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아무르(Amour)’는 음악가 노부부 조르주와 안느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아무르는 프랑스어로 ‘사랑’이라는 뜻이지만 영화는 노년의 질병과 간병,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묘사했다. 행복하고 평화로운 노후를 보내던 노부부는 어느 날 아내 안느가 갑자기 뇌졸중으로 반신불수가 되면서 하루아침에 삶이 달라진다. 남편 조르주는 아내를 헌신적으로 돌보지만, 하루가 다르게 몸과 마음이 병들어가는 아내를 바라보면서 결국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선량한 사람들도 오랜 간병 끝에 살인에 이르게 된다는 비극적
더불어민주당은 전국 정당이긴 하나 호남에 뿌리를 둔 정당이라고 생각한다. 거슬러 올라가면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정치적 이념이 녹아 있는 정당이다. 이처럼 호남이 절대적 지지 기반인 민주당에서 전라도 출신 정치인이 핍박 받는 것은 아이러니한 정치 현상이다.4월 10일 실시되는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나설 민주당 지역구 후보자 공천에서 수도권의 전남 출신 기동민(장성)·박광온(해남)·임종석(장흥) 예비후보와 전북 출신 박용진(장수)·윤영찬(전주)·이수진(완주)·홍영표(고창) 예비후보가 ‘비명횡사’했다. 괜히 거목을 키워 긁어
이쯤 되면 ‘쓰나미’다. 4월 10일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출마 후보를 선출하는 더불어민주당 광주 경선 이야기다. 엊그제까지 치러진 광주 6개 선거구 경선에서 현역 의원 5명이 고배를 마셨다. 민형배(광산을)를 제외한 윤영덕(동남갑), 이병훈(동남을), 북구갑(조오섭), 북구을(이형석), 이용빈(광산갑) 의원이 패배했다.평소 지역구 관리가 탄탄하고, 의정활동을 잘 한다는 의원도 예외가 아니었다. 현역 교체 여론이 높게 형성되긴 했어도 예상 못한 결과였다. 정치권이나 시민들 사이에 ‘깜놀’반응이 이어졌다. 현역들이‘기울어진
다시 봄이다. 오락가락 심술 날씨에도 양지바른 곳에서는 수선화가 고개를 내민다. 조만간 벚꽃과 튤립도 자태를 드러낼 것이다. 자연의 흐름은 올해도 예년과 같은 방법으로 꽃을 피우고 있다. 꽃은 레오나르도 피보나치(이탈리아 수학자)가 발견한 일정한 수(數) ‘피보나치 수열’ (Fibonacci numbers)에 따른 현상을 보이며 우리 곁에 온다.봄을 맞아 피기 시작한 꽃은 햇볕을 골고루 받아 씨앗이 잘 자라는 ‘황금비율’을 맞추기 위해 이리저리 겹치게 꽃잎을 피운다. 이런 방식으로 핀 꽃잎은 붓꽃은 3장, 벚꽃은 5장, 모란은 8장
[남도일보 오치남의 우다방 편지]더불어민주당, 친명횡재·비명횡사·사천 잡음 더 커지면 폭망 부른다오치남(남도일보 주필) 제22대 4·10 총선을 40여 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후보 공천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친명횡재(親明橫財·친이재명계 공천), 비명횡사(非明橫死·비이재명계 낙천), 사천(私薦·사사로운 공천), 사당화 논란 등으로 제1야당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텃밭 광주·전남에서도 불공정 경선과 단수공천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면서 이번 총선에서 참패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나 공천관리위원회(공
정세영(남도일보 교육문화체육부장)그리스 신화 속에는 ‘프로크로스테스의 침대(Procrustean bed)’가 나온다. 프로크로스테스는 고대 그리스 아테나이 도시국가 근교에 살았는데 지나가는 행인을 유인해 집안에 들어오게 한 뒤 자기 침대보다 크면 큰 만큼 머리나 다리를 잘라 죽이고 작으면 작은 만큼 몸을 늘려 그로 인해 사람을 죽게 만들었다고 한다.이미 결론을 정해놓고 요식적으로 끼어 맞추는 ‘독단’을 일컫을 때 쓰인다.동양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로 ‘삭족적리(削足適履)’가 있다. 발을 깎아 신발에 맞춘다는 뜻이다.《회남자(淮南子)》
4·10 총선이 불과 50일 남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공천 문제로 아수라장의 전조를 연상하게 한다. 친문-친명 갈등, 밀실 공천·사천 논란, 사법 리스크, 녹색정의당의 통합형 비례정당 불참 결정 등 악재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10% 명단’이 통보되면서 4선 의원인 김영주 국회 부의장이 탈당하고, 재선 박용진·초선 윤영찬 의원이 기자회견을 하는 등 공천 내홍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민주당의 공천 양상은 내전에 가깝다. 친명과 비명이 싸우다가 비명 일부가 당내 살벌한 분위기를 스스로 못견디고 제 3지대로
