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바람 솔솔 불어오는 섬진강변. 추석 명절도 소리소문 없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고향을 찾는 향우와 가족들의 만남. 이런 자리에서 먹거리에 대한 이야기는 빠질 수 없는 약방의 감초. 오늘의 화제는 참게탕. 섬진강변에서 자란 참게를 잡아 시원시원한 맛을 우러내는 맛집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전남 곡성군 죽곡면에 위치한 ‘통나무집 산장’(사장 박종하). #그림4중앙# 섬진강변을 따라 전남 곡성군에 위치한 ‘통나무집 산장’을 찾아 자동차가 ‘씩~씩’ 달린다. 구례역으로 향하는 강변 옆으로 철도 레일 주변에 정겨운 나무와 꽃들이 활짝 웃고 있다. 광주에서 약 1시간 가량 차를 타고 드디어 압록에 들어섰다. 압록유원지에서 석곡 방향으로 1㎞ 남짓 달리다보면 전승탑 좌측으로 통나무집 산장으로 들어가는 길이 보인다. 드디에 가게 앞 도착. 기게에서는 섬진강변 주변을 따라 널따란 평상을 여러개 마련해 뒀다. 섬진강의 수려한 풍경과 한가롭게 하늘을 노니는 각종 새떼들. 산과 물, 구름을 배경으로 무릉도원을 칭송한 옛 문인들의 자태 못지않게 맛객도 섬진강의 매력에 푹 파져 세파의 고뇌를 잠시 잊었다. #그림1중앙# 세계에 내놔도 손색없는 미려한 자연경관에 요산요수에서 나오는 각종 먹거리로 풍부한 음식문화를 가진 남도에 온다면 꼭 한번 먹어봐야 할 진국중의 진국이 바로 민물고기 매운탕이다. 그 중에서 곡성, 구례, 하동 등에서 유명한 것은 당연 참게탕. 슬슬 배가 고파오자 음식에 눈길이 간다. 메뉴판을 보니 섬진강변에서 잡아온 각종 민물고기들이 주인공들이다. 대표적으로 참게탕, 메기탕, 쏘가리회를 비롯해 야산에서 생육된 토종닭, 여기에 은어회와 은어 튀김도 눈에 띈다. 먼저 참게탕을 주문했다. 참게탕은 전국의 미식가는 물론이고 음식 맛 소문을 듣고 몰려든 관광객들의 입맛을 만족시킬 만큼 맛깔스런 탕 요리다. 특히 이곳 참게탕은 은어와 함께 섬진강의 별미 중의 별미로 손꼽힌다. 밑반찬으로 부추전, 오이, 감자튀김, 도토리 묵, 열무김치, 참나물, 죽순 등 갖가지 요리가 등장한다. 민물 참게는 강이 오염되면서 멸종의 길을 걸어왔지만 유독 맑은 물을 자랑하는 은빛 섬진강에서는 그 명맥을 유지해 왔다. 이른 아침이면 어부들이 배를 타고 나가 밤새 쳐 놓은 통발에 걸린 참게를 끌어내는 모습은 섬진강의 아름다운 풍경 가운데 하나였다. #그림2중앙# 참게탕에는 섬진강에서 잡은 참게에 버섯, 호박, 양파, 우거지, 대파, 들깨가루 등 다양한 재료가 들어 있다. 담백하고 얼큰한 맛이 일품이다. 들깨가 들어가서 다소 고소한 맛도 느낄 수 있으며 살점 통통오른 참게의 속살을 빼먹는 재미도 제법 쏠쏠하다. 참게 매운탕에 대적할 만한 민물고기 매운탕으로는 쏘가리 매운탕과 빠가사리 매운탕이 있지만 그중 매운탕의 진가는 역시 메기이다. 메기는 단백질 함량이 풍부하고 비타민도 많이 들어가 있어 당뇨병이나 빈혈 등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양가가 풍부하기 때문에 국이나 튀김, 구이, 훈제 등 요리방법도 여러 가지이다. 특히 참게와 메기 요리는 된장과 고추장을 듬뿍 풀고 푹 끓여내 민물 고기 특유의 비릿한 맛을 제거했고 시래기와 고사리 등 말린 나물과 감자를 숭숭 썰어 넣고 정성껏 우려내 맛이 구수하고 제법 칼칼한 게 입맛을 확 살려준다. 투박한 손맛으로 정성껏 음식을 조리하는 ‘통나무집 산장’ 주인장 박종하씨와 가게 주방 종업원들은 몇 년동안 손을 맞춰온 음식 명장들로 상당한 내공의 실력자들이다. #그림3중앙# 주인장 박씨는 “소문을 듣고 타 지역에서 이곳까지 찾아온 사람들에게 섭하게 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손님들에게 풍성한 남도 음식을 제공해 맛의 고장의 명성을 드높이고 타 지역 손님들에게 남도의 좋은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쉽다싶으면 갓 튀겨낸 은어 튀김에 알싸한 소주 한잔 곁들이고 만개한 꽃들을 보조 안주로 배경삼아 두잔 꺾으면 남부럽지 않은 신선 놀음에 빠질 수도 있다. (문의=061-362-3090) 사진/기경범 기자 kgb@
맛집 멋집
박정태 기자 psyche
2007.09.19 00:00
-
팔딱팔딱 미꾸라지 보양식 ‘각광’ 저렴한 값에 추어튀김·숙회 별미 매콤하고 톡소는 두부·고추 부침 추어탕은 추억이다. 어린 시절 또래 아이들과 꼬랑이나 저수지 웅덩이에서 물을 퍼낸 뒤 미끈거리고 꾸물거리는 미꾸라지 녀석들을 보며 마냥 신나했던 기억이 가물가물. 이제는 추억의 미꾸라지가 어느새 보양식이 돼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뙤약볕 내리쬐는 여름도 슬금슬금 물러가고 갈바람이 살살 불어오는 계절. 추억을 되새기러 봉선동 ‘남원 추어탕’(사장 김용규)을 찾았다. #그림1중앙# 상호부터 남원 추어탕이다. 춘향골 남원 추어탕이라는 상호는 이미 전국적으로 퍼져 있는 상태. 하지만 광주 남구 봉선동에도 손맛을 자랑하는 또 다른 ‘남원 추어탕’ 가게가 있다. 대한항공을 근무하다 지난 99년 정년퇴임한 김용규(62)씨가 아내 정경숙(56)씨와 힘을 합쳐 봉선동에 터를 닦았다. 손맛의 끝은 모두 아내 정씨의 몫. 어머니로부터 전수받은 음식 조리 비법이 있기에 가게는 7개 테이블 남짓 작은 규모지만 항상 손님들로 넘쳐난다. 맛 탐방객이 점심시간이 훨씬 이전인 10시 30분께 가게를 찾았을 때 벌써 손님들이 가득차 있었다. 입소문의 명성이 실로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그림2중앙# 가게에서 잘하기로 유명한 추어탕과 숙회를 주문했다. 먼저 밑반찬이 나오는데 깍두기에 콩나물은 기본, 여기에 양념을 곁들인 두부부침과 고추부침도 별미다. 시원하고 개운한 맛의 추어탕이 나왔다. 한 숟가락 맛을 보고 안주인과 대화를 이어갔다. 가게에서 사용하는 미꾸라지는 대부분 전북 부안에서 양식한 것들. 매일 아침 공급받아 정씨는 아침부터 미꾸라지를 일일이 손작업으로 갈무리하는데 여념이 없다. 추어를 삶는 것도 전통적인 방식으로 끓여낸다. 직접 메주를 띄워 만든 집된장으로 육수를 풀고 시래기와 들깻가루를 넣고 팔팔 끓인다. 가게마다 다 비법이 다르겠지만 이곳은 추어를 팔팔 끓이고 나서 뼈를 걸러내는 작업을 별도로 수행한다. 음식을 먹는 손님들에게 부담을 털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김 사장은 “모든 가게가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우리 가게는 손님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갖기 때문에 모든 음식에 정성을 다한다”고 말했다. #그림3중앙# 김씨의 신조는 내 집 식구들이 먹는 음식처럼 손님에게 제공하자는 것. 상업적인 맛에 길들여지면 어느새 음식의 맛도 변한다는 게 김씨의 음식 철학이다. 그래서 음식 값도 물론 싼 것도 특징이지만 밑반찬부터 주 메뉴까지 온통 김씨와 정씨의 정성을 느낄 수 있다. 이제 본격적인 맛을 탐방해 보도록 하자. 국물 한 숟가락을 떴다. 혀보다 목젖이 먼저 반응을 보였다. 뜨겁지만 칼칼하고 시원하다. 국물 한번 더 맛보고 시래기를 젓가락으로 건져 ‘후~욱’ 불어가며 먹었다. 아픈 배도 낫게 하는 어머니 손이 만들어 내는 음식은 역시 남달랐다. 다음은 숙회 차례. 많은 추어탕 집을 다녀봤지만 숙회는 처음 들어봤다. 일명 미꾸라지 전골로도 통한다. 숙회 요리를 하려면 일단 미꾸라지를 깨끗한 물에 말끔히 씻어낸 후 프라이팬에 미꾸라지와 참기름을 넣고 10분 정도 쪄 낸다. 미꾸라지가 익고 나면 돌판에 호일과 감자를 깔고 난 다음 마늘, 생강, 다대기, 후추, 당근, 버섯, 파 등 다양한 재료를 넣고 조리한다. #그림4중앙# 잔손질이 많이 가기 때문에 특별한 손님이 아닌 이상 숙회 요리를 맛보기는 어렵다고 안주인은 말한다. 가게 주인장과 대화가 무르익을 무렵 주방 안에서 갑자기 추어 튀김이 나왔다. 주문도 안했는데 이게 웬 걸? 안주인 정씨는 “그쪽 사람이 순수하고 재밌는 분이라서 내가 그냥 공짜로 내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릇노릇하게 읽은 추어 튀김을 간장에 콕 찍어 맛보는 순간 바삭바삭하고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미꾸라지는 칼슘과 비타민 A의 다량 함유로 피부에 좋고 힘을 키워 주는 건강식품이라는 평을 받으면서 웰빙식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곳 가게의 추어탕 값은 5천원이며 추어튀김 1만5천원, 숙회는 3만원을 받고 있다. (문의=062-651-7386) #그림5중앙#
맛집 멋집
박정태 기자 psyche@
2007.09.12 00:00
-
매콤 해물갈비탕·게장백반 등 별미 점심 때 몰려드는 직장인 문전성시 주인장 정성이 담긴 밑반찬도 인기 당초 9월 중순까지 폭염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를 비웃기라도 하듯 연일 가을을 재촉하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시원한 갈바람을 맞으며 이번 주 새로운 맛집을 찾아 어디로 떠날까 고민을 하게 된다. 골목길 사이사이 지나다가 카페 같은 아담한 분위기의 멋진 음식점이 눈에 띠어 가게를 찾았다. 갈비요리 명가 ‘열구지’(사장 박소영)가 바로 그곳. #그림3중앙# ‘열구지’가 도대체 무슨 뜻일까? 가게에 들어가 박 사장에게 직접 물어봤다. ‘입이 참 즐거운 곳’이 바로 열구지란다. 웬만한 음식 솜씨가 아니면 ‘열구지’란 상호를 가져다 붙이기에는 참으로 어려웠을 터인데. 가게는 저녁 늦은 시간인데도 가족단위 손님들의 끊임없는 러시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점심시간에는 직장인들의 발걸음으로 박 사장은 오후 2시까지는 옴짝달싹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늦은 오후 시간이 되어서야 비로소 점심을 챙겨먹는다. 점심을 먹고 나면 박 사장은 곧바로 밑반찬을 준비한다. 상에 오르는 반찬은 단호박, 깻잎, 총각김치, 배추김치, 고추 피클, 버섯, 고사리나물, 참나물 등 10여 가지 정도. 모두 주인장의 손길에서 만들어진 음식이다. 이른 아침에 준비한 반찬은 점심시간이 지나면 다 떨어지고 만다. 그래서 주인장은 하루에 많게는 3번 밑반찬을 준비하기도 한단다. 박 사장의 손끝 맛이 일품이라 음식도 인기가 있는 듯하다. 주인장 음식 솜씨를 믿기로 하고 곧바로 주문을 했다. 이곳 가게에서 가장 인기가 많다는 ‘매콤 해물갈비찜’과 ‘게장백반’을 주문했다. #그림1중앙# 드디어 요리가 나왔다. 낙지, 게, 새우, 주꾸미, 홍합 등의 해물에 갈비가 아름다운 조화를 이뤘다. 여기에 팽이 버섯, 새송이 버섯, 표고버섯, 피망, 무, 당면, 떡 등 갖은 야채와 재료가 들어가 입맛을 돋운다. 양념까지 포함하면 30여 가지 이상의 재료가 들어간다는 게 박 사장의 설명이다. 한 가지 더 붙이자면 매콤 해물갈비찜 소스의 강도(매운 맛의 차이)는 음식 주문 전 손님이 별도의 맛을 주문하게 되면 고객의 입맛에 맞게 조절을 해준다. 매운 맛에서 매콤한 맛까지 때로는 아이들을 위해서 다소 부드럽게 해달라는 주문 등 모든 게 조절이 가능하다. 일단 소스부터 맛을 봤다. 시원하고 매콤한 맛이 별미다. 소스만으로도 술안주가 충분히 가능할 듯싶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이곳에 들어가 있는 무 조각만을 먹기 위해 이 음식을 시킨다는 사람도 있다. 조심할 것은 무 조각은 안이 뜨거우니 혀 바닥이 데이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 맛은 그야말로 굿. 갈비와 해물 등 갖은 내용물을 다 먹고 나면 여기에 밥을 넣어서 볶아 먹으면 맛 좋다. 