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8 민주화운동: 기억과 기록의 책임

드론으로 촬영한 옛 전남도청 앞 분수대.  김덕일 작품
드론으로 촬영한 옛 전남도청 앞 분수대.  김덕일 작품

 

1980년 5월, 중학생이었던 나는 민주주의의 깊은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군부의 집권이 상식적으로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당시 조선대에 다니던 형이 갑자기 행방불명되었고, 동네 형은 다리에 총상을 입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어린 나이였지만 세상이 크게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중학교 3학년으로서 직접 참여할 수는 없었지만, 불의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있었다. 무언가 행동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으나, 그 생각은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 기억은 성인이 된 후에도 나를 따라다니는 작은 부채의식으로 남았다.

2017년 5월, 나는 드론으로 5·18을 기록한다면 어떤 모습이 될까 고민했다. 민주화의 중심지, 선한 이들의 목소리가 모인 곳은 어디일까?

그 답은 구 도청 분수대였다. 날씨가 흐렸지만, 하늘에서 내려다본 분수대는 마치 꽃처럼 보였다. 붉은 피로 물든 아픈 꽃이었다. 10월에는 그곳에서 전일빌딩과 금남로, 구 도청 자리를 카메라에 담았다. 이후로도 5。18 사적지를 찾아 기록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비가 그친 직후 촬영한 망월동 묘역의 이미지, 상무대 영창이 있었던 자리 등 아픔의 흔적이 여전히 생생하다. 그 좁은 상무대 공간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끌려와 고통받았는지를 생각하면, 이 아픈 역사를 아름답게 기록해야 할 책임을 느낀다.어슴푸레한 이미지 속에서도 생명을 내놓고 민주주의를 외쳤던 이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것이 살아남은 우리의 의무일 것이다.
 

5월의 현장, 옛 전남도청 분수대와 금남로 일대.
5월의 현장, 옛 전남도청 분수대와 금남로 일대.
전남대 병원쪽에서 바라본 옛 전남도청(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분수대, 금남로.
전남대 병원쪽에서 바라본 옛 전남도청(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분수대, 금남로.
국립5·18민주묘지 민주열사 묘지. 80년 당시 망월동 묘지라고 불렸던 곳.
국립5·18민주묘지 민주열사 묘지. 80년 당시 망월동 묘지라고 불렸던 곳.
80년 당시 수많은 시민군과 민주인사들이 고문을 당했던 옛 상무대(현 상무지구) 법정과 영창.
80년 당시 수많은 시민군과 민주인사들이 고문을 당했던 옛 상무대(현 상무지구) 법정과 영창.
광주 동구 제봉로 옛 광주MBC앞에 세워진 5·18 사적비.
광주 동구 제봉로 옛 광주MBC앞에 세워진 5·18 사적비.
광주MBC 옛터 사적비. 5·18 당시 방송국은 불탔다.
광주MBC 옛터 사적비. 5·18 당시 방송국은 불탔다.
김덕일 작가
김덕일 작가

김덕일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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