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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인류에 대한 자연의 경고를 자각하자-염동익 (사)한국환경장애연구협회 광주시회장 날이 갈수록 세계 도처에서 홍수, 태풍, 지진, 해일 같은 자연재해가 빈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필리핀 산사태 참사가 발생해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최고 3천여명까지 추산되는 실종자는 대부분이 사망했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현실화되고 있지만 먼나라에서 시시각각으로 들려오는 참상은 상상의 범주를 넘어서고, 생존자들이 겪은 감당할 수 없는 충격은 남의 일처럼 들리지 않는다. 이번 필리핀 산사태는 또 하나의 환경재앙으로 이번 산사태 발생지역은 열대우림의 무차별적 남벌과 개발로 작은 충격에도 쉽게 산사태에 노출될 위험에 직면해 있었으며 억겁의 세월동안 빚어놓은 아름다운 자연을 하나 둘 침범하며 파괴해왔던 인간이 자초한 측면이 강하다. 잘 알려진 바대로, 자연앞에 백일하에 드러난 인간의 나약한 실상은 이번 산사태가 유일한 것은 아니며, 최근에는 동남아시아 일대를 강타한 쓰나미 현상이 발생했으며 미국에 발생한 허리케인 피해, 일본 고베를 비극으로 몰아넣은 지진과 같이 21세기의 크고 작은 자연현상의 충격은 아직 생존자의 뇌리를 떠나지 않고 있다. 이번 필리핀 산사태의 피해는 집중호우로 인한 천재지변에 연유한 것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자연의 보복이라고 말한다. 즉 자연공간을 함부로 침범한 인간에 대한 자연의 보복이라는 주장이다. 어떤이는 자연재해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과학기술을 대책으로 생각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된다. 자연재해를 과학적으로 사전에 파악했다면 인명피해는 최소화할 수는 있었겠으나 재산피해는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며 이를 계기로 인공시설물을 강화한다면 더욱 큰 재앙을 후손에게 떠 넘길 따름이다. 이번 재앙은 자연의 흐름을 방해한 인간의 오만에 대한 자연의 경고로 보는 것이 마땅하다. 이에 동의한다면 우리는 과학기술이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광주시에서 역점시책으로 추진중인 공공기관 이전부지 공원화 사업, 도심철도 폐선부지 푸른길 공원화 조성사업, 증심사 집단시설지구 자연환경복원사업 등은 이런 취지에 부합된다고 생각되지만 관계당국의 의지만으로 효과적인 추진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관계전문가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 지속가능성이 담보되는 생태도시 조성기반을 마련해 나가는 것이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의무라고 생각되며 자연생태계의 도움없이 한시도 살아갈 수 없는 인간은 손님의 자세로 자연앞에 겸손하고 자연의 배려하에 자신의 삶을 영위해야 건강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자연을 정복하겠다는 오만으로 생태계를 배타적으로 교란해 온 이제까지의 태도를 반성하고 지구의 환경을 보존해 후손에게 넘겨주자는 자세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06.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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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대순의 세상보기]“차라리 내 아내를 빌려 달라고 하소” 서울 잠실에 112층 고도 555m의 고층 빌딩 건축을 두고 공군과 롯데 월드 간에 마찰이 생겼다는 보도를 보고 나는 이상하게 한국전쟁 중 내가 근무하던 고향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 생각이 났다. 그날 사용할 수업자료를 위해 급하게 십리 길 집에 다녀와야 했기 때문에 자전거 좀 빌려달라고 어렵게 말씀드렸더니 그는 제목과 같이 그렇게 말하고 거절하였다. 그러나 나는 몰래 그 자전거를 타고 집에 다녀왔다. 그리고 방과 후에 주막으로 교장 선생님을 모시고 사과하였다. 이 야박한 말은 일정시대 흔히 주변에 있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 가난은 한국전쟁을 만나면서 더욱 심해졌다. 편지 배달부도 그 땐 자전거가 없었다. 그 커다란 가죽 가방을 메고 땀을 흘리며 며칠에 한 번 마을에 들어선 배달부 아저씨의 모습이 아직 나의 마음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우리 마을은 30호가 사는 작은 마을로 자전거는 이장 집에 꼭 한 대가 있었다. 그 것은 개인 소유이었지만 공용이나 다름 없었다. 면사무소나 주재소 가는 길에 이용하였고 이웃 마을 간 연락할 일로 썼지, 가령 계모임 등 개인의 용도로는 사용을 삼갔다. 너무 있는 체 한다는 남의 입살이 무섭기 때문이다. 며칠 전 평론가 유종호 교수가 한 신문에 기고한 칼럼 속에서 일정 때 자기 집은 아사이 신문을 구독하고 있었다고 말 한 것을 읽었다. 평소에 내가 존경한 평론가로 나는 그의 글을 대개는 빠짐없이 읽고 내가 낸 책도 대개는 보내고 있다. 그의 아사이신문 이야기는 주목할만한 이야기였지만, 그랬던가 생각했을 뿐 더러 있을 법한 일로 처음에는 무심코 지나갔지만 웬일로 그 일이 머리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그는 나와 같은 세대로 일정시대 같은 처지에서 성장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짐작컨대 그는 청주라는 도시에서 살았고 나는 광주 인근의 벽촌이라 생활 정도가 같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는 유종호 교수가 과거사 문제에 대하여 몇 차례 쓴 칼럼을 읽었다. 그리고 친일의 문제에 대하여 그가 매우 온건하다고 할까 보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그는 친일의 문제를 생활의 문제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읽었다. 친일은 살기위한 불가피한 생활양식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일정 때 과거사의 문제를 일본의 식민지 찬탈에 그 주요한 원인을 보아야지 한국인의 친일행위에 그 원인을 두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가 너무 과거에 집착하지 말자는 것이었다. 지금 그 일 말고도 할 일 많다는 것이다. 지난 호 타임지 커버스토리에 ‘Gold Rush’ 라는 제목으로 토리노 동계올림픽 쇼트트렉 안현수 선수와 미국 오노 선수의 사진이 실려 있다. 기사 내용은 특파원의 이름으로 토리노에 대한 역사적 소개와 알프스 산록의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경기장의 예술적 화려함에 대하여 소개되어 있고 각 종목 우승 후보가 소개 되면서 안현수와 오노가 상세하게 소개되고 있다. 특히 오노의 2002년 솔트 레이트시티 동계올림픽의 이야기가 무용담으로 소개되면서 오노가 일본계임을 한국인이 가장 싫어한 중요한 원인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나는 위의 자전거의 가난을 일본의 탓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일본에 대한 미국인의 친근감은 남다르다. 나의 영문 시집 가운데 ‘미국의 일본 정원’이라는 제목의 시가 있다. 그 시에서 나는 미국과 일본의 야합이라는 뜻으로 ‘툭이’라고 썼는데 미국인 친구는 나의 진실을 이해하지 못했다. 보도에 의하면 최신 비밀 무기인 F22를 일본에만 판매한다는 보도도 있었다. 우리가 과거사 문제에 집착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우리는 일본의 속내를 잘 알고 있고 그 속내가 최근 우경화로 들어나고 있다는 것이지 일제 말 친일파에 대한 오늘의 보복이라고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칼럼
남도일보
