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석(남도일보 선임기자)

 

김용석 남도일보 선임기자

광주 최대 규모의 민간공원 특례사업지 중앙공원 1지구 조성 사업이 시공권과 주주권을 둘러싼 사업자 간 법적 공방에 이어 후분양에서 선분양으로 전환과 2천400만원대에 이르는 고분양가를 놓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광주시는 이런 논란을 조기에 종식시키기 위해 광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의 선분양 전환을 앞두고 계획 변경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전문가 검증 회의를 지난 18일 열었다. 이날 회의는 초청된 8명 가운데 시의회 관계자가 불참했다. 공원, 건축, 토목, 회계, 금융, 도시계획, 시민단체 등 분야별 전문가 7명만 참석했다.

검증 위원들은 전남대 산학협력단이 제시한 3.3㎡ 당 분양가 2천425만원을 놓고 민간 사업자의 초과 이익, 후분양에서 선분양으로 변경에 따른 금융비용 절감, 토지보상비 등 분석 내용이 적정한지를 논의했다.

하지만 소모적인 논란을 해소하려는 검증위원회 개최에도 그동안 사업 진행 과정에서 공신력이 흔들린 탓에 ‘검증의 검증’ 절차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광주시 안팎에서 나왔다.

선분양 전환을 반대해 온 서재형 광주경실련 건축도시위원장은 회의에서 “검증회의는 광주시가 급조한 요식행위이자 면피성 행위”라고 이날 검증을 평가 절하했다. 반면 신속한 사업 추진을 바라는 검증 위원들의 의견이 수적으로 우세했다고 한다.

앞서 광주시는 지난 6일 시청에서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 공개 토론회를 열었다. 이명규 광주대 교수가 진행을 맡고 광주시,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 한양, 타당성 검증을 진행한 전남대 산학협력단 관계자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전남대 산학협력단의 타당성 검증에서 3.3㎡당 분양가 2천425만원이 제시됐다. 한양은 독자적인 분석을 통해 1천990만원까지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토론회는 2개 분석 결과의 허와 실을 논의하는 취지였지만 한양 측은 토론을 거부했다.

한양은 “시의회, 시민, 전문가집단, 시민단체가 참여한 협의체를 구성하고 모든 자료를 제공해 충분히 검토하고 후분양이 적절한지, 선분양가 2천425만원이 적절한지를 검토해야 한다”면서도 “한양이 1천990만원을 제안한 것을 마치 마녀사냥하듯이 공개 토론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돼 참석할 이유가 없다”고 토론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이재현 SPC 대표이사는 “공식적인 행정절차를 거쳐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라는 회사가 지정돼 구성 업체들이 주주가 됐고 이사회, 대표이사가 있다”며 SPC의 지위만 강조했다. ‘토론은 없고 주장만 떠돈’ 중앙공원 1지구 개발 공개토론회였다는 비아냥이 나온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3일 전남일보가 주최·주관한 ‘광주 중앙공원 1지구 분양 어떻게 해야 하나’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려 관심을 모았다. 조진상 동신대 명예교수, 김항집 광주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서재형 광주경실련 건축부동산위원장, 최연화 시민패널이 참석했다.

조 명예교수는 발제문에서 “지난 2021년 8월 17일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선분양에서 후분양 전환, 특혜 의혹, 후분양에서 선분양으로 다시 전환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광주시가 주장하는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서 사업조정 협의안을 마련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 도시계획위는 개발규모, 개발입지 등 공간적 측면만 다룰 뿐 분양가, 분양방식 등 사회경제적 요소는 심의 안건이 아니라는 점을 꼽았다. 공익을 대변하는 시민사회단체 출신 등 사회경제 분야 전문가도 미흡해 인적 구성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광주시, 사업자, 전문가, 시의원, 시민단체 등 민간거버넌스를 구성해 협의 조정안 마련도 제안했다.

김 교수는 “현재 타당성 용역을 통해 제시된 분양가 2천425만원은 비정상적”이라며 “중앙공원 1지구는 공원조성사업이 목적인 만큼 광주시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주시가 마련한 토론회와 전문가 검증회의는 후분양에서 선분양 전환과 전남대 산학협력단이 제시한 2천425만원이 과연 적정한지 여부를 따지기 위한 자리였다.

마침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최근 발표한 ‘2024년 2월 전국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을 소개한다. 광주지역 2월 민간아파트 3.3㎡ 당 평균 분양가는1천904만원에 달했다. 이는 작년 2월에 비해 무려 24.72%나 뛰었다.작년 동월대비로는 광주의 분양가 상승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분을 어느 정도 반영된 수치로 여겨진다.

일부 전문가들은 분양가 2천425만원은 비정상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양이 제시한 1천990만원이 적정하다는 것이다. 3.3㎡당 분양가격이 무려 435만원이나 차이 난다.

HUG가 발표한 분양가와 한양이 제시한 분양가의 차이는 86만원 밖에 나지 않는다. 분양가가 높으면 높을 수록 시민들의 부담은 그만큼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사업자간 법적 공방은 제쳐두고라도 광주시가 전문가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