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코스(2시간) 가정리~두가리~뺑덕어멈고개~고리실나루터~호곡나루터 자전거 대여소가 있는 가정리엔 섬진강을 가로지른 두계세월교가 아름답고, 늘어서 있는 원두막과 너른 풀밭은 가족, 단체 모임장소로 인기있는 곳. 특히 폐교를 다시 꾸며놓은 학생의 집도 있어 학생들의 수련회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햇살에 다이아몬드를 뿌려놓은 것처럼 반짝이는 섬진강이 마음을 포근히 감싼다. 11.6km(비포장 4.5㎞포함)로 섬진강변 신작로를 따라 뺑덕어멈고개~고실리나루~호곡나루로 이어지는 제1코스는 강과 어우러진 산촌의 풍광이 볼 만하다. 오가는 자동차나 인적도 거의 없어 호젓한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게 강점. 길섶의 들국화, 이름모를 들풀들이 깊어가는 가을 정취를 더한다. 굳이 자전거가 아니라도 좋다. 강촌과 산마을의 풍경이 어우러진 이 도로는 연인들이라면 자전거를 잠시 제쳐둔 채 걷고 싶은 마음이 일 만큼 가을 서정이 풍부하다. 자전거를 타는 도중, 지친 몸을 쉬어갈 수 있도록 도로 중간중간에 원두막도 만들어져 있다. ▲제2코스(4시간) 가정리~압록유원지~유곡마을~구례구역 가정리를 출발해 압록유원지를 거쳐 유곡마을, 구례구역까지 이르는 제2코스는 약25㎞ 거리로 오가는데 4시간이 소요된다. 이 코스는 대부분 포장된 도로라 시골길의 정취는 덜 하지만 시원스런 강바람을 가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강바람과 코스모스가 객을 맞는다. 콧노래만 부르면 될 일이다. 특히 전국에서 가장 맑고 깨끗한 섬진강과 보성강이 합류한 지점의 압록유원지는 여름철 피서지로 유명하다. 넓은 백사장은 가족단위 오토캠핑장으로 제격. 나란히 하고 있는 반월교와 철교는 색다른 운치를 제공한다. ▲제3코스(3시간) 가정리~압록유원지~사슴목장~북소낚시터~국도18호선 순환 제3코스는 가정리~압록유원지에서 국도 18호선 석곡방향으로 접어들어 사슴목장~북소낚시터를 거치는 17.2㎞의 거리. 나만의 여유와 평화를 즐기기에 적합한 코스. 재미삼아 낚싯대를 챙겨 가볼 일이다. 섬진강과 만나는 보성강 하류엔 좋은 낚시가 널려 있기 때문. 북소낚시터는 붕어 잉어 메기 등의 입질이 끊이질 않아 강태공들 사이에선 손맛이 좋기로 소문나 있다. 태안사로 방향을 잡기 전 오곡면 압록리엔 경찰 승전탑도 있다. 6·25 당시 300여명의 경찰관들이 유격전을 치르며 유일한 승전보를 날렸던 곳. 전과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탑이다. ▲제4코스(5시간) 가정리~압록유원지~사슴목장~국도18호선~조태일문학관~태안사 제3코스에서 조태일 문학관, 태안사까지 연장되는 이 코스는 문화의 향기가 솔솔 묻어나는 명 코스. 특히 천년고찰 태안사는 이 코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산중공원’같은 태안사에 이르는 오솔길은 가을을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초입, 계곡을 가로질러 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능파각도 눈길을 붙잡는다. 삼층석탑을 둘러 조성된 연못 또한 무척 독특하다. 연못엔 비단잉어들도 한가로이 노닌다. 풍경소리 은은한 절은 흐트러진 마음을 가지런히 가다듬기에 제격. 742년(신라 경덕왕)에 창건된 태안사에는 광자대사탑과 비, 대바라 등 갖가지 귀한 보물들도 있다. 34.4km의 구간 중 비포장도로가 5.4㎞. 코스마다 풍성한 볼거리, 지루함이 웬말인가.
특집
남도일보
2001.10.13 00:00
-
어린시절을 시골에서 자랐다면 대개 고향집 동구밖 장승 얼굴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왕방울 같은 눈, 주먹 같은 코와 이빨을 드러낸 입에 험상궂은 얼굴. 그러나 천하대장군·지하여장군은 갖은 풍상을 견뎌내며 오직 한자리를 지켜왔다.
특집
남도일보
2001.10.08 00:00
-
어린시절을 시골에서 자랐다면 대개 고향집 동구밖 장승 얼굴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왕방울 같은 눈, 주먹 같은 코와 이빨을 드러낸 입에 험상궂은 얼굴. 그러나 천하대장군·지하여장군은 갖은 풍상을 견뎌내며 오직 한자리를 지켜왔다. 그저 무섭게만 느꼈던 장승들에게 마을 주민들은 빌고 또 빌었다. 장승이 해꼬지를 할까봐 제물을 차리고 제를 올리는 것이었을까. 정월이면 제물까지 진설하고 무사안녕을 기원했다. 도대체 험악한 장승이 어떻게 지켜준단 말인가. 어린시절의 기억이다. 그러나, 그 장승들이 마을의 돌림병을 막고 액운을 물리치는 수호신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어른이 되고 나서부터. 장승은 그동안 전쟁 난리, 물 난리, 병 난리 등 온갖 잡귀신을 막아 마을을 지켜왔던 것이다. 이 사실을 알 즈음 고향 마을엔 장승이 없었다. 그저 아련한 기억속에 남아있을 뿐. 비단 장승 뿐만 아니었다. 솟대, 선돌을 비롯해 각 지역의 당산제, 풍어제, 그리고 줄다리기 등 많은 미풍양속과 전통문화가 기억속에 사라져 가고 있다. ‘2001년 지역문화의 해’선정을 계기로 시작했던 ‘전라도 풍물’. 전라도 땅 구석구석을 뒤져 희미해진 기억을 되살리고자 시작했던 이 연재에서 조상들의 진한 삶의 향기를 가슴깊이 느낄 수 있었다. 자연의 불확실성에 대한 의지로 행해졌던 당제·풍어제·각종 굿과 마을의 무사안녕을 기원하고 풍년을 기원했던 줄다리기와 고싸움. 대개 지역에 따라 제각각 독특한 형태로 전해지고 있으나 그들의 바램은 대개 대동소이했다는 점이다. 또한 초분에서 민초들의 효심을 엿볼 수 있었고, 솟대·장승·선돌·남근석 등에서 민중들이 간직한 소박한 믿음을 찾아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뱃노래와 각종 들노래 처럼 조상들은 노동의 힘겨움을 춤과 노래로 달랬고, 오히려 전통문화로 승화시키기도 했다. 광주·전남지역은 전통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건강한 민속문화들이 천년의 맥을 잇고 있지만 반면, 대다수의 전통문화들이 인멸되거나 인멸위기에 처해 있음을 또한 볼 수 있었다. 일제치하 민족문화 말살정책과 6·25전쟁, 보릿고개를 겪는 과정에서 일부러 금지시키거나 ‘먹고 살기위한’ 과정에서 ‘노는 일’이란 차마 엄두도 낼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대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영화나 공연 등 다양한 대중·오락문화의 유입과 농촌의 급격한 몰락은 전통문화의 인멸을 부채질했다. 특히 젊은층의 이농현상으로 전통문화의 뿌리인 농촌에는 사람이 없어 제 아무리 훌륭한 전통 민속문화가 있다한들 제대로 명맥을 유지하거나 되살릴 수 조차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또한, 정부의 소극적인 노력도 한 몫 했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다. 각종 보존회나 전승자, 심지어는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사람들에 대한 지원에 인색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의욕적으로 전통문화를 제대로 되살리거나 전승하고자 나선 사람들이 드물다. 오히려 전승자로 지정된 사람들도 생계를 이유로 중도포기하는 경우가 속출, 천년을 이어오던 맥은 새천년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오히려 단절될 위험에 놓여 있어 안타깝게 하고 있다. 오랜 전통속에 깃들어 있는 조상들의 삶이 버려지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남아있는 민속자료와 전통문화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정리, 보존대책을 하루빨리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 당사자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우리의 가슴속에 무엇이 살아 숨쉬고 있는가를 극적으로 보여줬던 전라도의 갖가지 풍물들. 옛 것, 즉 우리의 천년 전통이 없다면 지금의 우리도 없다는 점을 일깨우고 있다.
