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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고기가 산성인데 반해 오리고기는 알칼리성 식품이다. 콜레스테롤 형성을 억제하고 체내의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이에따라 술이나 담배의 독을 풀어주며 몸의 산성화를 막아준다. 오리고기를 지속적으로 즐겨먹으면 성인병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동맥경화나 고혈압, 중풍, 신경통, 비만, 당뇨 등에 효험이 있다고 옛 문헌들은 전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불포화지방산과 수용성 기름이 풍부하다는 연구결과 등으로 고급화장품 원료로 사용되고 있으며 피부미용에도 효과가 있다. 오리고기는 특히 영양이 풍부한 완전식품이다. 오리고기를 100g 먹을때 섭취되는 단백질은 쌀밥의 6배, 대두의 1.4배에 달하며 비타민은 3.35배 많고 무기질 함량도 다른 육류보다 월등히 높다. 닭고기와 비교하면 100g에 들어있는 열량이 337㎉로 닭고기 213㎉에 비해 높은 반면 콜레스테롤 함량은 오히려 76㎎으로 닭고기 131㎎보다 낮다. 이같이 오리고기는 인체에 꼭 필요한 아미노산과 무기질, 비타민, 칼슘 등 영양분이 풍부하다. 이에따라 성장기 어린이, 임산부, 노약자 등 남녀노소가 즐겨 찾는 음식이다. 여기에다 어혈을 풀어주고 골다공증, 빈혈 예방, 신장염, 각기병, 부인병 등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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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r
2005.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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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스런 맛과 오리 효능이 결합했다. 광주 송정리 빅마트에서 나주쪽으로 가다 만나는 오리정식 전문점 ‘신토불이’(대표 양재학). 고풍스런 기와집과 초가집이 동아리로 짝을 이뤘다. 최근 문을 연 까닭에 깨끗하다. ‘신토불이’가 재료로 삼는 오리는 전국적으로 벌써 명성을 얻은 (주)다영푸드가 제공한다. 청결과 위생은 기본이다. 여기에 제대로 된 맛을 내는데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양념들이 준비돼 있다. ‘신토불이’가 가장 자신있어 하는 메뉴는 ‘금상첨화정식’. 생오리로스구이를 시작으로 오리훈제 바비큐, 양념꽃게장, 양념주물럭, 삼백탕, 영양죽, 막국수, 팥빙수 등 모두 8개 코스로 이뤄졌다. 은행열매 다섯알이 얌체인양 들어앉은 생오리로스가 먼저 나왔다. 불판에 먼저 양파와 고구마가 올라가 앉고 이어 오리로스가 올랐다. 오리로스엔 약간의 참기름과 후추, 생강, 구운 소금이 흩뿌려졌다. 젓가락으로 애써 집은 은행도 자리를 잡았다. 지글지글 익던 오리로스가 짜글짜글 익어갔다. 소금간 때문인지 간기가 약간 묻어났고 맛은 고소했다. 역시 쌈인지라 식탁에 함께 오른 상추와 케일, 깻잎을 겹친뒤 오리로스 쌈을 했다. 이어 고추를 된장에 팍 찍어 먹었다. 오리로스구이가 다 익어가는 동안 오리훈제 바비큐와 양념꽃게장이 상에 올랐다. 훈제 바비큐는 부드러웠고 머스타드소스를 찍어 먹어야 제맛이다. 양념주물럭이 익을 동안 양념꽃게장을 맛보는게 순서. 원래는 한마리만 나오지만 주인 양재학씨가 한마리를 더 내놓는다. 꽃게는 서해연안 꽃게잡이 어선에서 잡은 즉시 3분안에 급속냉동시킨 것만 쓴다. 맛과 영양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꽃게에 뿌린 양념장은 고추장과 고춧가루, 마늘, 생강, 참기름, 물엿, 통깻가루를 섞어 만들었다. 종업원이 가위로 씀벅씀벅 잘라놓았다. 속살이 희다. 입으로 집어넣고 씹었다. 예상밖으로 꽃게뼈가 파삭하다. 그렇게 딱딱하지 않다. 아이들이 씹기에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살은 부드러우면서도 탱글탱글하다. 양념맛으로 입안이 매콤거리고 뼈를 씹는 재미가 쏠쏠하다. 주물럭의 양념은 들깻가루와 들기름을 두른뒤 대파와 양파, 생강, 볶은김치와 함께 버무렸다. 짜글짜글 익었다. 매콤한 맛이 났다. 계속 씹으면 오리 특유의 쫄깃함이 배어난다. 다음은 삼백(三白)탕. 어성초의 뿌리인 삼백초와 오리뼈를 2시간 이상 달인뒤 뼈에서 나온 육수에 인삼, 황기, 당귀, 대추, 밤, 구기자, 감초 등을 넣어 다시 1시간 이상 달였다. 진하고 담백한 국물맛이 우러나오도록 했다. 국자로 덜었다. 심심할 정도로 담백한 맛이 시원하다. 옆 식탁. 아버지와 아들얘기가 흥미롭다. “어 시원하다”, “아부지, 난 뜨거운데 아부진 왜 자꾸 시원하다고 그래”, “아들, 말 시키지 마라. 진짜 시원하네”, ‘난 왜 이렇게 뜨겁지’, “아들, 국물은 뜨겁지만 속이 시원하다는 뜻이야”, “도대체 아부진…난 뜨거운데”. 숙취해소에도 그만이어서 찾는 이들은 삼백탕만 찾는다고 주인 양씨가 귀띔했다. 입안이 밋밋해질 때쯤, 다시 한번 양념꽃게장을 맛보면 입안에 생기가 돈다. 국물을 많이 떠먹은 탓인지 배가 제법 불러왔다. 영양죽이 나왔다. 맛죽에 부추와 당근, 깨 등을 넣고 끓였다. 씹는지도 모르게 넘어갔다. 역시 꽃게장 양념을 젓가락 끝으로 살짝 찍어 맛을 얹어 먹었다. 양념꽃게장에 손이 제일 많이 갔다. 겨울철 별미인 막국수 차례. 춘천막국수다. 메밀로 만든 국수가락에 신선한 야채, 여기에 붉디붉은 색감을 드러내는 양념장을 뿌렸다. 젓가락으로 조심스레 섞은뒤 맛을 봤다. 혀 천장을 간지럽히는 야채순과 국수가락이 조화를 이뤘다. 오리정식도 마무리할 때가 됐다. 팥빙수다. 고기로 데워진 입안을 팥빙수가 정리했다. 얼음에 예의 그 팥, 떡, 젤리, 연유가 들어있다. 특이하게도 ‘베지밀’을 넣었다. 옆 식탁 아버지. “워메 이 시린거”. 아들. “와 맛있다”. 이렇게 먹은 금상첨화정식은 네다섯명이 먹기에 충분하다. 값은 5만7천원. 어지간한 가족들은 먹다먹다 남아 포장해갈 정도다. 찬을 마련한 이형분씨. “저희집 별미는 꽃게장과 삼백탕이에요. 드셔보고 평가해 주셔요”. 주물럭과 꽃게장을 제외한 ‘신토불이’산해진미 정식은 4만3천원, 서너명이 먹을수 있다. 두사람 기준의 미니정식은 3만원. 점심특선으로 준비되는 꽃게두부탕은 5천원이다. (체인점 및 예약 문의, 944-7875, 017-604-8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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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r
2005.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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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는 우리밀생산과 판매에 관한한 전국서 첫손에 꼽힌다. 구례는 사라져 가고 있던 우리밀을 지난 89년부터 되살려 냈다. 청정지역인 구례 우리밀은 농약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부작용이 있을리 없다. 특히 구례 우리밀공장의 제품은 생산자와 직접 계약, 철저한 품질검사를 실시한다. 우리밀공장은 자체 시설로 정선하고 씨눈 등을 함께 빻아 고소한 우리밀의 맛과 향이 살아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다 농약의 위험에 노출된 수입밀을 사용한 가공업체가 아니어서 수입밀가루와는 안전성 부문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우리밀 가공공장이 생산해내는 제품은 백밀가루, 통밀가루, 2분도통밀쌀, 건빵 등이다. 제품주문은 인터넷(www.lovemill.com)이나 전화(061-781-3034)로 하면된다. 이밖에 우리밀공장은 우리밀밭풍경펜션 회원제를 통해 도시민들에게 휴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밀밭풍경펜션은 천혜의 자연속에 꾸며져 있다. 발길 닿는데 마다 밀밭이 펼쳐져 있고 지리산 노고단과 섬진강이 한 눈에 들어온다. 또 우리밀 농촌체험 교육프로그램시설 사용은 물론 지리산 바이오랜드의 테마 체험을 즐길수 있다. 우리밀밭풍경펜션에는 취사도구와 바비큐 그릴 등이 갖춰져 있으며 예약을 통해 편안한 휴식을 만끽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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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r