이때 가게 주인장은 묵은지와 각종 나물을 넣고 비벼서 볶아주는데 그 맛은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주인장의 서글서글한 눈매에 음식의 맛까지 더 해지다보니 부족함이 없다. #그림1중앙# 다음에 나온 음식은 양념 게장과 간장 게장. 점심시간 때 직장인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고 한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주문이 들어온다. 짭짤한 게장은 속이 더부룩하거나 입맛이 소태처럼 껄끄러울 때 일순에 입맛을 돋우는 별미이다. 밥 한 그릇으로는 감당할 수 없어 ‘보이지 않는 밥도둑’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간장 게장 등껍질에 밥 한 공기를 비벼 먹으면 어느새 빈 그릇이 된다. 또 아싹아싹하게 씹히는 경쾌한 소리와 다리 안 깊숙이 자리한 살점을 쏙 빨아내는 재미도 쏠쏠하다. 모 회사의 CF 광고처럼 두 손으로 비벼먹어야 제 맛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맛에 반했는지 가게 손님들의 화기애애한 담소가 이어진다. 오밀조밀 밀도 있게 버물려져 있는 게살과 매콤한 맛의 양념은 입안 구석구석을 즐겁게 해 준다. 어느새 바닥을 드러낸 접시를 원망하며 아쉽게 수저를 놓는 일이 이곳 ‘열구지’에서는 다반사다. 가게는 게장백반 요리를 포장해 주기도 한다. 간장게장 1kg은 포장 용기값 포함해 1만1천원, 양념게장 1kg은 1만3천원이다. 이외에도 가게는 열구지 특선 요리로 갈꼬리찜(갈비와 소꼬리의 만남), 묵은지 김치찜, 열구지 각종 소스와 함께 먹으면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는 명품 돼지 왕갈비 등도 제공하고 있다. (문의=062-654-2882)
맛집 멋집
박정태 기자 psyche
2007.09.05 00:00
-
녹두·신김치·돼지고기 조화이룬 빈대떡 된장으로 비릿함을 씻겨 낸 곱창볶음 주인장 입담을 안주삼아 청주 한잔 ‘양복입은 신사가 요릿집 문밖에서 매를 맞는데 왜 맞을까 왜 맞을까. ~~(중략) 우하하하 우습다. 이히히히 우셔워. 헤헤헤헤 우습다. 왜헤헤헤 우셔워. 돈 없으면 집에 가서 빈대떡이나 부쳐 먹지. 한푼 없는 건달이 요릿집이 무어냐 기생집이 무어냐.’ 한복남 작사 작곡의 ‘빈대떡 신사’의 노래 일부분이다. 내리 쬐는 땡볕에 무척이나 그리운 단비도 내린다. 오늘은 빈대떡을 찾아 조선대 정문 사거리에 위치한 ‘영암 빈대떡’(사장 강재순)을 찾았다. 빈대떡에는 여러 가지 유래의 설이 있다. 오래 전 서울 덕수궁 뒤쪽에 빈대가 많아 ‘빈대골’로 불렸는데 이곳 사람 중에 부침개 장사가 많아 이름이 빈대떡이 됐다는 설, 민속학자 방종현이 가난한 사람들이 먹는 떡이라는 뜻으로 ‘빈자(貧者)떡’이 됐다는 설, ‘명물기략’에 중국의 콩가루 떡인 ‘알병’의 ‘알’자가 빈대를 뜻하는 ‘갈(蝎 )’로 와전돼 빈대떡이 되었다는 설이 있다. 그러나 이중에 가장 유력한 설이 가난한 사람들이 먹었다고 해 ‘빈자떡’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림1중앙# 조선대 치대병원 맞은 편 골목길에 위치한 ‘영암 빈대떡’. 가게에 들어서니 젊은 대학생에서부터 인근 동네 아주머니, 퇴근길 가게를 찾은 회사원으로 20여평 남짓 가게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10여 년 전부터 이곳에 터를 잡았다는 강재순 사장은 가게 첫 문을 열 당시 조그마한 탁자 3개가 전부였다고 과거를 떠올렸다. 어느덧 가게는 빈대떡과 각종 전, 싱싱한 해산물로 인해 주변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이윽고 탁자 3개에서 출발한 가게는 확장에 확장을 거듭해 의젓한 빈대떡 전문점으로 명성을 쌓았다. 강 사장의 입에서 빈대떡 요리법에 대한 이야기가 술술 흘러나온다. 먼저 녹두를 손질하는 시간. 손이 많이 가더라도 가장 중요한 순간이란다. 녹두를 장시간 물에 담가 불렸다가 믹서에 넣고 갈아야 한다. 또 빈대떡에 어울리는 돼지고기를 미리 준비하고 김치는 물기를 짠 후 잘게 썰어낸다. 숙주나물과 부추도 이때 곁들이면 좋다. 다음은 노릇하게 지지는 순서. 불의 세기가 중요한 시점이다. 프라이팬에 올려진 갖은 재료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난 다음 둥글납작하게 모양을 다듬고 송송 썬 풋고추와 홍고추를 살짝 얹어서 앞뒤로 노릇노릇하게 지진다. 많은 시간과 잔손질이 간 빈대떡이 이렇게 해서 완성된다. 숟가락으로 먹기 좋을 만큼의 크기로 잘게 썰어낸 뒤 고추와 양파, 간장이 섞인 양념에 콕 찍어 먹으면 그 맛이 천하의 별미다. 여기에 얼음을 둥둥 띄운 맑은 청주 한잔을 곁들이면 둘이서 먹다가 혼자 죽어도 모를 만큼 시원한 맛에 금세 빠져들고 만다. #그림2중앙# 이렇게 주인장의 넉넉한 입담과 시원한 청주 한잔, 고소한 빈대떡과 함께 마주앉아 있노라면 시간이 어느새 흘러가는지도 모를 만큼 빠르게 지나간다. 잠시 쉬고 싶다면 가게를 찾은 손님들이 벽면에 낙서한 내용을 읽어봐도 재밌는 이야기 거리가 될 듯 싶다. 자신을 알리는 각종 명함과 검사 임용을 축하는 낙서장, 연애 잘하자는 젊은 연인 커플의 사랑 이야기 등 세상의 모든 삶들이 낙서 공간을 통해 전달되고 있어 이를 차츰차츰 읽노라면 밤 깊어 가는 줄 모른다. 가게에서 두 번째로 많이 찾는 인기 메뉴가 곱창 볶음이다. 된장으로 곱창의 특유한 냄새를 제거한 곱창 볶음. 양배추와 당면, 깻잎, 양파, 당근, 부추, 깨, 매운 고추 등 갖은 재료가 들어가 있다. 열기 훌훌 넘쳐나는 돌판에 오른 곱창 볶음 여러 점을 젓가락에 올렸다. 한입 들어가면 쫄깃쫄깃하게 씹히는 곱창의 맛에 흠뻑 매료된다. 가게 주인장이 추천하는 키조개 주물럭도 별미. 새콤한 맛이 이 요리에 핵심이다. 마지막으로 이집의 반찬. 추억의 소시지는 무한 리필이 되고 숙주나물, 배추 김치, 오징어 부추 무침, 묵, 시원한 오이냉채 등이 기본으로 나온다. 여기서 가장 인기 있는 반찬은 추억의 소시지. 계란에 둘둘 말린 소시지는 배고픈 나그네의 허기를 달래 줄 수 있는 최고의 반찬이다. 저렴한 값에 푸짐한 음식을 맛보고자 한다면 ‘영암 빈대떡’을 찾기를 권유한다. (문의=062-222-7789) #그림3중앙#
맛집 멋집
박정태 기자 psyche
2007.08.29 00:00
-
달콤하고 부드러운 단호박 죽 ‘최고’ 밤·은행 등 12가지 잡곡섞인 영양쌈밥 팥빙수로 여름철 무더위 깔끔히 정리 늦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찜통 더위에 입맛도 잃게되고 짜증도 부쩍 늘어나는 만큼 새로운 것을 찾아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맛객은 이번 주도 광주시내 소문난 맛집을 찾아 발걸음을 옮겼다. 차량이 방향을 잡은 곳은 광주시 서구에 위치한 금호지구 일대. 오늘 맛집의 주인공은 서구 문화센터 맞은 편에 위치한 ‘단호박 생구이’(사장 이대진). 가게 사장의 이름이 기아 타이거즈의 이대진 투수와 동명이인이어서 왠지 새롭다. #그림1중앙# ‘단호박 생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단호박 영양쌈밥’, 생과일 양념갈비, 생삼겹살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곳 가게의 모든 음식에는 단호박이 무조건 들어간다. 그만큼 영양가가 만점이기 때문. 단호박은 맛과 영양이 뛰어난 고급 야채로 예전부터 단호박은 비장(지라)의 기능을 돕고 식욕을 증진시키기 때문에 비장이 약한 사람들이 즐겨 먹었다고 한다. 탄수화물, 섬유질,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이 듬뿍 들어있어 성장이 어린이와 허약 체질에 좋은 영양식으로 손꼽히고 있다. 허기를 달래라고 먼저 단호박 죽을 내놓는다. 단호박 죽은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나서 맛의 깊이를 더한다. 많은 손님들이 이곳 ‘단호박 영양 쌈밥’의 단호박 죽을 먹기 위해 이곳 가게를 일부러 찾는 사람도 꽤 있을 정도라고 종업원들은 말한다. 이어서 정식답게 다양한 음식들이 따라 나왔다. 쌈은 상추와, 고추, 깻잎, 당귀 등 여러 야채를 넣은 후 돼지 주물럭 고기를 쌈에 얹어 먹으면 된다. #그림2중앙# 밑반찬도 푸짐하다. 오징어젓에서 멸치, 고사리, 김치, 콩자반, 미역줄거리, 오이 냉채 등등. 주인장의 세심한 배려도 돋보인다. 얼큰한 된장국이 바로 그것. 목이 멜 때 한 숟가락 떠먹으면 시원한 국물 맛에 그만 반해버리고 만다. 쌈밥도 다른 일반 가게와 다르다. 하얀 쌀밥이 제공되는 일반 식당과 달리 이곳 가게는 12가지 잡곡을 넣은 영양 쌈밥이 제공된다. ‘단호박 영양 쌈밥’은 한지에 돌돌 말아서 나온다. 호기심 가득 조심스레 한지 한겹 한겹 벗겨 내면 그 안에 조그마한 단 호박에 여러 잡곡이 들어간 예쁜 영양 쌈밥의 모습이 펼쳐진다. 내용물로는 밤, 대추, 은행, 잣, 현미, 흑미, 강낭콩, 조, 수수, 기장, 찹쌀, 찰보리가 들어있다. 우선 고사리와 미역줄거리, 나물무침을 각각 무쳤다. 특별한 양념은 별도로 없었다. 고사리는 심심할 정도로 담백해 입맛을 돋운다. #그림4중앙# 단호박은 주인장의 고향인 전남 함평 월봉에서 직접 재배한 것을 가져다 쓴다. 특히 6월에서 8월 사이에 출하되는 단호박은 가을철과 겨울철 구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대량으로 재배해 냉동으로 보관해 사용한다. 그 양도 무지 많다. 음식에 대한 체계적인 준비가 없었다면 가게 운영이 힘들었을 것이라고 주인장은 말한다. 이들 무침에 단호박 영양 쌈밥, 된장, 돼지 주물럭, 각종 야채를 올려 쌈으로 먹으면 좋다. 일단 쌈밥을 다 먹고 나면 마무리로 단호박을 부드럽게 소화시키면 된다. 마치 고구마를 익혀 놓은 듯 짙은 노란 빛깔의 단호박은 초콜릿보다 더 달콤하고 부드러우며 연인의 아찔한 키스보다도 더 매력적이어서 한번 빠지면 그 마력에 헤어 나오기가 쉽지 않을 정도다. #그림3중앙# 다음은 생과일 양념갈비와 생삼겹살 차례. 생과일 양념갈비는 파인애플과 배, 사과, 그 외 각종 과일들을 갈아서 양념갈비와 함께 3일간 저온 숙성시킨 뒤 손님상에 오른다. 약간 불그스름한 빛깔을 띠기는 하지만 불판에 잘 익혀 먹으면 향긋함을 느낄 수 있다. 생삼겹살에는 가시오가피 원액이 들어가 있다. 삼겹살은 함평에서 방금 잡은 돼지를 사용하고 있다. 물론 이집 가게의 삼겹살의 맛은 비곗살이 적당히 섞여 있어 쫀득쫀득하고 씹는 맛이 있다. 마지막으로 가게에서는 음식을 다 먹은 손님들에게 여름철 더위를 잊게 해줄 만큼 시원한 팥빙수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손님들의 뒷맛까지 깔끔하게 책임지려는 이 사장의 배려 덕분에 이곳을 찾는 이들은 후회가 없을 듯 하다. #그림5중앙# 참고로 음식을 주문하게 되면 가장 먼저 단호박 죽이 나오고 거기에 양상추 샐러드, 콩나물 찜, 계란 찜 등 ‘단호박 생구이 4종 세트’가 먼저 나오게 된다. 다소 자극적이고 매콤한 맛을 즐기는 마니아들에게 콩나물 찜을 권한다. (문의=062-655-9959) 글·사진
맛집 멋집
박정태 기자 psyche@
2007.08.22 00:00
-