특집
강승이 기자 pinetree@kjtimes.co.kr
2001.10.08 00:00
-
1>광산 고싸움 광주 광산 칠석동에 전하는 대표적인 세시풍속 2>완도 장좌리 당제 완도 장도(청해진)에서 장보고 대사의 넋 위로 3>장흥 호계리 별신제 300여년 전해오는 부산면 호계리의 별신제 4>순천 대대마을 줄다리기 120여년 전통의 큰줄다리기, 50년대 중반 인멸 5>장흥 남포 소등섬 당제 남녀가 함께 지내는 소등섬 당제(당거리) 6>장성 생말 오당제 천룡제·정추제 등으로 이어지는 생촌리 오당제 7>벌교 대포리 갯귀신제 풍어제와 당산제가 함께 열려 이채 8>여수 복촌마을 당산제 정월 대보름·칠석, 풍요와 안녕 기원 9>법성포 출어제 ‘굴비의 고장’ 어민들 풍어와 무사기원 사진기행10>담양 원율리 당산제 담양 탯자리 밤나무골, 당산제 ‘원조’ 11>화순 동복 가무래 짐대제 새 형상빌려 안녕·풍요 기원 12>장성군 마령마을 발바위제 삼서면 마령마을 주민들 돌에 믿음 형상화 13>해남 북평 묵동 헌식제 떠도는 원혼 달래는 망제, 400년역사 고스란히 14>장흥 용산면 운주리 별신제 불가처럼 제단주변에 연등을 내걸고 소원빌어 15>여수 화정면 상화리 개도 당제 16>장성 유탕리 당산제 장성의 대표 당산제, 액운 물리치는 호박꽃 초롱 17>초분 의신면 신정리에 1기가 겨우 맥을 유지 18>진도 영등살놀이 신비의 바닷길과 함께 향토문화의 진수 엿보여 19>지리산 노고단 산제 민족의 영산에서 열리는 종교의식 20>진도 씻김굿 아픔을 삭이고 흥으로 승화시키려는 굿 21>여수 백도 용왕제 해상관광지인 여수 백도일대에서 행해진 수륙재 22>굿 넋 달래는 굿은 전통문화의 고향 23>장흥 고싸움 줄다리기 원형 그대로의 줄다리기·고싸움놀이 24>거문도 풍어제 만선·풍어 기원하는 어부들의 비나리 25>거문도 뱃노래 뱃사람들의 힘겨움을 달래는 노동요 26>법성포 단오제 400여년 내려온 ‘나눔과 어울림의 한마당’ 27>나주 삼색 유산놀이 ‘양반·평민·천민’ 구분없는 여인들의 놀이 28>광주 서창 만드리 백중, 세벌 김매기를 하며 부르던 노동요 29>나주 불회사 돌장승 절 입구의 돌장승, 전라도의 얼굴 30>강진 교동 선돌감기 작천면 교동마을, 액운, 역병을 이겨내고 풍년 기원 31>광양 용지 큰줄다리기 광양 태인동, 뱃사람들의 안녕과 김 풍작 기원 32>곡성 달집태우기 불기둥 아래 모여 한 해의 액 쫓아 33>순천 운곡 디딜방아 액막이 상사면 쌍지리 운곡마을에 전해오는 축제굿 형태의 원형 34>광주 용전들노래 13곡의 농요, 다른 지방의 농요와 달리 독특한 장단 구사 35>광양 전어잡이 노래 전어의 고장, 섬진강 하구 뱃사람들의 노동요 36>진도 북놀이 진도만의 양북치기, 화려한 춤사위가 특징 37>영암 도포 제줄다리기 섬마을 줄다리기, 인근주민도 합세한 축제마당 38>해남 우수영 강강술래 휘영청 달밝은 밤 펼쳐진 여인들의 한마당 잔치 39>남근석 다산·풍요기원하는 성신앙의 상징
특집
남도일보
2001.10.08 00:00
-
여러 등산로가 있다. 하지만 산세가 아담해 그다지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은 아니다. 이곳은 대개 관산에서 대덕으로 향하는 국도 23호선을 가다 방촌마을 장천재에서 오르거나 대덕읍 연동리를 지나 탑산사에서 올라간다. 가장 잘 알려진 코스는 장천재에서 금강굴~구정봉~억새능선~연대봉~정월석~장천재로 다시 돌아오는 원점회귀형 코스. 산행에 소요되는 시간은 대개 3시간 안팎이다. 대덕읍 탑산사를 출발하는 코스도 인기 있다. 주차장에서 금강바위~연대봉~구룡봉~탑산사(2시간), 혹은 더 넓게 코스를 잡을 수 있다. 장천재를 출발할 경우 위쪽 체육공원에서 코스는 대개 세가닥으로 나뉘어진다. 계곡코스, 금수굴코스, 금강굴~구정봉 코스. 이 가운데 천관산 특유의 기암군을 제대로 보자면 금강굴~구정봉 코스가 적당하다. 기묘한 형상의 구정봉이 솟구쳐 있고 뒤로는 탁 트인 남해바다가 한눈에 펼쳐지는 천관산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신선봉에서 조금 더 오르면 금강굴, 암자터로 이어진다. 암자터를 조금 지나 험준한 구간을 넘기면 문수보현봉을 두고 두갈래 길이지만 모두 환희대로 가는 길. 천관산의 명물인 억새능선은 이곳 환희대~연대봉 구간. 어느 코스나 마찬가지로 처음 30여분은 다소 가파르지만 능선을 따라 걷다보면 다도해, 비경들을 감상하며 여유로운 산행을 즐길 수 있다. 1) 대덕읍 연동리-탑산사-구룡봉-연대봉-탑산사 (2시간) 2) 관산읍 용전리-천관사-진죽봉-환희대-연대봉-장천재(2시간50분) 3) 관산읍 방촌마을-장천재- 환희대-구룡봉·진죽봉-환희대-연대봉-장천재(2시간40분) 4) 장천재-금수굴-연대봉-장천재(2시간)
특집
남도일보
2001.10.06 00:00
-
단풍과 함께 가을 색깔을 환상적인 분위기로 몰아가는 것이 억새. 단풍이 일년중 마지막 불꽃을 피운다면 억새는 안으로 머금었던 정열을 한껏 내뿜는 화사함이 압권이다. 울긋불긋한 단풍에 비해 억새는 햇빛을 머금어야 비로소 제 본색을 드러낸다. 햇살에 반사되는 억새꽃, 오히려 눈이 부실 정도다. 한낮의 억새는 은처럼 우아하고 고와 은억새, 해질녘 노을에 비치는 억새를 흔히 금억새라 한다. 뽀송뽀송한 솜털에 햇빛이 부딪혀 만든 은빛은 해질녘 황금빛 가을색으로 하늘거리며 또다른 얼굴로 다가온다. 이 황금빛 황홀경에 푹 빠질 수 있는 곳이 장흥 천관산 억새능선. 굽이친 능선따라 일렁이는 억새물결은 정상인 연대봉에서 환희대를 거쳐 어느새 구룡봉까지 몰아치고 있다. 생활에 지친 도시민들을 위해 마치 솜방석을 펼쳐놓은 듯 은은한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한 억새는 능선마다 은빛향연을 펼치며 등산객들을 유혹한다. 최고봉 연대봉(723m)에서 구룡봉에 이르는 능선마다 펼쳐진 억새밭은 10리길을 휘둘러 절경을 연출하고 있다. 소슬바람에 살랑이며 뽐내는 한없는 화사함. 특히 발끝 아래 펼쳐진 다도해는 색다른 맛을 제공하고 있다. 게다가 갖가지 형상의 바위와 어우러져 산행의 지루함이란 찾을 수가 없다. 억새는 해마다 10~11월 초까지 절정. 사실 우리나라에서 어딜가나 흔한게 볼 수 있는 것이 억새지만 천관산을 이 지역에서 으뜸으로 꼽는 까닭은 수려한 산세와 손꼽히는 등산코스, 볼거리가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먼발치에서 바라본 천관산은 사실 단조롭다. 산 정상 부근의 탑모양의 바위가 이채를 띨 뿐 광주 무등산처럼 그저 평범하게 보인다. 우거진 숲도 흔치 않고 이름난 사찰도 드물다. 그러나 천관산은 사실 지리산·월출산·내장산·두륜산과 함께 호남의 5대 명산 가운데 하나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산정까지 오르는 데는 대개 1시간 가량. 어떤 코스로 오르든 내딛는 발걸음마다 산행의 묘미는 하나씩 다가온다. 정상인 연대봉 오르는 길에 만나는 기암괴석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남쪽 능선에 우뚝 선 것은 당암, 튀어 나와 외로이 걸려있는 것이 고암(북바위)이라. 구부린 채 공손히 절하는 듯 측립암(선바위), 사자가 웅크린 듯 사자암, 그릇을 차곡차곡 쌓은 듯한 상적암, 찌를 듯 공중에 솟아난 사나암, 서로 껴안은 듯 보이는 것은 문주보현암이라’고 적고 있다. 마치 켜켜이 책들을 포갠 듯 기묘한 바위와 무등산 입석대를 떠오르게하는 입석과 수도승의 형상을 하고 있는 기암, 봉화대 등은 은빛 억새와 어우러져 ‘5대 명산’이란 이름에 걸맞는 기개를 뽐내고 있다. 정상에서 구룡봉까지는 능선따라 억새가 어른키 높이로 자랐다. 구룡봉까지는 1.8㎞, 폭 300여m의 억새능선. 특히 은빛 일렁이던 억새는 석양을 머금어 금빛으로 다가온다. 낙조와 어우러져 또하나의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천관산을 호남 5대 명산으로 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었다. //강승이 기자 pinetree@kjtimes.co.kr 장흥//김상봉 기자 ksb@kjtimes.co.k
