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신인 드래프트 `난항‘ 예고

출범 2번째 시즌을 맞는 프로배구가 신인 드래프트를 다음 달 25일 열기로 일정을 잡아놨지만 프로와 아마가 현격한 의견차로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최근 대학연맹측과 ‘드래프트 조정위원회’ 위원 상견례를 겸한 1차 만남을 갖고 드래프트에 대해 논의했지만 입장차만 확인하고 추후 다시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이경석 경기대 감독은 “대학은 ‘자유경쟁’을 원하고 있지만 드래프트를 한다면 최소 3라운드까지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감독은 이어 “남자는 16명 가량이 드래프트 대상인데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 LG화재, 대한항공 등 4개팀만 신인 선수들을 뽑기 때문에 12명 정도를 소화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드래프트는 어려운 것 아니냐”며 3라운드 보장을 요구했다.
그러나 구단과 KOVO는 대학측의 요구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신인 선수 정원(16명)과 샐러리캡(1억3천500만원)이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구단별로 많아야 1∼2명 밖에 수용할 수 없다. 대학의 주장은 사실상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이번 드래프트에는 레프트 강동진(한양대), 권광민(홍익대), 라이트 임동규(경기대), 세터 송병일(한양대), 센터 김도형(명지대) 등이 그나마 대어급으로 꼽히지만 이들 외엔 즉시 전력감을 기대하기 어려워 구단의 선택폭이 크지 않다.
원년 드래프트가 선급금 지급 문제 등을 둘러싼 프로-아마간 첨예한 의견 대립으로 3차례나 무산되는 진통 끝에 개막 이틀 전 간신히 성사됐던 지난 2월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 셈.
박세호 KOVO 사무총장은 “한국 배구의 전력 균형 등 활성화를 위해 드래프트가 이상적이라고 할 수 없지만 불가피한 면이 있다. 대학이 주장하는 자유경쟁의 장점을 문건으로 만들어 보내줄 것으로 요청했다. 이사회에서 구단들과 상의를 거쳐 대학측과 다시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학과 구단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중재 역할을 하게 된 KOVO가 어떤 ‘솔로몬의 지혜’로 정면 충돌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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