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부처님오신날 입니다. 전남 화순군 도암면 대포리 천불산에 위치한 운주사를 앵글에 담았습니다. 창건 연대를 알지 못하나 고려시대에 번창했던 사찰입니다.
운주사(雲住寺)는 ‘구름이 머무는 곳’이라는 뜻과 ‘배를 움직인다’는 뜻의 운주사(運舟寺)로 불립니다.

현재 돌부처 70구와 석탑 18기만이 남아 있습니다. 평면적이면서 토속적인 생김새에 어색하고 균형이 잡히지 않은 신체 구조는 고려시대 지방적인 특색을 잘 보여줍니다. 석탑 또한 그 모양이나 무늬의 표현방식이 매우 독특하여, 3층·5층·7층 등 층수도 다양합니다. 탑의 표면에 ‘X’, ‘◇’, ‘川’과 같은 기하학 무늬들이 새겨 있어 특이합니다.
운주사에는 누운 부처(와불)가 유명합니다. 한 쌍이라 부부와불이라고도 부르며 너비 10m, 길이 12m의 대형 불상입니다. 도선이 천불천탑을 하룻밤에 세울 때 맨 마지막으로 와불을 일으켜 세우려고 했는데, 공사에 싫증난 동자승이 닭이 울었다고 거짓말을 하여 불상을 세우지 못했다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 하늘에서 담아낸 운주사의 천년 비밀
새처럼 하늘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는 것은 제 오랜 꿈이었습니다. 2017년 드론을 접했을 때, 저는 새로운 사진적 시각에 매료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운주사는 제가 먼저 달려간 곳 중 하나였죠. 2020년 2월부터 ‘구름이 머무는 절’, ‘배를 움직인다는 절’이라 불리는 운주사의 풍수지리적 측면에 깊은 관심을 두고 이미지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정말로 이곳이 구름이 머물기에 적합한 지형인지, 아니면 전체 지형이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배처럼 보이는 것인지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하늘에서 바라보니 운주사는 정말 ‘물 위에 불안하게 떠 있는‘ 형상을 하고 있었고, 이 ’불안한 배‘는 1천개의 불상과 1천개의 탑으로 보였습니다.
수차례 현장 답사를 통해 촬영 지점을 찾아내어 Inspire2와 Mavic 2 드론을 활용하여 다양한 초점 거리로 계절별 이미지를 담아냈습니다. 오늘 선보이는 이미지들은 2월, 8월, 12월의 서로 다른 계절감이 담긴 운주사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지상에서 걸으며 촬영한 이미지는 마치 인자한 동네 할머니의 부드러운 미소 같은, 온화한 부처의 얼굴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늘에서 바라본 운주사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었죠. 천 년 전 선조들의 지혜와 믿음이 담긴 공간 구성을 발견하는 순간은 정말 경이로웠습니다. 글 정리 / 이건상 기자 lgs@namdonews.com






김덕일 다큐멘터리 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