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보카트호 출범 준비 박차

‘아드보카트호 출범 D-9.’
짧은 추석연휴를 보내고 돌아온 대한축구협회 직원들은 20일 오전부터 숨가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는 27일로 예정된 국회 국정감사 준비 탓도 있지만 29일 오전 10시5분 네덜란드항공편으로 한국축구대표팀의 새 선장 딕 아드보카트(58.네덜란드) 감독이 인천공항에 발을 내딛기 때문이다.
축구협회 기술국은 아드보카트 감독과 핌 베어벡(48·네덜란드) 코치, 압신 고트비(40·미국) 비디오분석관에게 건넬 ‘다트피시(dart-fish) 영상(동영상을 구분 동작으로 분석하는 프로그램)’ 400여세트를 완성하느라 분주하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오자마자 대표선수 자원 50여명의 X파일과 플레이 영상 자료를 넘겨줘 곧바로 ‘옥석가리기’에 들어가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또 입국 나흘째인 10월2일부터 K-리그 삼매경에 빠져야 할 상황이다. 아무리 플레이 영상을 세밀하게 준비하더라도 감독이 직접 눈으로 경기 장면을 보는 것보다는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10월2일과 5일 열리는 K-리그 후반기 6, 7라운드는 국내파 선수들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새 감독이 보는 앞에서 ‘첫 단추를 잘 꿰어야’ 내년 독일로 가는 길에 아드보카트호의 선원으로 당당한 승선이 가능하다.
기술국은 아드보카트 감독이 들어오면 어떤 경기를 보게 할 것인지 내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10월2일 FC서울-인천전(상암), 수원-포항전(수원)과 5일 성남-수원전(분당), 울산-대전전(울산), 인천-부천전(인천) 등이 새 감독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축구 철학을 국내 팬들에게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될 전망이다.
축구협회는 인천공항에서부터 언론 매체의 치열한 취재 경쟁이 펼쳐질테지만 이와는 별도로 신임 감독이 자신의 소견을 밝힐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본다는 생각이다.
전임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단조로운 전술과 뚜렷한 소신이 없는 팀 운영으로 도마 위에 올랐던 것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도록 초반에 월드컵 청사진을 팬들에게 공개한다는 전략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대표팀을 소집하면 파주 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전력누수가 없을 정도의 팀 전략을 소개할 기회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이 월드컵 이전에 ‘파워포인트(프리젠테이션용 프로그램)’를 활용해 강연 형태의 전략 구상을 밝힌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아드보카트호의 첫 시험대는 10월12일 난적 이란과의 대결이다.
‘1기 아드보카트호’는 시간이 촉박해 새 선수들에 대한 실험보다는 기존 자원으로 새롭게 탈바꿈한 포메이션 조합과 전술 응용력을 구상하는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