2005.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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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지치도록 흰 눈이 곳곳에 맺혀있다. 눈꽃송이다. 푸른 소나무에 군데군데 얹혀있다. 잎이 다 떨어진 활엽수에 있는 까치집을 덮었다. 봉분 위에도 살풋 내려앉았다. 도심을 벗어났다. 보성강을 지나 어느덧 섬진강가. ‘짚새기’로 엮은 강가 정자위에 눈이 가득했다. 여울이 약해진 좁은 목은 살얼음이 강폭을 이어 다리가 됐다. 최근 폭설과 강추위의 위력때문이지만 절경이다. 구례읍을 통과해 남원과 하동을 잇는 국도 17호선에 들어섰다. 화엄사 입구인 구례 마산면 냉천삼거리 ‘향토특산품 판매점’을 찾았다. 이 곳에 우리밀만으로 수제비와 칼국수를 만드는 ‘우리밀 전문점’(대표 모영기)이 들어서 있다. 우리밀 가공공장이 생산하는 각종 제품 판매도 한다. 밀가루가 원재료인 수제비와 칼국수는 역시 반죽이 중요한 관건이다. 반죽은 1차가공된 우리밀가루에 소금으로 간을 한뒤 물을 넣어 만든다. 이때 물은 너무 뜨겁거나 차지 않을 정도, 미지근한 물이 적당하다. 한 번에 5㎏정도 반죽한다. 잘 섞은뒤 10여분 정도 부지런히 손반죽을 한다. 안주인 황말여씨의 몫이다. 수제비 반죽은 만졌을때 부드러운 느낌이 손에 전해질때가 제대로 된 것이다. 수제비 반죽은 칼국수 반죽보다 물이 좀 더 들어간다. 반죽의 점성이나 밀도는 비슷하지만 막상 육수와 함께 끓일때 물의 양의 차이로 맛 또한 변화가 있기때문에 황씨는 수년간의 경험으로 이를 정확히 해낸다. “수입산 밀가루는 만지면 한없이 부드럽지만 국내산 우리밀가루는 꺼끌꺼끌한 느낌이 있다”며 “이를 부드럽게 하려면 반죽을 얼마나 정성스레 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익었을때의 맛 역시 수입산이 얼핏 부드럽고 쫄깃쫄깃한 느낌을 더 준다”면서 “우리밀 맛을 확실하게 내기위해 널판지에서 반죽을 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반죽을 마치면 숙성단계다. 위생비닐팩에 적당량을 나누어 영상 5도정도에서 보관한다. 겨울에는 그냥 상온에, 여름엔 냉장고에 24시간 둔다. 우선 ‘오색수제비’를 주문했다. 산수유와 단호박, 마늘, 홍고추, 부추 등 다섯가지 천연열매나 채소가 재료다. 각각 빨강, 노랑, 하양, 초록 등 색깔을 지녀 오색수제비다. 이들 재료들은 모두 말린뒤 분말로 처리돼 우리밀가루에 섞여 반죽된다. 대접도 보통 큰게 아니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국물맛을 보는게 순서. 뜨겁다. 두어차례 떠먹으면 시원하면서 담백한 국물맛이 전해온다. 육수맛이다. 육수는 다시마를 넣고 펄펄 끓인다음 큰멸치와 무를 넣고 더 끓인다. 약 10분후 멸치와 무는 꺼내고 식혀야 제맛이 난다는게 안주인 황씨의 설명. 단호박은 노랑색, 홍고추는 주황, 산수유는 탁색, 부추는 파랑색이다. 마늘은 흰색이다. 모두 밀가루 맛 같지만 원재료맛이 영양을 잃지않고 고스란히 들어있다. 쩝쩝거리지 않을래야 않을수 없다. 양념으로 비껴 썬 감자와 표고버섯, 바지락, 풋고추, 쪽파가 동원됐다. 우리밀가루답게 찰진 수제비맛이 일품이다. 국물에 다섯가지 수제비들을 제각각 섞어 먹는 재미가 괜찮다. 여기에 약간 시큼한 맛을 내는 배추김치와 이제 막 담근듯한 깍두기를 국물에 적시거나 동동 띄워 먹어도 좋다. 양이 많다. 집주인은 그래도 막무가내다. 흑미로 지은 밥 한공기를 덤으로 내놓기 때문이다. 유기농으로 생산한 구례 섬진가람쌀로 지었다. 현미 등 잡곡을 더 넣어 영양 만점에 찰지다. 황씨는 “우리밀과 직접 재배한 채소류들만으로 음식을 장만하고 있다”면서 “관광지 인근이어서 오다가다 많은 손님들이 찾지만 소홀함이 없도록 하고있다”고 말했다. ‘우리밀전문점’의 송이버섯수제비는 7천원이고 도토리수제비와 다슬기수제비는 각각 5천원이다. 팥칼국수와 녹차칼국수, 손칼국수는 모두 4천원이다. (문의, 061-781-5700, 018-612-2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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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r
2005.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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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 소문난 집] 전통쌈밥집 ‘풍경’ 조선된장과 조선간장으로 음식 간을 맞춘 쌈밥집이 있다. 광주 남구 송하동 효천역 옆 ‘풍경’(대표 이정화). ‘풍경’에서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풍경정식’. 풍경쌈밥과 낙지볶음, 생굴무침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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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경범 기자 kgb@kjtimes.co.k
2005.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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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된장과 조선간장으로 음식 간을 맞춘 쌈밥집이 있다. 광주 남구 송하동 효천역 옆 ‘풍경’(대표 이정화). ‘풍경’에서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풍경정식’. 풍경쌈밥과 낙지볶음, 생굴무침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허기를 달래라고 부침개를 내놓는다. 이어서 정식답게 다양한 음식들이 따라 나왔다. 쌈은 상추와 적상추, 적겨자, 치커리, 풋고추 등이다. 대부분 인근 밭에서 기른다. 우선, 나물 무침. 고사리와 시금치, 새송이버섯, 호박말랭이를 각각 무쳤다. 특별히 양념은 하지 않았다. 고사리는 심심할 정도로 담백하다. 시금치는 보성 회천 집에서 직접 가져와 무쳤다. 새송이버섯은 가장 순이 어린 것들만을 따로 추려 간을 했다. 호박말랭이는 영양성분이 가득 들었다는게 주인 이정화씨의 설명. 이들 무침은 그냥 먹어도 되며, 상추에 두세개씩 올려 쌈으로 먹어도 좋다. 순전히 야채여서 부담이 없다. 주인은 매일 두차례 이상 나물을 무친다. 하루를 넘기는 법이 없다. 손님이 들때마다 무친다. 다음은 낙지볶음. 양념을 한 고추장에 양배추, 양파, 마늘 등을 넣고 요리했다. 여기에다 옆 방앗간에서 직접 짠 참기름으로 둘렀다. 아삭한 양파맛이 시원했다. 낙지는 미끈거렸지만 막상 씹히면 부드럽고 탄력이 넘친다. 생굴무침은 무채를 썰어 넣은뒤 부추와 쪽파, 풋고추, 깨 등으로 버무렸다. 