[신건호의 서치라이트]"응답하라" 다가오는 총선에서 버려야 할 4가지!불안하다. 나만 그런가? 미국이 예멘을 공격하고 후티 반군은 홍해를 통과하는 선박을 괴롭힌다. 드론공격으로 3명이 사망한 미국은 이라크와 시리아에 보복을 시작했다. 후티의 바람잡이 이란은 한판 붙겠다는 태도다. 이스라엘은 미국을 전쟁에 끌어들이기 위해 필사적이다. 중동이 불안하다. 지금 나라 밖은 전쟁과 기후위기로 인간적 자존감이 허물어지는 위기상태다.그럼, 국내는 괜찮은가! 북한은 미사일을 쏘아대고 원색적 발언으로 불안을 키우고 있다. 와중(渦中)에 대만을 놓고
지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5일장과 전통시장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시장은 풍성한 먹거리와 볼거리가 많고 사람들의 정과 활력이 넘친다. 또한 옛 정취와 지역의 특산물을 홍보하고 다양한 문화 교류의 장이 돼주기도 한다.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공존하고 옛 추억 살아 숨 쉬는 등 찾아오는 여행객들에게는 향수를 달래주고 지역의 문화적 특징을 오롯이 보여주고 있다.그러나 전통시장은 화재에 치명적인 구조적 결함을 안고 있다. 상인들이 앉아 있는 자리 주위에는 전기와 가스시설이 실타래처럼 얽혀 있다. 그렇지 않아도 비좁은 소방도로에 불법
생즉사 사즉생 (生卽死 死卽生·살고자 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산다는 뜻). 어찌 전쟁터에서만 인용되겠는가. 제22대 4·10총선을 앞둔 예비후보들의 각오다. 특히, 열린우리당과 국민의당의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20년 넘게 지켜온 더불어민주당을 떠난 이낙연 전 대표와 비명계 의원들에겐 더욱 처절하게 새겨진 좌우명이다.이 전 대표와 비명계는 총선을 70여 일 앞두고 최대 승부수를 던졌다. 이 전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와 현역 의원 3명의 비명계 탈당파로 구성된 ‘미래대연합’은 지난 28일 공동 창당에 합의한 뒤 다음 달 4일 ‘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다’라는 격언이 있다. 독일의 법학자 옐리네크가 처음 한 말이다. 이 말은 도덕의 범위가 법보다 넓고, 법은 도덕 중에서 필수적이고 강제적인 부분을 규정한다는 의미다. 즉, 법은 사회에서 공동으로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덕적 원칙을 표현하고 보장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법에서 강제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행위가 온당하다고는 할 수 없다는 것이다.법과 도덕의 관계를 정립하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다. 법과 도덕을 일치시키는 사람들은 처벌되지 않은 행위라도 도덕적으로 잘못된 것이라면 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광주지역 중견 건설사인 해광건설의 부도와 법정관리 신청에 이어 한국건설도 지급 불능 상태에 빠지면서 지역 중소 건설사들이 덩달아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한국건설은 분양 당시 약속했던 중도금 대출 무이자 조건을 지키지 못한 탓에 졸지에 분양 계약자들은 생각지도 않은 중도금 이자를 떠안게 될 위기에 처했다. 만약 분양 계약자들이 중도금 대출 이자를 내지 않으면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는 건설사가 속출한 가운데 그 여파가 분양 계약자들에게 미치고 있는 셈이다.2022년 말 기준 한국건설의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이 전 총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탈당 선언과 함께 ‘원칙과 상식’ 의원들과 신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이 전 총리 탈당을 바라보는 지역민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개로 갈린다. 하나는 민주당을 배신했다는 시각이다. 민주당의 심장부인 광주·전남을 기반 삼아 5선 국회의원과 전남도지사, 국무총리, 집권당 대표까지 해놓고는 자신을 길러준 집을 뛰쳐나왔다고 비판한다.다른 하나는 지역 정치권과 우리 정치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일당 및 양당 독점 체제의 정치권에 경쟁 구도를 형성,
