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1천만원 약속하고 대리시험 요청
전국서 13명 적발…SMS부정도 80명 시인


대입 수능 부정행위 사건 수사가 진전되면서 수능 대리시험이 속속 적발되고 있다. 부산에서는 수험생의 학부모가 연관된 대리시험 사건이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으며 숫자메시지를 이용한 부정행위를 시인한 수험생 및 관련자도 80명에 달하고 있다.

◇전국서 대리시험 속속 적발=3일 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서울, 인천, 수원, 부산, 울산, 광주 등 전국에서 대리시험 행위가 적발돼 이날까지 자수하거나 검거된 수험생 및 관련자는 총 6건, 13명에 달하고 있다.

부산에서 검거된 재수생 박모씨(21)는 어머니와 함께 의대생 김모씨(22·D대 의예과)에게 대리시험을 의뢰해 현금 30만원과 수능 성적에 따른 성과금 지급 약속을 댓가로 대리시험을 치르게 했다.

박씨와 어머니는 지난 2월 중순 인터넷 과외사이트 게시판에서 김씨의 과외광고를 보고 같은해 6월초 김씨가 대리시험을 보는 조건으로 500만~1천만원을 주기로 하고 우선 책값으로 3차례에 걸쳐 10만원씩 30만원을 지급한 혐의다.

지난해에도 수능 대리시험을 의뢰했다 적발된 차모씨(23)는 올해도 서울대 중퇴생 박모씨(28)에게 현금 400만원을 주고 대리시험을 치르게 했다가 두 사람 모두 경찰에 의해 긴급체포됐다.

울산에서 대리시험을 의뢰한 한모씨(21)는 이날 경찰에 자수했으며 이밖에 서울 2명, 인천 2명, 수원 2명, 광주 2명 등 전국 곳곳에서 대리시험 행위가 적발됐다.

경찰은 전국의 대리시험 의혹 대상자 2만7천188명 중 2만6천133명, 96%에 대한 확인 작업을 마쳤으며, 경기.인천지역의 나머지 1천여명에 대한 확인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서울지역의 대리시험 의혹 대상자 27명 중 20명에 대한 방문 조사를 마친 결과 차씨를 제외한 19명은 혐의가 없는 것으로 밝혀냈으며 나머지 7명도 곧 조사할 방침이다.

◇‘숫자메시지’ 부정행위 80명 시인= 경찰은 이날까지 휴대폰 숫자메시지를 이용해 부정행위를 저지른 의혹을 받고 있는 대상자 114명 중 100명을 조사했으며 80명으로부터 혐의 사실을 시인받았다.

경찰은 청주에서 조직적으로 부정행위를 저지른 입시학원장과 수험생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 98명은 조사를 마친 뒤 귀가조치시켰다.

경찰은 또 ‘문자+숫자’ 조합 문자메시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수사를 확대하고, 선별과정에서 제외했던 수능답안 숫자메시지 자료도 재차 정밀검색을 실시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사탐’, ‘언어’ 등의 문자나 ‘?’ 등의 특수문자를 포함한 휴대폰 메시지와 ‘웹투폰’ 방식으로 전송된 메시지, SK텔레콤 휴대폰 사이에 오고간 메시지 등도 모두 수사대상에 오르게 됐다.

경찰청 김영태 지능범죄수사과장은 “6일까지 수사를 마치기는 사실상 힘들지만 수사기간이 늘어나더라도 철저히 수사해 수능부정 사건의 전모를 밝힐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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