2006.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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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교] 헬리콥터 부모 다음주부터 신학기다. 대학가에서는 신입생들을 위한 오리엔테이션도 한창이다. 예전에 찾기 힘들었던 이색적인 현상 한가지가 눈에 띈다. 오리엔테이션에 학생뿐만 아니라 부모도 함께 참석한다는 점이다. 여기 뿐만 아니다. 학부모들의 모습은 대학내에서도 낯설지 않을 정도로 보인다. 학부모의 만학열풍이 일어서가 아니다. 성인이 된 자녀의 일을 대신해 주는 부모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휴·복학을 위해 학부모들이 서류를 제출하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지도교수와의 면담도 학부모의 몫이다. 한때 유행했던 ‘마마보이’나 ‘파파걸’의 부모들이 학교에까지 진출한 것이다. ‘헬리콥터 부모’라는 용어가 있다. 지난해 외신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이 용어는 자녀들의 주위를 헬기처럼 맴돌며 시시콜콜 그들의 문제에 개입하는 부모를 말한다. 이들은 자녀의 진로와 일상생활에 참견하는 것은 물론 ‘내 자녀를 위해 학교가 무슨 일을 해주는가’에 대해서도 사사건건 학교측에 간섭한다. 미국에서 생겨난 헬리콥터 부모가 우리나라에도 상당수가 있다니 걱정이다. 헬리콥터 부모 밑에서는 ‘캥거루 족’이 자연스런 현상이다. 취직할 나이인데도 생활에 대한 의욕을 잃은 채 빈둥빈둥 노는가 하면, 설령 취직을 했다 해도 독립적으로 살지 못하고 부모에게 손 벌리며 사는 캥거루 족을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어려운 시기를 보냈던 베이비붐 세대인 지금의 부모들은 자녀 수가 적은 탓에 일종의 ‘보상심리’로 자식들을 과잉 보호하는 경향이 짙다. 자녀를 훌륭하게 키우겠다는 의욕이 지나친 나머지, 성장한 자녀들을 ‘어린애’같이 취급해 스스로의 독립심을 해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과보호는 진정한 자녀 사랑이 아니다. 험한 경쟁 사회에서 생존의 능력을 배양시켜주는 것이 부모의 할 도리다. 결코 사회로부터 환영 받지 못하는 캥거루족을 만드는 부모인지 우리 스스로가 한번 생각해 볼때다. 이승범 논설위원
칼럼
남도일보
2006.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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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파일] 화인코리아, 국익, 그리고 국가경쟁력 월드컵과 올림픽을 훌륭히 치러낸 한국인들은 자부심이 대단하다. 아시안 게임은 이미 수도(首都)가 아닌 도시에서도 치른바 있고, 우리 광주에서도 언젠가는 치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선진국이냐 아니냐의 잣대가 되고 있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도 이미 가입했고, 1인당 GNP도 1만불이 넘어 2만불을 희망하며 부풀어 있다. 이같은 외형적 성장에 국민들의 프라이드도 대단해 이제 세계 어느 곳에 나가도 ‘코리언’이라고 밝히는 것을 꺼려하지 않는다. 이같은 흐름속에 간혹 어처구니가 없는 사건이나 사고를 뉴스에서 접하면 ‘후진국병’이라고 치부하며, 외형만큼 성장하지 못한 국민들의 의식수준을 탓해왔다. IMF가 찾아 왔을때에도 그랬고,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가 무너졌을때도 그랬다. 지난해 전 세계 지구인들을 상대로 희대의 사기극이었다는 악평을 받은바 있는 ‘황우석 사태’때도 국민들은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황우석 사태와 IMF사태는 그것을 기화로 더욱 발전할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자는데 모든 국민이 동감하고 있는 분위기다. 마치 읍참마속(泣斬馬謖)과도 같은 심정으로 그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고, 발전의 밑거름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 전국에서 2∼3번째로 큰 규모로 가금류를 가공수출하는 나주의 화인코리아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도 큰 의미를 주고 있다. 지역내 500여 농가들이 키운 닭과 오리를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높이 살만한 공이다. 특히 부도이후 화의개시로 이어지기까지 300여 임직원들의 노력은 피눈물 그 자체였기에, 그 누가 뭐라해도 어려움을 헤쳐 나간 성공적인 모델이라는 칭송을 받을만한 쾌거다. 그러나 회사경영에 있어서 여전히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모습을 들여다 본 순간 ‘한국사람인데 그러면 그렇지…’라는 허탈한 생각을 넘어 분노까지 차오른다. 지난해 뉴캐슬병이 전남지역에서 발병했을때 화인코리아는 일본과의 계약조건에 근거, 발병지역에서 50㎞ 밖에서 오리를 수출하는 것이 당연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이 회사는 권역권 밖에서 자란 오리외에도 끼워넣기식으로 마릿수를 늘린것이 본지 조사결과 확인됐다. 끼워넣기한 오리가 반경 50㎞내에서 자란 것인지 여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이 결과내용과, 설령 자랐다고 해도 전염병에 감염됐는지 여부는 둘째문제다. 출하한 농가에 끊어준 전표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 통관할때 발행한 전표의 마릿수가 현격히 차이가 난 것이 문제다. 취재팀은 ‘때가 어느때인데, 그것도 일본에 수출하는 회사가 차마 그런 일이 했으려나’라는 의문속에 직접 오리를 출하한 농가를 방문한 결과 예상했던 대로였다. 설사 감염됐다고 해도 끓이면 인체에 큰 해가 없다는 사실. 당장 통상마찰도 우려되는 사안인데다, 지역내 농가의 쇼크를 감안해 남도일보는 지상에 보도하는 문제를 놓고 보름이상 고민했다. 하지만 황우석 사건이나 IMF때처럼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겪어야할 과정이라고 판단, 하루라도 먼저 지적하고 하루라도 먼저 개선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보도에 이르게 됐다. 당장 수입국 일본으로부터 클레임이 들어오고, 오리수출이 막히는 한이 있더라도 한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대목이었다. 어렵게 어렵게 화의개시까지 이뤄낸 화인코리아가 이번 일을 계기로 후진국성 경영에서 완전 벗어나, 세계 어느 회사와 겨루어도 밀리지 않는, 한국의 대표적인 농산물 수출업체로 거듭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조옥현 사회부장 oken@namdonews.co
칼럼
남도일보
2006.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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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적조 발생후 수질 특성과 해양 대책--이영식 남해수산연구소 해양환경팀 공학박사 연안해역은 짧은 시간 내에 유기물이나, 식물플랑크톤이 대량으로 증식하는 등 수질환경이 급격히 변동한다. 연안해역에서 식물플랑크톤(적조생물)이 대량 번식하면 어떤 수질환경 변동이 왜 일어나는가에 대해 용존산소, pH, 영양염 중심으로 살펴보고 대책을 짚어봤다. 용존산소는 대기중의 산소가 수면을 통해 녹아들거나 식물플랑크톤의 광합성작용으로 만들어져 물속에 녹아있게 된다. 적조가 발생하면 활발한 광합성작용으로 많은 양의 산소를 배출하게 돼 용존산소 농도는 증가해 과포화 상태가 된다. 반면, 대량 번식한 적조생물의 일부는 어패류의 먹이가 되고 나머지는 미생물에 의해 분해된다. 분해 과정에서 많은 양의 산소가 소비돼 결국 산소가 부족하거나 무산소상태가 돼 어패류가 폐사한다. pH는 해수 중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화학반응과 생물의 성장과 활동에 영향을 끼친다. 자연환경에서 pH는 4-9이고, 대양에서 평균값은 7.8이다. 적조가 발생하게 되면 광합성 작용에 의해 식물플랑크톤이 대량으로 증식하면서 물속의 이산화탄소의 흡수로 탄산농도가 감소하게 되고, pH는 상승하게 된다. 적조발생 직후에는 8.4 이상으로 증가하게 된다. 육지와 가까운 연안해역은 육지에서 각종 영양염류(질소, 인, 규소 등)가 유입되어 플랑크톤이 증식함에 따라 외양과 비교하여 먹이가 풍부하고, 서식공간이 다양하다. 대표적인 영양염류인 용존무기 질소와 용존무기인의 농도는 각각 10μM과 1μM 정도로 연안해역에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적조생물이 대량으로 증식하면 해수중의 질소나 인의 농도는 현재의 분석기술로 정확히 측정할 수없을 정도로 낮아진다. 이것은 어패류의 먹이가 되는 유익한 플랑크톤의 증식에 필요한 질소나 인의 고갈로 이어져 일차생산이 줄어든다. 결국 연안해역에서 어패류의 먹이물질의 감소를 초래하고 어획량이 줄어들게 하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유해적조가 발생하며 일차적으로 어패류가 폐사하는 것 외에 이차적으로 유익한 플랑크톤의 감소로 수산자원의 감소는 물론이거니와 해양환경의 악화를 초래하기 때문에 유해적조생물의 대량증식 원인을 밝히는 연구가 더더욱 중요하다. 지금은 적조생물의 증식을 억제하는 물질(질소, 인)을 더욱 줄이는 것이 일반적인 대책이다. 하천이나 연안해역으로 유입되는 농도를 제한한 것이다. 그러나 농도규제로는 공장이나 인구의 증가에 따른 오염물질의 절대량의 증가를 규제하기 어렵고, 오염물질의 배출업체가 농도규제에 적합하도록 휘석배수를 사용해 연안해역에 배출해도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제도가 총량규제이다. 이 제도는 오염물질의 부하량의 절대적인 양을 삭감하는 방법으로 연안해역에서 적조발생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총량규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한다.
