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 생방송 중 욕설 구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16년 통산 타율 0.303, 2천445안타, 1천146타점에 빛나는 ‘미스터 컵스’ 마크 그레이스(41)가 생방송 중 의도하지 않은 욕설이 전파를 타는 바람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지역 방송 해설가로 활약 중인 그레이스는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돌핀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애리조나-플로리다전 생방송 중계 도중 귀에 거슬리는 욕설을 내뱉어 구설에 올랐다.
그레이스는 경기 후 방송장비가 실린 트럭에서 엔지니어와 허물없는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마침 그의 몸에 부착된 마이크의 ‘토크 백 버튼’(Talk-back)이 켜 있었던 탓에 일상적인 욕이 여과 없이 방송됐다.
애리조나 구단측은 “시청자에게 죄송하다. 격조 높고 가족같은 친근한 분위기의 방송을 지향해 왔는데 뜻하지 않은 일이 발생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레이스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곧바로 상황을 인지하고 시청자에게 사과한 그는 “기술적인 문제가 있었다 하더라도 욕설이 방송을 타고 나간 것에 대해서는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시청자에게 상처를 줬다. 어떤 대가도 달게 받겠다”며 사태 재발 방지를 다짐했다.
애리조나 구단측은 그레이스를 제제하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1988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2000년까지 시카고 컵스에서 활약하며 ‘미스터 컵스’로 불렸던 그는 1루수로서 장타력이 부족하지만 해박한 야구 지식과 친화력, 리더십을 겸비, 선수는 물론 팬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다.
그는 유망주 최희섭(26·LA 다저스)이 버티고 있던 탓에 컵스를 떠나 2001년 애리조나로 이적했고 2003년 은퇴했다.
애리조나 구단은 지난해 그레이스에게 감독직 수용 의향을 묻는 등 차기 사령탑 후보로 물망에 올려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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