황토가마 장작불서 조리한 오리훈제 청정지역 동복골서 잡아낸 다슬기탕 속풀이용 장국·찐마늘도 인기 만점 어느덧 휴가시즌도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올 여름은 이상하게도 장마철 내린 비의 양보다 장마가 끝난 뒤 내린 비의 양이 훨씬 많다고 한다. 늦더위가 다시 찾아오려나 보다. ‘여름은 이제 다시 시작이려니‘ 하는 마음으로 여름철 보양 음식을 찾아 청정골 화순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동복면을 지나 굽이굽이 주암으로 향하는 길. 운알터널 입구 좌측 편에 오리훈제와 다슬기 탕을 전문으로 하는 ‘일야정’(사장 서현만)이 있다. #그림3중앙# 전남 화순군 동복면을 지나 순천 주암으로 향하는 길. 운알터널 입구를 지나기 전 좌측에 하얀 건물이 보인다. 이곳이 바로 ‘일야정’. 주암으로 이어지는 지방도로 옆에 위치해 있으며 한적한 산골에 묻혀 있어 가게를 찾는 사람들의 왕래가 드물 것이라 생각했지만 나의 예감은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이유인 즉은 가게는 12년째 오리훈제와 다슬기탕, 장국으로 명성을 쌓아왔기 때문. 이 일대에서 ‘일야정’의 음식 손맛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정도다. 그래서 인지 이곳 가게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사전에 전화로 예약한 뒤 음식을 주문하고 3시간 뒤 가게를 찾는다. ‘일야정’ 앞 공간은 널찍한 주차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주차장 뒤편으로는 푸른 잔디와 갖가지 조형물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또 황토가마 뒤편으로는 ‘하룻밤 골’ 골짜기에서 내리는 시원한 냇물이 있어 무더운 여름철 피서지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그림2중앙# 가게 주인장에 따르면 ‘하룻밤 골’의 유래는 고려 공민왕이 홍건족의 난을 피해 이곳 화순 동복까지 내려와 가게 바로 뒤편에 위치한 밤실산에서 하룻밤을 지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서두가 너무 길었던 모양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맛의 탐방에 나서보자. 이집의 자랑 오리훈제 요리와 다슬기 탕을 주문했다. 음식을 맛보기 전 기본 상식. 여름철 보양음식으로 빠지지 않는 게 바로 오리 요리는 영양가가 쇠고기나 돼지고기에 뒤지지 않고 고기류 중에서는 드문 알칼리성 식품이다. 동맥경화와 고혈압 같은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근 들어 도시 근교 음식점을 중심으로 오리고기 소비가 급격히 늘고 있기도 하다. ‘동의보감’과 ‘본초강목’ 등 옛 한의서에도 오리고기가 고혈압, 중풍, 신경통, 동맥경화 등 순환기 질환에 특효가 있고 비만증, 허약체질, 병후 회복, 음주 전후, 정력 증강에 특히 좋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본격적인 오리요리에 앞서 가게 주인은 황토가마에 장작불을 집어넣고 1시간 30여분간 가마를 달구기 시작한다. 가마속 온도가 정점에 이르고 연기가 연소 되고나면 먹음직스럽게 다듬어진 오리를 가마속에 넣는다. 이런 과정을 통해 오리훈제가 완성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장장 3시간. 사람들이 미리 예약 주문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꼬들꼬들하게 익혀진 오리훈제를 갖은 양념에 넣고 입안에 넣는다. 육질이 쫄깃쫄깃하면서도 쫀득쫀득하다. 감칠맛과 고소함을 빼놓을 순 없다. #그림1중앙# 오리 육질에 다소 입맛이 거칠어 졌다면 개운한 다슬기 탕에 끝맛을 마무리 지어도 좋을 법하다. 다슬기 탕을 주문하면 이쑤시개와 함께 된장이 해 풀어진 탕이 등장하게 된다. 이쑤시개의 용도는 바로 다슬기를 빼먹기 위해 있는 법. 다슬기 입구에 이쑤시개를 살포시 밀어 넣고 살살 돌려 잡아당기면 안에 들어있던 내용물이 한꺼번에 빠져 나온다. 성질 급한 사람은 힘껏 잡아당기는 경향이 있는데 이렇게 하면 중간에 내용물이 절단되는 최악의 사태(?)를 맞이하게 된다. 된장 다슬기 탕은 은은한 맛과 함께 음식을 싱겁게 먹는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이외에도 자극적이고 강한 입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슬기 장국을 주문하면 된다. 특히 여름철 냉장고에 넣고 차게 해서 먹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으며, 속풀이용으로 최고다. (문의=061-372-0895)
맛집 멋집
글·사진 박정태 기자 psyche
2007.08.15 00:00
-
붉은 색감의 최상급 암소 한우 사용 여름철 기력회복과 스테미너 ‘각광’ 친철한 서비스·주인장 입담도 최고 무더위와 함께 이제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됐다. 휴가철 하면 도로는 꽉 막히고 또 피서지 바가지 요금에 짜증이 날 때가 많다. 그래서 조금 특별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해 봤다. 번잡한 곳을 피해서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은데 도심 속에서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올커니. 금강산도 식후경이오. 별미와 시원한 바람이 있는 곳이면 더할 나위 없겠구나.” #그림2중앙# 그래서 찾은 곳이 전남체신청 맞은 편에 위치한 ‘금란정’(사장 이인숙)이다.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사람들은 출퇴근 시간이 오히려 많이 줄어들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오히려 도심 속에서 휴가를 즐기는 게 제격이라는 얘기가 아닐까 싶다. 광주도심을 시원하게 가로지르는 무진로를 따라 동명중학교 후문에 다다랐다. 골목길에 들어서자 수많은 음식점 간판이 눈에 보인다. 음식점에서 새어 나온 연기가 후각을 사로잡는다. 냄새도 좋고 해서 가게에 들어서니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무더위를 잊게 해준다. 또 깜짝 놀랄 만한 사실. 가게 여사장의 친절함에 두번 놀랐다. 이 사장의 추천으로 생고기와 갈비살구이, 돌솥메생이를 주문했다. 가게를 처음 찾는 손님인지라 주인장은 손님 곁을 떠나지 않고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헤친다. 주인장이 이야기하길 “음식의 조리법은 여러 가지이지만 불이나 열을 가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맛을 최고로 치는 이들이 바로 미식가란다. 특히 생고기나 육회는 단단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데 문제는 얼마나 좋은 고기를 확보해 고객의 식탁에 내 놓느냐가 관건이다”고 이야기한다. #그림3중앙# 주인장의 시원시원한 입담에 잠시 매료된 사이 어느새 음식들이 상에 올랐다. 가장 먼저 등장한 음식은 ‘생고기’. 최고의 한우만을 사용하니 역시 색감과 선명한 마블이 남달랐다. 붉디붉은 색감이 오감을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매일 최상의 한우를 공급받아 사용하기에 품질과 보건 위생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오감을 자극하는 색감에 윤기 또한 좔좔. 생고기의 맛을 아는 사람들은 벌써부터 입에 침이 고이기 시작한다. 맛은 어떨지 궁금해 생고기 두어점을 집었다. 기름장에 콕 찍어 잘게 씹으니 입안에 감겼다. 그 맛은 한마디로 ‘따봉’. 여름의 최고 절정기 기력이 소진한 이들에게 적당한 메뉴인 듯 싶다. 인간사 부대낌이 극에 달했을 때, 힘을 받으려는 이들 또한 즐길 정도로 스테미너에 효과가 있다. ‘고기를 먹어야 힘을 쓰지’라고 말씀하시던 옛 선인들의 권고가 허투루한게 아니다. #그림1중앙# 특히 남도지방에서는 생고기가 유독 인기가 많다. 생고기 마니아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판이기에 이 지역 생고기는 이미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침이 고이기 전에 기름장에 암소 한우의 부드러운 육질을 두어점 집었다. 여기에 상추, 깻잎, 쌈장 등을 번갈아 올린 다음 쌈을 했다. 사각사각 씹히는 야채에 이어 소리소문없이 넘어가는 생고기에 홀딱 반했다. 다음에 올려진 음식은 갈비살구이. ‘금란정’에서 생고기와 함께 찾는 이들이 많은 인기 품목 중 하나다. 이 사장이 말하길 갈비도 여러부위가 있단다. 고리마구리, 상마구리, 하마구리, 안창살 등등... 가게 여주인은 많은 부위중에서도 컬러가 짙고 근육결도 굵으며 희소가치가 높은 갈비살을 구이용으로 내놓고 있다. 우선 불판 가장자리에 갈비살과 양파, 버섯 등을 놓고 익숙한 손놀림으로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여기에 생고기와 마찬가지로 상추, 된장, 고추 등 양념을 넣고 쌈을 해 넣었다. 이 방법이 싫다면 그냥 익힌 갈비살에 기름장에 콕 찍어도 좋다. 고소한 맛이 가득 퍼짐을 순식간에 느낄 수 있다. #그림4중앙# 시원한 국물이 일품인 ‘돌솥메생이’. 메생이는 겨울철에만 생산되는 계절 상품이기 때문에 이 사장은 매년 겨울 장흥 앞바다에서 생산된 메생이를 집단 구매해 음식 조리에 사용한다. 음식에 대한 정성과 애정이 없다면 도저히 불가능할 일이다. ‘금란정’에 찾으면 꼭 맛봐야 할 음식이 한가지 또 있다. 주인공은 ‘묵은 김치’. 한번 맛에 유혹에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다. 여름철 무더위 고소한 생고기와 갈비살구이, 메생이탕으로 거뜬하게 이겨내 보길 바란다. (문의=062-372-9878)
맛집 멋집
박정태 기자 psyche@
2007.08.08 00:00
-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는 ‘묵은 김치’ 시원하고 얼큰한 ‘청국장’ 젊은층 인기 손두부·매실·식혜 등 감칠 맛나는 음식 #그림1중앙# 맑은 숲 사이로 실버들 같은 계곡물이 흐르고 온갖 꽃들이 아름드리 백년송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는 곳이 있다. 또 온갖 과일들이 풍성해 사계의 아름다움이 있는 곳 ‘드림 헌무정’(대표 김현동). 이곳 가게는 전남 화순군 한천면 동가리에 위치해 있어 전원의 푸근함이 남아 있다. 드림 헌무정에서 맛보는 생삼겹살과 청국장, 묵은 김치 등 별미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자. 광주에서 40분 거리. 22번 국도를 따라 전남 화순 사평에 가면 실버들 같은 계곡물 사이로 아름다리 백년송이 어우러진 장관을 목격을 할 수 있다. 3만평 규모의 사계절이 아름다운 ‘드림 헌무정’은 일반인과 가족을 위한 콘도형 황토 펜션뿐만 아니라 자연 체험 학습장 시설까지 갖추고 있어 복합형 휴양지로 손색이 없다 . 하지만 이곳 가게는 복합형 휴양지로 소문나기에 앞서 어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각종 음식들로 광주와 인근 군 지역민들에게 정평이 나 있다. ‘드림 헌무정’은 일단 모든 음식이며 찜질방, 심지어 먹는 물속에까지 온통 참숯이 들어가 있다. 이처럼 참숯(백탄)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있는 가게 주인장의 완고한 자존심 탓인지 이곳 일대 도처에서 백탄이 종종 발견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섭씨 1천℃ 이상의 고열에서만 건류 탄화된 참나무 숯 중의 최고 품질탄이 백탄이다. 백탄의 효용가치는 21세기 자연치유계의 황제 격이다. 백탄은 환원성이 강해 물과 작용하면 약 알칼리성이 된다. 