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현장]박태성 동구의장의 고민

박태성 광주 동구의회 의장은 지역 정치인중에는 보기드문 군 영관급 출신이다.
육군 중령으로 예편한 특이한 경력답게 그는 평소 절도있는 행동과 강한 리더십으로 3년 넘게 동구의회를 무난히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 그가 요즘 고민에 빠져있다. 4대 후반기 원구성 당시, 그는 후보 단일화 조율을 위해 임시 의장을 맡기로 동료 의원들과 구두 약속을 했다.
그러나 박 의장은 6개월만 맡기로 했던 의장직을 1년이 넘게 수행하면서 현재 의원들로부터 강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의장직을 노리는 의원들은 더욱 거세게 그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박 의장은 사석에서는 동료 의원들과 만나면 “다음 회기에는 내놓겠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며 이런저런 핑계로 사퇴를 미뤄왔다고 한다. 결국 지난달 의장 불신임안을 내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의원들에게 그는 이달 중순에는 무슨일이 있어도 물러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고 전해졌다.
그러나 박 의장은 지난 18일 돌연 의사봉을 부의장에 넘기고 병원 진단을 받으러 갔다. 항간에는 박 의장이 지병 치료를 위해 수술을 받을 거라고 한다. 이렇게 되자 의원들은 또 사퇴가 다음달로 미뤄지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 하는 표정이다.
박 의장은 사퇴설에 대해 평소 기자들에게 “지방자치의 정착과 더불어 의회와 당의 발전이 이뤄졌다고 생각될 시기가 오면 자진 사퇴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목숨보다도 명예를 중시하는 군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그에게 사퇴 명분은 중요해 보인다. 그러나 주민의 의사는 무시한 채 동료의원들과의 뒷거래만으로 의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그가 내세우는 사퇴 명분은 본인을 위한 명분일뿐 수긍이 가지 않는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군 출신답게 소신있게 행동하는 그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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