특집
남도일보
2001.10.06 00:00
-
무엇 때문에 다섯 명산으로 꼽히는 것일가. 막상 이름에 걸맞는 상징이 부족했던 게 사실. 하지만 최근 천관산에 ‘대단한’ 역사가 펼쳐지고 있다. 천관산 남쪽 탑산사까지 2㎞의 진입로 주변에 불심 가득한 탑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사랑의 돌탑쌓기’. 1천기의 탑을 목표로 지난해 11월부터 쌓아올리기 시작해 어른키를 훌쩍 넘는 탑들은 벌써 460여개에 이른다. 장천재·방촌 고인돌군 등 볼거리가 넉넉한 천관산 북쪽(관산읍)에 비해 볼거리가 전무하다시피한 천관산 남쪽지역(대덕읍)의 명물로 조성하고자 했던 것이 계기. 한봉준 장흥군 대덕읍장(49)은 “당시 공공근로의 효과적인 활용계획과 맞아 떨어져 쌓기 시작한 천탑은 읍내 기관이나 각종 조기축구회 등 단체로 번졌고, 이후 29개마을 6천여명의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화합과 결속을 다지는 한마음 행사로 발전하기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한때 89암자가 있었던 천관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천년 후예들의 노력이다. 탑산사 진입로변을 가득 메운 탑 하나하나에 오산·율지·도서 등 마을 이름이 새겨져 있고, 공부하러 자식의 성공을 기원하는 부모의 마음, 부부의 사랑이 담겨 있는 등 사연도 깊다. 축구회원들은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의 성공개최를 기원하기도 한다. 지난 추석, 전국각지에서 고향을 찾은 출향인사들도 고향사랑을 모아 돌을 하나씩 올리기도 했다. ‘천관산 정기 모아 이곳에 탑을 세우고…(중략) 찬란한 문향(文香)이 고을 곳곳에 피어올라 대덕(大德)이 되고 만세 번영하리…’
특집
남도일보
2001.10.06 00:00
-
조수웅 글/ 최유리 그림 추석 일주일 전이나 이주일 전 일요일이면 나와 아내는 도시락과 낫 두 자루를 차에 싣고 고향의 선산으로 내달았다. 오전 아홉시부터 시작되는 벌초는 석양 무렵에야 겨우 끝나곤 하였다. 나는 낫질이 서툴러 아내가 두 봉상을 곱게 다듬을 즈음에 겨우 한 봉상을 해냈는데 그나마 아내의 뒷손질로 마무리하기 일쑤다. 우리 부부가 이렇게 벌초를 시작한 것은 10여 년 전 부터다. 산소 벌초를 도맡아 해주시던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올해도 아내와 나는 어김없이 추석 일주일 전 일요일에 도시락과 낫을 들고 벌초 길에 나섰다. 오전 일과를 마친 우리는 온 몸이 땀에 젖은 채로 꿀맛이나 진배없는 도시락을 가을 산과 더불어 까먹었다. 그리고 잠간 오수에 빠져들었다. “너는 생명의 단위가 뭐라고 생각하느냐?” “… …” “너, 설마 다람쥐 한 마리, 사람 한 명 등을 생명의 단위로 보는 것은 아니겠지?” “아버지도 참! 그럼 그게 생명의 단위지, 뭐가 생명의 단위여요?” “너도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고 또 배울 만큼 배웠으니 좀더 깊이 생각해봐라. 다람쥐 한 마리, 사람 한 명이 고립해서 살 수 있냐? 혹시 산 속의 다람쥐 한 마리라면 몰라도 사람 한 명은 결코 아니다. 이런 개체 생명은 고립해서는 살 수가 없다. 따라서 고립해서 살 수 있는 단위는 온생명 뿐이다. 지구의 생명은 35억 년 전에 출현해서 오늘날까지 성장해온 한 덩어리가 아니겠냐? 올 추석에는 차례를 지내고 음복할 때, 모처럼 모인 식구들과 이 논의를 해보거라. 특히 서울에 사는 큰아들과 진지한 토의를 해서 그러한 삶을 실천에 옮기도록 노력해봐.” 해질녘에야 벌초를 마친 우리 부부는 그래도 도리를 손수 다했다는 뿌듯한 마음과, 가을 산 속의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갖가지 수목들과 벗이 되어 하루를 보냈다는 상쾌함을 안고 귀가했다. 꼭 귀성전쟁 개선장군들의 환영식 같은 추석날 아침, 군대 간 막내만 빼고 서울의 장남은 물론 시집 간 딸까지 차례상에 둘러앉았다. “지난 주 일요일에 네 엄마랑 산소에 갔는데, 할아버지께서 네게 ‘고립해서 생존 가능한 단위가 뭐냐‘고 물으시더라. 너 큰놈 말해봐라. 넌 대학 때 생물학을 전공하지 않았느냐?” “아버지! 한가위 대명절이라고 모처럼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였는데, 그동안 밀린 이야기는 접어두고 무슨 말씀이시래요. 그리고 돌아가신 할아버지께서 그러셨다니, 그건 또 무슨 말씀이신가요?” “아! 그게 아니고 할아버지께서 살아 계실 때 생물현상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계셨는데, 마침 요즈음 학계에서도 동·서양 철학과 자연과학의 접점에 고민하고 있는 듯하고, 지금 사는 모습들이 우리가 어렸을 적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빠른 속도로 달라져, 이것이 정말 삶일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들었는데, 추석이 아니면 이런 이야기를 꺼낼 기회조차 없을 것 같아, 할아버지를 핑계로 내가 문제제기를 한 것이다.” “아 그러세요. 그냥 차례 지내고 성묘한 다음, 밀린 이야기꽃을 피우고 윷놀이 등으로 우리 맛을 살려보는 외에, 색다른 논의를 해보는 것도 한층 잘 지낸 추석으로 남을 것 같아요. 아버지께서 제기한 그 문제는요, 제 생각으로는 ‘동·서양의 자연과학은 어떻게 다른가?’라는 주제로 살펴봤으면 해요.” “그래 그게 좋겠네요. 오빠 생각에 동감이어요. 혹자는 동양의 학문 목적은 ‘의미 있는 삶’의 추구에 있다고 해요. 그래서 자연에 대한 연구마저 이 목적에 묻혀버린 걸로 보고 있죠. 그런가하면 서양의 자연과학은 크게 물질현상과 인문현상 둘로 나누고, 그중 물질현상에 대한 부단한 노력을 기울린 결과 조각지식을 정확히 얻어냈다는 거지요.” “그래, 내 생각에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는 세상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려는 노력이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본다. 손놀림을 천한 것으로 여겨 의사를 중인계급으로 쳤던 조선시대만 봐도 알 수 있는 일 아니냐?” “너희 엄마 말에 전적으로 동감이다. 동양의 학문연구 목적이 ‘의미 있는 삶’의 추구라면 서양의 그것은 개별 물질현상에 대한 구체적이고도 분석적인 연구라고 볼 수 있다. 