역시 참기름을 약간 둘러 맛을 더했다. 생굴은 매일 아침 주인 이씨가 수산물시장서 떼어온다. 생굴무침은 쳐다보기만 해도 갯내음이 전해 온다. 젓가락으로 척 집어 넘기면 목젖을 약간 짭쪼름하게 하면서 매콤함을 안겨준다. 이때쯤 이르면 매운맛이 입안에 번져있다. 오곡밥이 그리울 때다. 영광 군서 농가와 직접 계약을 통해 구한 쌀과 현미, 찹쌀, 검정콩, 밭콩, 검정쌀 등을 함께 넣어 지었다. 압력밥솥으로 지어 더욱 찰지다. 매운 맛을 상쇄(相殺)했다. 입안의 맛이 균형을 잡았다. 여기에 된장시래기국은 진한 밥맛에 더할나위 없는 파트너. 조선된장으로 국물맛을 냈다. 시래기는 다름아닌 배춧잎. 배추가 한참 클 때 밑동을 숭덩숭덩 잘라낸 나머지 배춧잎을 그냥 줄에 걸어놓는다. 배춧잎들은 노지에서 비바람을 맞고 때론 눈을 맞는다. 그럼 대관령 황태처럼 맛이 저도 모르게 든다. 떠 먹을수록 시원함이 더했다. 홍어무침은 붉디붉은 색감이 눈에 띈다. 홍어에 쪽파, 당근 등에 양념으로 맛을 냈다. 재료값이 만만치 않지만 이씨는 고집을 꺾지 않는다. 씹히는 홍어가 시큼했다. 반찬으로 함께 오른 통마늘무침은 씩씩하다. 젓가락으로 집으면 자꾸 몸을 비튼다. 승강이를 벌였다. 또 비틀었다. 숟가락으로 두 개를 떴다. 꽉 꽉 씹었다. 마늘 향이 살풋, 맵지않았다. 동치미 국물을 떴다. 약간의 간기가 마늘 향에 도전했다. 향은 아직 힘을 유지했다. 안면몰수. 그릇째 국물을 마셨다. 무를 연이어 집어 먹었다. 주인이 ‘풍경정식에 동동주가 없을소냐’며 권했다. 시도때도 없는 음주단속에 움찔했지만 마침 차를 가져오지 않아 기회는 찬스였다. 일단 맛만 보기로 했다. ‘풍경’에서 직접 담근 동동주다. 쩌업. 아이고 쩌업 쩝. 함께 자리한 동네형님의 반응이다. ‘두 잔은 먹어야 남들 보기에도 제법 먹네 하지, 안그런가. 한 잔 더 주소’. 난감했지만 하릴없었다. 상추에 주물럭돼지볶음을 올리고 멸치젓으로 간을 조금 했다. 동동주 안주에 그만이었다. 식사가 마무리됐다. 질박한 뚝배기에 표주박이 둥실 떠 있다. 숭늉이다. 찰진 밥을 직접 눌러 누룽지를 만들었다. 숭늉을 밥그릇에 두어번 떴다. 후욱 불어 한 번 식혔다. 밥그릇을 들었다. 밥그릇 안쪽에 ‘밥풀때기’몇개가 눈에 들어왔다. 뜨거운 숭늉 김이 코에 스며들었다. 겨울감기때문에 먹먹해진 코가 뚫렸다. 다시한번 후욱 불어 식혔다. 아랫입술을 먼저 대고 윗입술을 살짝 벌리고 마셨다. 호옥∼호옥∼불었다. 허어∼, 소리가 절로 났다. 또 마셨다. 특별한 맛이 나지않으면서도 고소한 맛이 들어있다. 숭늉은 줄어갔다. 바닥에 남은 누룽지는 숟가락으로 떴다. 혀위로 굴러다녔다. 그 혀로 감아 씹었다. 고소함의 진원지였다. 한 뚝배기 더 숭늉을 주문했다. 주인은 은근한 눈총을 보냈지만 ‘난 모르는 일’시치미를 뗐다. 배가 남산만해졌다. 주인 이씨는 “재료값이 너무 올라 부담은 가지만 정식인 만큼 재료의 양이나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가벼운 외식을 원하는 가족이나 부모 생일잔치 등에 어울릴수 있도록 분위기를 가꾸고 있다”고 말했다. ‘풍경’의 풍경정식은 1만2천원, 돼지주물럭과 오곡법, 신선한 야채가 함께 오르는 풍경쌈밥은 6천원, 인삼과 대추, 밤, 은행 등을 넣고 만든 인삼갈비찜은 1만원이다. 잡곡밥과 고등어조림이 어울린 고등어쌈밥은 7천원이다. 안주로는 해물파전과 굴전, 낙지볶음이 있다. 각각 8천원, 1만2천원, 2만원이다. 단체로 찾을 땐 예약을 하는게 좋다. 주차장은 넓다. (문의, 674-1512, 016-609-6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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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r
2005.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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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 소문난 집] 매생이탕과 매생이전 조리법 ◇매생이탕 매생이와 굴, 참기름, 소금, 마늘, 생강을 준비한다. 매생이는 깨끗한 물에 서너번 헹궈 물이 잘 빠지는 바구니에 받친다. 이어 굴을 헹군후 굴이 잠길 정도의 물에 소금간을 약간 한후 끓인다. 이때 다진마늘을 넣으면 시원한 맛을 즐길수 있다. 이후 끓인 물에 매생이를 넣고 매생이가 고루 익을때까지 잘 저어 푹 끓이면 된다. 불을 끄기전 참기름을 조금 두른뒤 기호에 따라 새우나 참치, 돼지고기 등을 넣어 먹어도 좋다. ◇매생이전 매생이와 굴, 밀가루, 계란, 홍고추, 소금을 준비한다. 탕과 마찬가지로 매생이를 깨끗이 헹군뒤 양푼에 밀가루와 계란을 풀고 매생이, 굴을 넣는다. 이때 밀가루와 매생이는 1대1 비율이 좋다. 소금으로 간을 한다. 이후 달궈진 프라이팬에 식용류를 두르고 한 국자씩 떠서 지진다. 전 위에 홍고추를 고명으로 놓으면 맛있는 부침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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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
2005.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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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 소문난 집] 매생이 특성과 효능 녹조식물 해조류로 발이 가늘고 부드럽다. 색깔은 검푸르고 윤기가 있다. 11월에서 3월까지 겨울에만 난다. 물과 햇빛만 먹고사는 완전 무공해 식품으로 소화가 잘되고 변비에 좋다. 5대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으며 겨울철에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과 무기질이 다량 함유돼 있다. 특히 철분과 칼륨, 요오드 등 각종 무기염류와 비타민 A, C 등이 들어있다. 이에따라 어린이 성장발육에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와있다. 또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을 조금이나마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어 음주때 안주로, 음주 후 숙취해소 작용도 뛰어나다. 여기에다 콜레스테롤 함량이나 고혈압을 낮추는 성분이 있다고도 알려져 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는 ‘누에실보다 가늘고 쇠털보다 촘촘하며 길이가 수척에 이른다. 빛깔은 검푸르다. 국을 끓이면 연하고 부드럽고, 서로 엉키면 풀어지지 않는다. 맛은 매우 달고 향기롭다’고 매생이를 설명했다. 영양가와 효능과 관련, 지난해 전남도 보건환경연구원의 ‘매생이의 이화학적 성분에 관한 연구’가 눈에 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매생이의 일반성분 중 수분은 96%, 일반성분을 건조중량비로 환산할 경우 탄수화물 53.65%, 조단백질 31.7%, 회분 13.58%, 조지방은 1.01%였다. 일반성분중 알긴산 등의 고분자 다당류가 주요 구성분인 탄수화물이, 다른 해조류와 유사하게 53.6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다른 해조류와 달리 다량섭취가 가능한 매생이는 다이어트 및 노화예방에도 효과를 볼수 있다. 또 단백질은 풍부하고 지방함량은 적어 비만과 성인병에 노출돼 있는 현대인들에게 훌륭한 영양식이 될 수 있다. 무기질 함량에 있어서는 인체의 골격과 치아를 구성하는 마그네슘과 칼슘, 인이 풍부하고, 혈액중의 헤모글로빈의 생성과 두뇌의 지적능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철분이 풍부하다. 이에따라 어린이 발육과 성인들의 골다공증 예방에 좋다. 또 양질의 아미노산이 고루 함유돼 있고 지방산조성에 있어서도 각종 성인병 및 인체성장과도 밀접한 관련성이 입증된 고도불포화지방산이 절반이상인 58.37%를 차지하고 있어 연구가 깊어질수록 매생이의 이점이 확인되고 있다. 간과할수 없는 것은 역시 ‘술국’으로서의 입지다. 앞서 언급된 갖가지 효능들에다 맛과 향에서 겨울 술국으로 점차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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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
