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현(남도일보 사회부장)

 

오승현 남도일보 사회부장

지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5일장과 전통시장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시장은 풍성한 먹거리와 볼거리가 많고 사람들의 정과 활력이 넘친다. 또한 옛 정취와 지역의 특산물을 홍보하고 다양한 문화 교류의 장이 돼주기도 한다.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공존하고 옛 추억 살아 숨 쉬는 등 찾아오는 여행객들에게는 향수를 달래주고 지역의 문화적 특징을 오롯이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전통시장은 화재에 치명적인 구조적 결함을 안고 있다. 상인들이 앉아 있는 자리 주위에는 전기와 가스시설이 실타래처럼 얽혀 있다. 그렇지 않아도 비좁은 소방도로에 불법 주정차가 끊이지 않는 것도 문제다. 소방도로까지 잠식한 차광막 설치와 무질 하게 진열된 상품으로 소방차의 접근마저 쉽지 않아 보인다. 전통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할 때마다 불법 주정차된 차량 등 복잡한 주변 환경으로 소방차 진입이 힘들어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는 형편이다.

화재 발생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멀티탭 사용도 대다수 상점에서 쉽게 목격됐다. 멀티탭은 여러 콘센트를 동시에 꽂아 사용할 경우 허용 전류량을 초과해 전선 과열로 인한 화재 발생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2일 발생한 충남 서천특화시장 대형 화재도 화재 탐지·속보 설비가 뒤늦게 작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통시장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전통시장의 구조 변경을 유도하고 방재계획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소방 안전장치는 제대로 작동되는지, 소방도로는 잘 확보돼 있는지 등을 점검해야 한다. 아울러 상인들의 안전의식과 소방 훈련도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 광주지역 시장들은 과연 어떨까? 말바우시장과 서구 양동시장도 상황은 똑같았다. 추위에 상인 대다수가 개인 온열기기를 켜놓고 손님을 맞고 있었다.

특히 가·나·다·라동 등 총 4개 동으로 나눠진 양동시장은 지난 2005년 다동과 라동의 철판과 철판 사이에 단열재가 추가되긴 했으나,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진 샌드위치 판넬 구조로 지어졌다. 지난 22일 발생한 화재로 292개 점포 가운데 227개의 점포가 소실된 서천시장 역시 샌드위치 판넬 구조가 피해를 키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전통시장이 화재에 취약한 구조를 띠고 있지만 정작 상인들은 화재 예방을 위한 전기시설 교체에는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시장의 노후화된 전기시설 교체의 경우 정부가 90% 상당의 비용을 지원하지만, 불경기 탓에 10%의 자부담도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다.

전통시장은 한 지붕 밑에 점포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미로식 구조에다 노후 건물이 많아 화재발생 시 피해가 크다. 장·단기적으로 시장 구조 변경을 유도하고 방재계획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소방 안전장치는 제대로 작동되는지, 소방도로는 잘 확보돼 있는지 등을 점검해야 한다. 아울러 상인들의 안전의식과 소방 훈련도 중요하다.

시장 상인들에게 쓴소리를 하고 싶다.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빠르게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단발마로 받는 지원금에 연연하지 말고 하루벌이 상인들이라고는 하지만 며칠 문을 닫는다고 굶어 죽진 않을 것이다. 대형마트와 경쟁력을 운운하지 말고 깨끗한 시장의 환경을 상인들의 손으로 일궈 놓는다면 손님들은 자연스레 시장의 정에 이끌려 물건을 구입하러 오게 돼 서로 윈윈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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