그러니까 동양의 학문이 ‘의미 있는 삶’에만 역점을 둔 나머지 물질현상을 따로 떼어 그 법칙을 탐구하는데 소홀했다면, 서양 학문은 인류 문명을 엄청나게 발전시켰으면서도 ‘의미 있는 삶’이라는 인간의 목적을 달성시키는데는 외려 ‘생태계 파괴’ 등의 걸림돌이 되었다고 본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늘만 같아라’고 했다는 이 추석이 오면 더 괴로운 이웃들이 참 많지요. ‘의미 있는 삶’이란 꼭 ‘온생명‘론이 아니더라도 적어도 같은 인간만이라도 한 생명의 단위로 보자는 것이 아닐까요. 같은 인간끼리는 즐거워도 같이 즐겁고 외로워도 함께 외로워야 같은 단위가 되지요.” “그래 네 말이 맞다. 할아버지의 생전의 뜻도 그것이고 돌아가신 뒤의 뜻도 그것이니 우리 성묘 끝나고 송편이랑 되는 대로 음식을 싸들고 식구대로 양로원에라도 들르는 게 어떻겠니?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생명의 단위이니까 말이다. 내 다리 한 짝, 내 한 쪽 귀와 같다고 생각하면 돼.” 우리 부부 그리고 아들, 딸 넷이는 선산에 성묘를 마치자 말자 잰걸음으로 무등 양로원으로 향했다. 할머니들은 똑같은 사람이었다. 눈도 있고 코도 있고 밥을 먹어야 살고 밥 먹으면 화장실 가고 그리고 서로서로 의지하며 더불어 살고…. 다만 주름살이 많고 아픈데가 많고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몸뗑이들이 있을 뿐 그래서 더 도움이 필요할 뿐 영락없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사람이었다. 이때 라디오에서 미국의 아프카니스탄 공격이 임박했다는 뉴스가 흘러나왔다. 오사마 빈 라덴이 잡힐 때까지 초토화를 할 모양이다. 힘이 있거나 나약하거나 우리 모두 사람임에 틀림없는데…. 내년에도 특별한 일이 없으면 아내와 나는 선산에 벌초하러 갈 것이고 그때 또 아버지를 만나게 되면, 단 한 번의 양로원 방문으로도 의미 있는 추석이 될 수 있는지 여쭤봐야겠다. 또 그때까지 미국이 아프카니스탄을 공격하고 있으면 그것은 과연 의미 있는 초토화냐고 여쭈어 봐야겠다. 그리고 양로원 할머니들과 우리, 미국과 오사마 빈 라덴은 똑같은 생명의 단위가 될 수 있냐고도 여쭤봐야겠다. 식구들이 곱게 차려 입은 한복 차림으로 한데 모이고 그리고 함께 양로원에도 들리는, 거기다가 돌아가신 아버지까지 만날 수 있는 내년 추석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특집
남도일보
2001.09.29 00:00
-
짙푸른 솔 향내 맡으며 떠나는 한가위 고향길.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풍성한 명절 중의 명절이 추석이다. 가족들과 둘러앉아 햅쌀로 송편을 빚고 정성껏 만든 음식과 오색과일로 차례를 지내며 오랜만에 가족간의 사랑을 확인하는 황금의 추석연휴. 그동안 보살펴 주셨던 부모님, 친척, 동료에게 작은 감사의 마음을, 풍성한 마음의 양식이 담긴 책 선물로 표현하면 어떨까. 또 숨막히는 귀성·귀경길에 가벼운 책 한 권을 손에 들고 여유로움을 가져봄직도 괜찮을성 싶다. 추석절에 읽을만한 책들을 소개한다. ##부모님 선물용으로 좋은 책 ▲발마사지30분 ▲김수자/ 넥서스 가정에서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발마사지 지침서. 스트레스와 피로를 풀어주는 발마사지의 기본을 비롯해 일상에서 가볍게 할 수 있는 발마사지 5분 활용법과 행복한 임산부를 위한 발마사지, 하루 10분씩, 자극만 해도 예뻐지는 발마사지와 질병별 발마사지 예방과 치료, 증상별 발마사지 예방과 치료를 수록했다. ▲무소유 ▲범우사 刊 승려작가가 세상과 인생에 대해 쓴 지적 통찰의 글을 묶었다. 소유와 집착에 대한 섬광같은 깨달음을 기록한 ‘무소유’를 비롯‘가을은’, ‘오해’등 35 편의 주옥같은 수필을 모았다. ▲당뇨병을 치료하는 좋은 식사 ▲김성욱 외/ 국일미디어 당뇨병 환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식이요법과 맛있게 먹으면서 혈당치를 조절하는 좋은 식단과 식사법을 소개한 책. 환자식을 탈피해 간단하면서 당뇨병 식이요법이 가능한 식단을 총망라했다. 영양균형에 도움을 주는 맛있는 일품요리, 퀴즈로 체크하는 외식 열량 카탈로그를 첨부했다. ▲무릎이 아프십니까 ▲강형욱/ 열음사 刊 불치의 노화증상이라고 여겨지는 무릎 관절염도 사실은 크고 작은 외상을 방치했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라며 무릎 질병의 치료형태와 질병의 개념을 체계적으로 밝힌 가정의학 지침서가 출간됐다. 환자가 자신의 질병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더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꾸몄다. ▲세상에서 가장 쉽게 하는 맨손 건강법 ▲이쿠시마 히로시/ 아카데미북 刊 건강하게 살고 싶다면 먼저 몸이 말하는 소리를 들어라. 바쁜 현대인들을 위한 건강 지침서. 방송 캐스터인 저자가 취재 차 만난 수많은 의사와 의료 관계자들에게 들은 건강 관리 비법을 정리했다. 아침 잠과 한 낮의 졸음을 깨기 위한 깜짝 놀라는 얼굴과 귀잡아당기기를 비롯해 치매 예방에 좋은 손가락 돌리기 운동 등을 소개했다. ## 귀성·귀경길 차 속에서 읽을만한 책 ▲거울 ▲원성 스님 지음/ 이레 刊 동자승 그림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원성스님의 두 번째 책. 혼탁한 이 세상에 산사의 어린 왕자가 들려주는 우리 내면의 맑고 지순한 모습들을 일깨우는 스님의 신작 그림 130여점과 이야기를 담았다. 목어와 함께, 초심자에게, 한 켤레의 고무신, 땅 위에 피는 연꽃 등 90편의 시를 원색 동자승 그림과 함께 수록했다. ▲창가의 토토 ▲구로야나기 테츠코/ 프로메테우스출판사 刊 주인공 토토를 통해 더불어 사는 삶의 소중함과 참된 교육을 깨닫게 하는 감동적인 이야기. 전세계 31개국 이상의 나라에 번역 소개되어 감동과 웃음을 선사한 화제작이다. 엄마 손을 잡고 처음 입학한 학교에서 산만하다는 이유로 퇴학을 당한 토토는 망가진 전차를 학교로 꾸며놓은 도모에 학교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다. ▲화나면 흥분하는 사람 화날수록 침착한 사람 ▲바바라 베르크한 지음/ 청림출판 刊 직장 동료가 본래의 주제에서 벗어나 인신공격을 할 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상사가 사실과 다른 터무니없는 비난을 하며 몰아세울 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바바라 베르크한은 동양 무술의 기본 원리를 응용해, 어떠한 공격에도 재치 있고 순발력 있게 대응할 수 있는 12가지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꼬마악마 ▲문성현 지음/ 나라원 刊 악마들 마을에 사는 꼬마 악마는 다른 악마들과는 달리 뿔도 없고 날개가 너무 작아 날지 못한다. 마을의 친구들은 제각기 맘에 드는 별들과 친해지거나 사귀고 싶어해 멋지게 다듬은 날개를 뽐내며 별나라를 날아다녔다. 시간이 흐른 뒤 꼬마악마도 다른 친구들처럼 머리 위에 자그마한 뿔이 돋아나기 시작하면서 예전엔 관심도 없던 별들과 친해져 풋풋한 우정을 나누는 것이 주스토리이다. ▲한비야의 중국견문록 ▲한비야 지음/ 푸른숲 국제 NGO 월드비전에서 긴급 구호 활동가로 활동 중인 저자의 중국생활기. 저자는 7년에 걸친 세계 여행과 국토 종단을 마치고 오로지 중국어 공부만을 위해 중국으로 건너갔다. 