칼럼
남도일보
2006.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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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세평]새로운 문화현상, 연극의 힘-차영호 회장 영화 ‘왕의 남자’가 ‘역대 한국영화의 흥행기록을 다시 세울 것인가?’ 와는 무관하게 이 한편의 영화는 새로운 문화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가히 신드롬이라 할만하다. 영화의 성공을 둘러싸고 사회 모든 분야의 담론을 이끌어 낸것은 물론이요, 대중매체시대에 영상만이 가질 수 있는 파급력과 대중친화력으로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킨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이 영화의 이면까지도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는 것이다. 연극 ‘이’는 그러한 영향력 중에서도 가장 큰 중심에 서있다. ‘이준기 신드롬’ 이라는 스타 등장의 예고를 제외하면 영화 ‘왕의 남자’가 빚진것은 원작인 연극 ‘이’일 것이고 연극 ‘이’는 그러한 관심속에서 한국연극사의 기록갱신 반열에 오르고 있다. 지난달 연극 ‘이’는 인터넷 예매율 공개에서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를 제치고 공연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공연 또한 연일 매진을 이뤘으며 4차례의 연장공연 끝에 지금은 4월 중순까지 전국순회공연 일정이 계획되어 있는 상태다. 물론 영화와 함께 연극 관람이벤트를 한 탓도 있겠지만 영화를 본 관객이 연극공연장을 찾아온 비율이 60%에 달한다. 공연 뿐아니라 작가의 희곡집 또한 서점가에서 높은 판매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개인 희곡집이 단기간 내에 이렇게 많이 팔린 경우는 없었다. 약 5천부 이상이 3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판매된 셈이다. 연극 ‘이’는 관객 동원면에서도 2000년 11월 초연부터 올 상반기까지를 집계하면 이것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간 연극을 영화화해서 흥행에 성공한 예는 적지 않다. 이만희 작가의 ‘약속’이나 연극 ‘날 보러와요’를 영화화한 ‘살인의 추억’, 장진 사단의 ‘웰컴투 동막골’, ‘박수칠때 떠나라’ 등은 연극을 원작으로 한 경우이다. 이번 ‘왕의 남자’가 성공을 거둔 직후 지난해 연극계에서 주목을 받은 작품들을 두고 영화사들이 판권을 사들이고 있다. 당장 영화화를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투자가치를 보전하기 위해서 영화사의 판권경쟁이 눈에 띄게 가시화되고 있다. 이미 많은 작품들이 계약을 체결한 상태이거나 협의 중에 있는 것이다. 사실 ‘왕의 남자’는 개봉되기 전까지만 해도 흥행의 중심에 설 지를 예상못했다. 하지만 한국 관객의 힘이라고 까지한 ‘왕의 남자’의 흥행은 좋은 작품을 판단하고 이를 지지할줄 아는 관객이 있다는 점을 확인 시켜준 한 예이다. 연극의 경우에도 흥행가도를 움직이는 것은 분명 관객의 힘이다. 연극 ‘이’가 2003년 서울 정동극장에서 공연됐을 당시 마지막 무대위로 종이학을 접어 배우들에게 날려 극장을 달구었던 것도 관객이었다. 흥행의 뒤에는 늘 관객이 있고 그러한 관객을 사로잡는 작품들은 이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흥행의 요인이 있기 마련이다. 영화 ‘왕의 남자’와 연극 ‘이’는 이런 요소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에서 요행이 아닌, 마케팅도 아닌, 좋은 작품으로 승부수를 건 사례이다. 아무튼 ‘왕의 남자’에 열광하든 연극 ‘이’에 매료 되었든 간에 이 시대의 많은 사람들이 광대의 이야기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연산이 현실의 녹수에게서 찾지 못한 여성성을 공길에게서 찾고자 했듯이 존재하지 않는 것을 바라는 이들의 마음을 바라보는 안타까움이 아닐까 한다. 한편의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질 수 없는 이상의 지점이라 한다면, 연극은 바로 그 이상으로 들어가 있다. 무대 위에는 그러한 삶을 살아가는 광대들의 놀이가 실재한다. 연극의 장이 광대들로부터 기원 한 것처럼 연극 ‘이’는 바로 그러한 배우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광대가 우리 시대에서 제대로 대접받고 사랑받을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한편의 영화가 일으킨 시너지들의 파장 속에서 우리 연극이 보다 길게 빛을 발할 수 있는 단초가 되었으면 한다.
칼럼
남도일보
2006.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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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을바라보며]가로수들의 수난시대 이 지역 가로수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한 지방자치단체가 어처구니없는 발상으로 가로수들을 ‘고문’해 말썽을 일으키더니 이번엔 광주에서 누군가 불법 절단사건을 일으켜 경찰이 수사까지 한다고 한다. 전국적으로 망신을 산 가로수 고문사건은 지난 10일 목포발(發)로 지면을 탔다. 그에 따르면 목포시는 30년생 메타세쿼이어 가로수 30그루의 일부를 잘라내고 여기에 조각품을 새겼다. 한 그루당 20여만원씩이나 들여 시 상징 마크라든지 홍어·조기 등 지역특산물 등을 조각하고 내친 김에 빨갛고 노랗게 색칠까지 해댔다. 이른바 도시미관을 살려보고자 그렇게 했다는 게 그네들의 변명. 그러나 느닷없이 나무위에 자리잡은 홍어나 조기들은 이게 무슨 연목구어(緣木求魚?)냐며 기겁을 했을 것 같다. 당연히 이 같은 행태는 거센 반발에 부딪쳤다. 참으로 기가 막힐 엽기·개그행정이라며 환경단체와 네티즌들의 비난이 빗발쳤다. 하도 비난이 거세지자 목포시는 아예 죄없는 가로수들을 밑동까지 베어버렸다. 참으로 가로수 입장에선 억울하고 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열심히 도심의 허파노릇을 해준 공을 고문끝에 효수(梟首)로 보답해준 셈이니 말이다. 죄없는 가로수를 썽둥 잘라낸 사건은 광주에서도 일어났다. 시내 모 상가앞에 심어져 있던 가로수 6그루가 중간부분에서 싹둑 잘려져 버린 것이다. 이번에 잘린 가로수들은 15년생 느티나무들. 이들은 지난해에도 가지가 싹둑 잘리는 수난을 당했다가 이번에 기어코 앙상한 뼈대만 남긴 채 잘리고 말았다. 그 동안 간판 등을 가린다는 이유로 소금물 등을 뿌려 고사(枯死)시키는 행위는 있었지만 이처럼 여섯그루나 잘려진 일은 없었기에 충격은 컸다. 이번엔 광주시가 발끈하고 나섰다. 명백한 불법절단이므로 경찰에 수사까지 의뢰했다. 시가 더 열받은 것은 그러찮아도 ‘푸른 광주 만들기‘ 프로젝트에 따라 1천만그루 나무심기를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 시는 이 사건만큼은 끝까지 범인추적에 나서 뭔가를 보여줄 각오라고 한다. 민관(民官)이 사이좋게(?) 번갈아가며 이 지역 가로수들을 참(斬)해버린 이번 일련의 사태를 보노라면 일말의 분노마저 느껴진다. 회색빛 콘크리트 도시에 나무와 녹지공간이 갖는 중요성은 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갈수록 열섬현상(heat island)이 심해지고 있음에도 이들이 있어 여름나기가 수월하다는 것은 이미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열용량이 큰 콘크리트나 아스팔트 구조물로 뒤덮여 있는 도심은 인근 교외 녹지가 많은 지역에 비해 태양열로 쉽게 달궈지기 마련. 큰 빌딩이나 아파트 등이 바람의 통로를 막고 있는 것도 열섬의 원인중 하나라고 한다. 그래서 건축기상학에서는 건물 한채에 2.4배의 녹지가 필요하다고 본다. 녹지보호 정책과 가로수 조성 등의 대책으로 열용량을 감소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건축허가시 건물에 대한 바람의 통로방해 여부에 대한 검토도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또 빌딩숲속의 도심 공기를 맑게 하려면 키 큰 가로수를 적절히 배치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도 발표된 바있다. 나뭇잎이 높이 난 가로수일수록 대기오염을 줄이는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가로수의 키가 클수록 빌딩사이로 도시협곡을 만들어 공기순환을 잘 시킨다고도 한다. 그런데 일껏 키운 가로수를 잘라내다니 기가 막힐 일이다. 엄밀히 따지면 도시민의 건강을 알게 모르게 위협하는 중대범죄일 수도 있다. 광주시는 가로수들이 잘린 자리에 더욱 큰 나무들을 심어 ‘푸른 광주’에 대한 의지를 재천명할 방침이라고 한다. 미련을 못버리고 잘라낸 조각품들을 북항에 전시하겠다는 목포시도 뭔가 다른 생각을 해봄이 어떨까.