2005.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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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바닷물이 흰 포말을 만들었다. 포말 위를 겨울바람이 함께 넘실대며 차창안으로 고개를 밀어넣었다. 강진읍에서 강진 마량항으로 가는 길은 자동차로 족히 20분. 해안을 끼고 돌았다. 멀리, 또는 가까이 파도에 둘러싸인 섬들이 많다. 이중 까막섬이 으뜸이다. 상록수림으로 뒤덮여 있는 까막섬은 천연기념물이다. 함부로 들어가면 큰 코 다친다. 금일이나 고금, 약산 등으로 출발하거나 혹은 그 반대로 마량항 도선장으로 들고 나는 철부선들이 제때 시간을 맞춰 운행하고 있다. 이 도선장 앞에 있는 ‘해태횟집’(대표 차명순·55). 돔과 낙지, 농어, 숭어회 등 싱싱한 활어들을 횟감으로 내놓는 전형적인 어촌 횟집이다. 겨울에는 손님들이 ‘매생이탕’을 자주 찾아 요즘은 메뉴로 준비해 놓고 있다. 매생이는 요리법이 쉽다. 그만큼 매생이가 갖고 있는 성분이나 맛이 뛰어나다는 것을 방증한다. 매생이탕을 시키자 주인 차씨가 냄비에 물을 올렸다. 동시에 이날 오전 마량항에 있는 강진수협 위판장에서 가져온 매생이를 깨끗히 씻고 손으로 꾹 짰다. 물기를 최대한 빼야 맛이 들기 때문이다. 매생이를 끓일 때는 속이 잘 익지 않을수 있으므로 주걱이나 국자로 잘 저어야 한다. 매생이는 익더라도 색깔이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오해가 많다. 익었을까. 안익었을까. 오로지 주인 맘이다. 20년 이상 매생이탕을 끓여온 경험이 기준이다. 국자로 매생이를 퍼서 들었을때 주룩 흐르는 정도만 봐도 익힘 정도를 한눈에 가늠한다. ‘식당개 삼면이면 라면도 끓인다’는데 하물며 입맛 까다로운 남도 어촌에서 30년 가까이 횟집을 가꿔온 이력이야 두말하면 숨가쁠 터. 매생이탕은 끓일때 다른 여느 탕보다 김이 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전혀 나지 않는 것이 아니다. 흔히 ‘미운 사위놈 매생이탕 먹인다’고도 하고 ‘며느리, 고집센 시어미에 매생이탕 드린다’하지만 이는 갯마을 사람들의 고단한 삶을 뜻한 말일 게다. 매생이탕은 식기 전에 얼른 먹어야 제맛을 느낄수 있다. 탱글탱글한 굴이 몇점 보이고 참기름이 동동 떴다. 젓가락으로 집어도 주루룩 흐르고 숟가락으로 퍼서 먹어도 어느새 흐른다. 둥싯거리며 떴다간 낭패다. 동작이 기민해야 한다. 젓가락으로 얼른 집어 입으로 가져갔다. 갯내음이라기보다 달착지근한 뭔가가 들어왔다는 느낌이 먼저다. 이어 갯내음이 살짝 번지고 젓가락은 바빠졌다. 참기름의 고소함이 스친 듯 묻어있다. 살진 굴이 입맛을 더했다. 먹어도 먹어도 줄지않을 것만 같던 매생이탕이 어느새 줄었다. 한번 더 주문했다. 이번엔 밥을 말았다. 매생이가 너무 가늘어 밥알 한개에 수십개가 붙어있다. 후루룩 긴장을 늦추지 않고 꼭꼭 씹어 먹었다. 매생이는 제 스스로 넘어갔다. 매생이를 뭉텅 한 입에 퍼 넣었다. 짜지않은 간기에 밥이 포만감을 전해줬다. 주인이 직접 담근 무채와 배추김치는 식초간을 잘한 모양이다. 싸금싸금 씹히는 무채. 매콤함이 더한 배추김치다. 소화가 빠르므로 매생이탕 두그릇을 먹었다. 남들이 흉볼일 아니다. 한 그릇에 5천원이다. 이날 마침 해태횟집을 찾아 매생이탕을 먹은 삼덕수산개발 권영목 대표의 설명이 보태줬다. “마량항에서 위판되는 매생이는 완도 고금 넙도와 장흥 대덕 신리, 강진 마량, 이 삼각지에서 대부분 생산된다”면서 “특히 고금 넙도의 매생이가 전국 생산량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청정지역인 고금 넙도는 매생이가 자라기에 최적의 자연환경을 갖고 있다”면서 “맛과 품질에서도 가장 우수하다”고 자랑했다. 그는 이어 “매생이가 강진과 완도, 장흥군 등 3개군에서 자라지만 하늘에서 보면 마치 형제처럼 포근한 형상을 이루고 있다”면서 “김 보다 서너배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매생이가 농한기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의, 061-432-2322, 011-636-2037)
맛집 멋집
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
2005.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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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 소문난 집] 유황오리와 유황오리 신약탕 전통의서인 동의보감과 본초강목, 향약집성방에 따르면 유황오리는 우황과 각종 한약재를 배합시켜 만든 사료를 6개월 이상 먹여 독성에 강하도록 키운 오리다. 유황오리는 유황의 훌륭한 약성을 사람의 몸에 전해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모든 동물은 산성인데 반해 유황오리는 알칼리성 불포화지방성 식품으로 일부 질환을 치료하는데 최고의 약재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고단백 강장육으로 보양효과가 뛰어나, 난치병과 성인병에 효험이 있고 기를 살려준다. 가든 ‘유하’가 내놓는 유황오리 신약탕은 해독력을 키운 유황오리에 마늘과 인삼, 당귀, 감초 등을 비롯한 9가지의 엄선된 약재들을 혼합해 만들었다. 인체의 기를 활성화시키는 양질의 보혈 강장제 역할을 한다. 고혈압을 비롯해 당뇨, 동맹경화, 노인성 치매, 각종 성인병 예방에 좋다는 게 집주인의 설명이다. 피로회복, 영양보급, 자양강장에도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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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r
2005.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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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접에 호박과 양파, 당근, 북어, 버섯, 바지락, 홍합, 새우, 표고버섯, 팽이버섯, 느타리버섯, 새송이, 청양고추, 부추, 계란 고명, 김가루가 가득하다. 아래 숨어있던 면발을 젓가락으로 집어 골고루 섞었다. 살살 잘 섞었다. 그래야만 맛이 더 난다. 육수는 멸치와 무, 다시마, 대파 등을 끓인 다음 과일을 갈아 넣었다. 간은 집간장을 썼다. 지난해 1월 메주를 직접 써 장을 담갔다. 1년치다. 면발 역시 집에서 반죽을 해 쫄깃쫄깃한 성질을 더 많다. 비비는 것이 끝나면 후룩 후룩 후루룩, 먹는 일만 남는다. 한 입에 듬뿍듬뿍 집어 먹으면 된다. ‘라면 광고모델이 된양’그렇게 씩씩하게 맛보면 된다. 그러다 튼실한 북어살이 집히면 곧장 입으로 가져가면 된다. 쩌근쩌근한 살이 맛있다. 국물맛이 깔끔하다. 집간장의 간이 안성맞춤이다. 다시 면발을 가득 집어 쩝쩝쩝쩝. 입맛을 돋웠다. 양이 제법이어서 먹어도 끝이 없다. 건더기들마저 남을 정도다. 값은 4천원.