“사안을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 “시기가 되면 할 말을 하겠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대표적인 어법들이다. 원래 이 전 대표는 현안이 나올 때마다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데 신중에 신중을 기하던 모습이었다. 그런 그의 ‘신중’ 리더십은 엇갈린 반응을 낳곤 했다. 5선 국회의원과 전라남도지사, 국무총리까지 지낸 정치적 무게에 걸맞은 안정감이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 반면, 너무 느리고 답답하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있었다. 정치적 라이벌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화법이 ‘사이다’였다면, 이 전 대표의 화법은 ‘고구마’로 대비
[신건호의 서치라이트]"응답하라" AI는 4월 총선에서 어떤 후보를 선택할까?청룡의 해가 밝았다. 올해는 세상의 모든 것이 더 빠르게 생성되고 소멸하는 경험을 맛보게 될 것이다. 그 중심에는 인간이 만든 AI(인공지능)가 자리한다는 것은 자명(自明)하다. 그럼, 인공지능이 인간지능의 사고를 넘어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까지 될까! 챗GPT의 진화가 심상치 않은 2024년의 시작이다.올해는 또 유권자의 힘이 새로운 세상을 여는 시대가 기필코 올 것이라는 확신이 서는 해이기도 하다. 오는 4월 국회의원 총선거가 본격적인 인공지능 시대에 치
#갈망하는 봄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다오.// 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는 우리의 민족혼을 불러 일으키는 저항시의 대표작 중 하나다. 일제강점기 당시 국권상실의 현실을 빼앗긴 들로 비유하며 조국의 광복을 봄에 빗대었다.만물이 생동하는 시기, 봄은 암담하고 암울한 시대를 벗어나 더 나은 세상을 향한 희망을 상징한다.#역사의 반복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이 최근 누적 관객 1천만명을 돌파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극강 한파와 12월 이상고온의 심술 속에 2023년이 저물고 있다. 내년 제22대 총선도 10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12일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면서 더불어민주당 심장부 광주·전남 총선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민주당 소속인 광주·전남 지역 현역 국회의원들의 조바심이 커지고 있다. 이들을 대하는 지역 민심이 너무 싸늘하기 때문이다. 현역 프리미엄은커녕 ‘물갈이론’이 힘을 받으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고전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역에 대한 반감 정서가 크다 보니 여론조사 경력에서 ‘현역 국회의원’을 빼고
아침부터 눈이 내렸다. 집안 청소를 하다 말고 거실 베란다로 달려가 창문을 열고 손을 내밀어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맞았다. 눈이 갑자기 슬로우 모션으로 바뀌더니 옛 추억이 떠올랐다.유년시절 겨울방학과 크리스마스가 시작되는 12월이 되면 마냥 좋았다. 친한 친구들과 서울에 사는 사촌동생들에게 보낼 성탄 카드를 직접 만들면서 가슴이 설랬고 성탄절에는 부모님께 받을 선물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기 일쑤였다.이 가운데서도 가장 즐거웠던 것은 긴 겨울방학 내내 할아버지 댁 뒷편에 사는 또래 친구와 담장 하나 사이로 사다리를 놓고 집을 오가며
정부가 지난 12일 발표한 ‘LH(한국토지주택공사) 혁신방안’의 핵심은 공공주택 사업의 민간 개방이라 할 수 있겠다.사실상 LH가 공공주택 공급을 독점한 상황에서 LH에게 과도한 역할과 권한이 부여되면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태와 LH 시행의 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로 이어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여겨진다.하지만 민간 관심은 아직은 ‘미지근’한 편이다.그동안 공공주택 사업은 확실한 LH와 지방공사의 영역이었다. 공공주택특별법에 LH와 지방공사 등 공공만이 사업자가 될 수 있었다. LH는 공공주택 공급량의 72%를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는 선거철이면 약방의 감초격이다. 휴대전화 등으로 살포되는 출판기념회 초대장은 ‘세금 납부고지세’가 틀림없다. 출판기념회는 자신을 알리고 세를 과시하며 선거자금을 모으는 ‘일석삼조’에 ‘꿩 먹고 알 먹기’다. 한마디로 정치인들에겐 손 안 대고 코 풀 수 있는 아주 좋은 선거 전략이다.이처럼 정치인의 경우는 책만 냈다 하면 수금이 되니 바쁜 와중에 억지로라도 책을 내고 출판기념회를 연다. 특히 국회의원들의 출판기념회는 매년 국정감사와 예산 심의 전에 부쩍 많아지고, 올해처럼 총선을 앞둔 시점엔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