칼럼
남도일보
2006.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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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교]쌍춘년(雙春年) 올해는 결혼을 아직 못한 선남선녀에게 최고의 한해가 될 것같다. 결혼하는데 있어 최고의 길(吉)한 해로 쳐주는 입춘이 두번 낀 쌍춘년(雙春年)이기 때문이다. 이번 병술(丙戌)년은 1월29일 시작해서 2007년 2월17일 끝나는데, 올 2월4일과 내년 2월4일이 절기상 입춘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의 시작이 두 번이나 있기 때문에 어느 해보다 길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특히 이번 개의 해는 7월 윤달이 끼어 있어, 한 해가 385일에 달한다. 1년(음력 기준)이 385일인 경우는 기원전 221년부터 서기 2100년까지 2300여 년 동안 불과 12번에 불과할 정도로 극히 드물다. 즉 올해는 쌍춘년에다 385일의 음력일로 결혼하게 되면 행운과 장수를 할 수 있다는 최고의 길한 해인 것이다. 이에 따라 음력이 생활화된 중국에서는 유명 연회식당들마다 올해 결혼하려는 예비 부부들로 예약 만원사태를 빚고 있다고 한다. 인기있는 식당들은 이미 올해 모든 예약이 끝났으며 어떤 커플들은 1년 전에 예약을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만큼은 아니지만 국내에서도 올 봄 예식장 잡기가 힘들다고 한다. 어려운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예전 보다 밀려드는 예식 예약에 결혼 업체와 예식장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니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입춘이 없었던 지나간 닭의 해에 결혼 신고만 하고, 결혼식을 올해로 미룬 커플들도 많다고 하니 올해는 그 어느해 보다 결혼식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빠뜻한 생활의 봉급쟁이들은 한가지 걱정이 앞선다. 선남선녀의 결혼을 축하해줘야 하지만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기 때문이다. 얄팍한 지갑이 걱정이기는 하나 그래도 좋은 일이니 혼기를 놓친 젊은이들이 빨리빨리 결혼했으면 한다. 덧붙인다면 최고의 길한해에 결혼한 만큼 얘들도 좀 많이 났으면 한다. 그래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저출산도 해결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승범 논설위원 tiger@namdonews.com
칼럼
남도일보
2006.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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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경찰 근속승진 재개정에 대한 논증-최홍준·광주동부경찰서 지난해 12월 정기국회에서 의원입법으로 경찰공무원법이 개정돼 개정안중 하위직 근속승진이 순경 6년 경장 7년으로 개정되고 경위8년까지 최소승진 소요연수 21년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채택됐다. 청와대의 입법 재가만 남겨 놓았는데 그 과정에서 다른 공무원과의 형평성 문제를 들어 입법보완의 지시로 승진소요연수를 7·8·9년 또는 7·8·10년으로 늘리는 재개정안을 만들어 지난달 국회에 냈다. 이 법안이 올 3월에 시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올바른 절충안을 도출해야 만 한다. 정부측 입장도 있고 국회 의결된 입법안도 존중돼야 하고 경찰들이 평소 꿈꾸며 생각하는 선진화된 직무구조형태를 창출해 내야만 하는 것이 경찰이 처한 내부 현실로 모두가 만족하는 절충안이란 무엇일까? 공직자로서 나이가 들어가며 근무연수가 정년에 가까운 나이가 될수록 승진 소요연수가 점점 짧아져야하는 것이 바람직한 개선안 임에도 이런 저런 사유로 더 길게 늘어난다는 것이 안타깝고 근시안적 기이한 제도개선이 아닌가 본다. 올해부터 창경 60년사를 뉴 스타트 플랜(New- start plan)으로 출발해 선진화 된 시스템에 발 맞춰 제도개선과 의식개혁이 하나하나 치밀하게 진행되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인데 구시대적인 고정관념으로 제도개선을 바라고 줄기차게 개혁을 외치는 경찰주변의 현실이 무정할 뿐이다. 국회입법안을 보면 순경에서 7년을 경장에서 8년을 이론과 현장실무를 직접 몸으로 느끼며 체험을 쌓게 되는 15년이란 세월은 전문인이라고 보며 국민들의 부름이 “아”하면 “어”하고 답변을 줄 수 있는 수많은 경찰상의 현장경험을 습득했다고 본다. 또한 일반직 공무원은 주사(경감)급 이상이 전체공무원의 58%를 차지하는 항아리형태의 직무구조를 보이는 반면에 현재 “경찰공무원들은 경감이상 치안총감 계급은 6%라는 아주 미약한 전근대적인 후진국형 직무구조인 피라미드식”의 직무구조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사실들을 살펴볼 때 인간의 나이가 들어가고 현장 실무경험이 충분한 연륜에 이르는 직무형태가 되어 가는 경찰들에게는 힘든 역경을 이겨온 세월의 세파(世波)만큼 역으로 승진연수를 단축해 가면서 그 경찰공무원의 역량이 충분히 사회에 환원되어 질 수 있게 연차적으로 줄이는(3·2·1)방안으로 가는 것이 미래 지향적이다. 여기서 왜 직급이 높고 나이가 들수록 승진 소요연수가 점점 더 늘어나야만 된다고 생각하며 그 같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사로잡혀 있는지? 혹 형이하학적 차원의 이해득실에 동참해 있지 않나 돌이켜 볼 일이다. 우리의 현실에 정부가 처해 있는 입장과 국회입법안·경찰공무원들의 피라미드식 후진국형 직무구조개선의 가장 바람직한 절충안은 승진 소요연수가 직급이 높을수록 짧아져 가야 한다. 정부의 입법안을 존중해 순경·경장을 그대로 7·8년으로 두고 경위까지 21년의 국회입법안을 반영하는 차원에서 7·8·6으로 하는 안을 제시해 본다. 이는 경찰공무원들이 처한 후진국적 피라미드식 직무구조를 일반공무원처럼 항아리형인 선진국형으로 개선해 가는 안으로 정부·국회·경찰 모두가 상생하는 바람직한 안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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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6.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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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광주시당 워크숍 과정에서 폭력사태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땅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이번 사태는 민주당 부활과 지방선거 승리를 바라는 국민여러분들을 허탈하게 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부르고 이 과정에서 혼란이 확대 재생산돼 왔던 전례’를 떠 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모두에게 당혹감을 안겨주고 있다. 폭력사태를 알리는 언론기사 밑에 ‘이제 막 자라고 있는 민주당 부활의 새싹을 짓밟는 행위’라는 덧글이 함께 하고 있음을 보면서 국민 여러분의 질책을 바로 눈앞에서 듣는 것 같은 두려움을 함께 느껴야 했다. 탄핵사태 이후 민주당에 불어 닥친 광풍 앞에서 우리 모두는 국민 여러분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몸과 마음을 던졌다. 스스로 나서 광주 망월동 5·18묘지에서 ‘민심을 천심으로 알겠다‘며 피가 맺도록 무릎을 꿇고 국민들의 이해와 용서를 구한 것도 50년 정통 야당의 뿌리만큼은 살려야 한다는 충정 때문이었다. 교육부총리직에 대한 청와대 측의 제안을 고사했던 것도 바로 이 같은 생각 때문이었다. 지난 동안 한국 정당의 부침을 돌이켜 보면, 제기된 문제의 옳고 그름을 떠나 당내외에 폭력적인 방법이 동원된 이후에는 언제나 당이 위기를 맞아야 했고, 이를 극복하는데 엄청난 당력과 시간을 소비했음을 알 수 있다. 심각한 위기, 최악의 상황은 바로 국민 여러분들의 질책과 외면이다. 국민들의 시선은 아랑곳 하지 않은 채 발생하는 당원들끼리의 분열과 갈등은 결국 국민 여러분들의 공분과 외면을 불러왔고 그 결과는 참담한 것이었다. 현재 민주당은 위기와 기회, 두 가지를 동시에 안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위기와 기회를 슬기롭게 극복하면 민주당은 부활의 기회를 마련하겠지만 개개인의 이해타산만을 앞세워 이 같은 기회를 외면하고,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물리력을 동원할 경우 당은 회복불능의 상황으로 빠져들 것이 자명하다. 당의 단합을 요구하기에 앞서 왜 이런 사태가 발생했는가 하는 근본 원인부터 살펴야 된다는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당 개혁에 대한 욕구가 어느 때 보다 높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으며 문제해결을 위한 최선의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야 한다. 이와 함께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어떤 경우에도 폭력이 용납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만약 그러한 세력이 있다면 그 사람의 진정성은 의심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며, 또한 국민들의 심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만신창이가 돼 국민여러분께 ‘민주당을 살려 달라’고 읍소하던 2004년 총선당시를 기억해야 한다. 무릎에 피가 맺히도록 삼보일배를 하며 광주시민과 국민여러분의 믿음을 호소했던 당시를 잊지 말아야 한다. 국민여러분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국민은 때로 우리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지만, 때로는 엄한 채찍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뼈 속 깊이 체험했지 않은가. 모든 것이 우리 스스로에게 달려 있다.