그리고 학원이나 책으로 만나는 중국인이 아닌 생활에서 느끼는 중국 민족을 1년간의 유학생활에서 꺼내놓았다. 중국의 사계 속에서 느끼고 겪은 가깝고도 먼 중국의 문화유산을 소개하고 있다. ▲백만장자처럼 생각하라 ▲마크 피셔 지음/ 국일미디어 刊 이 시대의 백만장자들의 풍성한 일화와 세계적으로 명성 높은 성공서를 인용해 엮은 책. 백만장자가 되기 위한 비결을 제시하는데 그치지 않고 긍정적으로 자신의 삶에서 설정해 놓은 성공을 이룰 수 있는 성공 비결에 대해 서술했다. 또한 성공에 대한 잠언들과 삶에 새로운 활력을 주고 삶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게 생각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아우야 세상엔 바보란 없단다 ▲안의정 지음/ 밝은세상 刊 사랑으로 뭉쳐진 두 가족의 따뜻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바보 형아와 가족들 모습을 어린아이의 눈을 통해 보여준 표제작 외 미국으로 입양된 앤지소녀가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가족들이 보여준 헌신적인 사랑이야기‘사랑을 남기고 간 두소녀’ 2편을 싣고 있다. /김선기 기자 kimsg@kjtimes.co.kr
특집
남도일보
2001.09.29 00:00
-
동신대학교 부속 광주한방병원(병원장 채우석)이 국내 최초로 황토방 병실을 갖춘 초현대식 건물로 변모했다. 동신대 광주한방병원은 최근 “연면적 1만500여㎡에 170개 병상을 갖춘 초현대식 건물 증축공사가 마무리해 21일 개원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광주한방병원은 이번 증축으로 병상수를 60여개 늘렸으며 국내 최초로 황토방 입원실, 황토방 찜질요법실, 한약을 이용한 약물욕실 등을 갖췄다. 특히 원적외선을 방출하는 황토효과를 활용하기 위해 모든 입원실의 벽과 바닥을 황토로 발랐으며 공기정화와 냄새제거 등에서 숯을 사용했다. 성인병과 노인성 질환은 양·한방협진 체제로 진료해 효과를 극대화시킬 방침이다. 병원내 복도와 휴게 공간등에 한약재로 쓰이는 약초 등의 실물과 사진등을 전시, 환자와 가족들이 자연스럽게 약초의 효능과 이름을 알 수 있도록 배려했다. 채우석 의무부총장 겸 병원장은 “앞으로 이 지역 주민건강을 위해 친절과 봉사정신으로 최선을 다해 진료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95년 광주시 서구 월산동에 개원한 광주한방병원은 늘어나는 진료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난해 5월 증축공사를 벌였다.
특집
박진주 기자 pjj@kjtimes.co.kr
2001.09.24 00:00
-
추석을 앞두고 벌초하다 벌에 물려 숨지는 등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올해 이상고온 현상으로 뱀과 벌등의 활동이 왕성해져 어느해보다 벌초시 조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광주시 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주택가에 벌떼와 뱀등이 출현해 이를 제거해 달라는 신고가 하루 평균 2∼3건에 달하고 있다. 동부소방서의 경우 99년엔 벌떼 출현으로 인해 출동건수가 29건이었으나 지난해 49건, 올들어선 8월말까지 38건에 이르고 있다. 실제로 지난 11일 오후 3시10분께 여수시 화양면 화동리 화양고교 뒷산에서 벌초를 하던 김모씨(62)가 벌떼에게 물려 그자리에서 숨졌다. 지난 2일에는 진도군 진도읍 산원리 야산에서 벌초작업을 하던 김모씨(35)와 가족등 모두 4명이 벌떼의 공격을 받아 김씨가 숨졌으며 지난달 28일 광주시 동구 용산동 지하철 차량기지 공사장에 수백마리의 벌떼가 출현해 119대원이 긴급출동해 제거하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조선대학교 산업의학과 이철갑 교수의 도움말로 벌초시 곤충의 공격등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 알아본다. ▲벌에 쏘였을 때. 벌에 쏘이면 쏘인 자리가 빨갛게 붓고 아프지만 수시간 내에 이런 증상이 없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벌독 알레르기가 심한 사람은 온몸 두드러기와 호홉곤란, 쇼크 등의 증상이 생기는 ‘아나 필락시스 쇼크’반응이 일어나 사망하기도 한다. 따라서 먼저 자신이 벌독 알레르기가 있는지 여부를 먼저 알아야 한다. 벌독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꽃밭, 과수원, 쓰레기장 등 벌이 많은 장소의 출입을 삼가해야 한다. 옥외에선 언제나 양말과 구두를 착용하고 몸에 꽃 맞는 옷을 입되 밝은 색깔의 옷은 피해야 한다. 향기가 많이 나는 화장품이나 머리에 스프레이나 무스를 발라도 벌을 유인할 수 있으므로 금하는 것이 좋다. 벌이 있으면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낮은 자세를 취해야 벌에 쏘이지 않는다. 만약 벌에 물렸을 때는 독침을 제거한 뒤 얼음 찜질등을 해서 독이 더 이상 체내로 흡수되지 않게 해야 한다.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면서 호홉곤란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하게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벌독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에피네프린주사약과 지열대를 휴대하는 것이 좋다. ▲뱀에 물렸을 때. 벌초시 뱀에 의한 피해를 방지하려면 두꺼운 등산화를 착용하는 등 대비책이 필요하다. 국내에 많은 살모사류의 뱀독은 전신작용보다는 국소작용이 상대적으로 심해 물린 자리가 붓고 아프며, 심하면 조직이 괴사하는 증상이 먼저 나타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전신으로 퍼진다. 뱀에 물려 사망하는 이유는 출혈이 심하거나 혈관내에서 혈액이 응고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린 뒤 6시간이내에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사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일단 뱀에 물리면 병원에 도착하기 전까지 응급처치가 중요하다. 흥분하거나 걷고 뛰면 독이 더 빨리 퍼질 수 있기 때문에 반듯이 눕히고 안정을 취하도록 한다. 또 물린 부위가 심장보다 아래 쪽에 두지 말아야 하며 환자에게 먹거나 마실것도 절대 주지 말아야 한다. 물린 부위가 통증과 함께 부어 오르면 물린 곳에서 5∼10cm위쪽을 넓은 끈이나 고무줄, 손수건으로 묶어 독이 더 이상 퍼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다음 엔 즉시 입으로 독을 빨아내야 한다. 신속하게 독을 빨아내면 몸 안으로 들어간 독의 반이상을 제거할 수 있다. 입안이나 식도, 위에 상처가 없는 사람은 독을 빨아내는 과정에서 삼켜도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상처가 있는 사람은 피해야 한다.
