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파일] 서울이 부럽기만한 광주시민 -조옥현 사회부장

개통된지 1년이 약간 넘은 ‘빛고을로’를 달리다 보면 마치 서울에 가 있는 느낌을 받곤 한다. 서울과 경기도를 잇는 도로가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서울외곽순환도로나 올림픽대로, 내부순환도시고속도로를 달리는 것 같은 착각이 일 정도로 이정표 크기나 연결로가 잘 돼 있다.
수도권의 도시고속도로는 왕복 4∼10차로로 넓기도 하거니와 고속도로 통행카드가 통용되고, 이것도 불편하다는 여론에 요금소에서 승용차에 부착된 카드칩에 전파를 쏘아 요금을 정산하는 ‘하이패스카드’까지 등장해 대도시의 동맥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같이 이정표가 눈에 띄게 크고, 연결로가 잘 이뤄진 제2순환도로(도시고속도로)가 내년 4월이면 광주에도 개통된다.
제2순환도로의 마지막 남은 구간 서창나들목∼산월나들목(6.5㎞)이 뚫리고, 1구간(문흥 분기점∼소태 나들목)이 이설확장되기 때문이다. 그때가 되면 광주도 수도권같은 체계적인 도시고속도로망을 확보하게 돼 주민들의 생활과 지역경제 발전에 디딤돌이 될 것이다.
하지만 구간별로 건설사업자가 다른 광주의 제2순환도로는 요금징수체계가 복잡해 운전자들에게 불편을 초래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현재 요금소가 2곳이나 된 상황에서, 역시 민자로 개통되는 4구간도 요금소가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총 연장 37.7km에 달하는 제2순환도로가 완전 개통됐을 때 3곳의 톨게이트 때문에 운전자들에게 짜증을 줄수 있다는 우려를 개통전에 없애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하이패스까지는 당장 어렵더라도 고속도로 통행카드나 ‘빛고을카드’로 이름지어진 교통카드로 결제되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얘기다.
2개의 구간이 통행료를 받고 있는 제2순환도로를 달리다 보면 오직 현금만을 고수하는 현재의 통행료 징수체계는 어쩐지 디지털시대에 아날로그 방식만을 고수하는 느낌이어서 운전자들에게 짜증을 줄 수밖에 없다.
물론 징수회사가 다르고 시스템도 다르지만, 시민들의 불편과 통행 물류의 신속보다 더 중요할 수는 없다.
아울러 교통카드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을 경청해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
현재 광주는 지하철이 있으면서도 서울과는 달리 1시간무료 환승시스템이 버스와 지하철로 연계돼 있지 않고 있다. 또 군내버스와 시내버스, 군내버스와 지하철도 무료환승이 되지 않는다. 물론 신용카드도 받질 않는다. 오로지 시내버스와 시내버스 환승만 되고 있다.
광주와 전남이 한뿌리라면서 얽혀있는 이해득실 때문에 광주시민들이 시내버스처럼 이용하는 전남도내 인근 군내버스와도 통용되지 않는다.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지하철과 시내버스, 시외버스를 카드한장으로, 그것도 후불제인 신용카드까지 활용하는 서울시민들보다 불편을 감수하고 있는 것이다.
40만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김해시에서 지난 2001년 처음으로 시작된 전자화폐 교통카드는 지방자치제도가 생긴이래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1시간내 무료환승시스템은 이후 전국으로 확산돼 있다. 나아가 부산시민들은 올부터 일부 구청에 한해 시범실시되기는 하지만, 주민등본 발급 등 각종 민원을 처리할때 카드판독기에 교통카드를 갖다 대기만 하면 해당 수수료가 카드에 보충돼 있는 금액에서 자동 결제된다고 한다.
광주시도 이같은 불편을 줄이기 위해 용역을 맡겼다고 한다.
올 하반기부터 도입되는 시내버스 준공영제와 내년 순환도로 완전개통에 맞춰 용역을 주문했겠지만, 버스회사와 통행료 징수회사에 끌려가는 모습이 아닌, 시민들에게 진정한 편리를 주는 교통행정이 이뤄져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편익’과 ‘경제활성화’이기 때문이다.

oken@namdonew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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