칼럼
남도일보
2006.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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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교]선물 졸업과 입학 시즌이다. 빠질 수 없는 것이 선물이다. 훈훈한 마음을 담아 새로운 분위기에서 새 마음으로 시작하라는 격려 차원에서 주는 것이다. 최근 모 쿠폰전문업체가 졸업과 입학을 앞둔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가 재미있다. 졸업과 입학식장에서 가장 받기 싫은 선물과 가장 듣기 싫은 말로 30%가 넘는 사람이 ‘마음의 선물’로 대답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맨손으로 말로만 ‘축하한다’는 마음의 선물이 제일 싫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받기 싫은 선물로 23%가 만년필을 꼽았다. 이외에 꽃다발도 별로 달갑지 않은 선물로 선택됐다. 반면 가장 갖고 싶은 선물은 절반이 넘는 숫자가 최첨단 휴대폰을 선호했으며 디지털카메라, MP3플레이어 등이 뒤를 이었다. 이같은 설문조사 결과는 요즘 학생들의 기호를 반영한 것이다. 비싸고 튀는 선물이 최고의 선호 대상임을 보여주고 있다. 예전, 선물을 할때 고전같은 이야기들이 있었다. “무조건 바싸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가격 보다도 마음의 정성을 담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요즘 학생들에게는 이같은 의미가 별로 마음으로 와닫지 않는 것같다. 설문의 결과처럼 너무 마음의 정성 위주로 선물했다가는 자칫 뻔뻔한 사람의 이미지만 각인시키게 된다. 어찌됐든 이들에게 맘에 드는 선물을 사주려면 최소한 20만원 이상은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주변에 졸업생이나 입학생을 따져보면 간단치 않은 숫자가 계산 된다. 빠뜻한 용돈이나 생활비로 살아가는 직장인이나 주부들에게는 선물값이 예상외의 부담이 되고 있다. 신학기를 맞은 학부모들은 등록금에다 교복값, 교재값 등 목돈이 들어간다. 여기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선물도 해야하니 여간 고민스럽다. 훈훈한 정을 느끼게 해주는 선물이니 하지 않을 수도 없고, 주는 사람 경제 사정만 생각하면 받는 사람이 서운하다. 이래저래 얇은 지갑이 원망스러운 서민들의 계절이다. /이승범 논설위원 tiger@namdonew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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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6.0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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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파일]광주상의 회장 합의 추대가 바람직-김용석 경제부장 요즘 지역사회에선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을 3년전처럼 치열한 선거를 거칠지, 아니면 합의 추대로 이뤄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한다. 제18대 광주상의 마형렬 회장의 임기가 다음말 13일로 마무리되면서 차기 수장 선출 문제에 대해 경제계는 물론 지역 어른들이 나서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오죽 했으면 지역 원로들 마저 나설까 마는, 대부분의 상공인들도 상의 회장은 축제속에서 합의 추대하자고 입을 모은다고 한다. 이런 목소리가 높은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올해까진 상의 회원사들이 회비를 의무적으로 납부해야 하지만 내년부턴 임의단체로 변경된 까닭에 회비를 강제로 징수 할 수 없다. 주변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선 지역 경제계를 화합으로 이끌 수 있는 인물이 회장을 맡아야 한다는 얘기다. 사실 3년전 상의 회장 선거를 돌이켜 보면 이런 목소리는 앞으로 더욱 힘을 얻을 공산이 높다. 그리고 현재도 이런 상황으로 가기 위해 물밑작업이 활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모두가 공감한 사항이지만 제18대 회장은 추대가 아닌 의원들의 표대결로 선출했던 ‘뼈아픈 과거’를 안고 있다. 그런 탓에 상의 의원 선출도 과열 양상을 보였다. ‘돈 선거’였다는 지적까지 받았다. 광주상의 회장이라는 자리가 상공인은 물론 지역경제계를 대표한다. 그래서 지역 경제계를 대표 할 만한 인물이 회장을 맡아 봉사해야 한다. 18대 회장 선거의 후유증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당시 상의를 뛰쳐 나간 회원사가 한둘이 아니다. 이들은 아직도 상의에 등을 돌리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지역의 원로들까지 나서 지역경제계를 대표할 만한 인물이 회장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렇다면 이해 관계가 얼키고 설킨 광주상의의 화합을 위해선 상공인들이 적극 나서야 할 차례다. 최소한 ‘상의를 이대로 둬선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공감대가 형성 된 만큼 특정인의 눈치를 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투표로 가는 최악의 상황 만큼은 막아야 할 게 아닌가. 서울상의의 사례를 본 받기 바란다. 서울상의는 최근 100명의 의원을 선출하기 위해 공고를 냈지만 미달됐다고 한다. 그래서 나온 아이디어가 업종별 재 추천이었다. 의원들의 호선으로 회장을 추대했음은 물론이다. 말 그대로 축제속에서 회장을 추대했던 것이다. 광주보다 규모가 훨씬 큰 서울이 이럴진대, 유독 광주만이 피튀기는 진흙탕 싸움을 하려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인물이 회장으로 추대돼야 한다. 그래서 강조한다. 회비를 많이 내는 금호아시아나, 기아차, 섬성광주전자 등 대기업이 나서 성공인들의 의견을 수렴하라고. 그렇지 않고 팔만 낀채 방관하다간 3년전의 불미스런 사태가 재발할지도 모른다. 수수방관은 지역경제계에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분열과 싸움판만 키울 뿐이다. 이런 사실은 상공인들이 더 잘고 있잖은가. 이제 광주상의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임의단체로 전환되는 내년부터 회원들의 화합이 없으면 말그대로 소규모 친목단체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최악의 상황만큼은 막아야 한다. 이런 책임은 상공인 모두에게 있다. 막중한 의무이기도 하다. 광주상의가 지역경제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대표적인 경제 단체다. 막중한 역할을 계속하기 위해선 차기 회장은 축제속에서 합의 추대로 이뤄져야 한다. 상공인 모두가 나서 훌륭한 인품을 지닌 인사를 회장으로 추대하기 바란다. yskim@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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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6.0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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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의료보장은 당연한 권리이다 - 조의순 장성군 여성단체협의회 회장 최근 들어 우리사회가 고민하고 있는 것은 상대적 빈곤에 의한 사회양극화 현상이다. 양극화란 쉽게 설명하면 잘사는 사람은 아주 잘 살게 되고 못사는 사람은 더욱더 못살게 되는 현상을 말하며 자본주의 시장의 가장 큰 폐단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는 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야기시키고 또한 생각할 수 없는 사회적 범죄를 양산하게 된다. 몇 년 전 생각하기조차 싫은 대구지하철 방화사건의 단면을 보면 이 사회에서 소외된 계층의 작은 불만에서 시작된 불행한 사건이였음을 우리는 다시 한번 인식해야한다. 빈곤은 나라님도 해결하지 못한다는 속담이 있듯이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개인의 의식주 및 경제적인 모든 부분까지 국가가 해결할 수 없지만 국민이 행복하게 더불어 살아 갈 수 있는 기본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은 헌법에 명시된 국가의 당연한 의무이다. 그럼에도 최근 외국의 영리의료법인을 허용해 민간보험을 활성화하자는 의료정책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질병으로부터 고통받는 국민을 대상으로 의료를 상품화해 최고의 이익을 챙기는 의료기관을 허용한다는 것이다. 또한 국민의 의료문제를 사회보장의 방식이 아니라 민간보험 시장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간 건강보험제도하에서 정해진 의료수가를 적용받은 우리나라의 비영리의료기관들은 모두 앞다투어 영리를 목적으로 한 의료법인으로 새롭게 개업하고 영업활동을 전개하게 될 것이다. 물론 민간보험에 가입한 부유층은 고비용의 진료비를 부담한 만큼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받겠지만 대다수 서민들은 현재보다 의료비부담은 늘어나는 반면 오히려 열악한 의료시설에서 낮은 서비스를 제공받게 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렇게 의료문제 마저 사회적 양극화 현상을 가져온다면 현재 우리사회가 진정으로 우려하고 걱정하고 있는 상대적 빈곤의 좌절감은 극대화 될 수 밖에 없으며 새로운 분노를 자아 낼 것이다. 무한경쟁의 국제사회에서 경쟁력을 위한 제도혁신과 개혁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국민의 복지문제까지 세계시장에 내놓고 판매할 진열 상품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의료산업화라는 명분 하에 외국자본을 유입해 영리의료법인을 허용하고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민간 보험회사에 장을 열어주는 것은, 팔 수 있으면 무엇이든 팔겠다는 것과 결코 다를 바 없다. 국민의 의료보장은 더 이상 수혜가 아니라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한다. 