정 통보 후 감사를 계속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일 열린 광주관광공사의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자료 중 일부는 ‘표’ 안에서 각기 다른 단위를 사용하는가 하면, 하나의 ‘표’ 안에 두 개의 합계를 기재해 제출하기도 했다. 또한 DRT(수요응답형) 시티투어 버스 자료는 허위로 만들거나 고의로 수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임석 의원은 "없는 자료는 허위로 만들고, 잘못 기재된 자료는 소관 상임위 의원들에게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며 "이렇게 되면 관광공사가 제출한 모든 자료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냐"고 따져 물었다.
이날 광주도시공사가 강수훈 의원에게 제출한 수의계약 자료에도 수치 오류가 곳곳에서 발견돼 부실한 자료 제출에 대한 강도 높은 추궁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김진강 광주관광공사 사장과 김승남 광주도시공사 사장은 "연신 죄송하다"면서 "앞으로는 행정사무 감사 자료를 사전에 철저히 점검해 시의회에 보고하도록 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앞서 이귀순 의원은 ‘글로벌광주방송 행정사무감사 자료 늑장 제출’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글로벌영어방송’ 관련 출연료 지급 현황, 역대 사장단 명단, 정산서 등의 자료를 광주시에 요구했지만 광주시는 ‘글로벌영어방송’ 기관의 미제출을 이유로 한 건의 자료도 제출하지 않다가 이의를 제기하자 뒤늦게 자료를 제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의원은 "시의회를 경시하고 사안의 심각성을 외면하는 피감 기관의 태도에 개탄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앞으로 진행될 행정사무감사에 광주시는 시민 앞에 성실하게 임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노정훈 기자 hun7334@namdo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