맛집 멋집
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r
2005.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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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헐벗은 산을 감쌌다. 낮시간대였지만 산그늘에 눈이 쌓인 것. 들의 눈도 듬성듬성 고랑을 차지했다. 휑뎅그렁한 밭은 햇빛을 받아 생기를 품고 있었다. 곡성 옥과면소재지를 지나 죽림천을 건너 금호타이어 곡성공장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방금 지나온 길과 순창방향, 광주컨트리클럽을 가르는 삼거리가 있다. 이 삼거리에 가든 ‘유하’(대표 박종은)가 있다. 메뉴는 유하샤브샤브와 갈비찜, 오리신약탕, 오리훈제, 생고기, 생삼겹살 등이다. 곡성과 광주는 물론 순창, 인근 골프장을 찾은 이들에게는 제법 입소문이 난 집이다. 꽃등심이 주재료인 ‘유하 샤브샤브’가 상에 올랐다. 각종 재료가 가득한 큰 냄비와 꽃등심, 야채가 상을 차지했다. 함께 오른 동치미 소개부터 해야 될 성싶다. 동치미는 찹쌀을 끓여 소금으로 간을 했다. 응달 항아리에서 20∼25일정도 숙성시켰다. 여기에 배추와 무, 쪽파, 고추, 배, 양파 등을 넣었다. 소금 간이 채소에 슬며시 은근히 진입했을 터. 먼길 온 덕에 목이 탔다. 목젖이 바짝 긴장했다. 그릇째 들고 한번 꿀∼꺽. 미처 예상치 못한 자연의 맛. 국물을 한 번 더 마시고 아삭한 맛을 기대하고 무를 집어 들었다. 생 무 맛이 났다. 양파와 배추, 쪽파 모두 이제 막 넣은 것처럼 간이 들어있지 않았다. 이 맛이었다. 순리에 맞게 육수는 숙성시켰지만 정작 건더기는 싱싱한 야채였다. 조화를 이뤘다. 여름에는 냉장고에서 보관하지만 겨울에는 그냥 항아리에서 퍼온다. 손님들은 그냥 먹으면 되고. 작은 종지에 쌍둥이처럼 자리를 잡은 매실초장과 무즙소스 역시 집주인 박종은씨의 작품이다. 큰 독에 매실과 설탕만을 넣고 100일동안 재운다. 이렇게 두면 저절로 매실과 당분이 섞이면서 씨가 발라지고 껍질은 남는다. 이때 매실 원액을 꺼내 생강과 고추장을 넣은 다음 사과와 배를 갈아 혼합한다. 젓가락 끝으로 살짝 찍어 맛을 보면 새콤한 맛과 함께 약간 시큰함이 전해온다. 무즙소스는 무를 짜고 즙을 냈다. 여기에 겨자와 식초를 넣고 3개월정도 그늘에서 발효를 시켜 내놓는다. 매실초장과는 전혀 다른 맛을 선보인다. ‘유하 샤브샤브’. 육수는 사골과 대파, 무, 다시마를 넣고 약한 불로 5시간 정도 끓인 것이다. 여기에다 밤과 인삼, 은행, 녹두, 구기자, 대추, 쪽파, 깨, 표고버섯과 느타리버섯을 썰어 넣었다. 새송이에다 상추, 미나리, 부추, 쪽파가 야채그릇에 함께 준비됐다. 또 삼호축산에서 공급받은 샤브샤브용 꽃등심이 진붉은 색감을 자랑했다. 혹 쇠고기보다 오리고기를 더 선호한다면 주인장에게 이를 부탁하면 된다. 육수가 뽀글뽀글 끓기 시작했다. 워낙 많은 양념이 들어가서인지 육수가 부족할 것 같지만 냄비가 깊어 염려안해도 된다. 연약한 미나리와 부추를 먼저 집어넣고 금세 입으로 가져갔다. 덜 익어서 먹는 게 제맛이다. 좀 더 익은 것은 매실초장을 조금 얹어 맛보면 색다르다. 팽이버섯과 새송이를 익혔다. 지끈거렸다. 가라앉아있던 밤과 은행, 표고버섯, 녹두, 대추 등 건더기들이 저마다 볼멘소리를 했다. ‘저는요’. ‘가만 있어봐’, ‘쇠고기 샤브샤브를 먼저 맛봐야 할 것 아냐 ’. 달랬다. 살코기를 집어 휘익휘익 적셔갔다. 붉은 기운이 가시면 입으로 가져갔다. 부드러웠다. 꽃등심이라 많이 익히면 퍽퍽해지므로 얼른 먹어야 한다. 국물을 떴다.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국자로 양념덩어리들을 건져 올렸다. 알맹이, 진짜 많다. 후욱 한 번 분 다음 숟가락으로 푹 떴다. 그래도 뜨겁다. 호옥호옥 입안에서 다시 식혔다. 입을 델순 없었다. 또 식힐수 밖에. 혀가 제일 바빴다. 콧속으로 파고드는 대추의 맛과 향. 대추가 향으로는 으뜸이었다. 다음은 익은 밤. 어릴적 나무로 짠 아랫목 뒤주에서 순(筍)이 나온 고구마를 틈새로 빼낸 다음 익혀 먹던 맛이다. 이어 은행과 녹두를 스억 씹었다. 남은 쇠고기를 데쳐 먹었다. 이번엔 매실초장과 무즙소스에 번갈아 변덕을 부리며 맛을 봤다. ‘변덕은 창조’였다. 혀는 놀랐지만 뇌는 즐거웠다. 국물을 진득하게 음미할 차례, 국자로 서너번 떴다. 형광불빛에 세밀한 기름방울들이 반짝거렸다. 한방재재와 야채에서 스며나온 맛이 섞여 시원했다. 뜨거웠다. 담백했다. 어떤 맛을 특별히 내지 않았다. 다만 깔끔하면서도 정돈된 맛이 배꼽까지 내려갔다고 할까. 뜨거운 국물에 겨울이 온전히 깃든 동치미 국물을 이어 마셨다. 냉온을 반복했다. 시원함이 배가됐다. 동치미의 양파를 와작 씹었다. 절인 맛보다 생생한 기운이 더 많다. 요리를 즐기는 동안 밑반찬으로 나온 마늘장아찌와 멸치, 미역부각을 중간중간 시식해보는 것도 집주인의 실력을 확인할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오리훈제도 권할만한 식단이다. 오리훈제는 생강과 파인애플, 사과 배 등을 넣고 10분 가까이 훈증을 한다. 여기에 마늘과 약간의 엿을 넣어 맛을 냈다. 오리훈제는 무즙소스에 찍어먹거나 상추와 깻잎을 포갠다음 파저리와 마늘 따위를 넣고 쌈을 하면 싹싹한 파 맛과 훈제가 어울린다. 훈제에 묻어있는 깨맛도 고소하다. 가든 ‘유하’의 신약탕은 1마리 기준 4만원이며 유하샤브샤브는 1만9천원, 안창·갈비살은 1만8천원이다. 갈비찜은 1만8천원, 생고기는 1만7천원이다. 오리훈제 큰 것은 4만원, 중간 것은 3만원, 작은 것은 2만원이다. 생삼겹은 1인분에 7천원, 버섯불고기는 8천원이다. 또 돌솥비빔밥과 우거지갈비탕, 육회비빔밥은 각각 5천원이다. 계절특미로 삼계탕과 추어탕, 냉면이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열무냉면과 동치미냉면이 없어서 못팔 지경이다. (문의 및 예약, 061-362-5035, 363-6355, 011-628-2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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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r