특집
박진주 기자 pjj@kjtimes.co.kr
2001.09.24 00:00
-
“사물을 볼 때 자주 눈을 가늘게 뜨거나 찡그린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자주 멍한 표정을 짓는다.” “TV를 자꾸 가까이 가서 보려 한다.” 어린이 안과 질환의 대표적인 경우다. 어린이들의 눈 이상은 근시, 원시를 제외하고도 사시, 약시 등이 있으며 드물기는 하지만 백내장도 생긴다. 어린이의 약 2%정도에서 생기는 소아사시는 다른 눈 이상과 마찬가지로 조기진단과 치료가 절대적이다. 사시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으나 유전성, 해부학적 이상, 안근육 운동 이상과 감각 이상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어린이가 사시인 경우 부모들은 보기에 좋지 않은 점을 걱정하지만 전문의들은 사시에 동반되는 시력기능 저하나 약시를 조기 발견하는데 더 중점을 둔다. 약시는 눈에 특별한 질환이 없는데 정상 시력이 나오지 않는 경우다. 안경을 껴도 마찬가지다. 약시는 조기 발견해 치료하지 않으면 영원한 시력 장애, 입체적으로 물체를 볼 수 있는 능력 상실등의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약시의 대표적인 치료법은 시력이 좋은 눈을 가리고, 약시가 있는 눈만으로 몇 개월 동안 보게하는 차안법, 정상 눈에 약물을 투여해 잘 보이지 않게 함으로써 약시가 있는 눈을 많이 쓰게 하는 방법등이 있다. 속눈썹이 안구, 특히 각막 부위를 찔러 눈물이 계속나고 눈이 부시거나 결막 충혈등이 나타나는 것을 안검내반이라고 한다. 심하지 않은 경우엔 눈썹을 뽑거나 약물 치료를 하기도 하지만 심하면 수술해야 한다. 태어날 때 눈물이 흘러나가는 관(비루관)의 끝이 완전히 뚫려 있지 않아 생기는 비루관폐색증도 비교적 흔하다. 마사지를 해 비루관 끝부준의 폐색을 없애주는 방법을 쓴다. 이 방법으로 교정이 되지 않으면 기구로 뚫거나 실리콘 관을 삽입해 교정한다. 출생한지 몇 달 안에 백내장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조기진단과 치료, 재활훈련이 필요하다. 생후 2∼3개월이 시력발달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인데, 백내장이 있으면 외부의 빛 자극이 차단돼 약시로 진행될 수 있다. 아기의 눈동자가 하얗게 보이고, 눈을 잘 맞추지 못하는 경우엔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특집
남도일보
2001.09.24 00:00
-
빠르면 오는 11월께부터 환자 보관용 처방전을 따로 발행하지 않은 의사는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환자의 알권리 보호를 위해 환자 진찰 후 처방전 2부(약사 및 환자보관용 각 1부)를 발행하지 않는 의사에 대해 가격정지나 면허취소 처분을 내리는 내용의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개정안을 마련, 관련 단체 등의 의견을 듣고 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조제용 처방전만 발행하는 의사에게는 1차 적발시 자격정지 15일, 2차 적발시 자격정지 1개월에 이어 3차 적발시에는 면허취소 처분을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행 의료법 시행규칙은 의사가 환자를 진찰한 후 처방전 2부를 발행토록 규정하고 있으나 행정처분규칙에 처벌 대상이 명확히 규정되지 않아 1부만 발행하는 경우에도 처벌하지 못하고 있다. 복지부는 오는 22일까지 의견조회를 마친 뒤 내달 입법 예고와 법제처-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11월부터 개정 규칙을 시행할 예정이다.
특집
남도일보
2001.09.24 00:00
-
▲조선병원 전립선질환 건강강좌 조선대병원 비뇨기과 김철성 교수는 전립선질환에 대해 오는 27일 의성관 5층 세미나실에서 오전 11시부터 1시간동안 건강강좌를 개최한다. 이번 강좌에서 김교수는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의 증상과 진단, 치료방법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전공의 협의회 사랑의 인술 펼쳐 조선대병원 정공의 협의회(의장 서정성)는 22일 쌍촌 종합사회복지관 1층 강당에서 지역 영세주민 300여명을 대상으로 무료 종합진료를 펼친다. 영구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영세노인과 장애인, 소년소녀 가장 및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펼치는 이번 진료에는 진료진 20여명이 참가한다. 진료과목은 내과, 외과, 산부인과, 정신과, 피부과, 소아과, 안과, 이비인후과등 전과에 걸쳐서 상담과 진료 검사치료를 할 계획이다. 서정성 의장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지역 주민들에게 의료상담과 진료로 질병을 예방하고 그들이 보다 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에서 이번 진료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전대 개원 91주년 환자위한 음악회. 전남대병원이 개원 91주년을 기념, 환자를 위한 음악회를 오는 25일 오후 7시 명학회관 대강당에서 개최된다. 이번 음악회에는 소프라노 정애련 전남대교수를 비롯 테너 솔로 김백호 교수, 플릇 솔로 이현경 교소, 피아노 솔로 박은숙 교수와 전남대병원 합창단과 전남의대 고나현악반이 출연한다. 또 피아노 트리오바이올린에 이형석 교수와 첼로에 김유정 광주시향상임단원과 피아노에 범영숙 교수도 이번행사에 참여한다. ▲전대 치질 시민건강강좌 전남대병원 외과 김형록교수가 지난 20일 ‘치질 이젠 고민하지 마세요’라는 제목으로 시민강좌를 열었다. 이번강좌에서 김교수는 치질의 원인과 종류, 증상에 대해 설명하고 치료와 예방법도 설명했다. ▲박태영 공단이사장 ISSA 집행이사 피선.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국제사회보장협회(ISSA) 제 27차 총회에서 박태영 이사장이 임기 3년의 집행이사로 선출됐다고 최근 밝혔다. ISSA는 각국의 사회보장기관 및 단체가 사회보장의 기법 및 관리운영의 발전을 위한 정보교환과 상호교류를 목적으로 지난 1927년 창립됐으며 142개국 363개 기관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특집
남도일보
2001.09.24 00:00
-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남근석은 전북 순창군 팔덕면 산동리 팔왕터마을과 창덕리 태촌마을의 것. 이들은 각각 민속자료 제14·15호다. 태촌마을의 동남쪽 산기슭에 있는 2m 높이의 남근석은 화강암에 연꽃무늬 조각솜씨도 탁월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힘좋게 생겼다. 전설에 의하면 500여년전 쯤 태촌리에 걸인이 있었는데 자신의 신분으로는 결혼이나 성행위를 할 수 없으므로 이를 비관해 남근석을 조각했다 한다. 또, 건너편 팔왕터 마을에 살고 있던 청상과부가 독수공방을 한탄하며 순창읍에서 남근석을 깎아 치마폭에 싸 가지고 오다가 무거워 하나는 태촌리에 버리고 하나는 팔왕터로 가지고 갔다는 이야기도 있다. 165㎝정도 크기의 태촌리 남근석은 발기했을 때 드러난 힘줄까지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연잎이 감싸고 있는 듯한 무늬로 처리한 조각솜씨가 빼어나다. 팔왕터 마을의 남근석은 그 생김새가 태촌리 것과 비슷한데 조각솜씨는 더 정교하다. 전설에 따르면 ‘옛날 아들을 원하는 부녀자들이 주변에 움막을 치고 치성을 드리기도 했고, 음력 정월 보름밤에는 음식을 차려 아들낳기를 빌었다’고 한다. 움막을 지어놓고 공을 들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남근석을 미륵집이라고도 한다. 남근석이 이곳 사람들에게는 미륵부처님처럼 소원을 잘 들어 주던 영험한 존재였던 셈이다. 아들을 두지 못한 사람이라도 이 마을에 이사와 생활하는 것만으로도 아들을 얻었다고 할 정도. 남성의 성기를 인위적으로 깎아세워 풍요와 다산을 기원하는 성신앙의 상징처럼 전해지고 있다.
