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 연합】 천수이볜 대만 총통은 대륙의 무력사용 포기를 전제로 임기내에 독립 선언이나 양국론 개헌을 않을 것임을 천명했다.
천 총통은 20일 오전 타이베이 총통부 앞 광장에서 열린 제10대 총통·부총통 취임식에서 행한 ‘떠오르는 시대의 여명을 향해’ 제하의 연설에서 독립이나 국호변경, 양국론 개헌, 통독(통일,독립) 국민투표 등을 실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했다.
그는 이어 국가통일강령을 준수하고 국가통일위원회도 존속시키겠다고 말해 대륙정책이 국민당 정책기조를 이어 받을 것임을 시사했다.
천 총통은 이날 50분 분량의 취임사 중 8분을 할애한 양안관계 부문에서 대륙에 대해 “냉전은 끝났으니 적의를 버리고 양안관계에 새로운 화해의 무대를 열어 양안 교류와 영원한 평화로 하나의 중국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만이 반세기에 걸쳐 경제기적과 민주정치의 기적을 창조했음을 상기시킨 뒤 중국도 덩샤오핑과 장쩌민 국가주석 등이 이룩한 개혁·개방의 엄청난 업적을 이어 받아 대만처럼 자유, 민주의 기적을 탄생시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천 총통의 양안관계에 대한 언급은 그동안 당선자 입장에서 수 차례 밝힌 것으로 새로운 내용이 없으며 중국측이 무력 위협 속에 줄곧 요구해 온 ‘하나의 중국’ 원칙 수용 여부에 대한 언급이 없어 중국측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대만의 저명한 남북한 및 양안 전문가인 린추산 박사(감찰원 감찰위원)는 연합뉴스와의 전화 회견에서 국가통일강령 준수 및 국가통일위원회 존속 입장 등의 천명으로 볼 때 새정부의 외교 및 양안정책이 국민당 정책을 그대로 답습해나가는 등 현상 유지 속에 관계 개선에 주력해나갈 것으로 분석했다.
린 박사는 이에 대해 중국이 실망스런 반응을 보이겠지만 천 총통이 대륙의 무력사용 포기를 전제로 ‘독립’을 추진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 만큼 이를 완전히 무시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단장대학의 장우웨 대륙연구소장은 TVBS의 대담 프로에 출연, 천 총통이 양국론을 제기하지 않음으로써 대만은 주권문제에 있어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린 박사도 천 총통이 독립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것은 총통의 입장일 뿐 민진당의 입장과는 다르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해 대만 신정부도 독립 추진 문제를 둘러싸고 당정간의 갈등이 표면화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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