2005.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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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 소문난 집] 정동진 해물탕 그릇이 크고 재료도 엄청나다. 소(小)짜리를 시켜도 4인 가족이 거뜬하다. 재료는 콩나물과 오징어, 대구알인 곤이, 동죽, 바지락, 황게, 꽃게, 미더덕, 쏙새우, 가리비, 소라 등이다 여기에 고춧가루와 다시다, 마늘, 해물양념다진 것을 넣어 맛을 낸다. 이어 모시조개와 돌조개, 참조개, 키조개, 새우 따위를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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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5.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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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륙 깊숙한 곳에 ‘바다’가 떴다. 광주시 북구 매곡동 전남도 공무원연수원 인근 ‘정동진해물탕’(대표 안재은). 살아있는 해물만으로 요리한다. 해물 대부분은 당일 오전 현지에서 직송되며 야채 또한 하루 이틀새 구입한 싱싱한 것들이다. 해물탕부터 보자. 그릇이 크고 재료도 엄청나다. 소(小)짜리를 시켜도 4인 가족이 거뜬하다. 재료는 콩나물과 오징어, 대구알인 곤이, 동죽, 바지락, 황게, 꽃게, 미더덕, 쏙새우, 가리비, 소라 등이다 여기에 고춧가루와 다시다, 마늘, 해물양념다진 것을 넣어 맛을 낸다. 이어 모시조개와 돌조개, 참조개, 키조개, 새우 따위를 넣는다. 특히 덤으로 산낙지를 올려 ‘정동진 해물탕’의 주메뉴를 선보인다. 고흥과 무안 등에서 직송되는 낙지가 꽤 크다. 산지에서 1마리당 5천원을 호가하지만 손님들의 기호를 감안, 절대 빼놓지 않는다. 바글바글 끓는 해물탕 위로 낙지를 올려 놓으면 몸서리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종업원의 날렵한 손놀림에 낙지는 먹기좋게 익어간다. 길면 3분여. 토막진 낙지를 우선 건져 먹는 객들의 솜씨도 종업원의 그것에 못지않다. 하얗게 단면을 드러낸 낙지를 집어 씹으면 물컹하면서도 쫀쫀한 느낌이 전해온다. 낙지대가리는 그대로 익혀뒀다 따로 건져내 식혀야 한다. 낙지 다음 순서는 콩나물과 미나리, 오징어. 숨이 죽은 콩나물과 미나리에 초장을 조금씩 찍어가면서 먹으면 신선함과 동시에 매콤한 맛을 즐길수 있다. 많이 익히면 오징어 고유의 부드러우면서도 꽉찬 맛이 사라지므로 살짝 데쳐졌을 때 바로 먹어야 제맛을 볼수 있다. 이어 소라와 익은 새우들을 맛보면 좋다. 소라는 질긴듯 하면서 금세 씹힌다. 익은 새우는 아이들이 더없이 좋아하는 종류. 껍질을 잘 까서 먹이고 한 개 정도는 함께 간 부모의 몫. 그냥 통째로 씹어먹어도 괜찮다. 오징어나 새우 등을 먹다보면 조금 입안이 먹먹해질수 있다. 이때가 국물을 떠먹어야할 시기다. 육수는 다시마와 꽃게, 새우 등을 갈아서 끓인 다음 국물로 썼다. 최대한 시원하고 담백한 맛을 내기위해, 해물과 야채에서 나오는 싱싱한 기운이 국물맛을 좌우하도록 요리법을 개발했다. 여느 집처럼 다진 양념으로 범벅이 되지 않고 투명한 색감을 유지했다. 개운한 첫 맛. 점점 바다내음이 입안에 번졌다. 차디찬 겨울 바다가 오히려 반가웠다. 바다가 그리워졌다. 한번 더 떠먹었다. 바다가 들어왔다. 그리움이 들어왔다. 덜어먹는 다른 그릇에 충분히 떠서 먹었다. 이어 동죽과 바지락, 참조개, 돌조개, 키조개 등의 알맹이를 찾아다니며 공략했다. 잠시 식혀뒀던 낙지대가리. 한 개 밖에 없으므로 자칫 다툼이 일수 있다. 그러나 먼저 집은 이가 임자. 안면몰수. 문제는 한 입에 삼키기에 꽤 크다는 것. 모른척 하고 인심 썼다. 반으로 스억 잘라 옆자리에 권했다. 부지런히 입을 놀렸다. 낙지는 대가리 맛이 분명했다. 다시 국물 한 번 떠먹고. 해물탕을 먹은 뒤에는 미나리와 양파, 당근, 오징어, 묵은 김치를 숭숭 썰어 볶은 뒤 다진양념을 넣고 비빈 해물볶음밥이 기다리고 있다. 참기름을 촤악 뿌려가면서 볶는 것을 보면 입맛이 절로 산다. 자작자작 눌어가는 볶음밥에 다시 김가루를 뿌려 볶는다. 고소한 맛이 더 났다. 과립형 당근과 오징어가 씹히고 묵은 김치는 매콤한 맛으로 균형을 맞췄다. 압력밥솥으로 지은 밥맛도 좋다. 다음, ‘정동진해물탕’의 아구찜. 맵지않은게 가장 큰 특징. 해물탕과 마찬가지로 큼지막한 낙지가 함께 올라온다. 가위로 슴벅 자르면 하얀 속살을 드러낸다.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다. 이어 콩나물과 대파, 미나리 등 싱싱한 야채를 우선 아삭아삭 씹는다. 맵지않다. 아이들이 먹기에도 부담이 가지 않는다. 아구는 뼛사이에도 살점이 많다. 아구찜을 먹고 난 뒤 남은 양념을 볶음밥으로 해 먹어도 별미다. 식사가 끝난 뒤에는 ‘정동진해물탕’주차장을 빙 둘러싸고 있는 매화나무에서 수확한 매실차가 나온다. 진하다. 인스턴트로 만든 게 아니다. 지난해 11월 오픈한 ‘정동진해물탕’의 해물탕은 바닷가재를 포함한 특대와 대, 소가 있으며 꽃게탕, 알탕, 낙지전골, 꽃게찜, 왕새우찜, 굴찜, 낙지찜 등이 준비된다. 또 식사류로는 낙지비빔밥, 안주로는 낙지볶음, 왕새우소금구이, 산낙지, 마른 연포, 세발낙지가 있다. 한꺼번에 400명이 식사를 할수 있다. 한편 같은 건물에 함께 딸린 ‘달구지와 만석군’에서는 한우와 오리, 돼지고기 요리가 나온다. 실내가 아늑하고 널찍해 보는 이로 하여금 넉넉함을 느끼게 하고 방별로 나주니 화순이니, 곡성이니 하는 전남지역 일선 시·군의 이름이 있어 해당지역 출신들의 모임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가맹점 및 예약 문의, 573-3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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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r
2005.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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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 소문난 집] 곡성 약대추농장 산촌의 집 꼬곡 꼬곡. 촌닭들이 둘셋씩 친구삼아 널찍한 대추나무밭을 오간다. 겨울이어서 두툼한 털옷을 입었으나 맨발이다. 깃털에는 윤기가 흐르고 걸음걸이는 여유가 있다. 인적이 다가와도 크게 놀라는 기색은 없다. 동료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면 눈치챌만도 한데. 곡성군 오곡면 미산리 약대추농장 ‘산촌의 집’(대표 배기섭)을 찾았다. 식당이라기보다 농촌 체험현장이라 하면 설명이 더 그럴듯 하다. 실제, 봄이나 여름, 가을엔 가족나들이객들로 붐빈다. 1만여평의 산야에 3천여그루의 약대추나무가 가득하다. 잎내와 대추향만으로 여행객들은 ‘자연’을 만끽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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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4.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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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곡 꼬곡. 촌닭들이 둘셋씩 친구삼아 널찍한 대추나무밭을 오간다. 겨울이어서 두툼한 털옷을 입었으나 맨발이다. 