그래서 이곳 가게에서는 백탄 참숯을 우려낸 물을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혀에 닿으면 요상한 단맛이 오랫동안 입안에 남는 것이 특색이어서 묘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또 백탄은 참숯속의 엄청나게 많은 다공질은 강한 흡착성을 지녀 공기정화와 잡티를 모두 걸러내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좋은 참숯을 사용해 생삼겹살을 굽다보니 역시 맛도 남다르다. 특히 숯에 구워진 삼겹살이다 보니 고기 육질도 연해지고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는다. 참숯 철판위에 생삼겹살 고기가 올랐다. 꽃가마에서 구운 꽃소금을 살포시 뿌려 고기 위에 얹는다. 송림이 우거진 곳에서 직접 삼겹살을 구워먹는 재미도 상당히 쏠쏠하다. 맛을 보았다. 일단 육질이 연하고 쫀득쫀득하게 달라붙는 맛이 있어 입안은 항상 분주하다. 여기에 현무정에서 직접 재배한 배추와 야채, 영광 천일염, 충남 광천의 새우젓과 멸치젓이 들어간 묵은 김치를 더하면 짭조름한 맛과 시원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그림2중앙# 묵은 김치는 계곡 깊숙이 자리한 토굴 지하 저장고에 보관돼 있고 김치를 담그는데 사용되는 물 또한 헌무정 맑은 계곡 지하 250m 암반수를 사용하고 있다. 가끔 김사장은 묵은 김치가 손님들로부터 유독 인기가 많아서 난처한 입장에 놓일 때가 많다고 이야기 한다. 손님들에게 팔기 위해 내놓은 음식이 아니라서 곤혹스러울 수밖에. #그림3중앙# 두 번째로 등장한 음식은 청국장이다. 삼겹살에 잠시 속이 느글느글해 졌다면 청국장 국물에 속을 개운하게 씻어낼 수 있다. 일반 음식점 청국장 국물 색깔과 달리 이곳 청국장 국물은 다소 붉은 색을 띠고 있다. 청국장 특유의 매캐한 냄새가 나지 않기 때문에 젊은 층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주인장은 청국장을 만들기 위해 매일 아침 황토방 아궁이 불을 집혀 콩을 삶아낸 뒤 뜨겁게 달아오른 황토방 바닥에 이불을 덮어 발효를 시킨다. 이렇게 온갖 정성이 투여된 청국장의 국물 맛은 시원하고 얼큰하다. 전날 과음을 했다면 ‘드림 헌무정’의 청국장을 적극 추천한다. #그림4중앙# 또 가게에서는 화순 한천면에서 재배한 콩을 사용해 손두부를 직접 만들어 내고 있다. 손두부 맛 또한 뛰어나다. 은근하게 부드럽고 구수한 맛을 느낄 수 있다. 토종 엄나무 닭백숙은 4만원이며 참숯 생삼겹살 8천원, 우리 콩으로 만든 청국장과 직접 만든 손두부는 5천원이다, (문의=061-374-8550)
맛집 멋집
글·사진 박정태 기자 psyche@
2007.08.01 00:00
-
선명한 마블이 으뜸인 1등급 한우 사용 꽃등심·생고기·갈비살에 묵은 김치 인기 시원한 황태 국물에 밥 한숟가락 뚝딱 A++ 1등급 동복한우. 가게에서 내놓은 생고기다. 색깔은 곱디고울 정도로 붉은 색을 띠고 있고 씹으면 씹을수록 부드럽게 넘어간다. 화순 전남대병원 사거리에 위치한 ‘동복한우 숯불구이’(대표 박애문). 동복농협이 브랜드화를 추진하고 있는 동복한우만을 공급받아 손님상에 선을 보이고 있다. 꽃등심 서너 점을 목에 넣으니 그 맛은 바로 환상적이다. #그림1중앙# ‘동복한우 숯불구이’가 자신 있게 내놓은 꽃등심과 생고기, 고기의 육질 색깔은 붉을 대로 붉었고 씹을수록 부드러웠다. 미로처럼 얽힌 ‘마블’이 제 갈길을 만들었다. 이른 새벽 찬 공기를 가르며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생살들. 눈앞에 펼쳐졌다. 고기 빛깔이나 반찬이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그 명성 그대로다. 가게에서 내놓은 생고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만큼 한우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 한결같이 ‘동복한우’만을 고집해 손님상에 내놓는 ‘동복한우 숯불구이’는 화순 전남대 병원 옆에 위치해 있다. 꽃등심과 생고기가 동시에 나왔다. 또 화순 관내 사평과 춘양에서 제공되는 참숯을 사용한다. 동복한우는 인근에 위치한 상수원 보호구역에서 오염되지 않은 물과 풀을 먹고 성장해 육질내 마블이 오밀조밀하게 골고루 퍼져 있다. #그림2중앙# 또 동복농협에서 한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육질이 더욱 뛰어나다. 묵은 김치와 참기름 소금장, 고추장 양념장, 상추 등 쌈거리가 함께 올라왔다. 구잇감인 꽃등심을 먼저 참숯불에 올렸다. 적당히 숙성시킨 것들로 굽는 요령도 실력이 필요하고 참숯의 세기를 조절하는 것도 기술이다. 꽃등심은 위 등심과 아래 등심으로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그중에서도 위쪽 부위의 등심은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넘쳐나며 담백한 맛까지 포함하고 있어 최상급 부위에 속한다. 꽃등심은 여러번 뒤집어선 살코기의 참맛을 느끼기 어렵다. 한두번 적당히 뒤집어서 핏기가 살짝 남아 있을 때 먹어야 한다. 입을 놀릴수록 고소한 맛이 오록오록. 목젖을 타고 넘어갈 때 한우의 살아있는 숨결이 느껴졌다. 깊게 넘어갈수록 고소한 맛은 더했다. 여기에 묵은 김치를 올려 함께 쌈을 하면 묵은지의 상큼함과 시원함이 더해져 맛의 깊이를 더한다. 이번에는 마블이 선명한 생고기 차례. 생고기는 진득하고 든든한 맛이다. 여기에 싱싱함을 더했다. 당일 새벽에 고기를 뜬다. 한번에 두어 점씩 맛을 봐야 입안이 풍부해진다. 쫄깃하고 담백하다. 언뜻 달콤한 기운이 비친다. 생고기는 다진 마늘을 듬뿍 넣어 만든 초장에 찍어야 제 맛이다. 풍덩 찍었다. 생고기 가운데 희끄무레한 것은 ‘한우 등골’이다. 신선하지 않으면 내놓지 못하는 것이다. 몇점 나오지 않기 때문에 여느 식당에서는 구경이 쉽지 않다. #그림3중앙# 생고기에도 역시 묵은지가 찰떡궁합. 붉디붉었다. 두점을 한번에 집었다. 오물거렸다. 찰진 기운이 입안에 감돌았다. 가게에서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황태’ 국물도 끝내준다. 꽃등심과 생고기를 먹다가 입에 물리면 시원하게 황태 국물을 떠먹어도 좋다. 황태국물은 음식이 나오기 전 기본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성질 급한 사람들은 자리에 앉은 겸 곧바로 소주 한병을 주문해 비우기도 한단다. 때론 이 국물 맛을 보기 위해 일부러 이곳 가게까지 찾아오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가게는 꽃등심과 갈비살을 2만2천원에, 생고기 1만8천원, 육회 2인분 분량 3만5천원, 돼지갈비 8천원이다. 식사로는 삼계탕 9천원, 갈비탕 8천원, 생고기 비빔밥 7천원이다. (문의=061-375-6601)
맛집 멋집
박정태 기자 psyche@
2007.07.25 00:00
-
육질 좋은 청정 제주산 돼지 사용 옥돌 위에 달궈진 떡갈비도 인기 삼계탕+삼지구엽초, 스테미너 굿 지리한 장마가 끝나면 본격적인 ‘땡볕’ 무더위가 찾아온단다. 벌써부터 직장인들은 올 여름 휴가 계획을 세우느라 분주하다. 저 푸른 바다로 갈까 아니면 시원한 계곡을 찾아 떠날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하지 않았던가. 본격적인 휴가에 앞서 광주 인근에 유명한 숯불 갈비집이 있어 소개해 볼까 한다. 광주 북구 운암동 세명병원 입구에 위치한 담양식 숯불갈비 전문점 ‘南道가든’(대표 이동화)을 찾았다. #그림1중앙# 돼지갈비라고 해서 다 맛있는 건 아니다. 좋은 고기를 어떻게 얼마만큼 맛있게 조리하느냐에 따라 음식 맛이 달라진다. 한결같이 숯불 돼지갈비의 독특한 맛으로 미식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운암동 ‘남도가든’. 이 일대 유일의 대형가든으로 넓은 주차장과 식사 후 벤치에 앉아 흐르는 음악과 함께 커피 한잔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뒤뜰도 있다. 입구에는 멋들어지게 늘어선 소나무와 자그마한 대나무 숲이 있다. 또 식당 창가에는 포도나무가 심어져 있어 식욕을 돋우며 눈을 즐겁게 한다. #그림5중앙# 갈비는 해외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잘 알려져 있다. 외국인이 가장 즐겨 찾는 메뉴 중 하나이며 영양이 풍부하고 각종 야채 종류와 잘 어울려 영양학적으로도 이상적인 음식으로 손꼽히고 있다. 인근에서 소문을 듣고 몰아닥친 소님들의 주문 등살에 주방에서는 서너명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돼지 갈비를 굽고 있다. 마늘과 생강, 양파 등을 넣고 만든 소스에 재어뒀던 돼지갈비들은 이곳에서 비로소 맛있는 음식으로 완성된다. ‘남도가든’에서 사용하는 갈비는 갈비 중에서도 맛이 좋다는 통갈비 부위를 사용한다. 물론 이 돼기 갈비 부위는 청정해역 제주도에서 이틀에 한번 꼴로 공급받아 사용한다. 모든 음식이 그러듯이 원재료가 가장 중요하다. 이곳 돼지 갈비는 육질이 좋고 지방이 잘 박힌 제주산 돼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손님들의 발걸음이 잦다. 돼지 갈비는 천연 양념과 한방재료에 갈비를 일정 기간과 온도를 유지해 냉장 숙성시켜야 제 맛이 난다. 주인장 이씨는 대학에서 식품가공학을 전공했다. 그만큼 음식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있다. 이씨는 독특한 요리법으로 특이한 소스를 만들어내는 데 그 비법이 예사롭지 않다. 갈비를 굽는 데는 참숯이 사용된다. 기름기 좔좔 빠지게 하고 그 위에 참숯의 고유한 향이 베어 들어가 먹는 이의 입맛도 즐겁게 한다. 가게는 주방에서 참숯에 직접 돼지 갈비를 굽기 때문에 손님들이 일일이 구워서 먹어야 하는 불편함까지 없앴다. 갈비 요리가 완성됐으니 이제는 시식할 차례. 뼈째 나오는 갈비는 잘라서 먹는 것보다 손으로 잡고 뜯어먹는 게 제격이다. 향긋한 참숯의 향과 구수한 돼지 갈비가 환상의 조화를 이뤘다. 쫙쫙 씹히는 육질 또한 재미를 더하고 ‘뽀득 뽀득’ 재잘거리는 싱싱한 야채도 미각을 돋운다. 이번엔 떡갈비 차례다. #그림2중앙# 떡갈비는 전라남도 담양, 해남, 장흥 등지에서 시작된 요리로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고유한 요리는 아니다. 만드는 방법이 인절미 치듯이 쳐서 만들었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떡갈비는 다른 갈비요리와는 달리 갈비살을 곱게 다져서 만들었기 때문에 연하고 부드러운 고기 맛을 느낄 수 있다. 보통 여러 갈비집들은 갈비살을 믹서 같은 것에 통째로 넣고 갈아 버리지만 이곳 가게는 갈비살을 슬라이스 형식으로 곱게 잘라낸 뒤 칼로 오밀조밀하게 흠집을 내고 그곳에 양념을 넣어 맛을 채우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옥돌위에 가지런하게 떡갈비가 올려 나왔다. 옥돌을 사용하는 이유는 따뜻한 기운이 남아 있을 때 먹어야 제맛이기 때문에 손님들을 위해 특별히 고안해 낸 아이디어다. 고소한 향이 묻어나는 떡갈비에 깻잎, 된장, 고추 등의 양념을 넣고 양파소스 콕 찍어 먹었다. 다른 말이 필요없다. 한마디로 ‘wonderful~‘. #그림4중앙# 이외에도 ‘남도가든’에서는 음식과 함께 선짓국이 나온다. 선짓국을 먹기 위해 가게를 찾는 사람들도 꽤 많다고 한다. 애주가들은 갈비가 나오기 전 선짓국에 소주 한병은 거뜬히 비우기도 한단다. 또 여름철 보양을 위해 삼계탕을 먹는 손님들에게는 삼지구엽초가 들어간 술이 별도로 제공되기도 한다. 삼지구엽초의 효능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잘 알거라 믿는다. 한마디로 스테미너에 좋다고 할까. #그림3중앙# 가족과 함께 여름휴가를 떠나기 전 숯불 돼지갈비와 떡갈비로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여행지로 출발해도 좋을 듯 싶다. (문의=062-529-9697) 사진 신광호 기자 sgh@
