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교] 랜드마크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의 조형미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마도 지난해 지하(地下) 중심개념의 국제공모전 당선작이 과연 문화중심도시 광주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느냐가 이 논란의 핵심인 듯 싶다. 다시 말해 이 개념으로 설계된 전당이 랜드마크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많은 사람들을 고민케 하고 있다는 것이다.
랜드마크 (land mark)란 사전적으로 어떤 지역을 식별하는 데 목표물로서 적당한 사물(事物)을 의미한다. 랜드마크는 주위의 경관 중에서 두드러지게 눈에 띄기 쉬운 특이성이 있는 것이라야 한다. 그 특이성은 형태나 배경과의 대비성, 공간적 배치의 우수성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 시내에 들어섰을 때 남산 타워나 역사성이 있는 서울 남대문 ·경복궁 광화문, 여의도에서는 고층빌딩인 대한생명 63빌딩 등이 훌륭한 랜드마크다.
세계적으로는 황폐화된 탄광도시를 굴지의 문화도시로 만들어준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이 대표적 랜드마크로 꼽힌다. 메탈 플라워(쇠로 만든 꽃)라는 닉네임에 걸맞게 세계적 명소가 됐다. 역사성을 지닌 랜드마크로는 콘스탄티노플의 하기아 소피아 사원이 유명하다. 비잔틴 시대의 역사가 프로코피오스가 이를 보고 남긴 찬탄은 랜드마크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구경꾼의 눈은 오랫동안 한 자리에 머무를 수 없다. 모든 부분들이 각각 빨리 자기를 봐달라고 시선을 끌어당기기 때문이다. 그러는 중에 사람들은 (소피아 사원의) 모든 방향으로 눈을 돌리고 그 모든 것에 경탄하며 눈을 깜박거릴 터이다. 그들은 예술을 완전히 이해하는 능력이 훨씬 커져서 자기가 받은 압도적인 인상에 마음을 빼앗긴 채 그 곳을 떠나리라. 아직 어떤 사람도 이 기적 같은 장관에 싫증을 내지 않았다. 이 성소가 존재하는 동안 사람들은 눈앞에 보이는 것을 기뻐할 것이요, 그곳을 떠나는 순간 온갖 언어로 찬사를 보낼 것이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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