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교]눈치작전

흔히 ‘눈치작전’이라고 하면 대학 입시가 연상된다. 막판까지 경쟁율을 지켜 본 뒤 합격 가능한 대학에 지원서를 접수하는 방법이다. 여기엔 고성능 무전기는 물론 최첨단 장비까지 동원돼 마치 군사작전을 보는 듯 하다. 이러한 눈치작전은 아파트 분양이나 심지어 게임포털 사이트에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근래 유행하는 게임포털 ‘노라조’에서 서비스 중인 ‘하이로우 포커’란 게 있다. 이 게임의 핵심은 눈치다. 게임 방식은 일반 포커와 동일 하지만 ‘하이’나 ‘로우’어느 쪽을 택하느냐에 따라서 낮은 패를 잡은 사람도 공동 승자가 될 수 있는 점이 다르다. 특히 이 게임은 족보를 알아두는 게 필수다. 남의 패를 읽어낼 줄 알아야 눈치작전의 묘미를 100%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상대방의 패를 신속하게 읽고 족보를 반드시 파악하는 눈썰미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온라인 게임이라고 해서, 포커페이스가 드러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고심하면서 베팅 시간을 보내는 것이나, 자신의 패가 좋다고 기분이 들떠서 바로바로 베팅하는 것은 금물이다. 어떠한 패가 오더라도 같은 베팅 방식을 유지 한다거나, 확실히 이길 것 같은 패에서 고심을 하는 ‘척’ 하는 것도 하나의 팁이 될 수 있다.
요즘, 정치권에서도 눈치작전이 치열한 것 같다. 그동안 무급 명예직이었던 광역·기초의원이 내년부터 유급직으로 바뀌면서 눈치작전은 심하게 연출되고 있다. 당선만 되면 6천만(기초의원)~8천만원(광역의원)의 고액 연봉을 받을 수 있으니 그럴만 하다. 지방의원에 뜻을 둔 인사들은 주로 국회의원 보좌관과 비서진, 각 정당 당직자 등이다. 정치판에서 서로가 서로를 너무 잘 알기에 ‘구역’을 놓고 눈치를 보는 건 당연하다. 눈치는 없는 것 보다 있는 게 낫지만, 지나친 눈치는 패가망신을 불러올 수도 있다.
김선기 논설위원 kimsg@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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