맛집 멋집
박정태 기자 psyche@
2007.07.18 00:00
-
내리쬐는 강한 햇빛을 자양분으로 해바라기가 고개를 들고 있다. 뒤질세라 소담스런 화분에 담긴 여름 꽃들이 은근히 자색을 내비친다. 주인을 닮아서 일까. 푸르고 싱그럽다. 차분한 미소를 머금은 주인이 손님을 맞는다. 전남 해남군 해남읍 읍내리 ‘거빈 한정식’(대표 김경희)을 찾았다. #그림1중앙# 일반 사람들은 흔히 한정식이라 하면 ‘비싸다’라는 걱정이 앞서 외식 코스로 정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큰 돈 들이지 않고 고향의 정취가 살아있는 건강 웰빙 음식을 한 상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점이 바로 ‘거빈 한정식’이다. 사람들의 입맛과 음식 선호도가 다양해짐에 따라 외국음식 또는 특이한 음식을 찾아 즐기는 마니아들이 많이 생겼지만 정작 우리의 전통음식에 대해서는 늘 먹고 있는 음식이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경시되거나 이름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의 음식은 알면 알수록 그 다양한 종류의 음식의 맛과 깊이가 더해져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가게는 나름대로 철저한 신조로 매일 아침 그날 해남 매일시장과 인근 주산지에서 갖가지 싱싱한 야채와 해물들을 제공받아 사용한다. 또 음식에 사용되는 쇠고기와 돼지고기들은 해남 축협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된 최고급 육질만을 사용한다. 가게는 또 밑반찬에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손님들은 야채의 살아있는 맛 그대로를 즐길 수 있으며 건강에도 좋기 때문에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그림2중앙# 주방장의 요리 경력과 손맛도 빼놓을 수 없는 자랑이다. 25년 요리 경력의 주방장 박대박(46)씨는 한식과 일식을 두루 섭렵한 베테랑 요리사로 평생을 익혀온 최고의 요리 실력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박씨는 “제 이름이 대박인 것처럼 값싼 가격으로 다양한 음식들을 맛 볼 수 있어 가게를 들어서는 순간 손님들은 일단 대박부터 맞고 시작한다”고 농담을 내던진다. 음식이 나오기 전 기본상부터 점검해 봤다. 실내는 천장에 대나무를 이용해 고풍스런 인테리어가 시선을 확 사로잡는다. 또 윤기 나게 닦인 식탁에 수저와 젓가락은 건강과 청결을 고려했다. #그림3중앙# 이제 음식이 나올 차례. 가게는 차가운 음식에서부터 뜨거운 음식까지 차례대로 내온다. 제일먼저 등장한 음식은 차가운 회 종류. 다음에 이어지는 음식들은 떡갈비나 탕 등 뜨거운 음식들이 즐비하게 나온다. ‘거빈 한정식’은 사시사철 풍성하게 오르는 계절별 요리에 중점을 두어 요리를 개발하여 마른 산나물과 숨결이 느껴지는 싱싱한 해산물 그리고 야채와 버섯 등이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되어 정갈하게 담겨 나온다. 광어, 농어, 숭어회에 초밥, 명태전, 홍어, 간제미회 무침이 나왔다. 이외에도 상에는 두부말이, 연어야채말이, 청포묵과 쇠고기, 각종 나물 등이 함께 나온 탕평채 요리도 등장했다. #그림4중앙# 먼저 싱싱한 횟감에 손이 먼저 갔다. 바다의 싱싱함과 쫄깃함이 입안에 전해져 왔다. 맛이 아리하게 배어나며 톡 쏘는 맛이 일품인 삼합의 찬 음식이 줄을 잇는다. 알맞게 익어 부드러운 돼지고기와 약간 사큼한 홍어. 여기에다 묵은 김치를 이들 사이에 넣고 한 입. 삭힌 홍어를 단독으로 먹어도 좋다. 전문가는 즐기지만 초보는 당황을 넘어 쇼크다.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다 조금 떼어 먹었다. 1초, 2초, 3초 순간 입천장이 화들짝 놀란다. 강력한 홍어의 훈기를 코 밖으로 내쉬며 위기를 모면한다. 그러나 10여초 가까이 여진은 계속된다. #그림5중앙# 30여초가 지나면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 입안에 묘한 기운이 감돌고 있기 때문이다. 혀끝의 입맛을 달래주었다면 본격적인 열 요리의 퍼레이드가 시작된다. 다슬기 탕에 닭곰탕, 약오리탕 등이 상에 오르고 해남의 자랑 떡갈비와 깻잎, 콩자반, 묵, 연뿌리, 자반무침, 가지, 고등어조림, 젓갈류 등 다양한 밑반찬이 나온다. 닭곰탕은 주방장 박씨가 개발한 퓨전 요리. 진한 육수에는 다양한 재료가 가득 들어가 영양식을 고려했다. 수저에 육수를 가득 담아 입안에 넣으면 향긋한 인삼의 향이 쭉 퍼져든다. #그림6중앙#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적절히 조합해 만든 떡갈비의 맛은 그야말로 기가 막히다. 빨간 고추와 깨, 잔파, 양파 등의 양념을 넣었다. 떡갈비는 음식이 식시 전에 먹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고소한 맛이 깊이를 더해 사람의 혼을 앗아 간다. ‘거빈 한정식’은 가격에 따라 4개 코스로 나눠 한정식을 제공하고 있다. 4인 기준으로 15만원인 거빈정식은 손님들이 용봉탕, 돼지애저, 약오리탕 등 이중에 하나를 골라 주문하면 특별 요리로 준비해 상에 오른다. #그림7중앙# 가게는 또 점심시간 손님들을 위해 1인당 1만원으로 생선회와 생선구이, 조림, 탕, 식사 등이 나오는 회정식과 떡갈비, 회무침, 생선구이, 조림, 탕, 식사가 제공되는 떡갈비 정식을 1만5천원에 제공하고 있다.(문의=061-536-6655)
맛집 멋집
박정태 기자 psyche@
2007.07.11 00:00
-
청국장은 자연식품이면서 동시에 발효식품이다. 콩이 발효되어 청국장이 되면 각종 영양성분의 흡수율이 증가하면서 콩에 없던 미생물과 효소, 생리활성물질이 새롭게 만들어진다. 이러한 성분들은 인체의 신진대사 기능을 극대화시킨다. 또한 청국장은 숙취를 해소하고 숙변을 제거하는 등 해독 작용도 탁월해 최근 직장인과 주부들 사이에 각광을 받고 있다. 광주 동구 금동에서 21년째 청국장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정애네 집’(대표 이정애)을 찾았다. #그림3중앙# 청국장이 천연 보약으로 각광받으면서 요즘 청국장 열풍이 일고 있다. 그 중심에는 청국장 음식으로만 21년째 명성을 쌓아온 ‘정애네 집’이 있다. 가게는 구시청 사거리에서 전대병원 방향으로 100m 정도 가다보면 오른편 골목길에 ‘정애네 집’ 조그마한 간판이 보인다. 특히 건물 외벽 또한 지나간 세월의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정취를 자아내고 있다. 전남도청이 남악으로 이전하기 전 이곳 가게는 손님들로 넘쳐나 빈자리가 없었다. 가게는 20여년 명성을 꾸준히 지켜와 지금도 활황을 이루고 있다. 청국장은 비타민과 미네랄의 도움으로 인체의 신진대사가 촉진되어 비만을 막아준다. 또 청국장에는 제니스테인이라는 물질이 풍부해 유방암이나 직장암, 위암, 전립선암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외에도 레시틴과 단백질 분해효소가 혈전이나 콜레스테롤을 녹여내는 효과가 탁월해 뇌졸중 치료 예방제로 쓰이기도 한다. 청국장이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자 콩알들이 뜨거운 열기에 저항이라도 하려는 듯 춤을 추기 시작한다. 후각을 자극하는 구수한 냄새가 식욕을 확 끌어당긴다. #그림1중앙# 여느 집처럼 투박한 뚝배기에 끓여 내 음식을 내 오지만 사뭇 그 맛에 있어서는 다른 집의 추월을 불허한다. 청국장 음식으로만 21년 외길을 걸어왔기에 이 사장만의 독특한 맛의 비법이 살아 있다. 청국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콩을 물에 불린 다음에 커다란 솥에 넣고 장시간 삶아낸다. 그런 다음 숙성실에서 짚과 함께 40℃로 이틀간 숙성을 시킨다. 이렇게 하면 청국장 고유의 냄새는 줄어들고 맛과 향은 최상의 상태로 이어지게 된다. 주재료인 콩은 전남 화순 농가에서 직접 공급받은 순수 국내산이다. 띄워낸 청국장은 고춧가루와 구운 소금을 밀간을 하고 두부와 호박, 무, 고추를 첨가해 손님상에 낸다. 콩이 통째로 들어 있어 씹히는 맛도 구수하다. 되도록 많은 콩을 먹게 하기 위해 간도 짜지 않고 심심하게 한다. 또 알이 굵은 콩을 선별해 만든 두부는 색깔이 투박해도 맛은 옛 맛 그대로이다. 또 가게에서 내놓는 밑반찬은 남도인의 입맛에 맞게 정갈하고 깔끔하다. 큼직하게 잘려진 더덕과 풋풋함이 살아있는 취나물, 깔끔한 파래무침과 묵은 배추 김치의 상큼한 맛은 이 사장의 손맛에서 나온 진품들이다. 주인장은 또 가게를 찾는 손님들을 내 자식과 가족들을 위한다는 심정으로 밑반찬 하나까지 정성을 다해 만들기 때문에 고향집 어머니의 포근한 가슴을 느낄 수 있게 만든다. #그림2중앙# 청국장에 이어 바지락 전이 나왔다. 매일 싱싱한 바지락을 직접 공급 받기 때문에 노르스름한 전 속에 담긴 바지락은 바다의 향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바지락 전을 잘게 썰어낸 다음 양념장에 콕 찍어서 먹으면 남도 음식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정애네 집’은 청국장 외에도 갈치조림과 서대찜, 꽃게무침도 별미다. 또 연탄불에서 직접 구워낸 돼지고기 요리는 맛도 일품이거니와 값도 저렴해 술안주로 최고 인기를 끌고 있다. 보약보다 효능이 뛰어난 청국장 요리로 올 여름 더위 사냥에 나서도 좋을 듯 싶다. (문의=062-234-4398) 사진 신광호 기자 sgh@
맛집 멋집
박정태 기자 psyche@
2007.07.04 00:00
-
한우는 올레인산이 월등히 많아 고유한 풍미를 지니고 있다. 올레인산은 지방에서 얻어지는 불포화지방산으로 특이한 냄새와 맛이 있는 천연 소포제이기도 하다. 또한 고기의 맛을 좋게 하는 황을 함유한 아미노산이 많고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 수입 쇠고기보다 약 50% 정도 높고 포화지방산은 낮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예로부터 한우는 피로, 초조감, 부종, 저혈압, 빈혈 등의 현상이 나타날 때 한우를 즐겨 먹었다고 한다. 특급 한우를 만나기 위해 북구 두암동에 자리한 ‘고기 좋은날’(대표 오현민)을 찾았다. #그림1중앙# ‘A++ 1등급 한우, 후회 없는 합리적 선택’. 북구 두암동 두암4거리에 위치한 ‘고기좋은 날’. 전남 함평과 나주, 전북 진안에서 도축한 한우와 돼지고기를 매일 공급받아 사용한다. 1등급 한우의 맛은 역시 남달랐다. 식당 옆에는 오 대표가 직접 운영하는 100여 평 규모의 대형 고기백화점이 있다. 손님들은 그곳에서 아주 값싼 가격으로 고기를 구입해 식당에 와서 직접 구워 먹는다. 인심 좋고 패기 넘치는 젊은 사장의 경영 전략 때문일까 가게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곳 가게의 장점은 가격 경쟁력. 오 대표는 가게 영업 이익을 포기하고 소비자의 만족과 지역 농가의 소득 향상을 위해 직거래를 하고 있다. #그림2중앙# 다른 식당에서 삼겹살 1인분 먹을 수 있는 가격으로 이곳에서는 삼겹살 1근을 구입해 먹을 수 있다. 또 다른 가게에서는 꽃등심 1인분에 2만8천원에서 2만9천원 정도를 받고 있는데 이곳 고기백화점에서는 1근을 3만9천원에 구입해 먹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값이 싸다고 해서 고기의 질과 등급이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한우암소 1등급과 국내산 암퇘지만을 고집한다. 