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고, 우승 문턱서 ‘눈물’

봉황대기 결승서 유신고에 1-4 패, 준우승 그쳐
‘필승카드’ 강정호-나승현 6회 못 넘기고‘분루’

유독 봉황대기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대통령배 4번, 청룡기 4번, 황금사자기 3번의 우승에 빛나는 광주일고가 초록 봉황을 품에 안은 것은 단 한 번뿐. 지난 1983년 문희수와 박준태 김선진 서창기 김성규 등 초호화 멤버를 앞세워 대통령배와 청룡기 봉황대기를 연거푸 석권한 이후 광주일고는 번번이 봉황대기 정상 문턱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다.
그리고 2005년. 준결승전에서 동향 라이벌이자 초고교급 투수 한기주가 버틴 숙적 동성고를 2-1로 힘겹게 누른 광주일고는 대망의 결승에 올랐다. 전통으로 보나 실력으로 보나 수원 유신고에 한 수 위였다. 그러나 봉황대기는 그리 호락호락하게 우승을 내주지 않았다.
21년만에 황금사자기를 재탈환한 여세를 몰아 다시 22년만의 봉황대기 정상을 노린 광주일고가 우승을 눈앞에 두고 또다시 분루를 삼켰다.
광주일고는 14일 서울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제35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수원 유신고에 1-4으로 아깝게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경기의 주도권은 광주일고가 먼저 잡았다.
광주일고는 1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3번 타자 김남석이 우전안타를 터트리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4번 강정호가 볼넷으로 출루해 주자는 2사 1·2루. 5번 조성원은 유신고 선발 김형철의 2구째를 통타, 좌전안타로 연결시켜 선취점을 뽑아냈다.
이후 경기는 역시 결승전답게 팽팽한 투수전으로 흘렀고 광주일고의 두 에이스 강정현과 나승현은 위기 때마다 번갈아 마운드에 오르며 유신고 타선을 틀어막았다.
5회에 접어들자 광주일고에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1사에서 1번 김성현이 좌측 펜스를 원바운드로 맞히는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하지만 서건창과 김남석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 득점기회를 아쉽게 날려버렸다.
찬스 다음에는 위기가 오는 법. 1점차 살얼음판 리드를 지키던 강정현과 나승현의 분투도 6회를 넘지 못했다.
선두타자 신현철을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한 강정호는 4번 배경수를 볼넷으로 출루시킨데다 이어 나온 정진호에게도 좌전안타를 얻어 맞아 위기에 몰렸다.
위기 상황에서 바통을 이어 받은 나승현도 역부족이었다. 나승현은 유신고 에이스 배장호에 통한의 좌중간 2타점 적시타를 내주며 끝내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다시 서상우에게도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연이어 얻어 맞은 나승현은 고개를 떨궜다.
광주일고는 이후 8회 신현철에 좌중간 2루타를 내준데다 도루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악송구가 나오는 바람에 쐐기를 박는 1점을 헌납, 쓸쓸히 돌아서야 했다.

◇경기 전적(동대문구장)
광주일고 100 000 000 1
유 신 고 000 003 01X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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