특집
남도일보
2001.09.24 00:00
-
자연의 불확실성과 인간들의 삶. 조상들은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예로부터 나무와 돌 등 자연지물에 강한 신앙을 담아냈다. 이는 결국 불리한 환경을 보완하는 수구막이같은 형식으로 마을의 평화를 지켜주고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 돌이나 나무들은 마을 수호신 역할을 했고, 주민들은 제의절차를 통해 마을공동체의 결속을 다지는 기회로 만들었다. 남근석, 선돌, 고인돌, 돌탑, 석불 등에서 볼 수 있듯 돌이 지닌 영원성과 불변성에 신앙을 불어넣어 형상화시켰다. 나주 불회사 돌장승과 선돌, 각 지역의 당산제 등 본 연재에서도 볼 수 있듯 자연지물에 대한 경외심으로 출발한 믿음은 신앙이자 민중문화, 오늘날 민속문화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첨단의 세기, 문명의 발달과 수많은 종교가 번창함에도 불구하고 그 믿음은 이어져 마을공동체의 민간신앙으로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준다. 이 가운데 민중들의 성신앙을 보여주는 남근석(속칭 좃바우, 자지바위)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조선조를 지나오면서 유교사상이 팽배해 성문제를 논하는 것 자체를 터부시했던 고정관념에 비춰 흔히 남녀가 함께 걷다가 남근석을 보고 망측하게 여기기도 한다. 그러나 그 내막을 들춰보면 금새 고개가 끄덕여진다. 남자나 여자의 성기처럼 자연석이나 돌을 다듬어 세운 후 풍요와 다산을 기원했던 남근석과 음부바위. 조상들의 간절한 믿음과 의지의 표출로 성신앙의 원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성기를 쏙 빼닮은 모습이 보기에도 민망스러울 정도지만 성을 생산의 원천으로 숭배했던 조상들에 있어서 엄연한 민간신앙으로 이어져 왔던 것이다. 즉, 인간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남녀간의 성행위가 자식을 낳게 한다는 경험에서 사회와 자연 현상을 풀이하는 바탕으로 삼았으며 신앙으로 발전시켰던 것이다. 이러한 남근석은 전라도 땅 여기저기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사연도 가지가지. 나주시 남평읍 동사리 입구에 당산목과 나란히 세워져 있는 남근석 역시 다산과 풍요를 기원하는 주민들의 소망을 담고 있다. 주민들은 마을의 무사안녕과 국태민안을 빌며 매년 정월 초사흘 꼬박꼬박 당산제를 봉행하기도 한다. 마을지킴이로 250여년의 세월을 간직하고 있는 이 남근석은 아이를 낳지 못하거나 딸만 낳은 사람들에게 영험하다 소문이 나 요즘에도 주변마을이나 도시민, 무속인들이 간혹 찾아 떡시루를 차리고 지성 드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2m크기의 남근석 위에는 짚으로 만든 ‘덩(뚜껑)’을 씌우는데 이는 비바람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남자들의 바람기를 막기 위함이다. 만약 뚜껑이 사라지면 아낙네들은 남자들이 바람을 피울 것이라고 믿는다. 장흥군 장흥읍 평장리 들몰마을의 경우는 마을의 풍수지리와 연관이 깊다. 마을 앞산에 사인(舍人)바위라는 기이한 형상의 바위가 있고, 맞은편에 남근석이 세워져 있다. 이 남근석은 주민들이 인위적으로 깎아세운 것. 원래 마을 형국이 풍수지리학상 배의 형국에 해당돼 돛대를 세워야 화를 면한다고 믿어 오릿대(솟대)를 세우고, 배의 밧줄을 묶는 역할을 위해 남근석을 깎아 세웠다. 또한, 이 남근석은 마을에 있던 음부바위(지금은 없어짐)와 구색을 맞추기 위해 남자의 성기모양으로 세웠다고도 한다. 전북 순창군 팔덕면 산동리 팔왕터 마을과 창덕리 태촌마을에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남근석. 각각 민속자료 제14·15호로 지정돼 있어 조상들의 대표적인 성신앙을 더듬어 볼 수 있다. 이들은 각각 화강암에 새겨진 연꽃무늬 조각솜씨가 빼어나 현존하는 남근석 가운데 작품성이 가장 탁월하다. 165㎝정도 크기의 태촌리 남근석은 발기했을 때 드러난 힘줄까지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물론 이들 역시 다산을 기원하지만 주민들은 ‘미륵’이라 부르기도 한다. 옛날 사람들은 미륵집(움막)을 지어놓고 공을 들이기도 했다 한다. 남근석을 단순한 성신앙의 단계를 넘어 미륵부처님으로 받들었다는 것이다. 남근석은 여전히 민중들의 삶의 향기가 묻어나는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천년의 맥을 이어가고 있지만 현대화의 조류에 밀려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특집
강승이 기자 pinetree@kjtimes.co.kr
2001.09.24 00:00
-
석곡에서 구례방향으로 15㎞쯤 지나 곡성군 죽곡면 원달리 동리산 기슭에 태안사가 있다. 절을 찾아가는 길과 고요하고 평온함이 깃들어 있는 가람 자체도 좋지만, 절 입구 능파각도 인상적이다. 산중 연못에 탑과 물속을 노니는 비단잉어의 모습, 공원같다. 특히 절 입구에서 일주문까지 가을색으로 물들어가는 오솔길은 한가로이 사색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인적마저 드문 오솔길. 청아한 물소리와 새소리를 벗삼아 걷다보면 2㎞의 거리가 짧게만 느껴진다. 태안사는 사실 평범해보이는 절이지만, 한때 송광사 화엄사 선암사 등을 말사로 거느릴 만큼 선풍을 떨쳤던 곳. 신라 경덕왕 1년(742)에 창건된 이 절은 문성왕 9년(847)에 적인선사 혜철이 구산선문(九山禪門)의 하나인 동리산문(桐裏山門)을 열고 종찰로 삼았던 곳이다. 이후 고려 태조 때에는 광자대사 윤다가 절을 132칸 규모의 대찰로 중창했고, 당시 송광사 화엄사 등의 대찰조차도 이곳의 말사였다고 전해진다. 국난으로 소실된 후 1969년 중창된 대웅전은 소박한 모습이지만 연못 주변에 남아있는 혜철·광자스님의 탑과 탑비 등이 세월의 깊이를 짐작케한다. 태안사에 들어선 건물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능파각. 작은 계곡을 가로질러 세워진 이 누각은 다리 역할도 하지만 주변 경치와 어우러져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태안사를 찾은 육당 최남선은 “신라 이래의 절이요, 해동에 있어 선종의 절로 처음 생긴곳이다”며 “아마도 고초(古初)의 신역(神域)과 같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특집