이른 아침 신선한 공기를 맞으며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생살들. 식당 옆 고기백화점에서 꽃등심과 삼겹살, 항정살 등을 푸짐하게 담아왔다. 드디어 불판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여러 부위의 고기들을 올렸다. 보고 있자니 입맛 돌고 지나치자니 후회가 남을 법하다. 빨리 먹고 싶다는 생각이 앞서 군침만 ‘꿀꺽~~’. 꽃등심 익히는 시간이 너무나 길게 느껴졌다. 드디어 먹을 시간이 왔다. 기름양념에 갖은 양념을 넣고 쌈을 했다. ‘싸악~ 싸악~’ 씹히는 야채에 이어 소리 소문 없이 보드라운 꽃등심 조각들이 목으로 쏙 넘어갔다. 다음에는 신선한 맛이 나는 파저리를 꽃등심 위에 올리고 소스를 더하니 싱그런 맛이 더했다. 예상대로 맛은 한마디로 “찰지구나”. 꽃등심의 핏기가 빠지고 적당히 익었을 때 먹는게 좋다. 갓 잡은 한우의 싱싱한 육질의 맛과 부드러움에 빠져들고 말았다. 이윽고 삼겹살을 먹을 차례. 국내산 암퇘지에서 발라낸 삼겹살을 가져왔다. 도톰하고 쭉쭉 뻗은 육질이 보는 사람 기분도 좋게 했다. 불판에 고기를 올리고 잠시 기다렸다. 녀석들이 꼬들꼬들하게 익자 기름장에 쌈을 해 한입 넣었다. 순간 이 자리에서 빠져서는 안 될 게 떠올랐다. 소주 한병을 주문해 가볍게 잔을 채운 뒤 한잔 넘겼다. ‘캬~~’. 바로 이 맛 때문에 삼겹살에는 소주가 최고다고 했을까. 손놀림이 분주해 진 가운데 어느덧 항정살을 맛 볼 차례가 되었다. 연분홍빛의 색감이 눈길을 확 끌었다. 달궈진 불판에 항정살을 올리자 녀석들은 원색의 연분홍 빛깔을 뒤로 감추고 쓸쓸 노랗게 익어갔다. 고소하고 쫀득한 맛이 항정살의 매력. 잘근잘근 씹었다. 참기름 소금장에 찍어 먹는 것도 좋은데 항정살은 아무런 양념 없이 그냥 먹어도 고소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요 맛은 온갖 미사어구를 가져다 붙인데도 부족할 판. “흐미 좋은 거. 바로 이 맛이제”로 충분히 전달될 듯 싶다. 이곳 가게를 찾은 회사원 김민석(36·북구 두암동)씨는 “값싸고 질 좋은 고기를 가족과 함께 무한대로 즐길 수 있어서 이곳 가게를 이용하고 있다”면서 “고기 맛도 으뜸이고 최고다”고 격찬했다. #그림3중앙# 저렴한 가격에 최상급 품질의 고기를 맛봤다면 냉면으로 깔끔하게 뒷정리를 해도 좋을 듯 싶다. 냉면 전문 기술자가 식당에서 종사하고 있어 그 실력을 믿고 먹어도 후회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가게를 찾는 손님들은 식당 옆에 자리한 100여평 규모의 고기백화점에서 소고기 부위와 돼지고기 부위, 양념육, 오리 등을 값싸게 구입할 수 있다. 값은 직접 찾아가서 확인하면 놀랄 정도다. 또 이곳 가게는 최상급 고기를 싸게 공급하는 대신 식당에서 기본 세팅으로 들어가는 재료값을 1인당 2천500원에 받고 있다. (문의=062-682-3797) 박정태 기자 psyche@
맛집 멋집
사진 신광호 기자 sgh@
2007.06.27 00:00
-
어릴 때 보던 만화 ‘개구리 왕눈이’에 절대 악역으로 나오는 아로미 아빠가 무서워하던 존재는 다름 아닌 그곳 연못 바닥에 살던 메기다. 만화에서는 메기가 사악한 존재로 등장하지만 오늘만은 이야기가 다르다. 순하게 생긴 녀석을 만나기 위해 저 멀리 나주로 차를 돌렸다. 전남 나주시 봉황면에 위치한 ‘덕영회관’(대표 정희경). 이곳 가게에서 나주호 자연산 참메기를 만났다. 수족관 안을 유유히 노닐던 메기가 손에 잡히자 팔딱팔딱 몸살을 친다. 전남 나주시 봉황면 죽석리에 틀어 앉은 ‘덕영회관’은 참메기 전문 요리점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나주호에서 자란 자연산 참메기를 사용한다는 게 이 집 주인 정희경씨의 설명이다. 이중에서도 메기찜은 정씨의 손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알짜배기 요리. 바짝 고인 육수와 색색의 야채들이 조화를 이룬 것이 찜이라고는 하지만 거기에 들어간 정씨의 정성을 생각하자면 여기에 비할 바 못된다. 주재료인 나주호 참메기는 자연산으로 냄비에 들어가기 전까지 숨을 멈추지 않도록 한다. 정씨는 이곳에 가게를 차리기 전 남편과 함께 메기 요리로 명성을 쌓은 전국 요리점을 돌며 그 비법을 전수받고 연구했다. 메기찜에는 된장, 고추, 마늘, 양파 등 갖은 양념을 넣어 다진 양념과 참메기가 들어간다. 다른 탕 전문 음식점과 달리 이곳 가게는 고구마 순 말린 것과 시래기 등을 사용해 진한 육수 맛을 살리는 게 특징이다. 육수에는 다시마, 멸치, 새우 등 여러 가지 재료를 물에 넣고 1시간 정도 끊인 뒤 다시 30여분 정도 은은하게 고여 낸다. 이외에 정씨가 메기찜을 영양보양식이라고 말하는 다른 이유가 있다. 인삼이 바로 그것. 여름 보양식으로도 특효지만 겨울철 추위를 가시게 하는데도 그만이다. 매콤하면서도 뒤끝이 없는 육수 맛의 비결이 바로 정씨의 손맛이다. 임씨는 맨손으로 요리를 한다. 비위생적이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우리 음식의 가장 큰 조미료는 바로 손끝에서 나온다는 것이 정씨의 요리 철학이다. 먹을 사람의 수에 따라 ‘감’과 ‘눈대중’으로 간을 맞추지만 이 세상 어느 계량컵보다도 간이 정확하다. 이렇게 만들어진 육수와 메기가 푹 끓으면 다시 조리용 냄비에 옮겨 담아 미나리와 깻잎 등을 푸짐하게 올린 뒤 손님상에 내 놓는다. 겨우 숨이 죽은 야채의 씹히는 맛과 고소한 맛의 메기가 빚어내는 맛의 향연은 도저히 숟가락을 멈출 수 없게 한다. 특히 고구마 순과 시래기 등을 메기와 함께 먹으면 싸 먹으면 고구마 순의 쫄깃쫄깃함과 메기의 부드러운 맛이 어우러져 입맛을 돋운다. 메기찜에 밥 한 공기를 비벼 먹어도 좋을 법 하다. 몇 점 안되는 메기 뱃살이 바로 ‘앙꼬’라며 한점 떼어 내어 숟가락에 올려주는 정씨의 넉넉하고 푸근한 인심이 먹는 이의 입을 더욱 즐겁게 한다. 이 집에 오면 빼놓지 말고 맛봐야 할 것이 또 있다. 메기 요리 시리즈라고 해야 할까. 메기탕 요리도 별미다. 육수는 오리탕 국물처럼 질퍽하고 걸쭉하게 나오지만 그 맛은 천혜일미다. 살이 연하고 비린내가 없어 국물 맛이 시원해 해장용으로 인기 만점이다. 개운하고 시원한 국물 맛이 가슴까지 시원하게 쓸어내린다. 메기탕 조리법은 메기찜 요리 과정과 비슷하다. 하지만 육수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일단 메기탕 국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파와 양파, 생강, 다시마 등을 넣어 만든 육수에 어슷어슷 썬 무와 메기를 넣고 끊인다. 마지막으로 대파와 홍고추를 송송 썰어 고명으로 올리면 메기탕이 완성된다. 종류는 많지 않지만 시골스런 반찬도 군침을 돌게 하는 데 큰 몫을 한다. 김칫독에서 막 빼와 꽁지만 잘라 손으로 찢어 먹는 김치 맛이 환상적이다. 또 머구대와 미역 냉채, 나물 등도 시원함을 한없이 달래준다. 나주호에서 자란 씨알 굵은 참메기를 맛보고자 한다면 이곳보다 더 좋은 곳은 없을 법하다. (문의=061-331-4171) 박정태 기자 psyche@
맛집 멋집
사진 신광호 기자 sgh@
2007.06.20 00:00
-
볼태기는 ‘대구(大口)뽈’의 속어다. 국어사전에도 나와 있지 않지만 웬만한 사람들은 ‘볼태기’ 하면 대구를 말하는지 안다. 낙지와 대구볼태기의 환상적 만남을 갖기 위해 왕건이 탐낸 나주로 향했다. 드넓은 나주평야를 가로지르다 보면 저 멀리 가게의 웅장한 모습이 드러난다. 바로 낙지대구볼태기 찜과 볼태기 지리 요리로 명성을 얻고 있는 ‘나주 볼태기 전문점’(대표 김관용)을 찾았다. ‘볼태기’는 볼의 속어로 사람이 들으면 기분 나쁠지 모르지만 생선은 이 부분 살이 귀한 대접을 받는다. 육질이 쫄깃쫄깃해 맛이 좋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남들보다 뒤늦게 요리계에 입문했다. 하지만 볼태기 요리에 관한한 최고의 실력자라는 주변의 평과 함께 자부심 또한 대단하다. 이곳 가게에서 쓰이는 생선은 남태평양 청정해역인 뉴질랜드 인근에서 원양어선이 잡아 올린 최상품 대구를 직접 공수 받아 사용한다. 오늘의 요리는 ‘낙지대구볼태기 찜’과 ‘볼태기 지리’. 요리에 들어가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 있는 게 요리계의 정석. 청청해역 남태평양 심해의 바다 생선인지라 비린내를 없애야 하는 게 요리의 관건이다. 물에 씻겨 낸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데쳐낸다고 해야 할 지 적당한 표현은 없는 셈이지만 어쨌든 무와 몇가지 양념장을 넣은 물에서 1차 과정을 거쳐 비린내를 제거한다. 이후 조리법에 따라 찜과 지리 요리로 탈바꿈하게 된다. ‘낙지대구볼태기 찜’은 겉모습만 봤을 때는 아구찜과 비슷하다. 하지만 맛은 전혀 다르다. 나주 볼태기 전문점만의 특징은 일단 태양초 고추장과 된장을 시골에서 직접 담아 사용한다. 찜에는 50여 가지의 양념을 섞어 만든 소스가 맛을 유지하는데, 고추장과 된장 등 기본 양념에 이곳만의 독특한 맛을 내는 여러 가지 재료들이 더 들어간다. 또 이곳 가게는 소화 작용을 돕기 위해 100% 찹쌀 가루를 사용하고 있다. 타 가게에서 감자 전분을 사용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소스는 모든 비법은 주인장 김씨의 손놀림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소스를 만드는 법 만큼은 절대로 공개하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린다. 그만큼 소스가 찜 요리에 있어서 핵심이기 때문이다. 잘 손질된 대구에 문제의 비밀 소스, 그리고 머리를 떼어 낸 콩나물을 넣고 버무리면 맛있는 찜 요리가 완성된다. 볼에 붙은 살이 토실해 발라먹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풍성하게 물오른 대구볼태기의 살은 부드럽게 빨려 들어간다. 대구볼태기에 무안에서 공수된 낙지를 함께 곁들여 먹으면 금상첨화. 다소 알싸하고 매콤한 맛이 혀에 전달된다. 찜을 다 먹은 후 남은 양념 소스에 밥을 비벼 먹는 맛도 일품이다. 다음은 볼태기 지리. 육수는 다시마, 대파, 무, 양파, 대구 머리 등 갖은 재료를 넣고 물과 함께 끓여낸다. 육수가 끓기 시작하면 1시간 정도 더 끓여내 진한 국물을 빼내는 게 핵심 사항이다. 탕은 보통 빨갛고 얼큰한 맛에 먹는다지만 이곳 볼태기 지리는 회색빛깔의 고운 자태를 뽐낸다. 국물의 시원함은 빨간색 탕의 맛을 뛰어 넘는다. 역시 볼태기 지리의 육수는 매콤함 보다는 시원함이 으뜸이다. 이곳에서 사용하는 대구볼태기는 생선자체가 담백하고 개운한 맛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인지 생선만을 끓여도 조개국물 같은 시원하고 담백한 맛을 낼 수 있다고 한다. 대구볼태기 지리가 완성되면 익혀진 미나리에 볼태기 살을 떼어 내 간장과 와사비를 섞은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시원한 국물은 술안주나 속풀이용으로 최고다. 김 대표는 볼태기 탕에 소주를 많이 먹으면 다음날에도 체내에 무리가 따르지 않는다고 연신 자랑이다. 그래서인지 가게를 찾는 손님들 대다수는 낮에는 찜 요리를 찾고 저녁에는 지리를 찾는다고 한다. 참고로 가게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주요리가 나오기 전에 전복죽, 호박죽, 우묵 가사리 등이 먼저 상에 오른다. 전복죽과 호박죽 등은 계절에 따라 바뀌어가며 제공되며, 드넓은 나주평야에서 김 대표가 직접 경작한 기름진 쌀이 사용된다. 낙지대구볼태기 찜이나 지리는 대게 3만3천원에서 4만3천원 사이의 가격이다. 또 가게는 본관 외 별관도 확보하고 있어 대규모 회식자리로도 손색이 없다. 주차장은 탱크를 몰고 와도 끄떡없다. (문의=061-333-2633) /사진 신광호 기자 sgh@