아플때 큰 부담없이 병원을 찾을 수 있고 그 가족에게 경제적인 부담을 최소할 수 있는 그래서 누구나 질병의 고통으로부터 걱정없이 보호받을 수 있는 사회. 이것이 다 함께 살아가는 복지사회의 국민의 바램이라고 한다면 현재 국민건강보험제도의 보장성을 더욱더 강화한 후 국익을 전제로 한 의료산업화를 시행한다해도 결코 늦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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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6.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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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대순의 세상보기]‘쾌도난마 한국경제’ 독후 소감 옥스퍼드대학의 하나인 유니버시티 컬리지에 들르면 낭만 시인 P. B. 쉘리의 벌거벗은 나상이 옆으로 누워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같은 시대 시인 바이런이 런던 하이드 파크에 동상으로 서 있는 것과 너무 대조적이다. 개인적인 감성의 탓이겠지만 나는 바이런의 동상보다 쉘리의 나상에 더 깊은 인상을 가지고 있다. 이 대학은 쉘리가 다닌 대학이었다. 그는 겁 없이 무신론을 주장하다가 무신론과 대학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요구에서 무신론을 선택하여 퇴학 된 사람이었다. 쉘리의 나상은 그 무신론과 ’절규’ 등의 그의 시를 추상화 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쉘리의 시 가운데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고 있는 명구가 많다. 가령 그의 명작 서풍부는 ‘선지자여, 바람이어, 겨울이 온다면 어찌 봄이 멀리 있다 할 수있는가’로 끝맺는다. 이는 많은 인고의 역사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것은 그의 시 가운데 무제라는 이름의 단시다. 그 단시가 좋은 것은 그 가운데 ‘별을 향한 나방이의 꿈’이란 구절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 가운데 나의 운명 같은 것을 암시받는다. 그 속에 나는 나의 한계를 보고 나의 오늘을 보고 그리고 나의 미래를 본다. 그리스 신화 가운데 시치프스의 운명을 보면서 나 자신의 시작과 끝을 보는 것이다. 그러나 그 시구는 결코 비관적이라 말할 수 없다. 그 속에 언제나 변화와 새로움에 대한 꿈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현대에 사는 우리들은 많은 변화와 새로운 현상을 만난다. 그리고 그 새로움에 대한 거의 신앙적인 환상을 가지고 있다. 어찌 우리 뿐인가 만은 특히 우리는 우리의 역사가 너무 하나의 틀 속에 메여 있었기 때문에 그 소망은 남다르다. 그래서 나는 변화와 새로움을 향한 소망 같은 것을 늘 생각하면서 성장하였다. 이 나의 마음을 나방이의 꿈이 잘 대표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주목한 그 새로움 가운데 박정희의 새마을 운동이 들어 있다. 사실상 나는 고백이랄 것도 없지만 그의 새마을 운동에 공감을 가지고 있었다. 새마을운동은 나에게 나방이의 환상을 갖게 하였다. 며칠 전 중요한 일간 신문의 제1면 머리기사에 ‘중국 후진타오 주석 참석 한국 새마을 운동 학습’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눈에 들어 왔다. 당·군 지도부 200명이 베이징에서 1주일 토론회를 연다는 부제도 들어 있다. 기사 내용은 중국이 1970년대 한국의 새마을 운동을 중국 농촌에 접목시키는 방안을 놓고 앞으로 토론회를 벌이면서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농촌의 활로를 찾아보겠다는 것이다. 이번 회의에는 인민해방군 주요 지휘관도 참석하여 새마을 운동을 군에 도입한다는 의도도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새마을 운동이 박정희의 유신체제를 뒷받침하는 국민동원 운동이었다는 비판이 아직 강하게 남아있다. 그러나 새마을 운동에 대한 박정희의 성과와 그의 근대화와 정신 개혁의 성과를 인정하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연구가 국내보다 국외의 관심에 그 배경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급성장을 추구하는 개발 도상 국가에서 지난해에는 중국 동남아 등 27개국 821명이 한국 새마을 운동을 배우기 위하여 내한 했다는 보도도 눈에 든다. 나는 최근에 ‘쾌도난마 한국 경제’라는 흥미로운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은 캠브리지 대학 교수인 이 고장 출신의 장하준 교수와 독일에서 공부한 정승일 박사가 대담한 것을 적은 한국경제에 대한 강한 비판서로 박정희 발전 모델에 대한 공감이 들어 있고 그 모델은 아직 유효하다는 암시가 들어 있다. 박정희를 인식하는 데 있어서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있음을 암시하고 그가 시장경제와 거리를 두었기 때문에 시장경제를 민주주의로 착각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 책은 아직 한국에서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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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6.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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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교]여론조사 우리나라 여론조사 역사는 500년 정도라고 한다. 이조실록에 따르면 세종 12년(1430) 3월 5일 임금이 “정부 육조와 각 관사, 서울 안의 각 품관과 각도의 감사 수령 및 품관으로부터 여염의 세민(細民)에 이르기까지 모두 가부(可否)를 물어서 아뢰게 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호조에서 발의한 공법(貢法:새로운 토지세법)의 시행을 위해서였는데 지금으로 따지면 여론조사를 명한 셈이다. 그해 8월 10일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고 가(可) 98,657, 불가(不可) 74,149로 나타나 공법의 시행이 추진됐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그 당시에도 각 도별로 찬·반 비율이 극명하게 갈렸다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토지가 비옥하고 평야가 많은 전라도나 경기도 지방은 절대 다수가 찬성한 반면 산지가 많고 토지가 척박한 강원도, 함길도, 평안도 지방은 절대 다수가 반대했다. 덧붙여 또 하나 흥미있는 사실은 당시 공법같은 개혁정책에 대해 후세에 명재상이라 칭송받는 황희, 맹사성 등 대부분의 고위 관료들이 반대했다는 점이다. 다만 개혁 성향의 집현전 일부 학자들은 적극적으로 찬성했다고 하니 세월만 바뀌었지 나타나는 현상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는 모양이다. 이 최초의 조사는 관련 기록이 없어 어떤 방식으로 여론을 취합했는지 모르나 실록에 나타난 결과를 분석해볼 때 상당히 객관적으로 수행된 여론조사라는 게 관련 학자들의 의견이다. 최근 들어서는 1987년 대선에서 현대적 의미의 과학적 선거여론조사가 처음 시행된 이후 매년 여론조사회사도 생겨나고 조사 횟수 등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본보를 포함해 이 지역 언론들이 수차례에 걸쳐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또 이를 공표하고 있다. 원래 여론은 살아있는 생물처럼 계속 움직인다. 날로 복잡해지는 지방선거에서도 정확한 여론의 변화추이를 알기 위해 지방언론의 역할이 더더욱 기대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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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6.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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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졸업식 뒷모습 생각 좀 해 봅시다- 정형택 회장 2월은 ‘축하의 달’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싶습니다. 희망찬 봄소식과 함께 각급 학교마다 졸업식을 거행하느라 학교마다 부산들입니다. 2월에는 유치원부터 시작하여 대학과 대학원에 이르기까지 수천의 학교에서 수천의 학생들이 졸업을 하고 사회에 쏟아져 나오는가하면, 다시금 상급 학교로 진학을 해야되는 새로운 출발의 시점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새 출발을 다짐하는 그런 염려스런 분위기보다는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졸업시즌이라 하여 학교는 물론 온 사회가 졸업식 분위기로 들떠 있습니다. 각고의 학사모에 영예의 졸업장을 수여 받는 모습에서부터 거의 난장판(?)에 가까운 아수라장의 졸업식 분위기도 곳곳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연일 신문과 방송에서 눈살찌푸린 그런 모습들을 들추어 보일 때 자식을 둔 부모로서 어찌 그냥 지나쳐 버릴 수만 있겠습니까. 더욱 교단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가슴이 아플 따름입니다. 아들 졸업식장에 갔다가 아들은 찾아보지도 못하고 후배들이 던지는 계란만 흠뻑 뒤집어쓰고 돌아왔다는 어떤 학부모의 눈물 섞인 호소는 남의 일 같지만 않았습니다. 가족들과 저녁을 먹다가 아버지는 졸업을 1년 앞둔 아들과 요즘의 졸업식 풍경을 이야기하다 오히려 아들한테 설득을 당하고 말았다는 어떤 분의 얘기를 듣고 세대차이를 실감했습니다. 단순히 기성세대라는 이름으로 몰아부치는 요즘의 신세대가 빚어내는 졸업식의 풍경은 너무 지나치지 않나 싶어 모두들 걱정입니다. 하지만 걱정은 걱정으로만 끝날 뿐 새로운 대안이 없이 우리는 또 일년 뒤에도 그런 눈살찌푸린 광경들을 보아야만 될 것 같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문화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문화란 한순간에 이루어지거나 한순간에 소멸되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놔두고 볼일만은 아닌 것 같아 걱정입니다. 