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연합】 압두라만 와히드대통령이 오는 8월 개최되는 국민협의회(MPR) 연례총회에서 대통령사임 압력을 받게될 것이라는 소문이 최근 급격히 확산되면서 정치적 대격변을 예고하고 있다.
반공법 폐지 주장으로 촉발된 공동정권내 균열조짐은 최근 경제각료 경질, 아체 평화협정 서명 문제 등을 놓고 정치권과 마찰양상이 더욱 악화되면서 급기야 대통령하야 움직임으로 발전, 소위 ‘8월 위기설’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
와히드는 지난해 10월 이슬람 종교지도자에서 일약 대통령으로 급부상할 당시만해도 과거 독재정권의 잔재를 청산, 민주주의 발전과 경제난 해소라는 국민적 과제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과거 독재정권이 저지른 인권유린행위에 대한 진상규명을 포함한 각종 개혁의지를 천명하고 활발한 순방외교를 펼쳤을 때 공동정권내 다른 정파들도 지지의사를 피력, 민간정부가 순조롭게 출발하는듯 했으나 밀월관계는 와히드정부의 출범 6개월만인 지난달부터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했다.
수하르토정권이 반대인사 탄압에 동원했던 반공법을 폐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공산주의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데 대해 공동정권내 친이슬람계 정당들이 비판적 입장을 천명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지난해 6월 총선에서 1,2위를 기록한 민주투쟁당(PDIP)과 골카르당 출신의 라크사마나 수카르디 국영기업투자장관 및 유숩 칼라 통상장관을 전격 해임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양대 정당은 와히드대통령이 사전에 아무런 상의도 없이 자파 인사를 교체한데 대해 크게 반발, 친이슬람 정당들의 반와히드노선에 중립적 태도를 견지했던 종전의 전략에서 급선회해 공동정부에서 이탈할 움직임을 가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활발한 접촉을 통해 와히드의 독선을 더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데 합의,국민수권당(PAN)과 통일개발당(PPP) 등 군소정당들과 연대해 오는 8월에 열리는 국민협의회(MPR) 연례총회에서 각종 정책난맥상을 집중 추궁키로 내부의견을 모았다.
정치권은 각계 정파간 연대의 틀을 강화해 국민협의회 연례총회에서 와히드행정부의 각종 문제점을 집중 추궁해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의 기회로 활용할 계획임을 노골화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이 연례총회에서 대통령에 대한 견제수준을 넘어 권좌에서 몰아낼수 있을 것인지 여부는 현단계에서 속단하기 어렵다는게 정치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결국 와히드대통령의 도중하차설은 경제난 및 유혈분쟁 해결, 치안회복, 수하르토 일가에 대한 사법처리 등이 오는 8월까지 얼마나 진척되느냐 여부에 따라 진위가 판명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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