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세평] 영산강에도 연어가 돌아올 수 있을까?- 정구선 광주환경시설공단 이사장

섬진강에 연어가 돌아왔다. 강진의 탐진강에도 연어가 돌아왔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러나영산강에는 연어가 없다. 영산강은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마치 악성 대장암에 걸려 점차 투병을 포기하려는 사람처럼 하구언이 막힌 영산강은 점차 회생의 가능성을 포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나라에서 동해안으로 흐르는 남대천을 비롯한 대부분의 강에는 연어가 돌아오는 일은 자주 보도됐다. 그리고 이제 남해안으로 흐르는 강들에서도 점차 연어가 돌아오고 있다.
남해안으로 흐르는 강 중에 비교적 깨끗하게 보존되고 있는 섬진강에서 먼저 연어가 돌아오고 있으며 강진의 탐진강에도 연어가 발견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한때 개발독재가 한창이던 시절에는 환경문제가 한낱 배부른 사람들의 구호로 치부되기도 했지만, 세상은 급변해 오늘날엔 가장 보편화된 상식이 되고 있다. 더불어 강물의 오염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이 시작되었고, 그 상징적인 환경운동으로 섬진강과 강진의 탐진강에 연어의 치어를 방류하는 행사가 계속되어 왔다. 그 결과 드디어 작년 말에는 돌아오는 연어의 사진이 매스컴을 타기 시작했다.
연어가 돌아온다는 것은 죽어가던 강물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까지는 죽어가던 강들이 이제는 점차 생명의 강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누구도 감히 영산강에 연어가 돌아오게 하자는 이야기는 꺼내지 않는다. 광주와 전남의 젖줄인 양산강은 무등산에서 발원한 광주천과 무등산 북쪽 원효골과 담양의 가막골에서 발원하고 있는 극락강, 장성에서 발원한 황룡강이 인구 140만의 큰 오염원인 광주도심을 지나면서 오염은 점차 심화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다시 화순쪽에서 흘러오는 물과 나주에서 만나고 함평을 거쳐 목포 앞바다로 흐르며 들판을 적시는 동안 흐름이 완만해지면서 농사와 축산폐수로 오염이 더해지면서 하류로 내려갈수록 점차 수질이 악화된다. 그리고 드디어 하구언에 이르면 마치 대장암에 걸린 환자처럼 변한다. 그래서 회생할 의지는 약화되고 마침내 희망을 포기하기 직전에 이른다.
지난해 말쯤이다. 광주와 서울의 일간지들에 큼직한 연어의 사진이 실렸다. 섬진강에 돌아온 연어의 사진이었다. 즉시 그 신문사에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섬진강에 돌아온 연어의 사진을 촬영한 사진작가는 누구이며 그 사진을 구하고 싶다했더니 친절하게 수중사진작가 신승구 회장의 전화번호를 알려주었다.
우선. 섬진강에 돌아온 연어의 사진을 보고 참으로 반가웠다고 말하고 우리 광주광역시환경시설공단에서 필요한 그 사진을 구할 수 없겠느냐고 했더니 반갑게도 모든 것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쾌히 허락했다. 그것을 대형사진으로 제작하여 우리 환경시설공단의 현관에 붙일 생각이다. 기왕의 아름다운 자연풍경을 그린 한국화도 좋지만, 섬진강에 돌아온 연어의 사진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렇게 써 두려고 한다. ‘영산강에도 연어가 돌아오는 것이 우리의 꿈입니다.’라고.
광주시의 온갖 쓰레기를 처리하는 것이 주 임무인 우리 직원들이 날마다 현관을 출입하며 이 사진을 보고 아무도 믿지 못할 불가능할 것 같은 꿈을 현실로 만들어주기를 바랄 것이다.

그리고 광주천과 앞으로 광주의 중심천이 될 극락강이 만나는 지점에 있는 우리 공단이 강과 숲과 연못과 자연정화를 위한 습지와 잔디구장 등 시민들과 특히 어린이들이 견학하며 배우고 즐거운 한때를 보낼 수 있는 잘 조화를 이룬 생태공원으로 거듭나게 하고 싶다. 그리하여 하천으로 방류되는 물길에서 텃새로 정착하고 있는 철새들이 더 많이 자리를 잡도록 만들어줄 생각이다. 그리 멀지 않은 시간이 지나면 영산강 하구언은 터지고 장어도 돌아오고 함께 연어도 돌아올 날이 있을 것을 믿는다.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