졸업식만 끝나면 선배들을 후배들이 몰고 다니며 집단으로 두들겨 패고, 밀가루와 계란으로 범벅이 되게 만들어 진정 꽃다발을 가지고 나타난 축하객은 접근하기조차 어려운 졸업식 뒷모습도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전통적으로 이어오는 후배들의 장난끼가 심하게 발동되었다고 하기에는 어처구니없는 불상사도 여러 건이나 신문지상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자녀들을 졸업식장에 보내기도 무섭다고 하는 부모님도 있습니다. 아름다운 장미 한 송이를 들고 교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그런 모습은 희망사항일까요. 기성세대들의 지나친 욕심일까요. 그렇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선배들이 입었던 교복을 물려주는 모습, 입시 준비를 했던 참고서들을 후배들께 물려주던 미풍도 있었고, 아직도 그런 전통이 이어져 가는 학교도 많이 있습니다. 밀가루와 계란으로 난장판을 이루는 신세대들의 생각도 전통이라고 우겨댈 지 모르지만 우리는 그것들은 인습이라고 하여 지속되는 것을 원치 않고 있습니다. 사회 현상이라고만 탓하지 말고 한번쯤이라도 부모와 자식이 나란히 머리 맞대고 앉아서 주거니 받거니 해서 집밖에 나가면 내 자식들 하나 하나가 사려 깊은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겠습니다. 청소년은 우리의 미래입니다. 우리가 타일러서 바르게 자라도록 관심을 가져줘야 합니다. 서로 나몰라라 방치하면 그 힘은 엄청나게 여파가 커집니다. 한가한 저녁 TV에만 정신 쏟지 말고 오늘밤에는 졸업식 문화에 대해서 온 식구가 토론회를 가집시다. 이렇게 되는 날, 우리의 미래는 더욱 밝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욱이 광주는 지금 문화중심도시 육성에 가속도가 붙어있습니다. 우리 모두 수준 높은 문화의식을 가질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됩니다. 여러분들은 어떤가요?
칼럼
남도일보
2006.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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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민간의료보험 활성화 시기상조 아닌가? -이형하 광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우리나라의 의료보험제도는 1977년 시작된 이래, 1989년 전국민의료보험을 실현했고, 2000년 7월에는 의료보험 통합으로 단일보험자 체계가 성립되면서 국민건강보험시대를 맞이하게 됐으나, 현재 극복해야 할 과제와 내외적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서구 선진국들과 마찬가지로 인구의 노령화, 가족구조의 변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증대, 노사관계의 변화, 기술의 발전 등과 같은 구조적인 변화는 보건의료 부문에도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최근의 환경변화 가운데에는 건강보험제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요인들이 많은데 민간의료보험 도입에 관련된 논란은 그 중에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국내외적인 보건의료 환경의 변화로 인해 민간의료보험 도입이 점차 현실화돼 감에 따라, 민간의료보험 도입·활성화 논의의 배경과 이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민간의료보험과 공적 건강보험은 의료에 관한 ‘미래의 불확실한 큰 손실’을 대비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나, 보험제도의 목적과 보험가입방식, 부양성 여부 등에 있어서 중요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공적보험으로서 건강보험은 국민건강 보호를 기본적 보장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보험 가입의 법적 강제와 사회 혹은 국가 부양성을 전제로 하는데 반해 민간보험은 개인의 의료 필요를 근거로 하고 있고, 임의 가입이 원칙이며, 국가의 부양성을 전제로 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 같은, 차이가 있음에도 민간보험 활성화 주장의 논거에는 공적 건강보험이 의료수요의 다양성을 충족시키는데 미흡하고, 의료서비스 질의 하향평준화, 보험수가에 의한 가격통제, 이에 따른 부당 과잉진료 등 왜곡현상을 시정할 수단으로 민간보험이 대안으로 적합하며, 의료와 보험시장의 해외개방에 대비하고, 공급자의 서비스 다양화, 경쟁을 통한 가격인하, 서비스 개선 촉진 등의 이유로 민간보험을 도입·활성화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민간보험 도입 주장에 대한 문제점도 적지 않아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우선, 민간보험 도입시 민간보험이 적용되는 고급병원과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영세병원으로 양극화 되면서, 고급병원을 이용하는 고소득층의 민간보험 가입자와 저소득층의 건강보험 가입자로 구분되어 계층간 위화감이 심화될 것이다. 그리고, 비급여 항목 및 고가의 의료장비 이용 수요가 급증하여 국민의료비가 크게 증가할 것이고, 민간보험이 본격 도입되면 개인의 질병자료를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어 질병 자료의 유출이 우려되며, 무엇보다도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보장 정책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어 공적 보험이 크게 위축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민간보험의 성급한 도입·활성화 보다는 암등 중증질환과 비급여 항목의 보험급여 확대를 통한 2004년도 총 진료비중 61.3%(약국포함)인 건강보험 급여율을 OECD국가 평균수준인 70%이상으로 보장성을 강화하여 공적 보험을 강화한 후 대체형 민간보험을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
칼럼
남도일보
2006.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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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세평] 빛을 남긴 사람들의 광주를 - 정구선 이사장 광주YMCA에 가면 독립운동가로, 사회사업가로, 한센인의 아버지로 불렸던 오방 최흥종 선생의 흉상이 광주를 지키고 있다. 광주의 근대사에 큰 빛을 남긴 분이었다. 며칠 전 광주YMCA 부근 다방에서 차를 마시면서 YMCA의 앞에 있는 일본식 집이 점차 헐리고 있는 것을 보았기에 만일 보존가치가 없는 집이라면 이곳에 오방선생을 기념하는 작은 쌈지공원이나 하나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한 적이 있다. 내가 대학에 다니던 1950년대의 기억이다. 충장로 입구에 가까운 도청 모퉁이에 ‘귀거래’라는 다방이 있었다. 그 곳에서는 김현승 시인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나는 문학을 좋아하던 선배와 자주 어울려 ‘프라타나스’의 김현승 시인이 조용히 앉아 커피잔을 들고 계시던 모습을 보며 청년기를 보냈다. 아직도 지울 수 없는 젊은 날의 멋진 추억이다. 만일 그 다방이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지금도 한번 쯤 찾아가 여유를 부려보고 싶어진다. 그런데 발전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아름다운 추억조차 깡그리 지워버리는 것인가. 지난 1월 13일 자살로 생을 마감했던 오승윤 화백. 그렇게 답답했던 사연도 알지 못하면서 그를 더욱 가슴 아프게 하고 헤어진 일이 있었다. 그가 타계하기 꼭 한 달 전쯤 그 집 앞에서 였다. 우연히 그의 집 앞길에서 앞서 걸어오는 그와 반갑게 만나 잠시 대화를 나눈 것이 마지막이 되고 말았다. 그날 나는 오승윤 화백의 아버지이기도 한 한국 서양화의 큰 획을 그은 오지호 화백이 살던 이곳이 지방문화재 6호로 지정만 했지 쌈지공원이라도 만들지 못해 주변의 난개발에 점차 묻혀지고 잊혀지지는 현실이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었다. 우리 광주가 예향이라고 큰소리치며 아시아의 문화전당을 만드는 대박의 꿈에 들떠있으면서도 정작 챙겨야 할 광주의 크고 작은 빛이었던 사람들에게는 관심이 없다고 한탄했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오지호 화백인데 그를 기념하고 그의 대표작품 하나 상설로 감상할 수 없는 처지가 부끄럽다고 했었다. 아마 오승윤 화백은 나보다 몇 배나 더 속이 타고 안타까워했을 것이다. 별 말이 없었으니까…. 그런데 그 오승윤 화백마저 세상을 떠났다. 오지호 화백의 차남으로 잘 알려지기도 했지만, 그는 이미 한국의 전통색인 오방정색(五方正色)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작품들로 국내보다도 유럽에서 더욱 인정받는 등 그 아버지의 명성 못지않게 독보적인 존재로 위치를 확보하고 있었다. 나도 몇 년 전, 그와 함께 저녁을 하던 자리에서 오승윤 화백이 가져온 1999년 6월 작품 ‘풍수(風水)’가 표지를 장식하였던 프랑스의 유력 미술지인 ‘위니베르 데자르’의 표지를 그에게 설명들으며 본적이 있다. 좀 더 활동할 수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그런데 바로 호남의 추상회화를 이끌었던 강용운 화백이 지병으로 타계하였다. 강용운 선생의 제자로 초창기의 ‘에뽀끄’를 이끌다가 한창 꽃필 나이에 훌쩍 가버린 최종섭 화백을 통하여 강용운 교수를 알고 비구상화가들을 이해하게 되었다. 친구 최종섭 화백이 지병인 당뇨병으로 타계하기 얼마 전 전통 창호지에다 창살무늬를 그려 넣은 ‘코리아 환타지’ 전시회를 가졌는데, 그 중 40호짜리 하나 쯤 꼭 가지고 싶었는데 그가 타계하는 바람에 허사가 되고 말았다. 나는 언제나 광주를 ‘빛의 도시’라고 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 만큼 듬직한 자연의 품으로 우리를 앉고 있는 무등산을 사랑하고, 우리 국문학의 자랑인 가사문화권과 임진왜란으로부터 한말의 의병활동, 광주학생독립운동, 5.18민주화운동으로 승화하기 까지 광주는 이 나라의 빛이었다. 시내 곳곳에 그 크고 작은 빛을 남긴 사람들의 이야기가 살아있는 쌈지공원이나 기념관들을 만들면 좋겠다. 자랑스러운 역사와 사람들의 이야기가 곳곳에 살아 숨쉬는 빛의 도시, 광주를 그려보고 싶다.
