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가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는 자세로 신당 창당에 임할 것을 천명했다. 이만섭총재권한대행의 이같은 발언은 김대중대통령과의 교감을 통해 나온 것이여서 신당 창당과 총선 공천과정에서 상당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호남지역에서는 현역국회의원의 물갈이가 어느 정도가 될 것인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회의의 기득권 포기 발언은 선언적 차원이지만 중요한 뜻을 담고 있다. 우선 신당 창당에 열린 마음으로 임하겠다는 자세로 볼 수 있다. 이는 지역당의 이미지를 벗지 못한 국민회의를 그대로 둔채 몇몇 개혁적 신진인사를 수혈하는 것과 같은 종전의 방식을 취하지 않겠다는 적극적인 의미로 해석된다.
물론 이같은 입장선회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종권처럼 기득권을 고수할 경우는 지역당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고 국민들에게 집권당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 줄 수 없기 때문이다. 그 결과 새피 수혈을 위한 개혁적 신진인사들이 신당에 참여하지 않으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나온 카드라고 볼 수 있다.
사실 국민회의의 신당 창당은 일부의 비판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평가받을 만 한다. 야당인 한나라당과 일부 언론 등은 김대통령이 여러번 신당을 만들었다는 점을 들어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나 옳지 않는 태도다. 지금까지 80여개의 정당이 명멸했지만 그때그때 정치적인 필요에 의해 이뤄졌을 뿐 나라의 미래를 내다보고 만들어진 정당은 하나도 없었다.
따라서 신당이 기존 정당의 기득권을 포기한 상태에서 이뤄진다면 기대할 만한 정당이 될 수 있다. 더구나 김대통령은 개혁적 보수세력과 중산층을 대변할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힌만큼 신당의 구성과 노선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여길 수 있다. 그래서 부정적인 정당상(像)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모든 것이 그렇듯 실천이다. 각종 여론조사결과 현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만과 혐오는 극에 달해 있으며, 국민회의의 텃밭인 광주·전남의 민심도 새로운 인물을 갈망하고 있다. 만에 하나라도 물갈이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반된 민심은 되돌리기 어렵게 되고 자칫 잘못하면 정국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국민회의의 남구청장 공천은 앞뒤가 맞지 않는 작품일 수 있다. 9·9보궐선거를 앞두고 국민회의 남구지구당은 투명한 공천을 위해 공천 희망자를 공개모집했다. 14명의 신청자중 4명이 탈락하고 10명을 대상으로 공개토론회까지 열어 검증작업까지 거쳤으나 중앙당은 엉뚱한 인물을 영입, 공천하고 말았다.
과연 이같은 처사를 납득할 수 있겠는가. 천하의 공당이 스스로 밝힌 약속을 저버리고 이런저런 구실과 명분을 내세운다면 국민이 이해할 수 있겠는가. 결국 신당도 기득권을 포기한다고 하지만 공천은 그 사람 그 얼굴에게 낙착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예상할 수 있다. 신당은 어떤 경우에도 약속을 실천하는 믿음을 줘야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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