남도일보
2001.09.22 00:00
-
가을의 전령사로 길섶을 가득 메웠던 코스모스. 소슬바람 따라 하늘거리는 코스모스에 ‘아, 가을이구나’하며 깊어가는 가을을 새삼 느꼈던 기억이 있다. 특히, 황금빛 들녘과 어우러진 코스모스 물결은 잊을 수 없는 농촌의 가을풍경이다. 그런데 올해는 왠지 흔하디 흔했던 코스모스를 찾아보기가 여간 힘들어졌다. 풍성한 꽃이 만발하던 곳을 이름도 알 수 없는 꽃들이 대신한 탓도 있다. 곡성군 석곡면 소재지를 끼고 흐르는 보성강변 둔치에 코스모스가 만발했다. 코스모스 꽃밭은 광주~순천간 호남고속도로 석곡IC를 빠져 나와 3분거리. 활짝 핀 코스모스가 가을철 추억을 되살리고 있다. 6천여평의 꽃밭, 강변 제방따라 코스모스가 지천이다. 분홍 진분홍 하얀색 등 형형색색 어우러져 때깔도 고운 꽃송이들. 가을하늘과 어우러진 한폭의 수채화처럼 벌판을 가을로 색칠하고 있다. 가뜩이나 지친 도심생활을 떠나 아련해진 어린 추억을 되살리고 아이들에게는 고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가을여행지로 손색없다. 코스모스는 요즘이 절정. 제방따라 조성된 꽃길은 약 1.6㎞. 어른 키 높이정도로 자란 코스모스는 터널을 이루고 있다. 코스모스처럼 왕창 무더기로 피어 있을 때라야 제 맛이 나는 꽃이 어디 또 있으랴. 제방 산책로에 발을 내딛는 순간 찾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절로 탄성을 내지른다. 둔치의 6천여평도 꽃천지다. 키보다 더 큰 코스모스라 길을 헤쳐 나갈 때는 마치 헤엄치다시피 걸을 수 밖에 없다. 꽃속에 묻혀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씨앗이 저절로 떨어져 피어난 것들도 있으나 한떨기 꽃송이마다 주민들의 땀이 베어 있다. 석곡면은 지난해부터 공공근로를 이용해 꾸준히 가꾸고 다듬어 왔다. 이른 봄부터 6가마(40㎏들이)의 씨앗을 뿌리고 거름을 줬다. 지난 가뭄에는 스프링쿨러로 물을 뿌리는가 하면 처음에 피어난 꽃봉오리는 하나하나 손으로 따내 꽃송이가 만발하도록 정성을 기울였다. 제방 코스모스 산책로는 무르익어가는 황금들녘과 어우러져 고즈넉한 농촌의 가을정취를 물씬 풍긴다. 가족끼리 꽃속을 걷는 기분이란…. 제방 중간중간 세워진 5동의 원두막은 아직은 따가운 햇볕을 피할 수 있는 쉼터. 보성강을 끼고 있어 강바람도 시원하다. 제방 끝 반구정은 예로부터 인근 주민들의 화전놀이, 어린이들의 소풍장소로 인기 있었던 곳. 주변 경치도 볼 만하다. 게다가 이곳은 우리나라에서 보기드문 ‘꼬마잠자리’가 서식하고 있는 생태의 보고이기도 하다. 성충이라해봐야 겨우 2.5㎝. 지난 99년 멸종위기에 놓여있던 꼬마잠자리가 이곳에서 발견되자 주민들은 적극적인 보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 8월초 주민들이 직접 잠자리축제를 열기도 했다. 석곡면은 코스모스 만개 시기에 맞춰 가을축제를 연다. 23일에는 코스모스 사진촬영대회가 열리고, 24일 밤에는 둔치 야외공연장에서 쉬리·공동경비구역 등 영화도 상영할 예정. 사진·글// 강승이 기자 pinetree@kjtimes.co.kr
특집
남도일보
2001.09.22 00:00
-
고기에 소금을 뿌린후 석쇠에 얹어 구워내기도 하지만 양념을 발라 구워내 쫀득쫀득한 맛이 일품이다. ‘오리지널’삼겹살에 달콤 매콤한 맛이 배어 맛을 더해준다. 고속도로를 오가는 사람들도 차를 세우고 석곡에서 식사를 할 만큼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최근엔 기차관광객, 하이킹 여행객 등도 일부러 찾는다. 돼지고기 숯불구이 백반이 7천원(1인 기준). 노릿하게 구워낸 굴비와 녹두전도 올려진다. 게다가 푹 삭은 김치와 다양한 나물들도 맛깔스럽다. 면소재지 돌실회관이 유명하다.
특집
남도일보
2001.09.22 00:00
-
광주지역 일선 학교가 개학한 지 3주일째를 맞고 있으나 상당수 학교에서 학기중 공사가 진행중이거나 계획중에 있어 분진·소음은 물론 운동장 사용제한에 따른 학습 환경저해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일부 고교의 경우 정부의 학급당 학생수 감축계획에 따른 학급증설을 위해 연말내로 추가공사가 불가피해 교육현장이 자칫 공사장화될 분위기다. 16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학기중 공사가 진행중인 학교는 초등의 경우 교사신축 5곳을 제외하고 19곳, 중학교 16곳, 고등학교 8곳, 특수학교 1곳 등 총 44개교에 달하며 이 중 상당수는 연내완공을 예정으로 현재 80∼90%대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또 광산 B초교가 이달중 강당 증축공사를 발주할 예정인데 이어 북구 M초교도 10월중으로 급식소와 강당증축을 계획중에 있는 등 시내권 10여개 초·중·고교에서 학기중 공사발주 또는 실시설계 완료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이들 공사 상당수는 증축이나 재배치, 별도건물 신축 등 소음을 동반한 것들이어서 학습권이 저해될 소지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일부 공사의 경우 개교 당시 미흡한 실시설계로 인한 뒤늦은 필요시설 추가공사인 것으로 알려져 근시안적 교육행정이라는 지적도 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내년 3월로 시한이 못박힌 일선 고교 학급당 학생수 감축과 이에 따른 교실 증축공사도 불가피해 실험실 등 유휴교실이 부족한 학교의 경우 운동장 일부를 할애하거나 옥상 또는 건물측면 공간을 이용한 학기중 공사를 강행해야 할 처지에 놓여있다. 이에 시교육청과 일선학교 관계자들은 “방학을 이용한 공사의 경우 혹서·혹한기를 피할 수 없어 공기가 짧은데다 대부분 공사가 중·장기계획을 필요로해 학기중 공사는 어쩔 수 없다”며 “새벽·야간공사도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우려돼 사실상 어려운 실정” 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 오는 30일 완공예정인 광주 B초등학교 명암거 시설공사 현장. 학기중임에도 운동장 곳곳에서 대형 포그레인을 동원한 공사가 이뤄지면서 학생들이 소음·먼지 등으로 학습에 지장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집
송창헌 기자 chang@kjtimes.co.kr
2001.09.17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