깃털에는 윤기가 흐르고 걸음걸이는 여유가 있다. 인적이 다가와도 크게 놀라는 기색은 없다. 동료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면 눈치챌만도 한데. 곡성군 오곡면 미산리 약대추농장 ‘산촌의 집’(대표 배기섭)을 찾았다. 식당이라기보다 농촌 체험현장이라 하면 설명이 더 그럴듯 하다. 실제, 봄이나 여름, 가을엔 가족나들이객들로 붐빈다. 1만여평의 산야에 3천여그루의 약대추나무가 가득하다. 잎내와 대추향만으로 여행객들은 ‘자연’을 만끽할수 있다. 아이들은 마련된 농구장에서, 모임을 위해 함께한 직장인들은 배구장에서 함성을 지른다. 노니는 닭들이 먹는 것은 주로 약대추. 배기섭 대표가 20년전인 84년 심은 대추나무에서 맺은 것들이다. 평균 100여마리를 유지하는 닭. 닭들은 예상과 달리 대추씨를 잘도 발라먹는다. 물에 불려 먹기좋게 해준다. 닭의 부리는 송곳이고 혀는 숙련됐다. 여기에 함초롬한 싹을 돋아내는 풀을 뜯어먹는다. 땅을 헤집고 ‘먹을 것’을 찾아서 단백질을 또 보충한다. 영양이 풍부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닭은 ‘백숙’으로 나오지 않는다. ‘ 닭탕’이다. 보통 식당은 육수를 만들어 놓았다가 그때그때 부어 탕을 만들지만 ‘산촌의 집’은 큰 탕그릇에다 생수를 붓고 촌닭, 무, 대파, 표고버섯, 능이버섯, 풋마늘 등을 넣고 끓인다. 암탉을 현장에서 잡은 뒤 칼로 뼈째 탁탁 쳤다. 뼛속의 양분이 끓일수록 흘러 나올수 있게 하기위해서다. 무는 깍두기 담듯이 일률적으로 썰지않는다. 무를 턱 잡고 칼을 비껴서 친다. 착, 착. 날렵하게 썰린 무는 획일성에 의한 단순·정형화된 맛이 아니다. 크기는 제각각이고 날씬하다. 제각각인 만큼 탕속에서 익은 무는 입속에서 더 다양한 맛을 선보인다. 시원한 국물맛이 일품인게 무 때문이라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니다. 무를 일일이 치는 것은 안주인 김화심씨의 몫이다. 닭탕 맛의 진가는 능이버섯이 발휘한다. ‘능이’는 알만한 사람만 아는 버섯이다. 모르는 이들도 많다. 박달나무 따위에서 난다. 갓은 크고 넓죽하다. 겉은 시커멓고 안은 분홍빛이 나며 잘게 갈라졌다. 요즘은 귀해 값이 송이버섯에 버금간다. 1㎏에 50만원을 넘어선다. 집주인 배씨가 직접 오곡면 천덕산을 타, 딴다. 땅의 기운을 품었을 것이다. 천연재료인 셈이다. 능이를 넣고 안넣고의 차이가 ‘산촌의 집’닭탕의 맛을 좌우한다. 탕의 색감도 능이버섯을 넣어서 탁색을 띈다. 요리는 생수를 끓임과 동시에 생닭을 넣고 15분정도 열을 가한 후에 표고버섯, 능이버섯을 넣는다. 이어 무를 비껴 치고 대파와 풋마늘을 넣는다. 이렇게 30여분 끓이면 닭탕이 제 맛을 낸다. 비린내는 없다. 뜨겁게 먹어야 좋다. 능이의 향이 맛을 깊게 했다. 속이 시원하게 풀린다. 숙취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들에겐 더할나위 없다. 국물을 십수번 떠먹으면 이(齒) 사이에 약간의 ‘끈기’가 있고 뽀드득 소리가 난다. 능이를 살짝 집어 씹으면 향이 고스란히 입안으로 전해져 온다. 살코기기는 나중에 먹고 능이와 표고, 무를 차례로 맛보면 ‘닭탕’의 진수를 알수 있다. 특히 무는 생각보다 더 부드럽고 맛이 들어 계속 떠 먹게 된다. 이러는 동안에도 탕은 자글자글 끓는다. 살코기는 천천히 건져 먹으면 된다. 살코기는 그냥 먹어도 되고 초장에 찍어 먹어도 좋다. 이어 나온 식사는 취나물무침과 김치, 달래무침에 먹는다. 담백한 무침이 입안에 감돌고 있던 국물맛과 묘한 조화를 이룬다. ‘산촌의 집’은 현장에서 생닭을 바로 잡고 30여분 이상 탕을 끓여야 하기 때문에 예약손님만 받는다. 그냥 가서 시키면 오래 기다려야 하기때문에 반드시 전화 한 통화를 하고 가야 편안하게 일정에 맞춰 요리를 즐길수 있다. 4인기준 닭탕은 3만원이다. 두명이 가면 절반값에 요리를 해준다. ‘능이’가 귀하고 값이 비싸 공기밥은 따로 계산한다. 그래도 1인당 1만원 이하여서 큰 부담은 없다. (예약 문의, 061-363-2625, 011-601-6380)
맛집 멋집
글/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
2004.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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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 소문난 집] 보성녹차음식점 보성 ‘영동회관’ 보성 가는 길은 고향 가는 길. 맛 찾아 가는 길이다. 수확이 끝난지 오래다. 들녘이 을씨년스럽게 펼쳐져 있다. 몇몇 논은 땅심을 높이기 위해 흙을 갈아엎었다. 흙냄새가 제법 진하다. 대지에 숨어있던 흙이 다시 햇볕과 이슬을 받고 있다. 내년을 기약하고 있다. 간혹 밭뙈기 보리싹이 제법 푸르다.
맛집 멋집
남도일보
2004.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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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 가는 길은 고향 가는 길. 맛 찾아 가는 길이다. 수확이 끝난지 오래다. 들녘이 을씨년스럽게 펼쳐져 있다. 몇몇 논은 땅심을 높이기 위해 흙을 갈아엎었다. 흙냄새가 제법 진하다. 대지에 숨어있던 흙이 다시 햇볕과 이슬을 받고 있다. 내년을 기약하고 있다. 간혹 밭뙈기 보리싹이 제법 푸르다. 보성강으로 흐르는 지류들은 겨울 햇살에 반사돼 반짝거렸다. 보성읍내 군청을 지나 소방서와 성안예식장을 왼쪽으로 끼고 돌았다. 이어 상가를 오른쪽으로 두고 바로 돌면 보성녹차음식점 ‘영동회관’(대표 최순덕)이다. 백반은 물론 녹돈삼겹, 한정식 전문이다. 이날 메뉴는 한정식이지만 값이 저렴한 ‘세작정식’. 값은 1인당 1만원. 한정식 답게 푸짐하다. 쇠고기 불고기를 비롯해 해삼, 멍게, 키조개, 광어회, 낙지, 호박조림, 삼합, 도라지와 호박부침개, 데친 주꾸미, 새우, 장어구이, 조기구이, 브루커리 등. 횟감이 있는 상은 찬 것부터 먹는 것이 순서. 삼합. 보성녹돈 살코기와 묵은지, 홍어가 짝을 이뤘다. 보성녹돈 살코기는 생수에 녹차와 된장, 양파, 마늘, 생강을 넣고 팔팔 끓였다. 여기에 덩어리째 살코기를 넣어 1시간 가량 푹 삶았다. 영양분은 스몄고 기름기는 빠졌다. 담백해진 것. 살코기에 묵은지를 올리고 그 위에 홍어를 얹었다. 홍어는 입천장에서 콧속으로 파고들었다. 살코기는 혓바닥에 자리를 잡았다. 묵은지는 이 둘 사이를 맴돌았다. 곧 상생. 부침개는 녹차가루를 풀어 부쳤다. 계절에 따라 도라지와 호박, 버섯 등으로 부친다. 싱싱한 횟감들은 모두 보성 회천 앞바다에서 잡힌 것들이다. 이른 새벽 집주인 최순덕씨가 직접 회천에 가 받아오거나 보성읍내 깜짝시장에서 구한다. 광어회는 연했다. 낙지는 바빴다. ‘최고의 항암재료’인 마늘과 집에서 짠 참기름이 낙지를 에워쌌지만 여전히 바지런스럽다. 낙지를 집고 생마늘이 몸에 가장 이상적이라고 하기에 씹었다. 미끈거리는 낙지에 마늘이 어울렸다. 부지런히 입을 놀렸다. 매운 마늘의 기운은 코로 살짝 내보냈다. 주꾸미는 데쳤다. 브루커리, 다시마가 함께 올랐다. 