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당선작에 거는 기대와 우려-호남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김흥식

지난해 12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국제현상공모전에 대한 당선작 발표가 있은 후, 당선작에 대한 평가가 상당히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는 광주시민이 거는 기대와 관심이 그만큼 크다는 반증일 것이다.
프랑스 파리의 루부르 박물관 유리피라미드나 퐁피두센터 및 에펠탑과 같은 세계적인 건축물들도 설계 초기단계에서는 전문가들의 비판과 일부 시민들의 냉소가 있었다. 그럼에도 오늘날 세계적 명소로 태어나게 된 것은 발주자와 시민들이 건축가가 의도하는 본래의 뜻을 존중해주고 건축가는 이런 비판과 냉소를 불러일으키는 원인들 중 일부를 겸허히 수용하는 지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당선작은 세계 건축사 연맹(UIA:International Union of Architect)인증 국제현상설계경기를 통해서 124개의 응모작 중 엄정한 심사과정을 거쳐서 선정된 것이다. 그러나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여러 가지 의견이 나오는 것일까. 그것은 건축물의 설계가 그 지역 주민의 의식, 사회, 문화, 경제, 심지어 정치적인 면까지를 수용하는 종합예술이자 지속적으로 유지관리될 실체적 형태물을 담는 그릇이기 때문일 것이다.
건축을 전공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번 당선작에 거는 기대는 크다. 우선 ‘빛의 숲 (Forest of Light)’이라는 명제하에서 빛의 도시인 광주의 이미지를 심고 도심 한가운데에 공원과 계단식 광장을 두어 시민들에게 푸른 숲과 만남의 장소를 제공해 주는 설계 개념에 대해서는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세계적 건축의 화두인 ‘지속가능한 개발’ 개념 도입에 대한 건축가의 의도는 분명히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기대와 함께 우려가 되는 기술적인 3가지 사안에 대해서도 개인적인 의견을 제시코자 한다. 첫째, 지하 건축물의 실내환경 쾌적화에 대한 해결부문이다. 3개층의 건축물이 지하로 들어감에 따라 채광, 환기, 결로 등의 실내 환경적인 측면은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채광문제는 오프닝을 1:2의 채광율로 투과시켜 대부분의 공간을 자연광이 유입되게 한다는 개념이나 실질적으로 건물의 전부분에서 이것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환기 및 결로 문제와 함께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결로는 건물의 전반에 걸쳐 발생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충분한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
둘째, 대상 부지에 대한 지형지질 조사를 시급히 시행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건축물이 지하로 들어감에 따라 3개층 정도의 넓은 부지를 지하에 확보해야 하는데 지하의 지형지질 조건을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서의 실시설계는 시공도중 설계변경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매우 중요한 기술사항이기 때문이다.
셋째, 건축물의 유지관리 및 이용에 대한 기술적 고려사항이다. 실제적으로 지열의 이용은 어느 정도 규모로 할 것이며, 현재 국내 시공 및 유지관리 기술력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검토, 옥상녹화 시 인공지반의 한계 및 지역에 맞는 적정 식생의 선정 등에 관한 기술적인 검토 등은 건축물의 유지관리 및 이용과 관련하여 현재의 당선작이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항 들이다.
이러한 기술적인 우려와는 별도로 최근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지상부에서의 랜드마크적 특성의 결여에 대한 부분도 광주시민의 상당수가 이에 대한 열망이 담겨져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기술적인 문제해결과 함께 한번쯤 심각히 고려해 보는 것도 어떨까 한다.
최종 설계작이 광주시민을 포함한 전 아시아인이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는 문화의 전당으로 태어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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