칼럼
남도일보
2006.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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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교]교복 1886년 최초의 여성 교육기관인 이화학당에는 러시아제 붉은 목면으로 제작된 치마저고리 위 아래 한 벌이 등장했다. 이것이 이른바 ‘홍둥이’라 불리는 우리나라 최초의 교복이다. 1907년에는 밀짚모자에 구두를 신은 유럽식 양장 교복이 숙명여학교에 등장해 최초의 양장교복이 됐다. 그러나 당시 너무 파격적이라는 지적이 일면서 결국 3년 뒤에 자주색 치마저고리로 교체됐다. 이어 1920년대를 전후해 여학생들의 교복이 흰 저고리에 흑색 치마로 통일됐다. 이 시기에 남학생들도 통일된 모자와 지정된 구두를 착용하는 교복이 등장하게 됐다. 1930년대에 들어 다시 여학생들의 교복에 양장이 등장했다. 블라우스, 스웨터, 주름치마 등 세일러복이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곧 일제의 전시체제가 강화되면서 교복도 검정 통치마와 흰 저고리로 또다시 바뀌었고 일본 여자의 노동복인 ‘몸빼’라는 바지가 여학생의 교복으로도 등장했다. 이후 1950년대의 격변기를 거친후 1960년대와 1970년대는 40대의 기억속에 남아있는 획일화된 교복으로 80년대 초까지 큰 변화가 없었다. 1983년 학교의 개성이 중시되면서 교복 자율화를 계기로 오늘날의 교복으로 자리를 잡는다. 입학철을 맞아 중·고등학생의 비싼 교복값이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왠만한 교복 값이 30만원선으로 고급 양복 한벌 보다 오히려 비싸다는 것이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가정에서 교복을 구입하는 것은 큰 부담이다. 더구나 고등학교를 입학시킬 경우 등록금까지 합하면 100만원 가량이 소요돼 서민들로서는 허리가 휜다. 일부 사회단체들은 교복 원가가 많아야 15만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업체들의 담합에 의하지 않고는 이같은 가격이 형성될 수 없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기 여건에서 살아가고 있는 서민들에게 교복의 가격 거품이라도 빼주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라 여겨진다. /이승범 논설위원 tiger@namdonews.com
칼럼
남도일보
2006.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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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을 바라보며] 광주에 땅이 없다 ? # 상황 1 요즘 광주시 최현주 경제통상국장은 말 그대로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동료 간부들로부터 공장부지를 만들어내라는 청탁성 민원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수도권에서 사업하는 친구들이 광주에 공장을 짓고자 하는데 땅을 구하지 못해 안달이라며 담당 최국장을 들볶는 것이다. 당장 없는 땅을 억지로 만들어낼 수도 없는지라 최국장으로선 다소 성가시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싫은 표정만은 아니다. 그만큼 이 지역으로 많은 기업들을 유치해왔다는 보람에 뿌듯함마저 느낀다. 앞으로도 들어오고자 하는 공장들이 순번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은 생각만 해도 마음이 느긋해진다. 그래서 시장이라도 주재하는 간부회의 석상에서 동료로부터 이런 주문을 받으면 더더욱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 상황 2 최근 광주시는 느닷없이 토지 환수작업을 벌였다. 태부족한 공장부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평동이나 하남 첨단 등지에 200만평의 산업용지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이건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눈을 돌린 곳이 기왕에 분양을 받고도 공장을 착공하지 않은 업체들의 이른바 ‘노는 땅’이다. 첨단의 LG전자 9만3천평을 회수하고 평동의 기아 부지 10만평 가운데 5만평을 환수조치했다. 전남방직의 3만평도 되돌려 받고 일신방직의 3만평에도 눈독을 들였다. 그러자 일신측은 부랴부랴 서둘러 2∼3월중에 공장을 착공한다고 한다. 마침 청원공장에 불이나 대신 이곳에다 신·증설을 한다는 것이다. 시로서는 입맛을 다셨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광주가 폭발적인 수요증가로 공장지을 땅이 없다고 한다. 4년전 민선 3기 출발 당시만 해도 광주엔 공장용지의 여유면적이 48만평이나 됐다. 그때까지의 추세로 보면 이 정도의 면적은 15년 정도의 분량에 해당됐다. 그게 4년만에 동난 것이다. 지금도 35개 업체가 15만평을 신청해놓고 대기중이다. 광주인근 전남으로 가서 자리잡은 공장들도 꽤 된다. 삼성전자의 32개 부품업체 가운데 20여개는 장성으로 들어갔다. 땅이 없다보니 박광태 시장이 수도권에서 투자설명회를 하려 해도 계획을 못잡을 판이다. 실컷 지역으로 와달라 해놓고 부지를 마련해주지 못할 것 같아서다. 그러다 보니 지난 민선 2기때 280만평 가운데 62만평만 남겨놓고 첨단 2단계 부지를 공장용지에서 풀어버린 게 애석하기만 하다. 물론 관계자들은 이 땅이 그냥 남아있어도 복토를 해야하는 등 조성원가가 비싸게 먹히기 때문에 잘(?) 풀어버렸다고 자위한다. 그러나 이처럼 땅이 부족한 상황에선 아무리 좋게 해석하려해도 “저 포도는 시디 실거야”라고 말했다는 여우의 처지로밖에 느껴지질 않는다. 광주·전남은 그동안 ‘버려진 땅’이었고 요즘 들어서야 듣기 좋은 말로 ‘아껴놓은 땅‘으로 불리운다. 그러던 게 광주를 중심으로 공장이전 바람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의외로 노사관계의 안정에서 찾고 있다. 기본적으로 인력의 질(質)이 좋은데다 값도 싸고 겉보기와는 달리 노사관계가 그리 썩 나쁘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물론 대단위 사업장이 없다보니 그럴 수도 있으나 어쨌든 듣기 싫은 소리는 아니다. 게다가 무조건 지역경제부터 살려놓고 봐야 한다는 시의 정책의지가 큰 몫을 해낸 것도 사실이다. 광산업 등을 중심으로 한 연구기관의 집적화도 기업들에겐 매력적인 요소였다. 땅이 부족할 지경으로 기업들이 들어온다니 이보다 더 듣기 좋은 뉴스가 없다. 사실 땅이야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 광주가 안되면 인접 시군들도 많다. 첨단 2단계의 경우처럼 근시안적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면 광주시의 경제팀에겐 정말 격려를 아끼지 않고 싶다. 기업을 유치하겠다는데 아껴놓은 땅을 아낌없이 내놓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칼럼
최혁
2006.02.13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