맛집 멋집
박정태 기자 psyche@
2007.06.13 00:00
-
가족 외식이나 친구들 모임에 가장 적당한 식당은 어떤 곳일까. 값싸고 맛있으면 그만이다. 거기에다 양까지 많으면 금상첨화(錦上添花). 광주 북구 매곡동 빅마트 뒤에 위치한 ‘청해진의 꿈’(대표 서찬열)이 바로 그 곳. 가게에 들어서면 우선 널찍한 내부가 시원하다. 내륙 깊숙한 곳에 ‘바다’가 떴다. 골목길에 있어도 한쪽 전면이 모두 창으로 돼 있어 경쾌함마저 느낄 수 있다. ‘청해진의 꿈’은 살아있는 해물만을 요리한다. 해물 대부분은 당일 오전 현지에서 직송되며 야채 또한 싱싱한 것들이다. #그림1중앙# 서 대표는 주방일로 피곤이 누적되지만 매일같이 새벽 3시에 일어나 해물 산지인 여수, 고흥, 벌교, 목포, 완도 때로는 멀다는 제주 한림까지 찾아가 싱싱한 해산물을 직송해 온다. 이곳 가게의 주 메뉴인 해물탕을 주문했다. 4∼5명이 먹을 수 있는 중(中)을 시켰다. 밑반찬이 쉴 새 없이 나온다. 해물탕의 육수는 황태 머리를 고아 무와 대파, 생강, 통후추, 파뿌리 다시마 등을 넣고 10여 시간 지속적으로 끊여낸다. 남도인이 좋아하는 얼큰한 맛은 다대기가 기본. 다대기는 일주일 이상 숙성시켜서 시지 않는 맛을 내는 게 노하우이다. 그릇이 크고 재료도 엄청나다. 문어 낙지 털게 키조개 가리비 참조개 대합 동죽 홍조개 새우 백합 뿔가재 오징어 소라 맛 한치알 주꾸미 자숙새우 미더덕 곤약 등 싱싱한 해산물 20여 가지가 들어간다. 널찍한 그릇에 육수가 바글바글 끓어오르면 가위로 먹기 좋게 자른 뒤 싱싱한 미나리를 넣는다. 살짝 데쳐 먹으면 향긋한 미나리 향과 개운한 국물을 맛볼 수 있다. 해물탕부터 보자. 바글바글 끓는 해물탕 위로 문어를 올려놓으면 녀석이 거칠게 저항하며 몸서리친다. 패류(貝類)들도 뜨겁다고 입을 벌리며 아우성들이다. #그림2중앙# 하지만 그것도 잠시 종업원의 날렵한 손놀림에 문어는 먹기 좋게 익어간다. 길면 3분여. 토막진 문어를 우선 건져 먹는 객들의 솜씨도 종업원의 손놀림 못지않다. 하얗게 단면을 드러낸 문어를 집어 씹으면 물컹하면서도 쫀쫀한 느낌이 전해온다. 다음 순서는 콩나물과 미나리, 오징어를 먹을 차례. 숨이 죽은 콩나물과 미나리에 초장을 조금씩 찍어가면서 먹으면 신선함과 동시에 매콤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이어 소라와 익은 새우들을 맛보면 좋다. 소라는 질긴 듯 하면서 금세 씹힌다. 익은 새우는 아이들이 무척이나 좋아하는 음식. 껍질을 잘 까서 먹이고 한개 정도는 함께 간 부모의 몫. 그냥 통째로 씹어 먹어도 괜찮다. 오징어나 새우 등을 먹다보면 조금 입안이 먹먹해질 수 있다. 이때가 국물을 떠먹어야할 시기다. 육수는 개운한 첫 맛을 느낄 수 있다. 점점 바다 냄새가 입안에 번졌다. 열기 가득한 여름 바다가 오히려 반가웠다. 바다가 그리워 한번 더 떠 먹었다. 바다가 입안에 들어온 느낌이다. 이어 동죽과 바지락, 참조개, 키조개 등의 알맹이를 찾아다니며 공략했다. 잠시 식혀뒀던 낙지 한 마리. 한 마리밖에 없어서 자칫 다툼이 일 수 있다. 그러나 먼저 잡은 사람이 임자. 안면몰수하고 바로 입으로 향했다. 부지런히 입을 놀렸다. 쫄깃한 낙지의 맛이 분명했다. #그림3중앙# 다시 국물 한 번 떠먹고. 이번에는 해초 샐러드에 손이 갔다. 톳, 꼬시래기, 염장 다시마, 미역 등 4가지 재료가 들어갔다. 여기에 와사비와 겨자, 마늘을 넣어 만큼 알싸한 소스가 첨가됐다. 소스는 계절에 따라 다르게 나온다. 젓가락으로 좌우 잘 저어 먹으면 바다의 깊은 맛이 느껴진다. 이어 해초 냉면. 여느 집과는 다르게 양이 엄청나게 많다. 시원한 냉면 육수에 쫄깃한 면발.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청해진의 꿈’은 건물 옆에 널따란 대지를 확보해 탱크를 이끌고 와도 주차가 무난하다. 가게 옆 공간은 아이들의 놀이터로 꾸며져 식사하는 동안 아이들 걱정 없이 마음껏 음식 맛을 즐길 수 있다. 이곳 가게는 해상왕 장보고의 든든한 기백처럼 바다에서 바로 건져온 싱싱한 해산물로 청해진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메뉴는 해물 한정식, 해물모듬떡찜, 낙지볶음, 해물김치솥밥 등이 있다. (문의=062-576-8833) /사진 신광호 기자 sgh@
맛집 멋집
박정태 기자 psyche@
2007.06.06 00:00
-
웰빙 열풍과 건강 중시 문화, 전통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현대인의 입맛에 맞춰 고급화되고 다양한 떡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젊은층의 기호에 맞도록 전통 떡을 퓨전화하고 포장도 바뀌었다. 두툼하고 커다란 떡을 한눈에 반할 정도로 맛있게 만들어내는 ‘솔나무 떡집’(대표 구연상)을 찾았다. 떡은 우리의 식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정월 초하루에는 흰떡을 만들어 떡국을 끓이고 이월 초하루 중화적(中和節)에는 노비 송편, 삼월 삼짇날에는 두견화전, 사월 초파일에는 느티떡, 오월 단오에는 수리치절편, 유월 유두에는 떡수단, 추석에는 송편, 구월 구일 중구절(重九節)에는 국화전, 음력 시월에는 시루떡을 하여 동리 이웃과 나누어 먹는 세시 풍습이 있다. #그림1중앙# 양동시장 중심부에 자리 잡은 ‘솔나무 떡집’은 20여평 규모의 아기자기한 가게다. 기존의 전통 떡집들이 대형화되고 고급화 전략을 택해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추세지만 이곳 가게는 순수 국내산 최상급 쌀과 최고의 재료를 사용해 오로지 맛으로만 승부수를 내 던졌다. 소나무는 십장생의 하나로 장수(長壽)를 상징했고 비바람과 눈보라의 역경 속에서 푸른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꿋꿋한 절개와 의지를 나타내는 상징으로 쓰여 왔다. 가게도 이런 상징 표현에 맞게끔 오로지 맛을 내기 위한 노력과 지조로 떡의 다양화를 이끌어냈다.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는 말이 있듯이 달콤한 떡내음이 가득가득 피어오른다. 가게 앞 진열대에는 아름다운 빛깔을 띤 떡들이 나열돼 있어 지나치는 사람들의 눈길과 발길을 한꺼번에 사로잡는다. 이리 보아도 떡 저리 보아도 떡이다. 갖은 모양의 떡들이 곳곳에 널려있다. 이래서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말이 있는 것일까. 세상의 삼라만상이 모두 이곳 가게에 맛깔스럽게 빚어져 있는 듯하다. #그림2중앙# ‘솔나무 떡집’은 단맛으로 손님을 유혹하기 보다는 원재료의 맛을 살려 우리 전통 떡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가장 시끌벅적한 양동시장 중심부에서 고소하고 달짝지근한 내음을 풍기는 떡집. 향긋한 내음과 함께 고소한 향을 풍기는 시루에서 떡이 나오길 간절히 기다렸다. 만드는 과정은 먼저 쌀을 깨끗이 씻어 하룻밤 불린 후 건져내 물기를 제거해 빻아 놓아야 한다. 호박은 껍질을 벗겨 작게 조각을 내어 속을 긁어내고 찜통에 찐 다음 체를 통해 걸러 낸다. 이어 쌀가루에 호박을 집어넣고 잘 섞어 체에 내린 뒤 밤, 대추, 잣 등 갖은 재료를 넣어 고루 섞어야 한다. 이때 밤과 대추 등 알갱이는 약간 씹힐 정도로 다지고 잣은 반쪽이나 1개를 통으로 사용한다. 갖은 재료를 골고루 섞은 후 대나무 찜기나 틀에 한지나 젖은 보자기를 깔고 가루를 얹은 다음 김이 오른 찜통에서 적당한 시간동안 져낸다. 마지막으로 쪄낸 호박 떡 케이크 위에 호박씨나 대추, 잣으로 고명을 얹어 장식하면 떡 케이크가 완성된다. #그림3오른쪽# 나도 모르게 침이 꼴깍꼴깍 넘어갔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떡은 우리 전통 떡을 이용해 만든 ‘호박 떡 케이크’. 단호박과 밤, 호박 분말가루, 콩, 호두, 아몬드. 코코넛 등 갖은 재료가 들어갔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연노란빛 떡가루가 쏟아지면서 주인장의 손길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저만치 도마 위에서 구 대표의 날렵한 칼놀림이 이어졌다. 예술품보다 더 곱고 아름다운 우리 전통 떡 ‘호박 케이크’. 주인의 재빠른 손놀림에 따라 이내 동그란 케이크 모양의 호박 케이크가 예쁜 속내를 드러냈다. 이때부터 주인의 손놀림이 더욱 바빠진다. 호박 떡 케이크의 맛은 호박의 구수의 향과 함께 달지 않고 담백한 맛이 전해졌다. 이어서 등장한 모듬떡. 일명 ‘새머리 찰떡’이라고도 불린다. 찹쌀을 곱게 빻은 후 물반죽을 했다. 완두콩과 잣, 대추, 호두, 밤 등 원재료를 사용해 모듬떡을 완성한다. ‘솔나무 떡집‘은 모든 떡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방부제를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그날 만들어서 소비할 수 있는 양만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모듬떡은 찹쌀의 밀도가 높아 엿처럼 길게 이어질 정도로 끊어지지 않는다. 그만큼 쫄깃쫄깃하다는 증거이다. 기정떡 맛도 쏠쏠하다. 구 대표는 기정떡을 만들기 위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먼저 쌀가루에 막걸리와 설탕, 우유를 넣고 5시간 동안 1차 발효시킨 다음 2차로 2시간 동안 재차 발효를 시킨다. 그 다음에는 기정떡 틀에 넣고 40여분 동안 쪄 내야한다. 이외에도 이곳 가게에서는 정성스런 마음으로 준비한 이바지 세트, 답례용 선물세트, 백설기, 가래떡, 약식, 송편 등 40여 가지의 떡을 만들어 내고 있다. (문의=062-366-7494)
맛집 멋집
박정태 기자 psyche@
2007.05.30 00:00
-
더위가 유난히 빨리 찾아온 탓에 기력이 달리고 입맛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이럴 때 사람들은 뭔가 이색적인 음식을 찾는다. 옛 조상들은 과연 어떤 음식을 먹었을까. 오늘은 밥도둑이라 불리는 간장게장을 찾아 이곳저곳 살펴봤다. 광주 남구 봉선동 무등 3차 아파트 앞에 위치한 ‘석거정(대표 장재용)’을 찾았다. 간장게장 요리 전문점으로 명성을 쌓아가 가게는 이미 3호점까지 분점을 냈다. 짭짤한 게장은 속이 더부룩하거나 입맛이 소태처럼 껄끄러울 때 일순에 입맛을 돋우는 별미이다. 밥 한 그릇으로는 감당할 수 없어 ‘보이지 않는 밥도둑’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간장게장 등껍질에 밥 한 공기를 비벼 먹으면 어느새 빈 그릇이 된다. 또 아싹아싹하게 씹히는 경쾌한 소리와 다리 안 깊숙이 자리한 살점을 쏙 빨아내는 재미도 쏠쏠하다. 모 회사의 CF 광고처럼 두 손으로 비벼먹어야 제 맛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간장게장백반으로 명성을 쌓은 ‘석거정’에 오면 맛을 보고 웃고 나갈 수 있다. 봉선동 동아여고 앞을 지나 남부서 방향으로 가다보면 무등3차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무등 2차와 3단지 골목길에 위치한 ‘석거정’. 이곳이 바로 게장백반 전문점으로 ‘석거정’의 본점이다. 3년 전에 문을 연 ‘석거정’은 짧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인근 음식업계를 평정해 광주지역에 2개의 분점을 두고 있는 게장백반 전문점이다. 그 비결은 바로 값싸고 양도 풍부한 간장게장과 양념게장 요리에 있다. 가게 내부는 특별한 인테리어 시설이나 음향장비가 설치돼 있는 것도 아니다. 오로지 맛으로만 승부수를 내 던졌기에 가게는 넘쳐나는 인파와 감칠맛 나는 간장게장 요리 뿐이다. #그림1중앙# 인기몰이에 나선 ‘게장백반’ 요리는 신안 지도와 영광지역에서 생산된 ‘돌게’를 수매해 사용한다. 