초장은 레몬을 넣어 만들었다. 주꾸미를 푹 찍은 뒤 한 입에 맛봤다. 말려있는 다시마는 그대로 초장을 찍고, 브루커리는 그냥 먹었다. 달군 쇠판에 올라온 쇠고기불고기는 녹차가루를 일정부분 섞고 바글바글 끓였다. 팽이버섯과 양파를 썰고 함께 요리했다. 절반쯤 익은 팽이버섯을 씹었더니 지끈거렸다. 달착지근한 맛이 들었다. 요리를 먹고나면 식사가 오른다. 반찬재료 역시 신선함 자체다. 조미료는 전혀 치지 않았다. 달래와 제철인 톳무침, 보성 회천산인 굴무침, 갓김치, 고춧잎 무침, 파래, 마늘장아찌, 여수게장, 버섯무침 등. 국물이 눈에 띈다. 된장을 풀었다. 디포리와 표고버섯, 무, 파 등을 넣고 3시간 가량 끓였다. 겨울배춧잎이 많다. 철 따라 아욱과 시래기 등을 넣기도 한다. 국물맛은 시원하고 배춧잎은 사근사근 씹혔다. 흑임자를 등에 업은 마늘장아찌는 숟가락으로 떠서 먹었다. 톳무침은 싸각싸각 씹었다. 보성쌀로 지은 밥과 잘 어울렸다. 주인 최씨는 “매일 아침 숟가락 젓가락을 삶은 뒤 일정을 시작한다”면서 “위생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많은 외지 손님들에게 보성의 좋은 맛과 멋을 선사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동회관’ 우전정식은 2만원, 중작정식은 6천원, 녹돈생삼겹살은 7천원이다. 여름철에는 5천원하는 녹차냉면이 인기다. 혹 단체가 예약하면 5천원에 녹차비빔밥을 먹을수 있다. 녹차가루를 넣고 밥을 짓기때문에 예약을 하지않으면 구경하기 곤란하다. (예약 및 문의, 061-852-6939, 010-6810-2553)
맛집 멋집
글/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r
2004.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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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 소문난 집] 성질 급한 주꾸미 주꾸미는 성질이 급하다. 숨이 금세 막힐 것 같아 서남해안 수심 10m 안팎에서만 사는지도 모른다. 통상 낙지가 활어통에서 사나흘 이상 산다면 주꾸미는 잘 견뎌야 하루이틀이다. 건드리기만 해도 먹물을 쏘아댄다. 거리는 대략 1∼2m. 물론 먹물을 쏘면 생존은 어렵다. 그리고 주꾸미 한 마리가 먹물을 쏘면 함께 있는 주꾸미 모두 먹물을 쏘아댄다. 결국 모두 생을 마감한다. 이에따라 주꾸미는 잡자마자 먼저 먹통을 제거한다. 간혹 낙지처럼 주꾸미 대가리를 찾는 이가 있지만 이해가 필요한 대목이다. 주꾸미 요리가 맛있는 시기는 산란기인 4∼5월이다. 알이 가득찼기 때문. 그러나 가을 주꾸미 요리도 주방장의 솜씨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전문점을 찾아 먹는게 낫다. 가격도 저렴해 큰 부담은 없다.
맛집 멋집
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r
2004.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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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지보다 작지만 부드럽고 쫄깃해 입맛을 돋우는데 일품인 주꾸미. 여기에 양질의 지방산과 철분, 칼슘 등 몸에 좋은 성분도 많다. 때문에 주꾸미 요리는 가족외식이나 직장동료들 회식때 곧잘 찾는 음식이다. 광주 상무지구 교보증권 뒤편 구름다리 앞 ‘쭈꾸미천국’(대표 남황희). 먼저 상에 오른 것은 ‘주꾸미 초무침’. 고흥 녹동에서 잡힌 주꾸미들이 주재료다. 일단 주꾸미를 팔팔 끓인 물에 순간 데쳐 바로 건져내 무침에 들어간다. 그래야 연하다. 식초의 싸한 기운이 먼저 다가와 코를 두드렸다. 군침이 돌았다. 콩나물과 양파, 오이, 당근, 대파, 미나리 등 야채가 풍성하다. 눈에 먼저 띈 주꾸미 한 마리를 덥석 집었다. 양념이 가득 묻어있다. 입술에 양념이 묻지않을 정도로 딱 맞춤이다. 찾는 이의 기호를 몰라 약간 덜 맵게 무쳤다. 양념장은 고추장과 고춧가루, 설탕, 물엿, 사이다, 배 등을 갈아 만들었다. 맵고 신 맛을 원하는 데로 할수 있다. 싱싱한 콩나물과 파, 양파 등은 씹는 맛이 제법이다. 신 맛이 살짝 스몄다. 양파는 싸각싸각, 콩나물은 사근사근, 파는 소리없이 신선함을 자랑했다. 무침은 야채가 한 몫 한다. 야채 특유의 ‘살아있음’이 건강에 이롭다. 예로부터 뻣뻣하고 딱딱한 것을 잘 먹어야 건강하다고 했다. 견고하면 이(齒)를 충분히 놀려 잘게 부술 것이고 그러다보면 침샘을 자극, 혀의 발달도 돕는다. 특히 활발한 치아활동은 대뇌까지 전달된다. 이와함께 각종 내장의 여러 기관들도 덩달아 활성화시킨다. 이렇게 되면 결국 양분은 몸에 제대로 흡수되고 몸의 밸런스 또한 유지된다. 양파와 콩나물, 여기에 주꾸미 한마리를 그냥 집어 한 입 가득 맛 보면 초무침 요리의 진수를 만끽(滿喫)할 수 있다. 진한 양념이 주욱 떨어지면서 시각을 돋우고 신 맛은 입안을 충분히 채우다. 씹는 맛은 더할나위 없고. 조금 맵다 싶으면 간이 적당한 물김치를 떠먹으면 된다. 다음은 ‘주꾸미돼지고기철판볶음’. 육지대표 돼지고기, 바다대표 주꾸미가 만났다. 널직한 불판에 함께 앉았다. 이와함께 깻잎, 새송이, 당면, 팽이버섯, 대파, 양배추, 양파를 송송 썰어넣었다. 여기에다 고추장과 고춧가루, 물엿, 마늘, 생강, 후추, 계절과일을 갈아 만든 양념장을 뿌렸다. 불판이 달궈지면서 주꾸미와 돼지고기, 야채들은 숨을 죽였다. 굵은 주걱으로 종업원이 친절하게 섞기도 하고 뒤집기도 했다. 양념이 골고루 저미게 했다. 점차 붉은 색감으로 불판안이 변해갔다. 먹음직스럽다. 역시 주꾸미부터 집었다. 갯수는 여덟개로 많은 다리지만 진짜 짧다. 입안으로 쏘옥. 오독오독 씹었다. 뜨겁지 않고 적당히 온기를 품었다. 덩달아 매운맛이 살며시 다가왔다. 안줏감으로 그만이어서 어른들이 자주 찾을 수 밖에 없을 듯하다. 젓가락 여행을 한 번 더 했다. 깻잎 향은 상당했고 생강 맛은 스쳐 지나갔다. 뭉텅뭉텅 집히는 돼지고기도 매운 맛이 들었다. 주인 남씨의 처가인 강진에서 가져온 쌀로 밥을 지었다. 약간의 찰진 기운. 이를 말았다. 상추, 김가루, 무친 콩나물, 고추장 양념을 얹었다. 종업원이 비볐다. 2분정도 비볐다. 꼴깍. 침 넘기는 소리다. 종업원이 주걱을 내려놓았다. 됐다. 각 그릇마다 푼 뒤 떠 먹었다. 스걱스걱 무친 콩나물이 담백했다. 간혹 자잘한 매운 고추가 씹혀 긴장감을 유지했다. 철판볶음에서 남은 양파껍질을 숟가락으로 감싼 뒤 비빔밥을 감았다. 싸한 기운에 달콤한 맛, 여기에 아삭한 김치로 마무리. 든든했다. ‘쭈구미천국’의 주꾸미양념구이와 전골은 각각 7천원이며 주꾸미초무침 큰 것은 2만5천원, 중간 것은 1만8천원이다. 주꾸미돼지고기철판볶음 큰 것은 2만5천원, 중간 것은 1만8천원이며 주꾸미 해장국과 비빔밥은 각각 5천원이다. (문의, 383-4999, 011-9095-3853)
맛집 멋집
글/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
2004.12.1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