장 대표가 돌게만을 고집하는 이유는 간장게장의 대중성 확보를 위해서다. 시중에서는 보통 참게 게장은 1인분에 비싼 곳은 5만원 선. 꽃게는 보통 1만5천원에서 1만8천원 사이다. 너무 비싼 가격이다 보니 게장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쉽게 범접할 수 없는 점을 떠올려 돌게를 선택한 것이다. 일명 ‘뻘떡게’라고도 불리는 돌게는 갯벌 바위 틈새에 숨어산다. 꽃게의 일종이나 꽃게보다 작고 억세며 색깔은 얼룩덜룩 짙은 밤색을 띠고 있다. 이것을 적당히 잘라서 차곡차곡 오가리(작은 항아리)에 넣고 간장을 부어 2주일 가까이 두면 향기 가득한 돌게 간장이 돼 나온다. 입맛을 잃었을 때 최고의 반찬이 되는 것이다. 장 대표가 게장백반을 자신하는 이유가 또 있다. 짠맛을 줄이고 달콤한 맛을 가미했기 때문이다. 마늘, 생강, 물엿, 감초 등 갖가지 재료를 넣어 비린내도 없었기 때문에 속속들이 들어간다. 장 대표는 매일 간장소스를 걸쭉하게 달여 낸 뒤 소스를 식혀 돌게를 담근다. 이런 과정을 하루에 한번씩 총 3일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만 소유되는 시간이 4일이 걸린다. 그리고 난 후 적당한 시간이 지나면 완벽한 게장 요리가 완성된다. 이곳 가게에서 게장백반을 시키면 자동으로 간장게장에 양념게장, 조기매운탕이 함께 나온다. 이제 젓가락을 들고 시식할 차례. 장 대표가 옆에서 맛있게 먹는 방법이 있다며 거들고 나섰다. 먼저 청정해역에서 건져낸 마른 김과 밥솥에서 막 지어 올린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 여기에 간장 소스를 한 숟갈 넣어 싸서 먹으면 그 맛은 어떤 산해진미도 부럽지 않다. 맛에 반했는지 가게 손님들은 자연스레 화기애애한 담소가 이어진다. 쫄깃하고 매콤한 맛의 양념게장의 게살은 입안 구석구석을 즐겁게 해 준다. 어느새 바닥을 드러낸 접시를 원망하며 아쉽게 수저를 놓는 게 일이 ‘석거정’에서는 다반사다. 가게는 게장백반 요리를 포장해 전국으로 배달도 시켜준다. 외지에서 온 손님들이 맛을 본 후 감복을 해 서울이나 부산, 인천 그리고 일본 등 타지에서 고생하고 있는 친지나 친구들에게 한국의 맛을 선사하기 위해 포장주문을 많이 해 가기도 한다. 가수 인순이는 지금까지도 이곳 ‘석거정’의 게장 요리를 주문해 먹고 있다고 한다. 가게는 게장요리 외에 낙지전골, 낙지볶음, 낙지 제육볶음 등 낙지 요리도 맛있게 하고 있다. 굳이 ‘석거정’의 게장 맛을 보기위해 봉선동까지 올 필요는 없다. 송정리 송정 장례식장 옆에 분점 2호점이 있고 하남 장수동에 3호점이 있다. 저렴한 값에 양질의 게장을 맛보고자 한다면 망설이지 말고 곧바로 석거정으로 달려가시길. 주인장 인심도 맛도 으뜸이다. (문의=652-9289)
맛집 멋집
박정태 기자 psyche@
2007.05.23 00:00
-
일식집 경력 12년의 자존심과 그동안의 노하우와 넉넉한 인심을 바탕으로 최상급의 활어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주인장이 직접 고른 싱싱하고 물좋은 활어와 값싼 가격이 ‘팔딱팔딱 수산시장’(대표 이용은) 가게만의 매력포인트이다. 광주 남구 봉선동 모아아파트 2차 단지 맞은 편에 위치한 ‘팔딱팔딱 수산시장’에서 봄 횟감 여행을 떠났다. 가게에 들어서자 주인 이씨는 여느때처럼 손님을 반갑게 맞이한다. 주인장 이씨의 서글서글한 눈매와 차분한 말투도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팔딱팔딱 수산시장’은 완도, 녹동 등지에서 직접 올라오는 싱싱한 활어를 당일 필요한 물량만 받아 그날그날 완전 소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더러는 횟감이 부족해 손님들로부터 지청구를 듣는 경우도 가끔 있다고 한다. 이 대표가 이처럼 필요한 물량만을 받아 쓰는 것을 고집하고 있는 이유는 활어가 아무리 싱싱하다 할지라도 수족관에서 하루만 지나게되면 육질이 퍽퍽해지고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란 것. 가게에서 내놓고 있는 생선회는 도미, 광어, 농어, 전복, 새우 등 다양한 해산물. 모듬회는 기본이고 경우에 따라 싱싱한 감성돔과 농어회도 직접 골라먹을 수 있다. 먼저 감성돔과 농어 모듬회를 주문했다. 잠시 후 싱싱한 횟감이 자리에 올랐다. 특이하게도 횟감 위에 황금색의 금가루가 뿌려져 있다. 횟감에 금가루를 뿌린 이유를 묻자 주인장은 “올해가 황금돼지띠 해이기 때문에 가게를 찾는 모든 사람들에게 복 많이 받으라는 의미에서 뿌리게 됐다”고 한다. 그는 이어 금가루가 소화를 촉진시키고 항균작용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상에 오른 횟감들은 큼지막하게 썰려 나왔다. 주인장의 손이 큰 탓. 일반 횟집에서 감성돔과 농어 모듬회를 시키면 보통 8~9만원하는 것이 이곳에서는 4~6만원 사이다. 또 일식집에서 나오는 회처럼 큼직큼직하고 두툼하게 썰어내기 때문에 횟감을 씹는 맛도 으뜸이다. 갓 잡은 싱싱한 회는 육질이 무척이나 부드럽고 쫄깃했다. 그 맛은 고소하고 담백해 바다의 향이 물씬 풍겼다. 모듬회와 함께 나온 밑반찬에서도 이 대표의 노하우를 살필 수 있었다. 롤초밥, 녹차전병, 해파리 냉채, 민새우 조림, 동태찜, 민새우 조림, 야끼우동, 북어국, 튀김 등 다양한 밑반찬이 나왔다. 그중 참치와 양파, 당근, 오이 등이 들어가 있는 녹차전병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대표에 따르면 먼저 밀가루와 소금, 가루녹차를 넣고 체에 친 후 칼국수 정도로 반죽을 만든 다음에 이곳 반죽 안에 싱싱한 참치와 야채 등을 넣고 손으로 돌돌 말아야 한다. 그만큼 정성과 손길이 많이 가는 음식이란다. 먹어보니 반죽은 부드럽고 그 안에 들어있는 차가운 참치와 야채가 입에서 돌돌 말려 들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접시에 녹차 전병이 4개 정도만 나와서 다소 아쉬움이 많았다. 이어 등장한 요리는 도미 조림과 새우감자말이. 상에 오른 두 음식에서도 주인장의 섬세한 손놀림을 엿볼 수 있었다. 생선 도미의 전체 모습이 일그러지지 않도록 적당히 흠집을 낸 후 간장과 생강, 물젓 등을 넣고 센불에 25분간 조리면 질퍽하고 깊은 향이 묻어나는 조림장이 완성된다. 통통하게 오른 살점을 떼내어 버섯과 함께 쌈해 먹으면 목에 부담도 없이 부드럽게 넘어간다. 그 맛은 고소하고 깊은 향이 물씬난다. 눈길이 새우감자말이로 향했다. 눈으로 보기만 했는데도 군침이 돌았다. 싱싱한 새우에 감자를 얇게 채 썬 다음 새우 몸체에 일일이 감자 채를 감쌓다. 그 외에도 오징어, 해삼, 당근, 깨, 피망, 오이 등 갖은 양념을 넣은 뒤 살짝 튀겼다. 살짝 튀긴 요리위에 싱싱한 굴로 만든 양념소스를 살짝 얹었다. 소스는 매콤하고 알싸한 맛이 나 자극적인 맛을 원하는 분들에겐 안성맞춤일 듯 싶었다. 특히 이 음식은 주인장이 중국음식인 해삼탕 요리를 응용해 만든 것으로 소스에 밥을 비벼 먹는 사람들도 꽤 많다고 한다. 입소문만 듣고 찾은 ‘팔딱팔딱 수산시장’에서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까지. 진정한 맛집을 만날 수 있어 기쁜 하루였다. 가게는 도미, 농어, 광어회가 크기에 따라 4~6만원, 전복회 4만원, 해물 모듬 3만원에 제공되고 있다. (문의=062-652-8839)
맛집 멋집
박정태 기자 psyche
2007.05.16 00:00
-
여느 해와 달리 올 봄은 초여름의 날씨가 유독 빨리 찾아온 듯 싶다. 5월 초순에 낮 기온이 30℃에 육박하는 지역도 더러 있어 가끔 뉴스 기사거리가 되기도 한다. 올 여름 얼마나 더울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올 여름 찌는 더위에 맞서 몸 보양을 지금부터 성급히 해야 할 듯 싶어 삼계탕 전문점을 향해 떠났다. 고층 빌딩 숲이 우거진 광주시 서구 치평동 한복판에서 오늘의 주인공 ‘전통한방 평양삼계탕’(대표 김길화)을 만났다. 삼계탕은 일명 계삼탕이라고도 한다. 병아리보다 조금 큰 영계를 이용한 것은 영계백숙이라고 한다. 내장을 꺼낸 닭의 뱃속에 깨끗한 헝겊으로 싼 찹쌀, 마늘, 대추 등 갖은 재료들을 넣고 물을 넉넉히 부은 냄비나 솥에 푹 삶아 고기가 충분히 익었을 때 건져 내어 먹는 음식이다. 삼계탕은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으로 더위에 지친 심신에 원기를 보충하는 보양음식이다. 또 황기, 인삼, 대추 등의 약재가 들어가 잇어 소화기와 장가를 보호해 주는 것은 물론 아미노산, 콜라겐 등의 성분이 있어 피부 미용에도 좋다. 인삼을 헝겊에 싸서 국에 넣고 푹 고아 인삼 성분을 우러나게 하여 소금으로 간을 맞춰 고기와 국물을 먹을 때 그 맛의 진미를 느낄 수 있다. 도심 한복판에 문을 연 ‘전통한방 평양삼계탕’에 식도락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닭 요리에 관한 모든 음식이 이곳 가게에 집결돼 있기 때문이다. ‘맛의 행복과 외식의 즐거움이 있다’는 슬로건 아래 전통 보양식 음식을 선뵈고 있다. 대중보약 한약재를 사용해 전통 한방 조리법의 정성이 가득 담긴 ‘전통한방 평양삼계탕’을 비롯해 얼큰 시원한 한방 육수와 닭한마리를 다양한 맛에 함께 느낄 수 있는 독창적인 음식 ‘닭 한 마리 칼국수’, 닭갈비, 닭볶음, 닭떡국 등 갖가지 음식들이 즐비하다. #그림1중앙# “먹을 때 땀을 내니까 체내에 있는 노폐물이 쫙 빠지는 것 같아 홀가분 합니다. 마치 찜질방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에요.” “닭과 인삼이 어우러져 영양가가 높아 이 보다 더 좋은 보양식이 어디 있나요.” ‘전통한방 평양삼계탕’을 먹고 난 손님들의 반응이다. 평양삼계탕 조리 방법도 특이하다. 450g된 삼계용 닭을 10여가지 한약재를 넣은 약재물에 약 1시간 정도 삶아 우려낸 후 인삼, 마늘, 찹쌀, 은행, 대추 등을 넣고 다시 뚝배기에 끓여낸다. 이때 다 완성된 평양삼계탕은 미식가들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인삼주와 함께 제공된다. 이 인삼주는 가게 주인이 직접 만들어 낸 술로 개인당 1병이 무료로 제공된다. 육수가 질퍽하고 밋밋한 다른 가게의 삼계탕 육수와 달리 이곳 가게의 평양삼계탕 육수는 담백하고 깔끔하다. 확실히 차별화된 육수라는 느낌이 팍 가슴팍에 꽂힌다. 늘씬한 다리와 통통하게 오른 가슴살이 식욕을 자극한다. 연한면서도 쫀득쫀득한 육질이 입안에서 살살 녹아 내려 맛이 일품이다. 다음에 등장한 음식은 그 상상만으로도 독특함을 느낄 수 있다. ‘닭한마리 칼국수’라고 들어보셨는지? 육수에 닭한마리를 가운데 풍덩 빠트리고 그 주변에 버섯과 당근, 만두, 감자, 양파, 대파 등 온갖 야채를 푹 넣어 끊여 먹는다. 일단 닭고기와 양념, 만두를 다 먹고 난 후 남은 육수에 다시 다대기와 묵은 김치를 넣고 팔팔 끓인다. 한창 끓인 육수에 쫄깃한 칼국수 면발을 푹 고아내 먹는다. 다대기와 묵은 김치가 들어가기 전에 육수의 맛이 담백하고 깔끔하다면 칼국수 면발과 함께 재탕해 끓인 육수의 맛은 얼큰하고 개운한 맛이다. 동시에 두가지 맛의 육수를 맛 볼 수 있다는게 이 음식의 장점이다. 얼큰한 육수에 쫄깃하고 쫀득한 칼국수 면발에 연신 신이 났다. 면발을 다 건져먹고 나면 마무리로 공기밥 추가. 육수에 공기밥을 볶아 먹는 재미도 솔솔하다. 이외에도 이곳 ‘전통한방 평양삼계탕’에서는 담백하고 감칠맛 나는 소스와의 만남을 느낄 수 있는 닭갈비, 쫄깃한 맛과 양념이 푹 베인 닭볶음, 육수에 닭고기와 떡국을 넣어 담백한 맛이 일품인 닭떡국도 만날 수 있다. 맛의 행복과 외식의 즐거움이 함께 있는 곳 ‘전통한방 평양삼계탕’에서 더위에 지친 육체의 원기를 회복하시길. (문의=062-381-1148~9)
맛집 멋집
박정태 기자 psyche@
2007.05.09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